(2022/08/23) 교갱협 제27차 영성수련회 주제특강

▶안윤주 교수는 건국대학교 환경보건과학과 교수이며, 상허생명과학대학 학장으로 재직 중인 환경과학자입니다. 생태독성학을 전공한 후 미세플라스틱, 나노물질 등 환경오염물질이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연구하고 있습니다. 미국 Texas A&M University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고, 환경독성보건학회 제 18대 회장을 역임했으며, 환경부장관 표창(2008), 건국학술대상(2017), 과기부장관 표창(2020), 두산연강환경학술상 대상(2021)을 수상했습니다. JTBC <차이나는 클라스>, CBS <김현정의 뉴스쇼>, KBS <정관용의 지금 이 사람>, CJ ENM <사피엔스스튜디오> 등에서 미세플라스틱의 현주소를 이야기하고, 미세플라스틱을 줄이는 방법을 대중에게 전하고 있습니다.

 

지구는 현재 환경비상(非常)

코로나19 팬데믹의 터널이 참으로 길게 느껴지는 2022년 여름이다. 올여름도 예상대로 역시 무덥다. 유럽, 북아프리카, 중동, 동아시아 곳곳에서는 최고기온이 40도가 넘는 폭염을 기록했고, 포르투갈 레이리아 마을에서는 기온이 무려 45도까지 치솟았다. 이탈리아 마르몰라다에서는 빙하가 붕괴하여 사상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가뭄도 매우 심각하다. 우리나라 남부지방의 가뭄은 장마 후에도 해소되지 않았다. 영국은 46년 만의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고, 포르투갈은 기상관측이래 전 국토가 가장 건조한 상태이며, 이탈리아 사르데냐섬에서는 가뭄으로 인한 메두기떼가 출몰했다.

고온건조로 인해 지구 곳곳에서 발생하는 산불 상황도 심각하다. 우리나라 강원도, 미국 캘리포니아, 호주, 그리고 스페인, 이탈리아, 프랑스 등 유럽에서도 산불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 게다가 유럽연합(EU)은 올해는 기후변화로 인한 산불이 더 만연할 것으로 경고했다. 한편 작년 2021년에는 독일서부 라인강변의 폭우와 홍수로 수십명이 사망했고, 텍사스에서는 한파가 발생했다. 그야말로, 지구는 현재 비상(非常)상황이다. 폭염, 가뭄, 산불, 폭우, 폭설, 한파는 예전에도 없던 일은 아니다. 그러나 주목해야 할 점은 발생빈도가 잦아지고 그 강도가 점점 세어지고 있는 점이다. 지금 우리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편리함을 추구하는 호모사피엔스(Homo sapience)

생태계의 먹이피라미드의 최상위는 잘 알다시피 인간이다. 인간은 생태계의 최강자로 군림하게 되었고, 환경을 소유하고 마음껏 사용하고 소비하며 ‘편리함’을 추구해왔다. 그 결과 지금 우리는 어떻게 되었을까? UN보고서와 우리나라 정책브리핑에 의하면 2011~2020년 지구 지표면 온도는 1.09도 높아졌고, 높은 화석연료 비중과 제조업 중심의 산업구조를 가진 우리나라도 최근 30년 사이에 평균 온도가 1.4℃ 상승했다. 이 상태로 계속 가다가는 인류, 그리고 생태계가 대재앙을 겪게 될 것은 이제 과학적으로 더 의심할 여지가 없는 불편한 진실이다. 앞서 언급한 폭염과 가뭄, 폭우와 홍수 뿐 아니라 환경위기로 인한 생물종의 감소, 이색종의 발생, 그리고 생태계가 위협을 받고 있다는 것은 자명하다. 이뿐 아니라 인간이 인위적으로 만들어낸 환경오염물질도 큰 위협이다. 그 예로 인간이 만든 최고의 발명품 그러나 오염물질 칵테일이라 할 수 있는 플라스틱은 이제 인류와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다. 미세플라스틱은 대기, 물, 토양 등은 물론이고, 사람의 몸속, 그리고 많은 생물의 몸속에서 검출되고 있으며 다양한 악영향을 유발하고 있다. 미세플라스틱 역시 인류가 석유자원을 남용하고 이기적으로 환경을 사용한 결과이다.

 

이제는 반격을 당하는 인간, 호모마스쿠스(Homo maskus)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셨다. 첫째 날에는 빛을, 둘째 날에는 하늘, 물, 땅을 분리하셨고, 셋째 날에는 식물을, 다섯째 날에는 동물을, 여섯째 날에는 사람을 만드셨다. 하나님은 사람을 만드신 후, 사람에게 하늘, 땅, 물에 있는 모든 생물을 다스리라고 하셨다(창세기 1장 28절)” 이 구절을 보면 하나님이 창조하신 ‘원조’ 생태계에서 생물들에 대한 인간의 역할을 알 수 있는데, 즉 하나님이 생태계에 서식하는 생물들을 보살펴서 관리하라고 하신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과연 그 역할을 제대로 했을까? 기후변화와 산림훼손으로 서식지를 옮긴 박쥐는 코로나19 팬데믹의 주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최근 영국 연구진의 논문에 의하면 기후변화로 박쥐종이 증가하고 있는데, 이는 감염병을 초래하는 코로나바이러스가 인간에게 전파될 가능성을 증가시킨다는 의미다. 2020년 코로나19 이후 마스크를 쓴 인간을 뜻하는 신조어였던 호모마스쿠스는 이제는 일상적인 용어가 되었다. 환경을 소유했다고 착각하고 남용한 결과 이제는 반격을 당하는 호모사피엔스가 우리의 현실이다. 기후위기, 미세플라스틱 문제, 그리고 환경위기속 환경불평등은 날로 심화되고, 코로나19와 같은 인수공통감염병이 언제 다시 등장할지 모른다.

 

환경은 미래세대의 인권, 공존을 위한 교회의 동참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올해 7월 베를린에서 개최된 기후회담에서 각 국이 기후위기에 ‘공동대응’하지 않는다면 ‘집단자살’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각국은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말하며, 공동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필자는 에너지 절약, 자원절약과 재활용, 환경보호활동, 그리고 환경교육이 그냥 세상 이야기가 아닌 바로 교회의 선한 영향력에 포함된다는 것을, 2050 탄소중립 프로젝트가 교회에서도 ‘긴박하게’ 실현되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환경은 미래세대의 인권이다. 하나님이 창조하신 원조생태계를 미래세대가 누릴 수 있도록 공존을 위한 교회의 동참이 절실한 이때, 환경위기 극복을 위해 교회의 선한 영향력이 확산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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