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19일 코로나19의 긴 터널을 지나 2023년을 보낸 한국교회가 새롭게 진입하게 될 2024년을 어떻게 사역해야 할 것인가를 내다보는 <한국교회 트렌드 2024>가 발간됐다. 책 속에는 2023년을 분투하고 있는 성도들과 목회자들을 대상으로 리서치한 결과를 데이터화한 것에 기초해 현재 한국교회가 처한 상황을 면밀하게 분석하고, 그 전망을 제시하고 있다. 대표 저자인 지용근 목회데이터연구소 대표는 한 마디로 2024년은 ‘교회수축시대’라고 어둡게 전망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각 영역에서 전문성을 가진 저자들이 10차례에 걸친 집담회 이후 책에 기록할 10가지 트렌드는 크게 세 영역으로 구분되었다. 첫 번째 영역은 ‘성도 개인영역’으로, 여기에 정리된 트렌드는 외로운 크리스천, 30·40세대의 교회이탈, 밈(Meme) 제너레이션인 다음세대, 언제 어디서나 온라인 플랫폼을 이용하는 OTT 성도의 증가(Over The Top) 트렌드가 꼽혔다. 두 번째 영역인 ‘교회 영역의 트렌드’에는 조직과 지도체제의 변화를 요청하는 거버넌스의 변화, 부교역자들의 섬김에 대한 새로운 트렌드, 선교적 교회 지향 트렌드, 교회 안의 또 하나의 교회인 소그룹목회를 중요하게 여기는 트렌드가 꼽혔다. 그리고 교회의 총론적인 측면에서 교회의 리빌딩(Church Rebuilding)이 필요한 통전적인 이유를 살폈고, 이단의 발호에 대한 대안을 모색하는 내용이 책의 끝에 실렸다.

리서치 데이터를 통해서 바라본 2024년에 직면할 교회의 미래와 또 집필된 각 영역의 내용을 보면 분명히 상황은 이전보다 더 힘들 것이라는 것을 내다볼 수밖에 없다. 책은 앞문에는 늑대가 울부짖고 뒷문에는 호랑이가 어슬렁거리는 상황에 직면했다고 진단하고 있다. 한 사람의 집필자로서 원고를 꼼꼼하게 읽어볼 수밖에 없는 입장에서 가슴이 먹먹한 것이 사실이다.

책이 발간되고 9월 19일에 출간 감사예배와 기자간담회가 있었다. 그 자리에서 1부 예배 설교를 맡은 목회자가 아주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시대의 흐름을 읽어내고 현실을 극복해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본질에 충실해야 하는 것이 주님이 머리이신 교회요 생명공동체인 목회자인 것을 잊지 말자’고 했다. 그 말을 들으면서 2024년의 목회 방향을 새롭게 다 잡을 수 있었다. 리서치 데이터가 아무리 어둡고, 여러 가지 트렌드가 극복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내몰려 가도 십자가 복음의 능력과 말씀의 생명력에 기초한 주님의 교회는 여전히 온 세상의 소망이 돼야 하기에 계속해서 순수하게 기도하며 전진하리라는 다짐을 했다.

이후에 계속 책과 원고에 다 실리지 못한 데이터 전체를 분석하고 공부하면서 2024년에 몰려올 트렌드 앞에서 적어도 목회자들과 교회 지도자들에게 다음과 같은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을 정리했다.

첫째, 내가 섬기는 교회의 상황과 성도들의 상황에 대한 정확한 자기 이해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자기반성에 인색한 공동체일수록 와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역사는 증명한다. 내가 몸담고 있는 영적 공동체가 어떤 상황에 직면해 있고, 공동체 구성원들의 생각이 어떠한가를 면밀하게 분석하는 목회자와 지도자들이 될 때 꼭 필요한 정책과 전략을 세울 수 있을 것이 틀림없다.

둘째, 우리 공동체에 적합한 창의적인 정책과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다른 교회가 성장하고 부흥한 정책과 전략이 꼭 우리에게 맞는 정책과 전략은 아닐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 놓아야 한다. 우리 교회의 역사와 인적 구성과 담임 목회자가 가진 목회적 방향이 잘 녹아든 정책과 사역 전략이 될 때 비로소 교회는 유기적으로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셋째, 모든 것을 다할 수 없으므로 한 가지씩 한가지씩 꾸준하게 사역을 진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어떤 사역이든지 바른 선택과 효과적인 집중이 있을 때 아름다운 열매를 맺을 수 있다. 2024년에 우리 영적 공동체가 어디에 우선순위를 두고 한국교회가 2024년에 직면할 트렌드의 파도 위에 올라탈 것인가를 냉철하게 점검하는 것이 필요하다.

주님의 교회는 영원한 소망공동체다. 2024년 역시 사람들이 바라보는 시각은 그리 밝지 않을지 모르지만 교회의 머리 되신 우리 주님은 능력의 주님이심을 믿고, 다가올 미래를 소망 가운데 준비하며 선택과 집중을 통해서 더욱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출처 : 주간기독신문(https://www.kid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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