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목협 제16회 전국수련회

지난 6월 24일(화) 오전 11시에 대전 새로남교회(오정호 목사)에서 "한계점에 선 한국교회,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15개 교단 200여 명의 목회자가 참석한 가운데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대표회장 김경원) 제16회 전국수련회가 열렸다. 이번 수련회는 지금 한국 교회 내에서 일어나고 있는 여러 가지 안타까운 상황들의 현실들을 바라보며, 특히 네 영역별(한국교회 일치/목회자 갱신/사회적 섬김/통일)로 워크숍과 전체포럼을 진행하며, 한국교회 안팎에서 일어나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들을 극복하고 그 대안을 제시해 보고자 마련되었다.

▲ 설교를 전한 충신교회 원로 박종순 목사.

김명현 목사(한목협 공동회장, 기하성, 이천순복음교회)의 인도와 한안섭 목사(한목협 공동회장, 기성, 서울중앙교회)의 기도로 시작한 개회예배에서 설교를 전한 박종순 목사(충신교회 원로)는 “50년 가까이 목회했지만 목회처럼 어려운 것이 없다. 목회에 대한 깨달음으로 첫째, 교회 목회보다 자아 목회가 더 어렵다. 둘째, 목회는 성패로 가늠하는 것이 아니다. 셋째, 목회가 가장 우선이다”라며 은퇴한 목회자로서 “첫째, 긍정적인 목회를 해야 한다. 둘째, 목자를 양육하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의 제자를 양육해야 한다. 셋째, 균형잡힌 목회를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훗날 좋은 평가를 받는 목회자가 되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서 박 목사는 울리히 벡 교수가 쓴 ‘위험사회’란 책을 인용하며 “한계점은 새로운 출발점이다. 대한민국은 위기 상황이다. 한국사회가 위험사회를 넘어 재앙사회로 가지 않으려면 국가적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며 “분파주의, 영웅주의가 판을 치는 울타리가 없는 한국교회는 저항할 힘이 없다. 하도 욕을 먹어서 매가 매인 줄도 모르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한국교회를 살리기 위해서는 철저한 회개를 통해 인본주의에서 신본주의로, 물량에서 영생으로, 외형에서 내실로, 정치에서 성령 중심으로 변화해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한국교회가 하나되고, 지도력을 회복하고, 성경으로 돌아가야 한다. 위기는 기회이다. 성한 곳이 없다. 이 때를 위함이 아니냐? 내가 너희에게 다시 한 번 기회를 준다는 하나님의 음성을 명심하자”고 역설했다.

▲ 환영인사를 전하고 있는 한목협 대표회장 김경원 목사.
환영인사에서 한목협 대표회장 김경원 목사(예장합동, 서현교회)는 “지금 한국교회는 안팎으로 분열되고, 탐욕과 이기심의 공동체로 인식되고 있는 것에 대해 헤아릴 수 없는 마음의 아픔을 느낀다”면서 “한목협이 지금까지 해왔던 노력을 바탕으로 대내외적으로 선한 영향력을 끼쳐야 하는 한국교회가 설 자리가 좁아진 지금, 현재의 상황을 객관적인 잣대를 가지고 바라보고, 안타까운 현실을 극복하고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우리 모두가 깊이 고민하고 헌신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어진 기조강연 시간에서 한목협 신학위원장 지형은 목사(기성, 성락성결교회)는 “한국교회가 양극단으로 치우쳐 반목하고 있으며, 이를 타계하기 위해 중도 입장을 가진 기독교인들이 찬성·반대의 이분법을 벗어나 서로의 생각을 얘기하는 공론의 장을 만들어야 한다. 한국교회가 먼저 의제를 설정하고 사회 전체가 토론하게 만드는 일은 거의 없다. 한국교회가 의제 활동을 할 수 있는 자체 마당을 만들어야 한다”며 새로운 연합 기구 창설과 신학적 갱신을 촉구했다.

▲ 기조강연은 전하고 있는 한목협 신학위원장 지형은 목사.

이어진 워크숍에서 △교회 일치(좌장:김자종 목사_한목협 공동총무, 예장백석, 열리는교회) △목회자 갱신(좌장:안병만 목사_한목협 공동총무, 예장고신, 열방교회) △사회 섬김(좌장:박진석 목사_한목협 정책위원장, 예장통합, 한국기독교언론포럼 사무총장) △통일(좌장:김명식 목사_한목협 공동회장, 기침, 평화침례교회)을 주제로 네 그룹으로 나누어 의미 있는 토론이 진행되었다. 워크숍 이후 상임총무 이성구 목사(예장고신, 시온성교회)가 좌장으로 진행된 전체포럼 시간에서는 워크숍 내용을 정리하며 한국교회가 보수와 진보의 이념을 넘어 하나되어야 한다는 의견을 모았다.

▲ 워크숍 시간에 교회 갱신을 주제로 토론하고 있는 참석자들.

▲ 교회 일치에 대해 발제한 한목협 상임회장 유만석 목사
저녁식사 후 이어진 한목협의 밤과 기도회 시간에 교회 일치에 대해 발제한 상임회장 유만석 목사(예장백석, 수원명성교회)는 “차이를 틀린 것처럼 매도하는 풍토가 한국교회에 만연하다”고 지적하며 “한국교회가 연합하지 못하는 이유는, 첫째 선장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남을 인정하지 않고 어떻게 해서라도 결점을 찾으려고 한다. 이는 지도자가 없다는 말도 된다. 전체를 하나로 아우르는 리더십의 부재이기도 하다. 둘째는, 차이를 틀린 것처럼 매도하기 때문이다. 차이란 다를 뿐인지 틀린 게 아니다. 이단이 아니라면 서로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존중해야 할 것이다. 고린도전서 12장의 교훈처럼, 극단적 사상 즉 극좌와 극우가 있는 한 하나 되기는 어렵다”면서 “연합과 일치를 이루기 위해서는 각 교단마다 중견 목회자들, 그리고 의식 있는 목회자들이 연대해 각개 단체들이 하나 되도록 유도하고 요구해야 한다. 지금 한국교회에 교파와 교단을 초월한 모임은 한목협과 미래목회포럼 정도일 것이다. 이 두 기관은 진보와 보수가 함께 어울리는 모임으로서 한국교회 일치와 연합을 이루어 내는 데 교두보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 교회 갱신에 대해 발제한 한목협 상임회장 정주채 목사
교회 갱신에 대해 발제한 상임회장 정주채 목사(예장고신, 향상교회 은퇴목사, 한국교회목회자윤리위원회 서기)는 “특별히 종교지도자들의 죄상을 지적하고 있는 마태복음 23장의 말씀을 읽으면 당황스러움과 두려움을 금할 수가 없다. 여기 지적되고 있는 죄에서 과연 누가 자유로울 수 있을까? 모두가 다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한국교회의 목회자들이 예수님 당시 제사장과 서기관들 그리고 바리새인들보다는 낫다고 말할 수 있을까”라며 “교회의 타락은 전적으로 교회지도자들의 책임이다. 회개해야 산다. 우리 목회자들이 통회자복하면 주께서 한국교회를 다시 살리실 것”이라고 당부했다.

사회 섬김 발제를 맡은 공동총무 안기성 목사(예장통합, 장함교회)는 “한국교회는 초창기부터 거의 대부분 교회가 지역사회와 연약한 지체를 섬기는 자랑스러운 전통을 가지고 있다. 지금도 90%의 목회자는 여러 가지 어려움 속에서도 교회 공동체와 지역사회를 성실하게 섬기는 모범적인 목회를 하고 있다. 그러나 몇몇 목회자들과 이단들의 독선·과오를 저지할 수 있는 힘과 제도적인 장치를 가지고 있지 못하다. 이 때문에 교회 전체가 욕을 먹고 많은 손상을 입고 있다. 지역사회를 섬기는 교회들의 자산과 노하우를 공유하고 효과적으로 알리는 통합 시스템이 필요하다”며 “공교회 교단 대표들의 자리가 마련되어 한국교회를 실질적으로 이끌어 가는 영적 권위를 확보해야 한다. 첫째, 하루빨리 좌우의 그릇된 이념과 여야 편들기 정치 논리에서 벗어나 주님의 교회로 중심을 잡고, 둘째, 가진 자의 자리에서 내려와 사회적 약자나 연약한 지체와 함께하는 교회로 자신을 비워 낮아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 사회 섬김에 대해 발제한 한목협 공동총무 안기성 목사.

통일에 대해 발제한 고양평화누리·한국교회복음주의연합 상임대표 강경민 목사(일산은혜교회)는 “1972년 박정희 정권에서 7·4성명, 1991년 노태우 정부 때 남북기본합의서, 2000년 김대중 정부 때 6·15선언이, 노무현 정부 때 10·4성명이 발표되었지만, 한국교회, 특히 보수 진영의 통일 논의는, 6·25 이후 공산주의는 사탄이기 때문에 오로지 붕괴하고 괴멸해야 한다는 논리에서 반 발자국도 나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당연히 분단 시대 극복을 최고의 가치로 삼고 있는 오늘날, 한국교회(80%는 보수 교회)는 시대를 이끄는 정신적 지도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수구 집단으로 전락해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 통일을 주제로 발제한 고양평화누리 대표 강경민 목사.

각각의 발제마다 이어진 기도 시간에는 공동총무 김찬곤 목사(예장합동, 안양석수교회)의 인도로 △한국교회가 개 교회, 개 교단주의를 극복하고 연합과 일치를 이루게 하옵소서. △목회자들이 먼저 통회자복하고 교회에서 회개운동을 일으키게 하옵소서. △좌로나 우로나 치우지지 않고 하나 된 모습으로 나라와 민족과 지역사회를 섬기는 교회가 되게 하옵소서. △한국사회가 공의와 인애와 정직이 충만한 사회가 되게 하시고, 그 기운으로 남북을 통일시켜 주옵소서 라는 기도제목으로 뜨겁게 기도했다.

▲ 한목협 공동총무 김찬곤 목사의 인도로 참석자들이 뜨겁게 기도하고 있다.

이번 수련회는 여러 부분에서 한계점을 드러낸 한국교회를 진단하고, 하나님이 다시 주신 새로운 출발점이라는 것을 발견하며, 한국교회가 다시 하나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우리가 원하는 해결이 아닌 하나님께서 바라시는 한국교회에 초점을 맞추고 겸손하게 그분의 음성을 겸허히 받아드릴 것을 다짐하는 귀한 시간이 되었다.

폐회인사를 전한 명예회장 손인웅 목사는 "그동안 한목협이 일치, 갱신, 섬김에 매진해 왔다"면서 "이번 수련회를 계기로 통일 문제에도 적극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후 한목협은 “설교 표절”을 주제로 9월 2일(화) 열린대화마당을 이어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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