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BC 교계전망대

※ 주 토요일 오전11:05~11:50에 FEBC(극동방송)에서 송출하고 있는 라디오 프로그램 '교계전망대'(제작: 김용환, 진행: 이상화 목사)에서 세월호 침몰사고를 보며 "교회, 어떻게 상한 마음을 보듬을 것인가?"를 주제로 대담을 나누었습니다. 교갱뉴스에서는 극동방송의 동의를 얻어 이날 진행한 대담 전문을 2회에 걸쳐 게재합니다.

▲ 지난 25일 극동방송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교계전망대' 녹음현장. 좌로부터 진행자인 이상화 목사(드림의교회), 권수영 교수(연세대학교 연합신학대학원), 최의헌 원장(연세로뎀정신과의원)

이상화 : 온 국민이 애통해 하고 슬퍼할 수밖에 없는 안타까운 상황입니다. 수많은 어린 생명들의 목숨을 앗아간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이후 모든 상황이 정지된 듯합니다. 과연 이런 상황에서 교회는 무슨 역할을 감당해야 하고 어떤 몸짓을 보여야 할 것인가를 자문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울고 있는 우리의 이웃들을 보며 FEBC 교계전망대에서는 모두가 할 말을 잃고 있는 이 대형 참사 앞에  "교회, 어떻게 상한 마음을 보듬을 것인가?"를 주제로 말씀을 나누어 보려고 합니다. 오늘 두 분을 스튜디오에 모셨습니다. 연세로뎀정신과의원 최의헌 원장, 연세대학교 연합신학대학원 권수영 교수 나오셨습니다. 오늘 귀한 시간 내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세월호 침몰 사고 이후 열흘 남짓 지났는데요. 우리 사회의 비통과 슬픔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고, 사고 당사자와 그 가족들은 물론이고, 지켜보는 국민들도 무력감을 느끼고 있는데요. 두 분도 자녀를 둔 아버지로서 마음이 참 착잡하셨을 텐데요.

권수영 : 저는 개인적으로 고2 딸을 둔 아버지입니다. 그리고 제가 출석하는 교회가 안산에 있어서 특별히 더욱 마음이 아픕니다. 지금 안산의 공기는 숨을 쉴 수 없을 정도로 무력감을 느낍니다.

최의헌 : 저는 중2, 초5 자녀를 두고 있는데 아빠를 찾습니다. 늦게 전화 와서 아빠 어디냐고 하면 “바쁘니까 끊어.” 하는 게 일상이었는데 이런 행복도 이제는 없어지는 사람을 보며 가슴 아프게 생각합니다.

이상화 : 이번 기회를 통해서 자녀의 소중함을 많은 부모들이 느끼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들을 보면서 국민들이 전체가 피해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 같은데 많은 분석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온 국민이 스트레스를 겪고 있다고 해야 할 것 같은데 지금의 증상을 어떻게 보시는지요? 의학적으로 먼저 말씀해주시기 바랍니다.

최의헌 :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라는 진단 기준이 있기는 합니다. 특징은 크게 세 개가 있는데 둔감함과 민감함, 그리고 재경험이 있습니다. 대개 누구나 어떤 충격을 받으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 둔감해집니다. 어떤 자극에도 반응을 잘 하지 않고 멍해집니다. 근데 또 민감함이 같이 있어서 깜짝 깜짝 놀라고 반응을 합니다. 그런데 더 중요한 것은 재경험이라는 것입니다.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자신이 그 사고나 트라우마의 현장에 그대로 있는 느낌입니다. 그러니까 그 사람들한테는 이 경험이 절대로 과거가 아니라 현재입니다.

이상화 : 반복적으로 경험하는 것이군요. 그렇다면 이게 정신적으로...

권수영 : 온 국민이 함께 아파하고 있다고 하셨는데 이 현상을 ‘대리외상’이라고 합니다. 모두가 함께 경험하고 있다고 말씀하셨는데 지금 안산에서 상담을 하고 있는 상담사 몇 명을 지도 감독할 기회가 있었는데 이 분들이 굉장히 힘들어 했습니다. 상담의 전문가임에도 불구하고 이번 경우는 특별히 무능감을 경험하고 생존자들과 부모들에게 들은 이야기가 계속해서 꿈에 나타나는 어려움을 보고받고 있습니다.

이상화 : 지금 학교 선생님들의 보호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하던데, 이 분 중에는 진도에 가 계신 분도 있고 또 학생들을 가르치기도 해야 하는데 이 상황은 너무 힘든 것 같습니다.

최의헌 : 학교가 정상화되는 게 너무 빠르지 않느냐고 말씀들 하시는데 지금은 아이들이나 선생님들이 혼자 있으면서 괴로워하는 것 보다는 서로 위로하고 애통하는 마음을 나누는 것이 상처를 치유하고 벗어나는데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상화 : 외상의 파장이 이렇게 광범위하다면, 직접적인 피해자가 겪는 정신적인 고통은 보통 사람이 상상하기 힘든 정도이겠는데요. 심리적 정신분석학적으로 어떤지요?

최의헌 :  이게 “과거가 아니고 현재다”라는 말을 연장해서 한다면, 우리도 대부분 이게 꿈인가 이런 생각을 하는데, 수천 번의 재경험을 합니다. 그러면서 ‘이랬다면... 이랬었다면...’ 하면서 모든 가능성을 계속 반복해서 생각하기 때문에 일단 생각이 너무 많고 결국 에너지를 낭비하니까 정신적으로 피로해지고 심지어는 분노가 있는데 그 분노가 엉키면 감정의 방향은 어디로 튈지 모릅니다.

이상화 : 그 감정을 긍정적으로 분출할 수 있는 출구가 있어야 할 텐데 아직은 찾지 못한 상황이 현실인 것 같습니다.

권수영 : 우리 상담가들한테 가장 힘든 상담은 애도상담입니다. 끝없이 어마어마한 장기 상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많습니다. 보통 애도할 때 가장 힘든 게 첫 번째로 죽음을 받아들이는 것인데 그걸 부인하고 거부하는 현상이 나타납니다. 예전에 이런 말을 했습니다. “자녀를 묻으면 어디에 묻었는지 알려주지 마라.” 왜냐하면 찾으러 다니고 그 무덤을 파기까지 합니다. 죽지 않았고 숨쉬기 힘들다는 것입니다. 지금도 바다에 묻어버린 어머니의 심정은 상상을 초월하는 것입니다. 저 죽음을 받아들일 수 있을지, 애도상담이 상당히 오래갈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도 굉장히 많은 상담전문가들이 투입되고 있습니다. 그 분들의 손을 잡고 그 어려운 길을 잘 이겨나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상화 : ‘슬픔의 깊은 구덩이’에 빠지신 분들이신데 이 슬픔에서 어떻게든 헤어 나올 수 있도록 조금이라도 도와드릴 수 있는 사회적, 혹은 교회의 역할은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최의헌 : 일단 교회에서 무언가를 해줘야겠다는 생각부터가 조금 여유로워져야 할 것입니다. 최근에 어떤 기자가 인터뷰하러 가면서 자신이 무엇을 묻기보다는 하는 말을 듣겠다는 자세로 나가겠다고 했는데 그것이 맞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뭔가를 해주겠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합니다. 성경 욥기에 보면 욥의 친구들이 처음에 와서 가만히 있을 때가 가장 좋았습니다. 입을 열면서부터 복잡해지기 시작했는데 옆에 있어주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없습니다. 그것만으로도 큰 위로가 됩니다.

권수영 : 심리적으로 우리 인간에게 가장 좋은 느낌은 받아들여지는 경험이고 가장 힘든 느낌은 버려지는 경험이라고 합니다. 국민적 애도가 이뤄지는 지금은 오히려 나을 수가 있는데 시간이 점점 지나면서 그 부모님들이 버려지는 느낌을 가지면 어쩌나하는 염려가 됩니다. 지금은 전 국민이 애도하지만 곧 시작되는 월드컵 때문에 나라가 축제분위기가 되면 어쩌나 생각합니다. 그래서 사회 지원이나 교회 지원이 이번 일만큼은 지속적으로 지원될 수 있고 마음을 나눌 수 있는 그런 분위기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상화 : 순수하게 공감하고 지속적으로 위로하며 함께 가자는 말씀이시군요. 저도 교회를 섬기면서 지난 부활주일 설교를 하는데 정말 힘들고 할 말이 없었습니다. 우리가 진리를 알고 믿고는 있지만 선포하는 것은 어렵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습니다. 인간을 향한 깊은 이해가 없는 진리를 말하는 것이 오히려 상처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들고요. 목회자들이 조심하고 또 조심스런 접근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최의헌 : 설교할 때도 그렇고 어떻게 해야 한다는 가이드를 주고 싶은 것은 이해가 되지만 오히려 그런 말들이 듣는 상대방에게는 토시 하나로 반대로 들려지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그래서 가급적이면 가이드를 해주기보다는 들어주고 반영해주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설교할 때에도 어떻게 해야 한다는 것보다는 “이런 상황입니다. 그리고 그들의 마음이 어떻다고 표현하더군요”라고 해서 그야말로 그 사람들의 마음을 반영해주고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그 과정에 하나하나에 참여하기만 해도 되는데 항상 거기서 우리는 뭔가를 해야 한다는 부담을 갖다보니까 목회자들이 부담을 많이 느낄 거라고 생각합니다.

권수영 : 저는 이번 부활절에 나사로의 부활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예수님께서 나사로를 충분히 살리실 수 있는 능력의 분이신데 성경구절에 보면 왜 나사로의 시신 앞에서 애통하셨을까? 성경에 보면 ‘그가 눈물을 흘리시더라’고 나오거든요. 곧 살리실 것이라 눈물을 흘리실 이유가 없었습니다. 원어성경에 보면 그 눈물을 흘리신 것이 펑펑 쏟았다는 표현입니다. 사실 사람을 살리는 것보다 어쩌면 죽음을 애통하고 공감하는 것이 훨씬 더 기독교적 진리에 가까운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상화 : 결국 함께 공감하는 것이 참 중요하리라 생각이 드는데요. 정말 온 국민이 이번 사고의 유가족이나 실종자 가족들과 한마음으로 아파하고, 한마음으로 슬퍼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 공감해 가는 것을 전문가의 입장에서 어떻게 보시는지요?

최의헌 : 공감에 있어서는 우리나라는 그래도 희망적이라고 생각합니다. 파급의 효과도 커서 어떤 면에서는 사건에 직접 접하지 않고 소식만 들어도 관심을 가지니까 공감능력에 있어서 우리는 괜찮습니다. 그런데 조금 더 나아가서 개입하려는 경향성에서 조심해야 하고 공감을 할 때에도 조심해야 하는 것은 내 마음이 너무 앞서다 보니까 마음대로 공감하려는 경향성을 가집니다. 그럴 때는 자신의 마음을 잠시 내려놓고 정말 상대방의 입장으로 생각하려는 공감능력을 조금만 키워주시면 이번 세월호 사건의 사람들을 공감하는 데 있어서만 아니라 자기 가족들, 주변의 사람들과의 공감 능력도 훨씬 커지리라고 봅니다.

이상화 : 상담학에서 이 공감이 중요한 것으로 대두되지요?

권수영 : 공감적 이해라는 것이 시작하면서 상담학이 시작되었다고 봐도 되는데 이해한다는 것은 영어로 Understand입니다. 이게 밑에 선다는 것처럼 우리 이웃이 처한 가장 밑바닥까지 내려갈 수 있는 힘 이것이 공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에 순식간에 5,000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진도에 모였는데 사회학자들은 이것을 보고 우리나라가 굉장히 독특한 나라이고 밀집도가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유행도 빨리 되고 또 서로 함께 하는 것도 힘 있게 결집할 수 있는 나라인데 이런 어려운 일이 있을수록 더욱더 잘 결집하고 이런 공감의 힘이 얼마나 큰 것인지 자녀들에게 알려줄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요즘 자녀들의 공감능력이 너무 떨어진다고 염려를 많이 하는데 사실 그것도 우리 기성세대의 책임입니다. 우리가 앞서서 그런 공감 능력을 가지고 새로운 모습을 잘 보여줘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

이상화 :  그래서 성경은 우리에게 ‘우는 자와 함께 울라’는 말씀을 하고 계신다는 생각도 드는데요. 공감 능력의 확대 부분을 놓고 볼 때 누구든지 삶 속 잠재적 위험과 고난을 당할 가능성이 100% 있는데 이런 상황 속에서 심리상담 혹은 정신 치료적 접근에서는 어떤 도움을 주셨고 어떤 효과가 있는지를 말씀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최의헌 : 공감이 단순히 고개를 끄덕이며 이해하는 것을 넘어서 매우 힘든 부분입니다. 상담을 배울 때 100시간이 소요된다고 하면 공감을 배우는데 90시간이 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거든요. 그런데 공감을 할 때 상대방의 입장이 되기 위해서는 상대방이 되어야 하는데 그 사람의 얘기만 듣고는 상대방이 될 수가 없잖아요. 그래서 가장 많이 하는 것이 그 사람의 속에 있는 것을 겉으로 많이 말하게 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들어야만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 사람의 안에 있는 것들을 잘 표현할 수 있도록 도울 수밖에 없습니다. 가령 어떤 어려움을 당한 사람이 있다고 칩시다. 입을 열수가 없어요. 입을 열고 얘기하기까지 기다려주고 얘기하기 시작하면 설득하지 말고 들어주어야 합니다. 심리학에서는 사람은 안 변한다는 이론이 있어요. 어떻게든 그 기반의 씨앗이 있기 때문에 웬만큼 해서는 변하지 않는다고 하는데 공감은 사람을 확실히 변화시킵니다.

권수영 : 저는 기독교상담학자로 이 공감이 굉장히 중요한 기술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신학자로서도 이 공감은 바로 하나님의 성육신 사건을 스스로 실천하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나님께서 하늘에 계실 수도 있는데 이 땅에 내려오셨고 우리의 가슴으로 내려왔다는 것입니다. 우리의 가장 수치스러운 자리, 패배자로 있을 수밖에 없는 자리에 내려오셔서 함께 하셨던 그 사건, 그 사건이 결국은 우리 크리스천에게 가장 중요한 사건이 되었습니다. 심리학적으로 다른 사람 앞에서 울기가 참 쉽지 않습니다. 다른 사람의 손을 붙잡고 운다는 것은 뭐냐 하면 그만큼 상대방이 안전하게 느낀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섣부르고 값싼 위로를 한답시고 말을 많이 하기보다는 우리 앞에 있는 그 사람의 손을 잡고 펑펑 울어줄 수 있다면 엄청난 공감의 힘을 함께 가질 수 있을 것이고 우리의 가슴으로 공감하는 하나님을 함께 경험하는 기회도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상화 : 어려움을 당했을 때 교회에 가면 우리가 위로를 받을 수 있을 것이고 안정을 누리고 또 소속감도 가지고 자존감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줘야할 것 같은데 억지로 되는 것은 아닙니다만 이런 상황 속에서 교회와 목회자들과 크리스천들이 했으면 하는 것들을 말씀을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최의헌 : 자기표현이 중요하다고 했는데 우리가 금지시키는 표현들이 있습니다. 하나님을 원망한다든지 하는 것인데, 사실 하나님을 원망하는 표현들이 성경에 굉장히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신앙인들에게 하나님을 원망하면 안 된다고 하면서 접근하거든요. 그들의 표현은 지금은 여과 없이 심하게 표현할 수 있는 시간을 주면, 교회가 정말 무슨 말을 해도 품어주는 품이라는 생각을 갖게 될 것입니다.

권수영 :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시편에 탄원시를 보면 “하나님 이게 뭡니까? 이거 아니지 않습니까?” 하는 기도를 드립니다. 이와 같이 자신의 마음을 있는 그대로 충분히 드릴 수 있는 장소, 펑펑 울 수 있는 안전한 장소, 그래서 그런 아픔을 가진 교인들이 잘 지탱해서 살 수 있도록 우리 공동체가 좀 변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상화 : 그런 부분에서는 아직까지 교회가 활짝 열려 있지 않다는 지적이 있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권수영 : 최근에 교회들이 상담이나 치유 쪽으로 훈련받은 사람들을 결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 아무쪼록 이번 기회에 그동안 훈련받았던 많은 분들이 교회에서 함께 도울 수 있는 장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상화 : 지금 최의헌 박사님은 많은 사람들을 회복시키는 일을 전문적으로 하고 계시는데 이 일로 인해 찾아오고 간접경험이지만 힘들어하는 분들의 연락을 받으신 게 있으신지요?

최의헌 : 이 얘기는 꼭 하고 싶은데 지금 세월호 사건 때문에 비상이지만 그 전에 재난을 경험했던 분들이 지금 완전 비상사태입니다. 그래서 병원에 오시고 상담을 시작하시는 분들이 너무 많아졌습니다. 그러니까 이 사건이 이전의 일들을 너무 많이 기억시키고 있는 것이 또 문제입니다. 겨우겨우 덮고 살아왔는데 다시 현재가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사건만 도울 각오를 하지만 사실은 이전의 사건들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을 감안하셔서 교회에서도 찾아보면 분명히 있습니다. 그래서 그 부분에 관여를 해야 합니다. 또 더 중요한 것은 안전에 대한 불감증과 자기중심적인 이유로 이 사건도 일어났는데 교회가 자성하고 탈피하기 바랍니다. 그래서 교회가 침몰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상화 : 헨리 나우웬이 말한 ‘상처입은 치유자’라는 말이 생각납니다. 당장 지금의 참사와는 관련이 없어도 모두의 상처가 맨얼굴로 드러나는 상황인 것 같습니다. 권 교수님은 목사님들과 이런 부분에 대해서 많이 얘기하실 것 같은데요?

권수영 : 최근에 목사님들이 자기 성찰적인 고백을 하는 것을 많이 듣고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교회를 방주에 비유하는데 세월호의 침몰을 스스로 묵상하시면서 교회의 침몰, 교회를 이끌어야 되는 선장, 세월호의 선장에 대해 질책을 많이 하는데 나는 과연 저 선장보다 나은가? 나는 정말 이들을 끝까지 책임지고 방주에서 죽을 각오가 되어있는가? 나는 나와서 돈을 말리고 있지는 않는가? 하며 스스로 돌아보는 목사님들이 많았습니다. 이번에 정말 죄 없는 영혼들을 희생시킨 우리가 하나님이 주시는 메시지에 귀 기울이고 책임을 느끼면서 이번 기회가 절대로 헛되이 지나가지 않도록 새로운 자성과 출발의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상화 : 우리도 똑같은 가능성을 가진 죄성을 가진 인간이라는 자기반성이 있어야 할 것으로 봅니다. 자, 이제 오늘 마무리를 하면서 소망의 하나님을 다시 또 얘기해야 하는데 어려움 가운데 계신 많은 분들과 상처 입은 국민들, 그리고 나라를 위해서 함께 마음을 모아서 기도했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한 말씀씩 해주시기 바랍니다.

최의헌 : 멀리 생각할 것은 없고 이 사건을 계기로 자기의 가까이를 돌아보고 표현할 수 없었던 공감이나 위로를 먼저 시작하면 작은 하나가 모여서 기적을 이루리라고 봅니다.

권수영 : 이번에 드리는 기도는 하나님과 더 친밀해지고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하는 기도가 되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이웃을 돌아볼 수 있는 중보의 기도를 더 많이 해야할 때 인 것 같습니다.

이상화 : 이제 이 큰 참사 앞에서 우리가 어떻게 보고 있고 이 분들을 어떻게 치유하고 회복시켜야 할 것인가? 많은 분들이 머리를 맞대고 하나님 앞에 무릎 꿇고 있는 것을 봅니다. 위로자이신 하나님을 더욱더 깨닫고 신뢰하는 계기가 되고 또 위로받은 만큼 교회와 크리스천이 상처입고 힘든 가운데서 눈물짓는 우리 이웃들을 향해서 위로자가 되는 그러한 시간들로 헌신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연세대학교 연합신학대학원 권수영 교수, 연세로뎀정신과의원 최의헌 원장, 오늘 두 분 수고해 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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