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다난(多事多難)했던 2016년을 보내는 세월의 끝자락에서 한 해를 뒤돌아보면 기억조차 하고 싶지 않은 불편한 일들이 많다.

국가적으로는 대통령 비선실세의 국정농단으로 대통령의 탄핵소추가 국회에서 통과되어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기다리는 일을 비롯하여 토요일마다 반복되고 있는 촛불 시위로 인해 나라의 안보가 위태하고 북한의 핵도발도 매우 위험하다. 그로 말미암아 세계 열방들 가운데 대한민국의 브랜드 가치는 하락하고 있다. 도산하는 기업으로 수출이 급감하여 국가 경제의 쇠락은 가히 국난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뮬론 그 모든 것들이 마땅히 책임져야 할 누군가에 의해 주도되어진 일임에도 불구하고 막상 청문회나 특검에서 볼 수 있듯 여러 가지 물증과 증인이 있는데도 용의자들은 부인하거나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다. 그들 대부분은 국민이 선택한 정치인들이요, 최고학부를 거친 지식인들이요, 막대한 부를 축적한 기업가들이지만 한결같이 돈과 깊이 연루되어 있고, 입만 열면 거짓말에 익숙한 모습을 보면서 대한민국이 언제부터 ‘부패한 거짓말 공화국’이 되었는지 안타까운 마음뿐이다.

이럴 때 교회는 진보나 보수 어느 편도 아니라 하나님 편에서 과연 민족과 교회가 더불어 가야 할 정로가 무엇인지 고민하고 기도하는 가운데 일관된 기독교의 입장을 정리하고 교회들은 그에 따라 일사분란하게 행동하는 것이 중요하다. 흔히 우리는 ‘내가 죽어야 교회가 산다’고 말하지만 그것은 말뿐이다. 실제로는 교회 지도자들조차 분열과 대립과 갈등은 물론 거짓과 모함과 협박과 폭언과 폭력과 살인과 법정소송까지도 마다하지 않는 낯 뜨거운 치부를 세상에 드러내 버린 한 해가 아니었나 생각된다.

물론 그것은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하지만 세인들의 눈에는 기독교 전반이 다 그렇다고 치부해버리는 치명타가 되고 있다. 마치 그 중심에 우리 예장합동 교단이 서있다고 생각될 정도로 지난 한 해를 돌이켜 보면 참으로 안타깝고 속상한 일들이 많았다. 그 중에 몇 가지만 짚어 보면 총회 때마다 쟁점이 되었지만 여전히 미해결 상태에 남아있는 납골당 문제, 관선이사 파송위기에 놓인 총신 사태, 기독신문 폐간, 총회 현장에서 목회자의 제명출교, 총회지도부의 카지노 의혹 등일 것이다. 그와 같은 문제가 쟁점에 될 때마다 단골 메뉴처럼 되풀이 되고 있는 공통점은 사건은 있는데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누군가 분명히 일을 저질렀기 때문에 사건이 발생했을텐데 오히려 상대방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책임을 회피하고 있기에 솔로몬의 재판이 아쉬운 현실이다. 그러한 오늘의 교단의 모습은 국정 농단(壟斷)과 크게 다를 바가 없다면 과연 불신자가 기독교를 믿겠는가? 더욱 안타까운 것은 그 때문에 다음 세대를 이어갈 교회 안에 젊은이들에게 너무나 큰 상처를 안겨주고 있는 것은 미래의 한국교회가 어떻게 될 것인가 매우 염려스러운 일이다.

하나님의 예언의 말씀인 성경은 아주 오래 전에 우리가 사는 이 시대상에 대해 “말세에 고통하는 때가 이르러 사람들이 자기를 사랑하며 돈을 사랑하며 자랑하며 교만하며 비방하며, 경건의 모양은 있으나 경건의 능력은 부인하니 악한 사람들과 속이는 자들은 더욱 악하여져서 속이기도 하고 속기도 하나니”라고 예언하고 있다. (딤후 3:1~13)

만일 오늘의 세상과 교회가 우리가 그토록 바라는 미움과 거짓과 불의가 없고 사랑과 진실과 정의만 가득하다면 이 예언은 틀리는 것이 되는 것이다. 부패한 우리는 이상적인 논리를 현실로 온전히 다 이룰 수 없다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문제가 없는 나라도 교회도 개인도 없다. 그러나 교회는 문제가 있을 때 그것을 처리하는 방식이 세상과 달리 성경적이어야 하고 양심적이어야 하고 공평무사해야 한다. 그렇지 못한 교회를 세상은 용납하지 않고 돌을 던지게 되는 것이 우리가 처한 현실 교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리 성경적이고 이상적인 논리와 대안을 제시하고 제도를 개선하고 수없이 기도회를 갖지만 대한민국과 교회와 교단은 어제도 오늘도 조금도 달라지지 않고 있다.
오늘날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고, 또 무엇을 해야 하는가? 한 해를 보내는 송년 끝자락에 서서 기도하는 마음으로 예수님이 십자가를 목전에 두고 당신보다는 제자들과 교회와 우리를 위해 간절히 기도하신 대제사장의 기도(요 17:15~17)를 떠올린다.

이제 우리 모두에게 “아버지여! 삼각파도처럼 위협하는 거짓의 바다에서 세월호처럼 빠져 들어가고 있는 민족과 교회와 교단을 거룩하게 하옵소서, 서로 사랑하게 하옵소서, 하나되게 하옵소서, 건져 주옵소서”라고 읊조리는 송년의 기도가 더더욱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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