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가 그리스도의 지상 명령이며, 교회의 사명이고 그리스도인으로서 최후 헌신할 터미널인 것은 불문가지입니다. 한 때 한국은 선교의 대국으로서 꿈과 자부심이 가득하였습니다. 그러나 작금의 정황은 예전과 다릅니다. 선교사 파송의 수도 현저히 줄고, 선교 예산도 대폭 삭감되고, 한국 교회의 선교의 열기는 싸늘하게 식어가고 있습니다. 선교사님들이 안식년이나 본국 방문하여 전화를 드려도 적극적으로 강단에 초대하는 경우는 흔치 않습니다. 이러한 상태와 속도로 진행된다면, 선교의 위기 또는 선교사 가정이 철수하는 시대가 올 것입니다.

어쩌면 이미 늦었을지도 모릅니다. 왜 이러한 양상이 되었는지는 자세히 말하고 싶지 않습니다. 시대사조의 영향과 한국 교회의 성장정체, 선교지의 상이한 도전과 아울러 총회세계선교회(GMS)의 구조적인 문제와 선교사 자신의 처신과도 무관하지 않을 것입니다.

어떻게 하면 한국 선교의 지평을 넓히고 새로운 에너지를 충전하고 공유할 것인가를 논하기 위하여, 새로운 도전과 실행을 피력하려고 합니다. 참고로 필자는 30년 인도 선교의 경험을 중심으로 7가정을 파송한 본 교회와 노회의 선교 책무를 지닌 자로서 소견을 밝히는 것을 양지해 주시길 바랍니다.

첫째 현재처럼 한 가정 선교사 파송과 후원은 지교회의 부담이 너무 큽니다. 대체로 한국 선교사 한 가정에게 미화 2000~3000 달러를 지원하는 것은 후원하는 교회와 후원자에게 결코 쉽지 않습니다. 효과적인 선교를 위해서는 그 이상의 후원도 필요할 수 있을 것이나 일반적인 경제 효율성이라는 측면에서는 달리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인도와 동남아, 아프리카의 경우는 1/10의 경비로도 현지 사역자 한 가정을 지원할 수가 있습니다. 한국인 선교사 파송에서 눈을 들어 다변화해야 할 것입니다.

둘째 선교의 리더십 분야에서 피차 내려놓고, 나누며, 섬기고 서로 세워주는 팀 선교로 정책과 자세 전환이 필요합니다. 파송 선교사마다 일인 지배구조 하에서 동분서주하고 있습니다. 사역이 다양하고 역동적인 것은 좋으나, 같은 지역 내에서 각자가 교회 개척, 고아원, 학교 운영, 신학교 설립, 병원과 복지 사역을 중복하는 경우가 일반적인 현상입니다. 파송교회와 본인들도 감당하기 어렵습니다. 심지어 GMS 소속 선교사들 간에 협조가 되지 않고  있습니다. 선교비의 부족을 탓하지 말고 과감한 사역의 구조조정이 필요할 것입니다.

셋째 선교지의 자립과 자영, 자전이 필요합니다. 선교지에서 수십 년이 지나도 여전히 본국 선교비에 절대 의존하고 선교사는 매니저 또는 딜러로 통한다면 진정한 선교의 자생력은 요원할 것입니다. 사람을 키우는 것은 눈에 보이는 교회 건축이나 봉사 활동이나, 통계치의 실적보다 우선해야 합니다. 현지 사역자들이 자신들의 종족과 지역에서 복음을 전하고 교회를 개척해야 합니다. 100여 년 전 한국 교회 초창기에 성공한 정책이 왜 해외 선교지에서 외면당해야 합니까? 필자는 이미 현지 사역자들이 스스로 선교사를 자임하며, 지역과 국경을 넘나들면서 수십 교회를 개척한 사례를 보았습니다. 현지인들의 언어와 토착 문화의 유능함을 사장시키는 것은 낭비이며, 주께 죄송한 일입니다.

넷째 거북한 말씀이지만, 선교가 변해야 한다는 것은 정책과 인사, GMS 운영이 달라져야 합니다. 한 때 임원으로 봉직했던 필자는 총회 산하 여러 기관 중에 가장 맑고 희망적이며 신선한 감동을 줄 수 있는 기관이 GMS 라는 긍지를 가졌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비관적입니다. 개과천선하지 않으면 희망이 없습니다. 10여년 노회 LMTC 훈련원장으로서 본 교단 선교사들의 강의와 행정 관행이 부실함을 보았습니다. 언로가 닫혀 있어서 후원 교회와 심지어 선교사님들의 탄원까지도 닫아 버리는 완고함과 무모함이 있었습니다. 신뢰와 감동을 주지 못하고 자리다툼과 권력 지향의 이기심이 가득한 선교단체는 더 이상 주님이 기뻐하시는 새 생명의 피가 돌지 못합니다. 고인 물처럼 부패할 따름입니다.

선교를 사랑하고 헌신하는 교회와 기관은 달라야 하지 않겠습니까? 왜 좋지 못한 총회의 관행이나 더러운 정치 풍조에 떠밀려 억지 춘향 행세를 하고 있습니까? 이제라도 주의 명령을 따라서 성령의 인도하심에 충실해야 합니다. 영혼 사랑과 세계 복음화를 위하여 모든 것을 초개와 같이 버릴 수 있어야 합니다. 이방 종교의 근본주의자들과 각종 질병과 가난과 척박한 환경 하에서 자신의 안전이나 불이익이나 생명까지 아끼지 않고 울며불며 주님께 매달리는 선교사님들에게 힘을 실어주어야 합니다. 저들에게 아낌없는 박수와 기도를 바치며 새롭게 일어서는 선교 한국이 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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