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열차를 타자

시간의 철로를 따라 인생 열차는 앞으로 달리고 있다. 한 칸이 십 년이라면 나의 백 년 인생 열차는 기껏해야 열 칸이다. 한 열이 일 년이고, 한 좌석이 한 계절이라면 한 칸은 기껏해야 40석에 불과하다. 겨우 옆 좌석으로 몇 번 옮기니 일 년이 금방 지나버렸다. 무슨 일이 있었던가? 생각의 열차를 타고 그 자리로 돌아가 보자. 오래전에 봤던 영화 <설국열차>가 생각난다. 더 나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명분 내세운 피흘림으로 가득찼던 열차였다.

“복있는 사람은 악인들의 꾀를 따르지 아니하며, 죄인들의 길에 서지 아니하며, 오만한 자들의 자리에 앉지 아니하고, 오직 여호와의 율법을 즐거워하여 그의 율법을 주야로 묵상하는도다.”

생각의 열차에서 조용히 혼자만의 시간을 가져보자. 오가는 사람들과 가끔씩 울리는 핸드폰 통화음에 방해받지 말자. 차분하게 수첩을 꺼내자. 손때 묻은 일정표를 다시 들여다 보자. 새벽마다 마음으로 새겼던 묵상 노트를 다시 꺼내어 읽어 보자. 밤마다 피곤한 손끝으로 정리한 감사일기를 다시 펼쳐보자. 무슨 일이 있었던가? 그때 나는 여호와께서 인정하시는 의인들의 길을 함께 걸었던가, 아니면 결국 망하게 될 악인들의 길을 걸었던가?

늘 그랬지만 올해는 유난히 가슴아픈 사고들이 많았다. 여전히 살기 힘들고 갈 곳 없다는 아우성이 그치지 않고 있다. 교회의 성장 몸부림도 여전하다. 그래서 더 하나님의 긍휼을 기도하지 않을 수 없다. 은혜로 살았던 지난날이다. 주님, 더 은혜를 베풀어 주옵소서!

감사의 인사를 하자

얼마 전, 도시철도공사에서 설교했다. 세 가지 은혜를 말했다. 존재의 은혜, 구원의 은혜, 수고의 은혜. 은혜는 감사하게 한다. 어쩌면 감사하라고 은혜를 주셨다. 먼저 입으로 해보자. ‘감사합니다’ ‘고마워요’

“하나님 감사합니다. 또 한 해를 살게 하셨습니다. 존재의 은혜에 감사드립니다. 구원받은 사람으로 또 한 해를 살게 하셨습니다. 구원의 은혜에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수고하며 살게 해주셨습니다. 수고의 은혜에 감사드립니다.”

무엇보다 그 누구를 위해 수고할 수 있으니 감사하지 않은가? 수고할 수 있는 건강이 있고, 수고할 현장이 있어서다. 게다가 수고했다고 받을 상까지 있으니 그저 감사할 뿐이다.

사람에게도 감사하자. 나의 존재와 구원과 수고는 다른 누군가와 맞물려 있다. 저녁에 돌아갈 가족이 있으니 그들에게 감사하자. 주일에 설교할 교인들이 있으니 그들에게 감사하자. 가끔씩 만나는 친구들이 있으니 그들에게 감사하자. 어쨌든 나를 성숙하게 만들어준 그때 그사람들에게도 인사를 잊지 말자. “여러분, 고마워요.”

“누추함과 어리석은 말이나 희롱의 말이 마땅치 아니하니 오히려 감사하는 말을 하라.”

사랑의 선물을 계획하자

새해 첫 주일마다 지인으로부터 종합선물세트 선물상자를 받는다. 서대문교회 부임 당시 어렸던 아이들 선물이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온갖 과자들이 가득하다. 우리 가족은 그날 만큼은 어린 시절로 돌아간다. 과자와 함께 주신 분의 사랑도 먹는다. 올 연말에도 교회 거주 학사생들이 감사카드와 함께 목도리를 선물했다. 추운 겨울 밤이 오히려 따뜻해졌다. 이렇게 선물은 사람을 기쁘게 한다.

우리 교회 로비와 식당에는 식사제공 리스트가 붙어 있다. 경조사를 치르거나 감사한 일이 있어서 매주일 점심 한 끼를 선물하는 교인들이다. 다들 밥과 함께 사랑의 선물을 먹는다. 사랑의 선물은 다시 사랑의 선물로 되돌아간다. 그래서 나도 새해 첫 주일마다 선물한다. 교회 14개 전도회 월례회 간식은 내 몫이다. 노란 귤 몇 개가 사람들을 기쁘게 한다.

내년에는 더 많은 사랑의 선물을 계획해보자. 더 많은 사람의 손을 잡아주기. 더 많은 사람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기. 더 많은 사람의 눈물을 닦아주기 등등. 내년 다이어리를 펼쳐놓고 여기저기 사랑의 선물로 꽉 채워보자. 혼자 만드는 작은 선물에서부터 가족함께 만드는 큰 선물까지. 특별한 선물도 만들어 보자.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일을 해보자.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곳을 가보자. 한 번도 만나본 적 없는 이들을 만나보자. 그리고 한 번도 넘어본 적 없는 한계도 넘어보자. 그것이 누군가에게 특별한 선물이 될 것이다.

나는 내년에 다양한 선물을 차에 싣고 다니려고 한다. 언제 어디서 만날지 모르는 사람들에게 나눠줄 사랑의 선물이다. 우리 교인들에게 무슨 깜짝 선물을 할까? 섬기는 노회와 총회에 무슨 선물을 할까? 선교사들에게는 무슨 선물이 필요할까? 생각만 해도 기쁘다. “무엇보다도 뜨겁게 사랑할지니 사랑은 허다한 죄를 덮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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