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름 기술 중에 주로 허리의 힘을 이용하여 상대를 넘어뜨리는 기술로 잡채기, 배지기 등이 있다. 허리를 이용한 기술의 백미는 뒤집기다. 허리의 유연성과 힘을 이용하여 상대의 중심을 화려하게 결정적으로 무너뜨리는 기술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뒤집기는 아무나 할 수 있는 기술이 아니다. 허리의 힘과 유연성이 상대방을 무력화 시킬 수 있을 만큼 강력한 사람만이 쓸 수 있다. 그래서 뒤집기 기술은 상대적으로 위험부담을 안고 있다. 상대방을 파고들어 펼치는 기술이기 때문에 자칫 잘못하면 머리누르기로 되치기를 당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요즘 우리 사회는 현란한 뒤집기 기술들이 판치고 있다. 허릿심 좋은 갑이나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진실을 덮으려는 뒤집기가 여기저기서 나타나고 있다. 어떤 아파트에서는 힘 있는 사람들이 장장 10년 동안이나 난방비를 한 푼도 안내고 도둑 난방을 해오다가 모 배우가 그것을 밝히려들자 부녀회장이 싸움을 걸어 폭력싸움으로 본질을 호도하며 뒤집기를 시도했다. 그 아파트에서 도둑난방을 하면서 사는 사람들이 꽤나 힘이 있는 모양이다. 이 정도면 되치기로 끝날 만도 한데 아직도 싸움이 진행 중이다. 그래도 그 아파트의 난방문제는 드러난 셈이다. 어떤 출판사에서는 인사를 담당한 힘 있는 상무가 정규직 여부가 달려있는 수습직원을 오피스텔로 불러 성추행을 시도했다가 문제가 되었다. 출판사는 뒤집기에 들어갔다. 임직원 명의로 드리는 말씀에서 회사 분위기는 가족적이었고 수습기간은 6개월인데 성추행 당한 모씨가 정규직으로는 기준미달이어서 정규직 전환을 위한 과정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벌어졌다며 은근히 상대의 자격미달을 공론화 하려고 했다. 그러나 사실은 수습기간이 6개월이 아니라  17개월이라는 점이 드러나면서 되치기를 당했다.

지금 우리 사회에서 가장 강력한 뒤집기 씨름판이 세월호 사건이다. 세월호 참사로 우리의 아들 딸 들을 그렇게 바다에서 죽게 한 사건의 원인에 온 국민이 분개했다. 분개하지 않은 사람이 없었다. 원인규명을 요구하는 사건의 본질은 그런 사건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 이 나라의 구조에 대한 탄식이었다. 그래서 대통령으로부터 온 국민이 울면서 나라를 새롭게 개조하자고 호소했고 또 국가개조라는 말과 함께 슬픔을 딛고 이 나라는 한걸음 더 선진적인 나라로 발전할 것을 기대하며 위대한 대한민국을 소망했다. 그런데 힘 있는 이해 당사자들이 교묘하게 뒤집기를 시도했다. 세월호 사건의 초점을 어떤 이단 교주 기업가의 책임으로 몰고 가더니 그 사람을 죽였는지 죽었는지 모르지만 그 사람이 죽으면서부터 모든 진실은 맹골도 보다 더 깊고 어두운 곳으로 묻혀가고 있다. 최근에는 세월호 본질과는 전혀 다르게 유족대표들의 대리기사 폭력 사건으로 더 확실하게 세월호 사건은 침몰하고 있다. 과연 이 뒤집기가 힘 있는 사람들에 의해 승리로 끝날 것인가 그것은 더 두고 볼 일이다.

홍콩의 우산 혁명도 따지고 보면 뒤집기다. 중국이 홍콩을 합병할 때 했던 행정관 직선제 약속을 깨고 약속을 파기하고 무력으로 뒤집기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름다운 뒤집기도 있다

불친절한 서비스를 겪은 한 부부가 화를 내기보다 종업원에게 음식값 보다 더 많은 팁을 준 화제의 사건 기사를 보았다. 미국 아이오와 주에 거주하는 마켄즈 슐츠와 스티븐 슐츠 부부가 지난 28일 결혼 6주년 기념일을 맞아 찾은 식당에서 불친절한 서비스를 받았음에도 종업원에게 팁으로 100달러를 지불했다고 한다. 이들 부부는 물 한 잔이 나오기까지 20분을 기다려야 했으며 요리는 40분을 기다려야 했다. 하지만 부부는 화를 내지 않고 바쁘게 뛰어다니는 종업원을 안쓰럽게 생각해 약 100달러의 팁을 남겼다. 음식값 67달러보다 더 많은 액수였다. 이들 부부는 자신들의 페이스 북에 “더딘 서비스로 인해 팁이 점점 최소화 되었을 텐데 이를 보고 종업원이 기분이 좋았을 것”이라고 했다. 부부는 글을 게재한 이유에 대해 “당신이 불친절한 서비스에 화가 날 때 전체 상황에 대해서 한 번 더 생각해 보길 바라는 마음에 이 글을 게시했다”고 설명했다. 얼마나 아름다운 뒤집기인가! 상대방의 입장에서 보면 이런 아름다운 뒤집기가 가능하다.

하나님이 뒤집으신다

호세아 선지자는 혼합종교에 빠진 이스라엘의 범죄를 뒤집지 않는 전병이라고 했다. 전병을 뒤집지 않으면 한쪽은 타고 한 쪽은 설익어서 먹을 수 없는 전병이 된다. 이스라엘이 회개하지 않을 때 하나님은 그들을 징계로 뒤집으셨다. 역사는 하나님의 뒤집기다. 역사가 승자의 역사라고 하지만 진정한 역사의 승자는 주권자이신 하나님이시다. 진정한 기독교 역사의식을 가지고 살아갈 때 오히려 잘못된 것을 바르게 뒤집고, 죄와 허물을 이리 뒤집고 저리 뒤집어 균형 있고 성숙하게 살아갈 수 있다. 지금 나는 무엇을 잘못 뒤집고 있는가? 그리고 내가 뒤집어야 할 것이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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