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이 있는 자마다 여호와를 찬양할지어다!

기독교 신자들은 영혼의 호흡 같은 심령으로 하나님과 교제한다.
그 하나가 입술로 고백하는 찬송생활이다.

암 병을 앓는 집사님 한 분이 위독하다는 전화를 받고 병원으로 달려갔다. 의식은 있지만 말씀을 못했다. 기력이 쇠약해진 것이다. 그에게 믿음의 소망을 든든하게 해주고 싶었다. “김 집사님, 좋아하신 찬송가 부를께요. ‘주 하나님 독생자 예수 날 위하여 오시었네 내 모든 죄 용서하시고 죽음에서 부활하신 나의 구세주 살아계신 주 나의 참된 소망...” 부인과 함께 불렀다. 70이 다 된 집사님의 두 눈에 눈물이 괴이고 뺨으로 흘렀다. 몇 시간 후에 숨을 거두었다. 사람이 가장 고독하고 외로울 때가 죽음의 길이 아닐까. 아무도 동행할 수 없는 길.

어느 주일, 소록도신성교회 설교를 맡았다.
예배 30분 전인데도 교인이 다 나와 찬송을 부른다. ‘나의 주를 나의 주를 내가 그의 곁에 서서 뵈오며 나의 주를 나의 주를 손에 못 자국을 보아 알겠네’ 찬송이 끝나고 잠잠하더니, 잠시 후에 여성도 한 분이 ‘잠시 세상에 내가 살면서 항상 찬송 부르다가…’ 선창하니 모든 성도가 함께한다. 소록도 찬송은 이렇게 이어진다. 시각장애인이라도 4절, 5절까지 막힘이 없다. 평균 75세 넘는 고령자들이, 곧 가게 될 천국을 사모하는 예배 모습이다.

‘예수를 바라보자’라는 제목으로 설교를 했다.
몹쓸 병에 걸려서 한숨짓고, 탄식하고, 서러워했던 일들을 벗어버리고, 죄인들을 대신해서 갈보리 십자가로 구원하시고 부활하신 구주 예수, 천국에서 성도들을 영접해 주실 영광의 구주, 그리고 재림하실 예수를 바라보자고 선포했다. 설교에 이어 ‘대신 죽은 주 예수의 사랑하신 은혜여 보배로운 피를 흘려 영영 죽을죄에서 구속함을 얻은 우리 어찌 찬양 안할까’ 찬송하니 기쁘고 즐겁다. 늙고 주름진 얼굴, 팔 다리가 불편하고 심한 장애가 남았지만 구원의 은혜에 감사 찬송을 올린다. 믿는 자들은 인생 황혼의 끝자락에서도 소망의 찬송을 부른다.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영화 <타이타닉> 마지막 장면이다.
대형 여객선의 위용을 자랑하던 여객선이 빙산에 부딪혀 침몰하고 있었다. 선실에 바닷물이 들어오고, 거대한 선체가 잠기면서, 2천 명이 넘는 승객이 혼잡에 빠진다. 전체가 사용할 수 없는 제한된 구명정에 여자들과 아이들을 태운다. 많은 사람들이 바다에 빠지고 추락한다. 아수라장이다. 죽음의 길로 내몰린 것이다. 이 때 악단을 지휘하던 하틀리는 찬송가를 연주한다. ‘내 주를 가까이 하게 함은 십자가 짐 같은 고생이나 내 일생 소언은 늘 찬송하면서 주께 더 나가기 원 합니다…숨질 때 되도록 늘 찬송하면서 주께 더 나가기 원 합니다’ 죽음의 문턱에서 하나님을 향한 찬양, 또 하나의 명장면이다.

심훈의 소설 <상록수>의 주인공 채영신(신학생) 이야기다.
농촌계몽을 위한 봉사활동으로, 청석골에 내려가 야학을 열고 아이들을 가르친다. 청소년과 주민을 위한 회관도 지었다. 주민들과의 갈등도 많았다. 그녀는 과로했고, 병을 얻어 죽어간다. 생명이 꺼져가는 촛불처럼 가물거리면서 겨우 입을 뗀다. “사 사 삼천리…” 하고 찬송을 청한다. 지켜보던 청년들이 손풍금에 맞춰서 “삼천리 반도 금수강산 하나님 주신 동산…일하러가세 일하러 가 삼천리강산 위해 하나님 명령 받았으니 반도 강산에 일하러 가세“ 그들의 함께 늘 불렀을 찬송이었다. 소설의 한 장면이지만 눈물 나는 한 장면이다.

극동방송이 어느 해에 발표한 찬송가 애창 순위다.
1위는 ‘나 같은 죄인 살리신’, 2위 ‘지금까지 지내온 것’, 3위 ‘그 크신 하나님의 사랑’, 4위 ‘주 하나님 지으신 모든 세계’, 5위 ‘내 진정 사모하는’ 그리고 ‘내 평생에 가는 길 순탄하여’ 였다.

요즘 나는
‘대신 죽은 주예수의 사랑하신 은혜여 보배로운 피를 흘려 영영 죽을죄에서 구속함을 얻은 우리 어찌 찬양 안할까’를 부른다. 내 형편이나 때에 따라 애창 찬송가도 변한다. 지난 날 불렀던 모든 찬송에 눈물과 소망이 담겨있다.

호흡이 있는 자마다
여호와를 찬양할지어다. 할렐루야!

▲ 여름날에만, 아침 일찍 대나무 사이에 올라오는 흰망태버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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