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
세월호 희생자 가족을 위로하시고
어린 것들이 한사람도 빠짐없이 다 돌아와 어머니 품에 안기게 하옵소서.
대통령에게 지혜를 주셔서 나라를 잘 돌보게 하시고...."

2014년 5월 18일 오후 1시, 소록도중앙교회 오후예배 설교를 맡았다. 기도를 맡은 김 집사님은 나이 많은 할머니셨다. 교회를 위해, 교역자들과 직분자들을 위해 조목조목 기도하고 세월호 사건 희생자 가족을 위해 눈물겹게 기도를 올렸다.

눈물의 사람들, 평생을 눈물로 기도한 사람들. 그래서 그들의 언어는 더 절실한 것인가. 한센인으로서 고단을 삶을 살아가는 분들, 세상과는 차단된 공간에서 살면서도 이렇게 나라를 위해, 어려운 이웃을 위해 간절하게 기도하는 모습이 내게 감동이었다.

여수 애양원교회를 시무하시다가 6.25 때 순교하신 손양원 목사님은 교인들에게 "우리가 가족이 있습니까? 하는 일이 있습니까? 나라를 위한 기도공장이 됩시다. 늘 깨어서 기도합시다!" 하시면서 기도생활을 강조하셨다는 이야기가 있다.

8.15 해방 이후에 출감해서 전국 교회 부흥회를 인도할 때 소록도교회에서도 부흥회를 인도했다. 소록도 교인들은 애양원 교인들과 같은 한센인들이라서 그분의 설교는 큰 영향을 주었다. 신앙생활만 아니라 기도에 대한 교훈을 많이 받았는데 그 신앙생활의 전통이 지금까지 잘 이어져오고 있는 것 같다.

'묵은 땅을 기경하라'는 설교를 하면서 "나는 71년 해묵은 묵은 땅입니다. 여러분은 몇 년 묵은 땅입니까? 내 마음에는 어느 순간엔가 세상 잡초가 자라고 있습니다. 세상 것들이 금방금방 자리를 잡습니다. 목사이지만 사랑의 샘이 말라서 물 없는 샘이 됩니다. 소록도 말라버린 샘과 같습니다. 우리는 앞서간 성도들, 오직 예수, 오직 천국 소망으로 살았던 성도들의 믿음을 회복합시다. 이스라엘을 극상품 포도나무라 했는데 소출이 많으니까 우상을 섬기고, 우상을 만들었는데 지금 우리는 살기가 좋아지니까 신앙생활에 무디어진 것 아닙니까? 성도들의 백년 기도의 응답으로 만가지 복을 주셨으니 감사감사하고 믿음으로 바로서야 합니다. 호세아 때처럼 경제적으로 부요하니까 죄악에 빠졌던 것처럼 우리의 신앙생활이 식어져서는 안됩니다. 호세아와 고멜, 음란한 여자 고멜이 이스라엘입니다. 우리가 하나님 앞에서 믿음이 식어지면 고멜과 다름 없습니다. 오라! 우리가 여호와께로 돌아가자. 오늘 우리들의 외침이 이래야 합니다. 그러면 백합화 같이 백향목 같이 되어지는 은혜가 임할 것이라 하십니다."

나는 설교를 준비하면서 은혜를 받고 강단에서 성도들의 얼굴을 바라보고, 힘있게 외치면서 감동을 받았다. 몸이 불편한 노약자들이 많아서 설교는 10-15분 정도로 함축한다. 다섯 분 장로님과 성도들의 손을 두 손으로 잡아 드렸다. 거친 손, 꼬막손이지만 서로의 마음만큼이나 정이 넘치는 인사였다. 오늘 하루도 행복한 은혜의날이었다. 오가는 길 4시간. 혼자 가는 소록도 방문이지만, 내게는 찬송가 감사가 넘친다.

▲ 별세한 하인종 집사. 예배시간마다 불구의 몸으로 피아노를 연주했다. "날 위하여 십자가에 중한 고통 받으사... 대신 죽은 주예수의 사랑하신 은혜여" 이 찬송을 좋아했던 그는 소록도서 반백년 넘게 살았다. 지금은 천국에서 삼위 하나님을 찬양할 것이다. -소록도남성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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