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를 바라보며

2014년 4월 16일 도무지 믿을 수 없는 일이 발생했다. 진도 앞바다에서 ‘세월호’ 침몰사고가 났다는 기사를 접하고 몇 분간 시간이 멈춰있음을 느꼈다. 대한민국 국민 모두에게 충격이었겠지만 필자에겐 결혼 4주년이 되는 날이었기에 기뻐야 할 날 그렇지 못한 사건을 접한 것, 그리고 수학여행을 떠난 단원고학생들의 모습을 보며 사역하는 교회의 고등부학생들이 떠올라 다가오는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세월호가 완전히 침몰하여 순식간에 뱃머리도 보이지 않게 되고 사고발생 9일째 되는 오늘은 수심 20미터까지 가라앉았다는 기사를 접하면서 가라앉을수록 선장을 비롯한 우리 어른들의 만행과 비윤리적 행위들의 더러운 것들이 한꺼번에 수면위로 떠오르는 것 같아 이 시대를 살아가는 한사람의 성인으로 부끄러움을 감출 수 없었다.
 
아직도 배안에 있을 우리 아이들의 무사귀환을 바라며 전 국민이 기적을 바라는 마음으로 노란 리본을 달기도 하고 삼삼오오 정성을 모아 전달을 하고 있지만 지워지지 않는 가슴 아픈 사실은 아직 피우지도 못하고 꺾여버린 꽃봉오리 같은 우리의 아이들 중에는 하나님의 사랑을 알지 못하고 일찍 떠나버린 아이들도 있다는 것이다.
 
세월호 참사를 생각하며 구원의 의미를 되새기게 된다. 몇몇을 선택하신 후 죄와 비참함의 상태에서 건져내어 ‘구원의 상태’로 옮기신 하나님의 사랑.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더 이상 나빠질 수 없는 ‘죽음의 상태’에서 ‘최고의 상태’로 변화시켜주신 구속자 예수님의 은혜, 그리고 지금도 위로하시는 성령님의 위로에 대하여 깊이 되새겨 본다. 구원에 있어서 내가 한 것은 티끌만큼도 없이 오직 하나님의 사랑과 긍휼로써 얻은 구원임을 알고 강단에서 선포하지만 구원을 얻은 신자로서 적극적인 삶을 살고 있는가? 라고 묻는다면 무엇이라 대답하랴.
 
자신의 이익과 이기적인 욕심을 위하여 가장 먼저 탈출한 세월호 선장에 대하여 온갖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국민 모두가 끔찍한 그의 만행을 보며 엄청난 벌을 내려야 한다고 소리친다. 선장의 모습을 보면서 보잘것없는 인생을 하나님의 종으로 불러주신 ‘교인들의 선장’인 목회자들은 하나님께 얼마나 정직하게 반응하고 있는지 생각해 보게 된다. 목회자라면 교인들의 아픔과 고통의 자리에 들어가 함께 울어주고 함께 아파하는 모습이 있어야 한다. 지금도 차디찬 물속 같은 현실 속에서 구원의 손길을 바라는 그들에게 예수님께서 주신 가슴 깊은 사랑과 헌신의 모습이 우리들의 모습을 통하여 흘러가야 한다. 그러나 성공주의, 개교회주의, 이기주의에 빠져버린 한국교회의 어두운 모습들이 은혜가 흘러가는데 큰 장벽이 되어 막고 있지는 않은가.
 
‘하나님을 향한 뜨거운 열정이, 어려운 상황 속에서 뜨겁게 부르짖던 기도소리가 침몰하고 있지는 않았는가?’, ‘교회의 양적인 부흥에 급급하여 진정한 제자 되길 원하는 성도들의 갈급함을 다 채워주지 못하고 있지는 않은가?’ 라는 질문과 함께 도마 위에 나 자신을 올려본다.
 
지금도 고통가운데 있는 성도들을 위해 진심어린 손길을 펼쳐보이자. 성도들의 갈급한 심령에 단비를 내릴 수 있도록 그들을 위하여 기도하자. 아직도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영혼들을 귀히 여기며 죽기까지 사랑하신 그리스도의 온전한 복음을 전하므로 거센 풍랑의 위기가운데 침몰하지 않는 한국교회가 되길, 그리고 한국교회 목회자가 되길 소망해 본다.
 
▲ 무사귀환을 바라는 메모가 가득한 안산 단원고등학교 교문. ⓒ 김부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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