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회적인 값싼 은혜’가 되지 않기 위하여

3일 뒤면 고난주일이다.

매년 어김없이 돌아오는 고난주일은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신 그날을 기억하며 십자가의 의미를 확인해보는 중요한 절기이다. 개 교회별로 고난주일 행사들을 하고 여러 가지 기도회를 갖는다. 그러나 많은 부분 예수그리스도의 고난을 이해하는데 있어서 여러므로 안타까움이 있다. 예수님의 고난과 고통을 신파적인 차원에서만 기리고 있으며 고난주일 눈물이 없고 냉랭한 마음으로 임하는 성도들이 ‘나의 신앙이 깊지 못한 것은 아닌가?’ 라며 자책하는 경우가 있다 강단에서는 고난주일 예수그리스도의 고난과 죽음에 대하여 설교를 하며 설교자가 감정에 호소하며 눈물을 보이기도 하고 감정을 억지로 쥐어짜는, 의도적이고 의식적으로 강단에서의 권위를 남용하는 모습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참된 기독교 신앙은 “십자가에 달린 그분을 올바로 인식하는데 있다” 우리는 십자가의 구속사건을 통하여 십자가에 근거한 신앙과 신학이 진정으로 요청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외견상 교회마다 우뚝 솟은 십자가의 모습이 이 땅을 뒤덮고 있지만 오늘은 살아가는 그리스도인의 마음속에 있어야 할 십자가는 좀처럼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 시대를 이끌어가야 할 교회와 신앙인들은 그 본래의 힘을 상실하고, 오히려 세속주의에 만족함으로써 사회적 비난을 면치 못하고 있다.
 
사도바울은 고린도전서 1장 18-25절에서 십자가에 관한 말씀이 바로 하나님의 능력이고 지혜임을 선포한다. 우리는 과거의 전통적 십자가 이해를 넘어서 신앙의 내용으로서의 십자가 보다는 신앙행위로서의 십자가, 실존적 삶의 행위와 사유의 동력으로서의 십자가, 우리들의 구체적인 삶 가운데 있는 허구성과 우상성을 타파하는 참 지혜로서의 십자가. 즉 사고와 병행하는 행위가 있는 프락시스적으로 십자가를 이해해야 한다.
 
고난주일에만 십자가 고난을 생각할 것이 아니라 매순간 그리스도의 은혜와 사랑을 마음에 새길 때 나와 교회의 모습이 갱신되고,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증인으로서 삶이 가능 할 것이다. 십자가에 달리시고 부활하신 주님의 모습을 깊이 묵상하고 한국교회에 만연해있는 고귀하신 그 사랑이 ‘단회적인 값싼 은혜’로 전락해가지 않도록 십자가와 구속의 참된 의미를 발견하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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