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한기총이 한교연과 나뉜 상황을 지적하며 ‘한국교회의 연합과 일치, 우리의 기도와 소망은 계속 됩니다’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한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한목협·대표회장 전병금 목사)가 18~19일 경기도 사랑의교회 수양관에서 수련회를 열고 한국교회 연합을 위해 기도와 서명운동, 개신교인과 비개신교인 의식조사 등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수련회에 참석한 15개 교단, 300여 명의 목회자들의 한 마음으로 주님의 몸인 한국교회를 분열하게 만든 죄와 믿음의 선배들의 땀과 눈물, 희생위에 세워진 한국교회의 전통을 지켜내지 못하고 그 분열을 당연하게 여기고 방관하여 온 데 대한 뼈저린 기도를 드렸다.



대표회장 전병금 목사는 첫날 개회예배에서 “한국교회가 개교회주의와 물량주의 등 교회 내적인 일에만 머물러 외적인 고통의 문제를 철저히 잊어버렸다”고 운을 뗐다. 이어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에는 관심을 가지지 않고 사회봉사 차원에서만 관심을 가져 복음을 더욱 철저하게 개인적인 것으로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전 목사는 “온전하고 균형잡힌 영성은, 사회참여적 영성을 포함하며 국가적, 민족적, 세계적인 문제 등에 사회참여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라며 “목회자가 사회참여적 영성을 가지고 산 아래로 내려와 교회 외적인 문제에도 올곧은 목소리를 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기도회에서 이정익 목사(기성 증경총회장, 신촌성결교회)는 “일제시대에 기독교는 민족의 고난과 설움에 함께했고, 우리 자신의 운명과 민족, 시대, 세계를 바라보게 해주었지만 일본이라는 공동의 적이 사라지자 그때부터 교회의 분열로 이어지게 됐다”고 지적하며 “영성 회복 밖에 대안이 없다”고 강조했다.

박경조 주교(한목협 중앙위원, 성공회, 前서울교구장) 또한 참된 일치를 주제로 “강한 자만 살아남는 승자독식의 비정한 한국에서 교회도 그런 사회 속에서 분열되어 가고 있다”며 “한목협이 시대적 사명을 올바로 인식하고 세상에 저항할 수 있는 저항 정신의 회복을 통한 공동체의 회복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만열 교수(숙명여자대학교 명예교수)는 “역사와 민족의 부름 앞에서 기독교가 제대로 응답해야 한다”면서 “기독교의 본질인 청빈, 사랑을 잃어버렸다"고 지적하며 “한국교회가 사랑은 이야기하는데 정의에 대해 얼마나 고심하고 사회에 제대로 반응하는가 곰곰이 생각해야 한다”고 한국 교회와 목회자들을 향한 고언을 쏟아냈다.

이 날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이 불참한 가운데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김영주 총무와 한국교회연합(한교연) 김요셉 대표회장을 초청해 열린 대화마당에서 참석한 두 대표는 ‘한국교회 연합’에 대한 나름의 대안을 제시했다.



NCCK 김영주 총무는 “교회가 연합해야 한다는 생각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며 “그런데 무엇을 위한 하나됨이냐, 이 질문에 한국교회가 반드시 답해야 한다. 이에 대한 토론과 합의 없는 하나됨은 자칫 위험할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 총무는 “한국교회는 일찍이 연합과 일치운동을 어려움 가운데서도 열심히 펼쳤다”며 “지금의 현실에서 연합운동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렇게 한국교회 연합운동의 뿌리는 튼튼하다”고 강조했다.

한교연 김요셉 대표회장은 “한국교회의 문제는 닫힌 진보, 닫힌 보수에 있다”며 한국교회가 하나님께만 영향을 받는다면 아무 문제가 없지만 하나님보다 세속에 더 크게 영향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목사는 “한국교회가 생물학적으로 하나될 순 없지만예수의 이름으로 복음을 전하고 사회를 변화시키는, 사역적인 면에서는 하나가 될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기조발언과 토론이 이어진 이후에 기도회 시간을 통해 참석한 목회자들은 목회자 자신과 한국교회, 나라와 민족을 위해 통렬한 자기반성과 회개의 시간을 가졌다.

한편 18일 오후 7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한목협은  한국교회를 대변하는 하나의 기구 출범을 촉구하는 월례기도회를 비롯한 서명운동을 내달에 전개한다고 밝혔다. 한목협은 기자회견을 통해 “한국교회의 사회적 신인도 회복과 국가적 민족적 역량 확대를 위해 교회의 연합과 일치를 위한 기도와 소망을 담은 ‘서명운동’을 시행하고자 한다”며  ‘서명운동추진본부’를 구성해 오는 7월부터 10월 31일까지 각 교단에서 월례기도회를 순차로 시행하고, 서명운동을 동시에 진행해 나갈 방침이다. 한목협은 오는 11월 11일 한국교회 하나됨을 위한 기도회를 갖고 서명운동 완료보고를 가질 예정이다.



한목협은 또한 한미준에서 1998년, 2005년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된 ‘한국 개신교인 의식조사 리서치’를 실시하기로 하고 한국교회 하나됨의 열망을 확인시켜 줄 객관적인 자료를 제시하고자 조사기관인 글로벌 리서치와 이날 조인식을 가졌다. 이 조사는 ▲한국 개신교 인구 추이 ▲한국 종교 비율 추이 ▲2005년 이후 한국 개신교 동향 등 한국 종교 현황을 파악할 수 있는 전국단위 조사를 통해 오늘을 사는 한국 교인들과 우리 사회의 인식의 변천을 보여주고, 타종교인 및 비종교인과의 비교분석을 통해 교회안팎에서 본 한국교회와 기독교에 대한 객관적인 데이터베이스를 제공해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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