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탠 톨러 저, 정미현 역, 국제제자훈련원(DMI), 2010-07-01, 256쪽, 11000원
생각이 존재를 만듭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많은 사람들은 정신건강에 해로운 것들을 아무 생각 없이 섭취합니다. ‘공중의 권세 잡은 자’는 말 그대로 ‘보이지 않는 공중의 권세인 전파’를 이용한 TV와 인터넷,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정크푸드 같은 신문이나 잡지 등 출판물을 통해 우리의 생각을 오염시키고 있습니다. 세상 사람들은 말할 것도 없고, 그리스도인들조차도 무분별하게 쏟아지는 미디어에 스며들어 자신도 모르게 마음, 즉 생각을 지배하도록 허용하고 있습니다.

24/7 ‘정보 스모그’ 시대

2010년 5월 9일 오바마 대통령은 버지니아주 햄프턴 대학의 졸업식에 참석한 자리에서 24시간 7일(1주일) 내내 정보의 홍수에 시달리는 현 세대를 ‘24/7’ 시대라고 규정했습니다. 그는 “[아이팟(iPod)이나 아이패드(iPad), 엑스박스(Xboxes)나 플레이스테이션(PlayStations) 기기로 인해] 온갖 정보와 논란들이 우리 일상을 폭격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경고의 메시지는 여기저기에서 들려오고 있습니다.

텍사스 주립대학 저널리즘스쿨 교수인 최진봉 교수는 『시사IN』에 기고한 글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2008년 이후 미국 국민은 예전과는 다른 새로운 세상인 ‘어플리케이션 세상’에 살고 있다. 애플의 앱스토어에는 애플리케이션이 약 10만 개 등록되어 있고, 아이폰 사용자를 대상으로 유․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지금까지 아이폰 이용자들이 앱스토어에서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 한 횟수는 약 20억 회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 일부 아이폰 사용자들 중심으로 애플리케이션 중독이라 불릴 만큼 24시간 아이폰을 손에서 떼지 못하는 생활을 하는 것으로 나타나 우려를 낳고 있다.”

통계에 따르면 한국인은 하루 평균 3시간을 TV 앞에 앉습니다. 일 년이면 한 달 반을, 평생이면 10년을 TV 앞에서 보내는 것입니다. 여기에 아무 생각 없이 컴퓨터 앞에서 보내는 시간과 휴대폰, 게임기 등에 할애하는 시간까지 포함하면 잠자는 시간을 뺀 인생의 절반 이상을 미디어 기기와 함께 보낸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청한 게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지금껏 우리는 수많은 장사꾼과 광고업자들을 집안으로 들어오게 하고 마음에 들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우리 뜻과는 다른 방식으로 설득의 묘기를 펼치고 있습니다. 마이클 브로워와 워렌 레온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미국인은 하루 평균 3,000개의 광고에 노출됩니다. 그리고 세계적 기업들은 자회사의 상품의 판매를 촉진하기 위해 매년 12조 달러 이상을 씁니다.

이처럼 우리는 날마다 우리 마음을 공격하는 엄청난 양의 정보를 대합니다. 21세기 초반을 살고 있는 우리의 뇌에 유입되는 일주일치 정보량은 20세기 초반에 살던 사람의 뇌가 평생 받아들인 양보다 많습니다. 구글 검색 한 번으로 쏟아지는 정보가 200만 건 이상입니다.

매일 우리를 질식시키는 ‘정보 스모그’가 우리의 수면을 방해하고 집중력을 흩뜨리며 면역 체계를 훼손시킨다고 말하는 심리학자와 연구자들도 있습니다. 영국의 심리학자 데이비드 루이스는 이 질병을 ‘정보성 피로 증후군’이라고 말합니다. 루이스의 연구에 따르면 정보 과잉이 소화불량이나 심장 질환, 고혈압까지 일으킬 정도라고 합니다.

우리의 생각도 급습당할 수 있다

예수님의 군사된 우리는 생각이 급습당할 것을 대비해야 합니다. 눈에 띄게 들이닥치는 공격이 있는가 하면, 어딘가 잠복해 있는 교활한 공격의 기운도 있습니다. 온전한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마음의 영역에 공중의 권세 잡은 자가 밀어 넣는 생각들을 대적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자리에 하나님의 생각과 하나님의 뜻, 하나님의 심장으로 충만하게 채워가는 것입니다.

스탠 톨러의 신간 『스팸 세상에서 나 지키기』는 우리들의 마음 건강을 위한 필독서입니다. 우리의 형편없는 생각 식단에 과제를 던져 준다고나 할까요? 모든 생각을 그리스도의 마음 아래 복종하게 만드는 건강한 미디어 섭취를 권하는 책입니다. 책 속의 가상인물 제이크는 우리의 모습을 현실적으로 보여줍니다. 제이크는 아무 문제없는 평범한 그리스도인처럼 보이지만 그 실상을 채우고 있는 것은 하나님의 영이 아니라 세상의 생각이고, 그 모습이 바로 우리의 모습입니다. 정크 푸드 때문에 싸구려 몸이 되는 것보다 더 안 좋은 것은 쓰레기로 가득 찬 싸구려 생각을 하는 것인데, 우리네 마음은 이미 배둘레햄이 튼실한 몸매를 가진 중년의 아저씨처럼 과체중 상태가 되어버린지 오래입니다. 조금 과하다 싶을 정도로 정크푸드에 푹 빠진 사람처럼 해로운 양식만 탐닉하고 영혼의 영양분을 잘 챙겨먹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생각 다이어트가 필요하다

우리는 모두 미디어의 홍수 속에서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아”(롬 12:2)야 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생각 다이어트에 돌입해야하는 것입니다. 균형을 잃고, 둔해진 영혼을 흔들어 깨우기 위해서는 빌립보서 4장 8절이 우리가 섭취해야 할 건강한 마음 식품군입니다.

“무엇에든지 참되며 무엇에든지 경건하며 무엇에든지 옳으며 무엇에든지 정결하며 무엇에든지 사랑 받을 만하며 무엇에든지 칭찬 받을 만하며 무슨 덕이 있든지 무슨 기림이 있든지 이것들을 생각하라”

이 책은 생각의 질서와 깨끗함을 회복하는 4단계 과정을 소개해 줍니다. “해독-재정비-강화-인내”가 그것입니다. 이 책의 흐름을 따라가면, 처음 세 단계는 각각 한 주 만에 끝낼 수 있습니다. 3주 만에 생각 다이어트를 익히게 되는 거지요. 그리고 네 번째 단계인 인내는 생각 다이어트가 생활 방식으로 옮겨지도록 일평생 이끌어 줍니다.

이 책은 마음에 쌓인 부정적인 것들을 해독하고, 자신에 대한 관점을 조정하고 하나님의 눈으로 자신을 보게 해 스스로를 보는 시각을 회복하여 자신의 참 가치를 보며, 미디어 섭취를 조절하고 해로운 영향력을 제한하고, 바나바 같은 존재를 찾아 서로가 올바른 방향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우며, 자기 자신이 아니라 하나님께 집중하는 기도를 하게 하며, 고차원적인 사고 훈련을 하고, 능동적인 평생 학습자가 되라고 조언합니다.

각 장의 끝 부분에는 다섯 가지 실천 방안이 수록되어 있어, 자칫 마음의 감동이나 지식적인 공감으로 그칠 수 있는 생각 다이어트에 실효성을 부과합니다. 통상적으로 매일 사용하는 미디어를 목록으로 작성해 보며, 자신의 미디어 소비 구성 요소를 구별하는 시간을 갖기도 합니다. 미디어 소비 양상 중에 어느 부분 때문에 가장 고생을 하는지도 정리해 보게 합니다. 책임파트너를 정하고 서로를 점검해 주도록 합니다. 대중매체 소비 식단을 작성해 보고, 시간을 제한하고, 필요 없는 것들을 걸러낼 수 있는 필터를 만들고, 미련을 갖지 말고 과감히 삭제하고, 언인스톨해 버리게 합니다. TV와 영화, 음악, 책과 잡지, 신문과 같은 인쇄 매체의 언어, 인터넷 등의 대중 매체 소비를 어떻게 통제하고 관리할 것인가를 다루고 있는 것입니다.

무작정 굶는 다이어트로는 안된다

그렇다고, 이 책이 주장하는 핵심이 모든 대중 매체가 해롭다는 것은 아닙니다. 대중 매체 자체의 결점을 보완할 만한 일고의 가치도 없다는 이야기도 아닙니다. 그리스도인은 절대로 대중 매체를 취해선 안된다는 뜻도 아닙니다. 사실, 일부 대중 매체는 필요하기도 합니다. 다만, 현재 우리의 미디어 섭취량이 필요 이상을 넘어섰다는 것을 지적하고 있으며, 식사 후에 디저트가 꼭 필요한 것은 아니듯, 지금의 미디어 섭취량을 대폭 줄여도 충분히 잘 살 수 있다는 점을 냉정히 생각해 보자는 것입니다. 별 영양가 없는 주전부리는 간단하게 섭취하고 사회적, 지적, 영적 영양분이 골고루 갖춰진 균형 잡힌 식사를 하자는 것입니다.

우리의 마음과 관련하여 정말 중요한 것은 하나님의 주권과 힘을 향해 다시 초점을 맞추는 것입니다. 질서정연하고 생산적인 삶을 살기 원한다면 사고방식의 변화는 필수입니다. 하지만 실행 가능한 일임에는 틀림없는 사고방식의 변화가 결코 쉬운 일은 아닙니다. 사단은 예수님이 다시 오실 때까지 우리 마음을 노예로 삼기 위한 전투를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 전쟁에서 승리를 쟁취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승리를 얻어낼 수 있습니다.

『스팸 세상에서 나 지키기』를 손에 들고, 성령님의 도우심을 구하며 이번 휴가 기간 동안 씨름을 시작해 보십시오. 성령님은 아직도 여러분의 마음을 다스리기 원하십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기도에 응답하셔서 초자연적인 하나님의 은혜와 능력을 덧입혀 주실 것입니다. 그리고 나 홀로 외딴 섬에서 고군분투하는 것이 아니라 신실한 믿음의 공동체를 우리에게 주셨습니다. 이번 여름, 소그룹으로 함께, 혹은 전 교회가 함께 캠페인을 벌이고, 서로에게 책임져 주는 관계, 서로를 위해 기도해 주는 관계 속으로 들어간다면, 이 한 권의 책이 가져다 줄 효과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입니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교갱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