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 총회가 끝나고 두주간이 지나갔다. 90회 교단 총회를 바라보는 시각에 차이는 있을 수 있으나 우리 모두에게 안도와 함께 놀라운 섭리로 이끌어주신 하나님의 손길 앞에 감사를 드릴 수밖에 없는 총회였다. 이제 지난 이야기를 다시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모름지기 교단 총회는 하나님 앞에서 영광된 교회를 위한 창조적이고 발전적인 일들을 논의하고 노회와 지역 교회를 섬기는 일에 힘쓰는 거룩한 잔치여야 한다. 그런데 지난 정기총회는 총대들이 둘로 갈리는 갈등 속에서 고성이 오가고 몸싸움을 벌이는 결코 바람직스럽지 못한 모습을 드러냈다. 지금 결과에 대한 책임은 그렇더라도 원인은 짚고 넘어 갈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이제는 가장 큰 장자교단의 총회로 한국 교회를 향한 역사의식을 가진 창조적이고 발전적인 교회의 일들이 우리의 관심이어야 하고 내적 성숙을 갖추고 감사와 기쁨이 있는 총회가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첫째, 금번 총회의 혼란과 갈등의 원인이 무엇이었는가. 금번 총회의 가장 큰 문제의 핵심은 서북노회가 문제가 있는 교회를 받아들인데 있었다.

그러나 정작 문제가 된 것은 총회를 지도하고 있는 몇몇 사람들의 잘못된 편향적 시각이 일을 키우고 말았다. 교회 가입은 노회의 권한이다. 그러나 이는 가입되는 교회가 신학과 신앙에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경우다. 노회가 영입하려고 하는 교회가 이단성의 문제가 있고 또 한 교회는 분쟁에 휘말려 있는 타 교단 소속의 문제가 있는 교회인데도 총회의 책임 있는 지도자들이 지도에 소홀했다. 오히려 몇몇 사람들은 "교회가 노회에 가입하는 것은 노회의 고유권한이라"는 무책임한 말만 하고 더 놀라운 것은 문제의 교회에서 가진 교단가입 환영예배에 참석한 사실이다. 교단의 책임 있는 지도자들이라면 교회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그런데도 총회가 노회와 지역교회를 지도하고 이끌어주기 위해 있는 것이 아니라 어느 새 교회 위에 군림하는 관료적 태도와 사고가 깊게 깔려 있지 않은지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 이러한 사고를 가진 사람들의 잘못된 행동이 문제를 키운 경우가 되고 말았다. 이러한 사고와 관점은 바뀌어져야 한다. 사회는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는데 교회는 일부 사람들의 편협된 사고와 공의의 흐름을 막는 행동은 유감이 아닐 수 없다.

둘째로, 총회는 신뢰회복과 화합에 힘써야 한다.

이제 온 교회의 기대 속에 새로이 출범하는 총회가 풀어 가야할 문제는 많이 있다. 많은 일 중에 시급하게 힘써야 할 일은 흐트러진 총회의 질서와 권위의 회복이며 동시에 신뢰성의 회복이다. 총회 기간 중에 총대들이 보여 준 성숙된 질서 의식은 교단에 대한 긍지를 심어주었고 교회에 대한 믿음을 주었다. 그러나 심각한 갈등의 후유증도 남아있다. 이제는 어떻게 신뢰를 회복시켜 함께 끌어안고 하나가 될 수 있을까 하는 것이 과제다. 특히 개혁교단과 합동 이후에 조심해서 다루어야 할 사안들이 아직 많이 남아 있다. 합동의 문제를 지적한 사람들은 합동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개혁교단과 합동 하면서 함께 해결해야 할 민감한 문제들을 대강 덮고 가는 것을 걱정한 것이다. 한 가지씩 풀어 갈 때마다 지혜를 모아 충분히 생각하여 우리 모든 교회가 함께 기뻐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셋째, 한국 최대 교단으로서의 위상제고의 문제다.

이번 총회를 통해 개혁교단과 합동이 이루어지므로 이제는 명실상부하게 한국제일의 교단이 되었다. 당당히 한국 교회의 장자 교단이 된 것이다. 그러나 장자 교단의 진정한 의미는 교회나 교인의 숫자가 많음에 있지 않다는 것이다. 우리 교단을 한국 교회가 장자교단으로 모두가 인정을 해주는 것은 교단이 한국 교회 앞에 장자로서의 책임을 다할 때에 비로소 우리는 장자교단으로서의 인정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장자로서 인정받는 일은 교회 속에서만이 아니라 사회 속에서도 교회가 잃었던 신뢰를 회복하고 교회의 생생한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한다. 교회는 침묵하기보다 사회를 향해 방향을 제시하고 현실을 진단하는 선지자적인 역할을 담당할 수 있어야 한다. 이는 민족 복음화와 세계선교를 꿈꾸는 우리 교회의 책임이며 사명이다. 새롭게 출발하는 총회 위에 하나님의 은총과 능력이 함께하며 우리의 기대가 이뤄지기를 기도드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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