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께서 세우신 교회는 본래 하나의 교회다. 전 우주적 교회는 이미 하나님으로부터 주어진 하나됨(Given Unity)을 경험하는 공동체이다(엡 4:4~5). 지상의 모든 교회는 주님께서 반석의 터(마16:18) 위에 세운 공동체이며, 이 터 위에 세워지지 않은 교회는 참된 교회가 아닌 것이다. 우리는 성경을 통해서 가르쳐 주시고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로 만들어주신 하나의 교회가 죄인들에 의해서 찢어진 것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엡2:11~19).

들어가며

우리 시대에 개교회주의가 팽배하고, 보편교회의 지체로서의 의미가 퇴색되어져가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교회의 본질은 하나됨에 있고, 지체의식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특히 '성령의 하나되게 하신 것을 힘써 지키라'는 사도 바울의 권고를 진지하게 경청할 때 교회의 공공성(公共性) 보다는 사사성(私事性)이 대세를 차지해서 교파이기주의와 개교회주의에 머물러 안주한다는 것은 분명 주님의 교회들이 하나님의 부르심에 합당하게 행하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교회의 본질 회복이라는 공동적 사명 앞에 이 시대의 교회들이 할 수 있는 한 연합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경주하는 것은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다.



한국 교회 하나됨을 위한 수고들

종교개혁 이후 "주여! 우리로 하여금 하나가 되게 하옵소서!"라는 모토하에 일어난 교회연합운동은 세계교회의 중요한 흐름이었다. 한국 교회 역시 세계교회의 흐름과 맥을 같이하여 120여년의 성장기간 동안 끊임없이 하나가 되기 위한 노력을 진행해 왔다. 특별히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는 에큐매니컬 정신위에 한국 교회 연합운동을 주도적으로 감당해 온 것이 사실이다. 이런 점에서 그 동안 KNCC가 보여준 교회연합을 향한 끊임없는 수고는 높이 평가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 수고가 헛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여러 모양으로 지속적인 한국 교회의 연합운동은 개진되어야 할 것으로 본다.

역사적으로 한국 교회는 이 땅에 복음이 들어온 시초부터 하나의 교회를 지향해 왔다. 그러나 격동하는 시대 속에 사회의 대립적 양상은 급기야 한국 교회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안타까운 일들로 나타났고, 이런 양상은 한국 교회가 연합하여 사회를 변화시키는 희망의 보루로 우뚝 서는데 장애가 되었던 것이 사실이다.

냉정하게 말해서 현실적으로 양극화의 어두운 그늘이 점점 짙어지는 상황 속에서 교회마저 총합된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사회 속에 희망을 던져주지 못한다는 것은 이 시대의 교회가 하나님께서 엄히 요구하시는 시대적 소명을 거절하는 것과 같다. 따라서 새로운 세기가 열리기 전 교회가 사회적 신인도를 회복하고, 희망을 열어젖히는 견인차가 되기 위해서는 먼저 하나되어야 한다는데 뜻을 같이한 교회의 지도자들과 성도들이 한국 교회의 연합을 위해서 지난 세기말부터 꾸준히 기도하며 대회의 장을 마련하기 시작했다.

마침내 이것은 '한국 교회 연합을 위한 교단장협의회'와 같은 한국 교회의 연합을 위한 실질적인 흐름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2003년부터는 한국 교회의 공적인 두 연합기관인 KNCC와 한기총의 대표들을 비롯해서 공 교단의 대표인 교단장협 대표들이 심혈을 기울여서 '한국 교회 연합을 위한 선언문과 기본원칙, 로드맵'을 도출하기에 이르렀다. 이후 유연성을 가지고 이에 대한 논의는 계속 이어지고 있으며 그 가시적 결과 중의 하나로 KNCC와 한기총 두 공 교회 연합기관이 공동주최하는 명실상부하게 진보와 보수가 함께 하는 '2006 한국 교회 부활절 연합예배'가 드려지게 된 것이다.

한국 교회 연합의 가능성

KNCC와 한기총이 17년 만에 함께 드린 "2006년 부활절 연합예배"는 불가능 속에서의 가능을 창출해낸 한국 교회의 연합을 향한 희망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 놓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이렇게 말할 수 있는 이유는 실질적으로 연합예배를 드리기 위해서는 짧은 지면을 통해 다 말할 수 없는 넘어야 할 산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많은 우여곡절 속에서도 양 기구의 꾸준한 대화와 양보는 향후 한국 교회가 과연 어떤 방식으로 연합을 위한 논의를 해나가야 할지를 가늠할 수 있는 제3의 길을 보여주었다. 넘을 수 없는 장벽같이 여겨졌던 문제들이 있었지만 양측의 인내와 이해와 양보를 협력의 기본정신으로 대화함으로 창의적으로 해결되었다. 이런 점에서 2006년 부활절 연합예배는 대화의 창구만 열려있다면 갈등으로 신음하는 우리 사회에 아름다운 모범으로 세워질 만한 한국 교회 연합이라는 결과가 결코 요원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 좋은 선례를 남겼다고 할 수 있다.

한국 교회가 연합을 위해 뛰어넘어야 할 장벽들

한기총 일치위원장으로서 한국 교회 연합을 위한 대화창구 역할을 하고있는 현재까지의 경험으로 볼 때 최근 들어 양기구가 함께 대화를 통해 합의한 로드맵의 일정이 지연되면서 한국 교회 연합운동의 움직임이 다소 둔화된 느낌이 있지만 한국 교회 연합의 로드맵이 대화를 통해 도출되었고, 부활절 연합예배가 17년만에 산고를 겪으면서 성공리에 마감하였다. 이번 부활절을 기해서 한국 교회가 앞으로도 연합의 긍정적인 결과물들과 효과들을 얼마든지 도출될 수 있다고 본다. 양 기구가 한 지붕 두 가족 형태의 협의체 형태를 만들어서 공동사업과 특수사업을 긴밀한 대화를 통해서 시행하면서 공동사업을 확대해나가면 점진적으로 연합의 지수는 높아가게 될 것이 틀림없다.

이를 위해서 현재 뛰어넘어야 할 장벽은 무엇보다 보수진영과 진보진영의 교회들이 각각 한국 교회의 연합과 일치를 위한 구체적인 준비 작업으로 각각의 신학적 다양성과 의견을 존중하고 포용하는 자세를 갖추어야 할 것이다. 또한 진보진영과 보수진영을 대표하는 KNCC와 한기총의 체제도 서로가 함께 협력해 나갈 수 있도록 서로가 이해할 수 있고 긴밀하게 협력할 수 있는 체제로 개편해 나가는 수고를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사실 지역에서는 초교파적으로 연합사업을 잘하는 곳이 많아서 자연스럽게 연합일치가 이루어지고 있다. 그리고 이를 위해 다소 힘들지만 한국 교회 전체 성도와 한국 사회에 한국 교회의 연합의 힘을 보여줄 수 있는 가시적인 섬김과 상징적인 회집과 같은 행사를 함께 준비하고 치루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이런 점에서 다가오는 2007년 평양대부흥 100주년 기념대회는 100년 전에 이 땅에 부흥을 허락하신 성령 하나님을 향해 한국 교회 전체가 마음과 힘을 합해 자신의 죄를 참회하고 이미 임재하신 성령의 능력을 북한과 열방에까지 나타내 보이는 좋은 기회로 삼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개인의 각성이 사회의 각성으로 이어졌던 평양대부흥의 경험이 다시 일어나기를 바라면서 이 일을 위해 한국 교회 전체가 세밀하게 준비할 수 있는 논의를 지금부터라도 시작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나가며

한국 교회는 양극화현상이 심각한 정치, 경제, 사회 모든 분야에 화해자의 역할을 감당하기 위해서 심각한 교회의 양극화 현상을 먼저 극복해 나가야만 한다. 1907년 성령강림의 역사를 힘입어서 3.1운동을 일으켰던 예언자적 사명과 고통받는 민족을 치유했던 제사장적 역할을 병행해 나가는 교회본연의 사명을 감당해야 할 것이다. 해방 후 지금까지 한국 교회가 정치적, 사회적 상황에서 세상적인 영향력에 끌려 다녔던 과오를 극복하고 교회가 사회를 이끌어 가야할 것이다. 한국 교회 1200만 성도가 하나가 되어 교회의 본질을 회복하고 동질성을 강화해 나가면 대사회적인 영향력이 강화되고 선교적 시너지효과가 향상될 것이다.

바라기는 2007년 평양대부흥 100주년 기념대회를 통해 한국 교회가 반드시 참회하면서 대형교회와 작은교회, 도시교회와 농어촌교회, 극단적으로 진보적인 교회와 보수적인 교회, 200여 교파와 교단으로 분열된 현상을 하나로 묶어가는 연합과 일치를 지향하여 연합된 모습을 세상에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 대안 몇 가지를 제안한다. 대형교회들은 하나님께서 특별히 사명으로 주신 복을 나눔에 있어서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대형교회들의 협의체를 만들어서 과도한 경쟁을 지양하고 한국 교회와 사회를 섬길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작은 교회들은 지역사회에서의 사명을 충실하게 감당할 수 있도록 특성화해서 대형교회와 역할분담을 해야할 것이다. 또한 도시교회와 농어촌교회가 연대하여 상생(相生)의 역사를 일으킬 수 있도록 도,농간의 네트워크를 형성해야 할 것이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교갱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