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교회사회봉사의 정의

봉사란 세상을 섬기는 신도들의 생활을 말한다. 세상을 섬긴다는 것은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한 독특한 방법으로서, 종의 자세(servanthood)를 갖고 자신을 헌신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니까 교회사회봉사란 교회 안에서 교인들끼리 서로 심부름하고 교회행사에 시간을 내어 돕는 정도의 소극적인 의미가 아니라, 사회의 이익을 위해 자신의 달란트를 활용하는 것이다. 즉, 교회사회봉사의 진정한 의미는 선한 사마리아의 행위에서 보듯(눅 10: 25-37) 치유와 화목의 행위로서 ① 상처를 싸매고, ② 갈라진 틈을 메우며, ③ 공동체의 건강을 회복시키는 노력이다. 따라서 교회사회봉사는 개인과 사회전체의 복리를 증진시키는 넓은 의미의 인간봉사(human services)인 것이다. 구제사업은 사회봉사의 중요한 한 영역이지만 그것이 전부일 수는 없다.

교회사회봉사 사역(social service ministry)는 ① 구제와 사회보호(caring), ② 상담과 교육(curing), ③ 지역사회개발과 사회행동(changing)의 세 영역으로 그 형태를 분류할 수 있겠다. 일반적으로 사회복지의 영역은 3 C's로 구분되는데 이는 교회사회봉사의 영역구분과 일치한다. 구미의 역사를 볼 때 사회복지는 그 근원을 교회사회봉사에 두고 있다. 궁극적인 목적에 있어서 둘 사이에 차이가 있다면 교회사회봉사는 복음화에, 사회복지는 인간화에 두고 있으며, 사회복지는 그 실천에 있어서 가치중립과 전문성을 더 강조한다. 따라서 교회사회봉사의 궁극적인 목표는 '인간화를 통한 복음화'에 있다.



2. 사회봉사와 관련된 교회의 현실

- 교회는 인간의 다양한 신체적, 정서적, 및 사회적 욕구를 외면하고 영적욕구에 너무 치중하고 있다.
- 교회 안에서의 봉사는 많이 있어도 세상을 향한 대외적 봉사는 매우 형식적이거나 빈약하다.
- 예배와 절기행사 등 종교행사에 치중하고 지역주민의 실생활은 외면한다.
- 교회의 교세확장, 시설확충, 외형적 교회성장에 치중하고 지역주민의 복리증진을 위한 예산투입이나 시설개방에는 소극적이다.
- 지역주민에게 복음과 구원을 나누어 줄 생각은 있어도 재정과 시설과 사람, 나아가 가슴을 함께 나눌 용의는 없다.
- 전문화 시대에 사회봉사 전문인력이 없다.

3. 교회사회봉사 사역의 방향

첫째, 목회자와 신도를 포함한 교회 구성원 전체는 교회사회봉사에 대한 의식을 크게 전환해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① 믿음생활과 사회봉사 생활에 동등한 중요성을 부여한다(마25:31~46;행9:36~43;약2:14~17). 그동안 믿음생활이 우선이었다면 이를 시정하여 믿음, 구제, 사회봉사에 동등한 무게를 둔다. ② 사회봉사를 통해 신도간의 교제를 증진시킨다(히10:23~26;히13:16). 사회봉사활동을 계획하고 실천하는 과정에서 신도간에 서로 기도하고 격려함으로 진실한 교제를 도모한다. ③ 사회봉사활동을 통해 전도의 기회를 확대한다(마5:16;약4:14~17;벧전2:11~12). 말로만 하는 전도가 아니라 선한 나눔의 생활과 정의로운 행동을 통해 복음이 전파되도록 한다. 사회봉사는 교회와 사회를 분리하는 것이 아니라 교회가 사회를 껴안는 것이다.

둘째, 교회사회봉사를 활성화하기 위해 교회의 체질을 개선한다. 체질개선을 위해서는 ① 진정한 신앙공동체를 형성한다. 교회 안에서 이질적인 요소를 가진 신도들 간에 친밀감과 일치를 이룬다. ② 교회를 사회봉사적 구조로 개편한다. 설교, 재정, 위원회, 선교회, 인력배치, 교육프로그램, 공간구조 등에 있어서 사회봉사적 요소를 강화한다. ③ 사회봉사에 관한 Communication을 강화한다. 정보유통(뉴스레터, 팜플렛, 게시판, 인터넷), 특강, 간증, 보고집회를 활성화한다.

셋째, 제도적인 교회(institutional church)에서 기능적인 교회(functional church)로 변화한다. 교회사회봉사활동의 내용은 교회가 위치한 지역사회의 여건에 적합한 것이어야 한다. 앞에서 제시한 세 가지 사회봉사 영역 중 교회의 특성에 맞고 지역사회의 욕구에 부응하는 방향에서 사회봉사의 내용을 정해야 할 것이다. 자선과 구제가 사회봉사의 중요한 부분이기는 하나 거기에서 머물 수만은 없다. 산업화, 도시화, 개인주의화로 인해 발생한 다양한 사회문제에 교회는 해결책을 제시하고 몸소 실행해야 한다. 경제생활, 인간관계, 가족관계, 문화욕구, 여가생활, 법률생활, 의료 및 재난 구조, 환경문제 등에 있어서 개인적인 또는 조직체적인 대응책을 제시하여야 한다. 따라서 기능적인 교회로 탈바꿈하기 위해서는 ① 靜態的인 지역교회(local church)에서 動態的인 공동체사회교회(community church)로 변화한다. ② 인간과 사회를 변화시키기 위해 인적 및 물적 자원을 효과적으로 동원한다. ③ 복음의 역동성을 적용하는 교회이어야 한다. 인간을 타락시키는 각종 정치, 경제, 문화, 국제관계 등에 이 있어서 윤리적 판단을 선포하고 이를 실천할 역량을 개발한다.

넷째, 교회사회봉사 전문조직을 개발한다. ① 사회봉사(혹은 사회선교)목사 제도를 도입하거나 사회복지사를 채용한다. 사회봉사를 하기 위한 동기부여, 자원의 효율적 개발과 사용, 자원봉사 능력개발, 교회내외의 정보교환, 지역사회와의 연결망 구축, 프로그램의 개발과 평가 등은 전문적인 훈련을 받은 사회복지사에 의해 수행될 때 그 효율이 증대한다. 전문사회복지사와 함께 하는 Team 목회는 교회가 중심이 되어 공동체사회를 형성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② 전문 사회복지기관을 설립하거나 후원한다. ③ 교회가 국가 또는 사회(복지)기관이 할 수 없는 혹은 잘하지 못하는 프로그램을 선도적이고 모범적으로 실시함으로 그 분야에 리더십을 갖는다면, 이는 교회가 현대사회에서 예언자적 기능을 수행하는 일이 될 것이다. 결국 긍휼사역을 위해 교회조직을 개편해야 한다. 제직부서로서 구제부 혹은 사회부라는 용어보다 사회봉사부가 더 적절하다.

다섯째, 자원봉사 인력을 개발한다. 교회사회봉사를 실천함에 있어서 필요한 요소는 크게 재정, 시설, 전문성, 그리고 자원봉사 등 4가지이다. 재정이나 시설은 전통적으로 교회가 무슨 사업을 할 때 항상 필요로 하였던 요소이다. 최근 헌금과 시설을 교회 내부의 목적만이 아니라 교회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교회 외부, 특히 지역사회복지를 위한 사업에 더 많이 지출하고 개방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또한 최근 사회문제의 복합성과 심각성으로 인해 전문적인 개입이 필요하게 되었다. "교회가 좋은 일을 한다"는 정도가 아니라 교회가 전문적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문제해결에 선도적인 역할을 할 필요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재정이나 시설이나 전문성이 부족하더라도 신도들의 헌신적인 인적 자원을 활용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훌륭한 사회봉사를 실천할 수 있다. 개인능력의 연장선상에서 이루어지는 자원봉사는 아주 훌륭한 사회봉사일 뿐만 아니라 자아실현을 가능케 하고 나아가 민주사회 달성의 첩경이기도 하다. 일반적으로 자원봉사의 가장 큰 문제점은 지속적이지 못하다는 것인데, 그 주원인은 봉사자에게 그 봉사의 의미가 희박하여지는 것이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계속적인 재교육과 영성훈련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교회가 자체적인 프로그램을 운영하지 않더라도 자원봉사가 활발하게 일어나도록 신도들에게 영향을 끼치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을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여섯째, 강박적인 개교회주의를 벗어버리고 필요한 경우 연합사업을 시도해야 한다. 연합사업은 지역사회의 어느 한 교회가 부담하기 어려운 사업이거나, 보다 체계적인 대응책이 필요한 경우에(예: 도농협력, 환경보호, 지역개발, 청소년선도, 세대융화) 목회자의 열린 마음으로 시도될 수 있다. 교회일치 운동은 바로 이 사회봉사 사역에서부터 시작될 수 있을 것이다. 교리는 교회를 갈라놓을 수 있으나 봉사는 교회를 하나로 합칠 수 있다. 연합사업의 주체는 교단 혹은 교파별 기구일 수 있고, 혹은 범 교단 차원의 전국 또는 지역 내의 협의체일 수도 있다. 최근에는 정부, 공공단체, 및 특정영역의 전문단체와 공동사업(partnership)을 전개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일곱째, 인간의 존엄성을 훼손하는 모든 제도와 권력, 불의와 불평등의 근원이 되는 사회제도와 구조를 시정하기 위하여 권익옹호나 대변활동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인간의 고통은 여러 가지 원인에서 비롯된다. 빈곤, 질병, 무지, 장애 등으로부터 비롯된 차별, 억압, 폭력, 학대 등 인간이 받는 고통은 하나님이 원치 않는 인간의 모습이기 때문에, 교회는 이러한 고통으로부터 인간을 구원해 내야하는 책임이 있다. 이러한 일을 개교회 자체가 실시하기 어려우면 이러한 활동을 하는 시민 및 주민 단체를 물질과 자원봉사로 후원할 수 있을 것이다.

4. 교회사회봉사 활성화 전망

교회는 영적인 조직이며 동시에 사회적 조직이다. 사회적 조직이라 함은 사회가 유지되고 발전하는 데 일정한 역할을 담당해야 함을 의미한다. 교회가 사회적 조직의 특성을 갖는 한 사회의 구성원이 요구하는 것을 수용하여 그 욕구가 충족될 수 있도록 가용한 자원을 개발하여 활용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교회가 재정과 시설을 활용하여 지역주민을 돕고, 헌신적인 자원봉사자가 의미있는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며, 이들을 통해 사회문제가 해결되고 우리 사회의 삶의 질이 향상될 수 있다면, 교회는 그 궁극적인 사명인 복음화를 더 잘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교회사회봉사 사역은 21세기 시대가 요구하는 '새로운 선교모형'이다. 즉, 과거에 늘 그랬던 것처럼 교회 밖 사람들에게 전도해서 교회로 데려오는 방식을 탈피해서 교회에 지역주민들(어린이, 청소년, 청년, 주부, 직장인, 노인 등)이 참여하기 좋은 사회복지 혹은 문화 프로그램을 개발해서 비교인들이 교회를 출입하고, 교인들과 지역주민들이 공동체정신으로 연합되면 굳이 전도라는 이름으로 활동하지 않더라도 자연스럽게 전도의 기회가 확대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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