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1세기에 대한 예측

역설적이지만 우리 앞에 놓인 새로운 세기의 미래처럼 불확실하고 예측 불가능한 시대가 없었다는 점이 가장 확실하다. 미래에 대한 과거와 같은 방식의 정형화되고 설득력 있는 예측 자체가 불가능한 사회 및 문화, 기술, 정보 특성을 가지고 있다. 변화의 속도와 폭이 너무 급격하고 다양하며 복잡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더욱 세기말이라는 역사적이며 영적 관점에 있어서도 그렇다.

그럼에도 최선을 다한 영적 통찰력을 기본으로 미래를 예측하고 복음 전파와 하나님 나라 확장에 최선의 준비와 대책을 해야 한다. 이것은 주님의 지상 명령 성취와 천국의 완성을 위한 교회의 피할 수 없는 숙명 같은 과제이다. 단 한 가지 한국교회에 대한 전망으로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어느 교계 월간잡지 특집 기사처럼 '한국교회, 이대로는 미래가 없다.' 라는 사실이다. 이것은 결코 과장이나 왜곡이 아니다. 인정하든 그렇지 않든 관계없이 우리에게 주어진 현실이다. 그래서 더욱 한국교회의 현실을 정확히 진단하여 미래에 대한 준비를 해야만 한다.

2. 21세기를 위한 교회갱신 및 변화

2-1. <전제>

가장 중요한 준비가 무엇인가? 두 말할 것도 없이 교회 갱신과 실제적인 변화이다. '갱신'의 필요성은 성경의 본질과 정신에서 이탈되고 변질되었음을 전제로 한다. 어떤 목회 대책과 방법도 이것보다 우선하지 않는다. 근본과 본질을 성경대로 회복하여 교회의 갱신이 이뤄지기 전에 다른 것은 의미가 없다. 마치 불치의 병이나 죽을 병에 걸린 사람에게 소화제나 두통약을 주는 것과 같다. 갱신에 대한 장애물이 많이 있지만, 가장 큰 장애물은 갱신의 필요성을 못 느끼며, 갱신을 위한 의식이 없는 것이다. 최근 어느 재벌 그룹의 이미지 광고에서 달에다 호텔을 지어 분양할 수 있다는 사고의 전환 또는 착상의 전환에 대한 문안을 보았다. 패러다임 쉬프트(Paradigm Shift)가 이뤄지지 않으면 어떤 갱신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이지 않을 것이다. 여기에서 갱신과 변화를 위한 패러다임 쉬프트에 대한 몇 가지 유형을 살펴보자.

네가지 태도

1. 모든 변화를 거부한다(맹목적인 보수, 극단적인 보수).
2. 무조건 바꿔야 하고 변해야 된다(변화 지상주의자, 변화 추종자).
3. 본질만 제대로 지키면 된다(소극적 변화주의자).
4. 본질의 고수와 비본질적인 것의 변화를 동시에 균형있게 추구한다.

사실 1.과 2.는 극과 극으로서 일맥상통한다. 3.의 경우는 실제적으론 변화라고 볼 수 없다. 물론 이 경우는 변화에 따른 부작용이나 변화를 추구한 나머지 본질 자체를 놓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나온 발상이다. 그러나 가장 성경적이며 균형있는 것은 4.의 경우이다. 다른 말로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담으라'는 주님의 말씀에 꼭 맞는 생각이며 태도이다. 그런 점에서 우리가 추구하는 갱신과 변화는 바로 4.의 경우에 해당된다고 본다.

2-1-1. 영적 각성과 부흥을 통한 복음과 삶의 회복, 교회의 성결

갱신과 변화를 위한 최우선 순위이다. 이 중요성과 시급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물론 영적 각성과 부흥을 통한 변혁이 역사를 통해 흔하게 나타나는 일반적인 현상은 아니다. 하나님의 주권적이며 비상한 간섭과 현현을 일반화시킬 수 있는 위험에도 불구하고 현재 조국교회의 모든 영적 현실은 이것을 진정 필요로 한다. 복음이 사라진 강단과 생활화되지 못한 신앙, 비성경적인 교회론, 인격과 분리된 말씀 등의 증상은 심각함을 넘어 중병에 걸린 상태이다. 수술이 필요한 시점이다.

2-1-2. 하나님 나라를 위해 전폭적으로 헌신된 평신도 사역자

'평신도'라는 말이 성직자 계층을 전제로 한 계층적 언어라면 비성경적이다. 다만 편의상 전임 지도자와 구별하기 위해 사용한다. 만인 제사장 신학은 개혁교회의 확고한 철학이다. 시대의 구조와 문화의 다양성, 분화되고 복잡한 생활 때문에 전임 사역자가 과거처럼 대다수의 사역을 결코 감당할 수 없다. 성경에 따르면 사실 시대와 문화에 관계없이 만인 제사장 신학은 구원론 뿐 아니라 사역에 있어서도 적용되어야 성경적인 교회와 하나님 나라를 일구어 갈 수 있다. 그러나 이 중요성은 엄청나게 대두되고 있다. 평신도와 더불어, 평신도를 세우며 사역하지 않는 전임 목회자는 존재할 수 없을 것이다. 에베소서에서 '사람을 온전케 한다' 는 교회 지도자들의 사역이 바로 이 내용을 일컫는 말씀이다.

2-1-3. 교회론 정립과 견고한 목회철학을 통한 교회 공동체의 일치

대다수 한국교회와 목회자들에게 성경에 근거한 교회론과 목회철학이 없다. 이것은 신학 교육의 문제이며 또한 교회성장 지상주의에 따른 병폐이다. 교회론과 목회철학이 지도자들에게 명확하지 않으면 "소경이 소경을 인도한다" 는 성경 말씀과 같은 현상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그 어두움이 얼마나 심하겠는가? 적어도 전임목회자들은 복음, 교회론, 하나님 나라, 문화, 사람에 대해서는 전문가가 되어야만 한다. 디모데 출판사의 “개성있는 교회가 성장한다” 라는 책은 여기에 대해 탁월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일부 내용을 도표로 만들어 인용한다.

교회 비전과 사명 작성의 단계

1) 교회의 사명 : 성경적인 교회론 - 교회의 본질을 알고 확인함으로 사명을 세운다.
2) 세상을 향한 비전(지역 사회 및 국가, 인류) : 교회 현장, 세상 문화, 공동체 은사의 검토하여 알맞은 교회의 비전을 정한다.
3) 목회 철학(사역 철학) : 사명과 비전에 따른 사역의 원리, 목표, 목적, 방향을 구체적으로 작성한다.
4) 장단기 목표 - 실제적인 계획, 방법, 지침, 과정 등을 장단기 목표에 따라 정한다.

2-2. <원리> 교회 구조의 변화 - 메타교회(Meta Church)

위의 전제가 다 준비되었을 때 비로소 교회 구조의 변화가 가능하다. 구조 변화를 위한 새로운 교회의 원리는 무엇인가? 메타교회이다. 요즘 미국이나 유럽에서 복음적이면서도 새롭게 부흥하는 교회들(윌로우크릭, 새들백, 온더웨이 등등)이 바로 이런 교회이다. 메타교회는 단순히 사람들이 많이 모인 초대형교회(메가교회)와 분명 구분되는 특징을 갖는다. 메타는 변화를 뜻하는 헬라어로 '생명력이 활발한, 변화가 있는, 유기적인' 등의 의미를 포함하는 단어이다. 즉 규모와 형태에 관계없이 그 교회의 내용과 생활 및 상호 관계가 유기체적이며 생명력이 있어 계속 새롭게 변화되는 교회를 말한다.

왜 이런 단어가 사용되었느냐 하면 어느 교회가 초대형 교회로 성장한 이후에 구조와 조직에 매여서 생명력을 상실하고 더 이상 변화되지 않는 현실 때문이다. 메타교회는 그 특성상 교회의 본질을 지키면서 또한 구성원들 사이의 활발한 의사 소통과 코이노니아가 이뤄지면서 은사에 따라 주님의 몸된 교회의 기능을 다하는 교회이다. 어떤 특정한 구조나 형태에 지속적으로 매여 있기를 거부하고 생명을 위한 교회의 질을 보존하면서도 성장하는 교회이다. 어떤 면에서 요즘 대두된 자연적인 교회 성장(Natural Church Development) 운동과 같다고 볼 수 있다. 메타교회는 따라서 교회의 유기체성을 위한 소그룹과 평신도 자원의 개발과 사용, 적극적인 은사 사역(네트워크), 다양한 돌봄과 나눔 및 양육 체제가 확립되어 있다.

이를 위해서 한국교회 목회자들의 전통적인 교회론 및 사역론, 평신도론에 혁명적인 변화가 일어나야 가능하다. 전통적인 권위주의와 가톨릭의 계층주의적 직제, 구약적 직분 이해, 군림과 지시 및 통제 스타일의 지도력으론 불가능하다. 어찌됐든 전통과 그에 속한 모든 것이 우리의 우상이나 성경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소위 열린 예배(정확히 구도자 예배이며 의역하면 전도예배) 및 젊은이들의 기독교 문화에 대한 과감하고 파격적인 시도도 이런 관점에서 보면 가능하고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

2-3. <실제> 목회의 변화

2-3-1. 예배 갱신

구조의 변화가 원리라면 실제 변화의 내용을 위한 첫 주제는 예배갱신이다. 찬양과 경배운동을 청년들의 노래운동이나 어른들이 듣기에 심히 거북한 CCM 정도로 여기지 않기를 바란다. 사실 예배갱신 운동에서 비롯된 사역이다. 전통적인 예배의 무기력과 타성은 구원받은 백성들의 준비된 한 주간의 삶으로 드려져야 할 예배의 능력과 영광에서 많이 떠난 것이었다. 목회자들의 독점, 기계적인 진행, 수직적인 차원만의 강조, 고정된 프로그램 등이 바로 그런 모습이다.

신약성경은 예배의 형태와 순서에 대해 결코 어떤 시사도 하지 않는다. 예배의 정신과 본질만을 말하고 있다. 오히려 초대교회의 예배 형태는 오늘 우리의 그것과 상당 부분 달랐다. 우리의 예배 문화가 꼭 성경적이라고 볼 수 없다. 더군다나 기존신자 및 장년신자 말고도 초신자와 젊은 세대에게 더욱 한국교회 예배는 다가오지 않는다. 예배는 교회의 가장 중요한 출발점이며 공동체의 현장이다. 예배가 살아야 교회가 살고 삶이 바뀐다. 삶은 예배를 준비하고, 예배는 삶을 변화시킨다.

2-3-2. 공동체, 셀교회, 제자훈련

이 세 가지는 사실 하나의 각기 다른 면이라고 생각한다. 분리시키면 그 어느 하나도 성경대로 이해하고 있다고 볼 수 없다. 공동체는 교회와 그리스도인 생활의 원리에 대한 내용이다. 셀은 그것을 이뤄가는 구조에 대한 말이다. 아울러 제자훈련은 그 방법과 과정을 말한다. 그리고 이 셋이 더불어 한 교회 안에서 알맞고 균형 있게 이뤄질 때 가장 성경적인 교회를 이룰 수 있다고 믿는다. 이중 교회 공동체성과 셀교회는 한국교회에 소개 자체가 거의 안되었거나 생소한 주제이다.

2-3-3. 세계선교

세계 선교는 피할 수 없는 한국교회에 하나님이 주신 부담이다. 아니 모든 믿는 자들과 교회의 지상 과제이다. 한국교회는 그 역사와 규모에 비해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복이 엄청나다. 이제 과감하게 복의 근원이 된다는 아브라함이 받았던 약속의 말씀을 붙들고 우리 또한 하나님 나라의 선교를 위해 그 주역으로 쓰임받을 수 있어야 한다. 한국교회는 그래서 결코 작지 않으며 그 위치는 이루 말할 수 없이 크고 중요하다. 이젠 평신도들의 전문인 선교와 미종족 입양이라는 새로운 선교의 흐름을 읽을 수 있어야 한다.

2-3-4. 사회봉사(구제, 나눔과 섬김)

그동안 한국교회가 재물을 교회 자체를 위해 거의 사용하며 밖으로 나누지 않았음에 대한 비판과 자성의 목소리가 드높다. 더욱 진취적이며 과감하게 나눌 때에 복음 증거의 발판과 교회의 아름다운 이미지가 형성된다. 영향력을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땅에서부터 그리고 이웃들에게 나타내야 한다. 한국교회는 한국교회이다.

2-3-5. 영성, 상담과 치유

새 시대는 과학문명이나 정보 사회로의 진입에도 불구하고 영적 현상에 대한 현대인들의 관심과 갈구는 그 어느 시대보다도 더 강렬할 것이다. 이것은 세기말 현상이며 아울러 하나님을 떠난 인간의 시대를 뛰어 넘는 공통 현상이다. 일그러지고 파괴된 하나님의 형상인 인간을 복음을 통해 전문적으로 상담하고 치유하는 사역의 중요성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2-3-6. 가정사역

가정의 분열, 파괴, 해체 등은 강 건너 불이 아니라 발등의 불이 되었다. 이런 현상은 점점 증가되고 있다. 가정은 하나님이 만드신 최초의 천국이며 공동체이다. 가정이 건강하지 못하면 교회와 사회도 건강할 수 없다. 다양한 가족 형태와 가정 문제를 미리 준비하며 전문 사역자를 세우는 교회가 복음을 효과적으로 전할 수 있을 것이다. 단 가정 사역은 교회를 또 하나의 영적 가정으로 보는 관점이 있어야 된다. 가정 사역이 가정 이기주의에 대한 변형이 되어서는 안된다.

2-3-7. 기독교 세계관과 사회 참여, 기독교 문화 운동

온갖 철학 사조와 비기독교적 문화는 기독교 세계관과 사회 참여 및 문화 운동에 대한 도전을 주고 있다. 우리가 행하는 모든 삶의 근저에는 바로 이것이 자리잡고 있다. 어려서부터 가능한 방법을 동원하여 기독교 세계관과 문화관을 가르쳐서 그리스도인의 정체성 및 철학을 심어주어야 한다. 이것은 머리 좋은 사람들의 지성 운동이 결코 아니다. 모든 그리스도인이 각자 사는 삶의 일상과 현장에서 핵심이 되는 것이다. 예수 잘 믿는 거짓 정치인이나 불의한 사업가가 있어서는 안된다. 하나님의 모든 영역에 대한 주권을 믿는 칼빈주의 신학에서도 결코 외면할 수 없는 필수 과제이다.

2-3-8. 멀티미디어 사역 및 인터넷 선교

바야흐로 인터넷 시대, 사이버 세상이 다가왔다. 벤처 열풍은 그 증거이다. 디지털 세상도 피할 수 없는 화두가 되었다. 그 폐해와 부정적인 측면만 강조하고 닭 좇던 개처럼 지붕만 바라보면 낭패하기 십상이다. 모든 문화에 대한 적극 개입과 성경적인 변혁의 시도만이 교회를 새 시대와 문화 속에서 살아남게 할 것이다. 신세대들을 철저하게 외면하고 기성세대의 고정 관념과 기득권만 주장하다가 예배당 문을 받게 될 것이다. 멀티미디어 사역과 인터넷 선교에도 적극 대처해야 한다.

3. 우리의 준비와 대처

그렇다면 지금 우리의 위치와 모습은 어떤 것인가? 정확한 자기 진단과 성경적인 처방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교회 갱신과 변화는 정직과 성실 및 지속성에 헌신된 사람들로 가능한 하나님의 작업이다. 열매를 따기 전에 우리가 할 일이 많다. 주님은 온 세상을 바라보시며 "추수할 것은 많되 일꾼이 적다"라고 탄식하셨다. 온갖 일꾼과 교회와 선교(사역)단체의 홍수 속에서 바로 이런 모순이 우리에게도 있지 아니한가?

주님의 재림을 위해, 또 조국교회와 하나님 나라의 영광을 위해 사모하며 소망하는 마음으로 교갱협 회원들이 앞장선 군사가 되길 바란다. 선구자와 개척자는 열매보다는 눈물을 많이 뿌린다. 그러나 하나님은 결코 그것을 외면하지 않으신다. 자, 우리의 손에 하나님 나라의 미래가 달렸으니 더불어 함께 나아가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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