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신학은 오순절신학 일 것입니다. 1906년 미국 LA에서 흑인 목사에 의해 시작된 오순절 운동은 세계교회와 교회성장에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오순절 신학은 성령님을 교회 안에서 새롭게 발견하도록 했으며 교회를 생동감 있게 했습니다.

그러나 오순절운동의 한계와 문제점을 우리는 보아왔습니다. 오순절운동의 문제와 한계점 때문에 21세기에도 과연 오순절 운동이 영향을 끼칠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을 품게 됩니다. 한국 내의 오순절 교단의 성장이 둔화된 것을 보더라도 우리는 잘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오순절운동의 문제는 무엇입니까? 실천적 삶이 부족한 영성이었습니다. 십자가의 삶이 부족한 영성이었습니다. 오순절운동은 교회 내에 은사도 있고 능력도 있고 기독교의 신비성도 있었습니다. 이것은 참으로 본받아야 할 좋은 점이었습니다. 그러나 교회 내에서 보여주었던 그 영성과 신비성이 세상 안에서, 삶의 자리에서 잘 이루어지지 못했습니다. 제자도의 신학이 등장하게 된 것과 제사장으로서의 평신도 사역에 대한 관심이 태동한 것은 위와 같은 오순절 신학이 갖고 있는 문제점을 극복할 수 있는 하나님의 방법이었습니다. 그러나 제자도의 신학이나 평신도 사역의 문제점은 기독교의 초월성, 성령의 역동성을 잃어버렸다는 데에 있습니다. 몇몇 교회들이 제자화 사역과 문화사역을 하면서 다시 성령님에 대해 강조하고 하나님의 초월성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바로 제자화 사역과 문화사역의 한계성을 스스로 느꼈기 때문일 것입니다.

21세기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21세기의 정치, 문화, 사회변화 속에서 교회는 그 대안을 시대의 조류에서 찾지 말고 오직 하나님의 말씀가운데서 우리가 놓치고 있는 부분이 무엇인지 발견하여 이 시대를 향한 하나님의 대안을 찾아야겠습니다. 개혁주의 정신인 "오직 성경"을 놓지지 말고 하나님이 원하시는 교회가 무엇인가, 이 시대를 향한 하나님의 음성은 무엇인가를 더 고민하여 거기서부터 출발하는 교회의 모습, 목회자의 모습을 찾아야겠습니다.

21세기를 대하면서 교갱협 영성분과장인 저는 목회자와 교회가 영성의 회복을 먼저 하는 것이 한국교회가 살 길이라는 생각을 갖습니다. 왜냐하면 성령님은 새로운 방법, 새로운 조직, 새로운 아이디어를 통해 오시는 것이 아니라 깨어있는 사람, 하나님 앞에 서 있는 사람을 통해 오시기 때문입니다. 모세가 여호와의 산에 올라 하나님 앞에 서 있는 사람을 통해 오시기 때문입니다. 모세가 여호와의 산에 올라 하나님의 영광을 보고 그 얼굴에 광채가 났던 것처럼 이제 한국교회도, 한국교회 목회자들도 십자가의 영성, 하나님의 초월성을 간직하는 새로운 영성을 회복해야 하겠습니다. 이 새로운 영성이야말로 교회를 세상과 구별짓는 신비적인 면이요, 세상속에서 어두움을 물리치고 빛 가운데 행하는 교회의 내재적인 면일 것이기 때문입니다. 21세기를 맞이하여 영성신학을 새롭게 하기 위해서는 다음의 몇 가지 일들을 구체적으로 성립해야 할 것입니다.

첫째는 올바른 성령론의 정립을 통한 영성신학의 확립입니다. 성령론의 다양성에도 불구하고 은총의 신학, 은혜의 신학에 입각한 개혁주의 성령론을 성립해야 하겠습니다. 교회를 갱신하여 성도에게 진정한 부흥을 가져다 주며 목회자에게 올바른 영성을 주는 성령론을 확립해야 하겠습니다.

둘째는 목회자들의 영성개발을 위한 실천적인 방안을 모색해야 하겠습니다. 평신도에 대한 강조와 만인제사장론은 목회자들을 세상과 가깝게 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또한 세속화 신학은 교회를 세상 속에 있게 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신비성을 잃어버리게 했습니다. 목회자는 권위로서가 아니라 하나님이 부르신 그 독특한 위치로서 영적권위와 신비감이 있어야 합니다. 목회자가 권위를 잃어버린 교회는 성장하기가 무척 어렵습니다. 목회자의 권위가 서기 위해서는 목회자의 올바른 영성이 확립되어야 합니다. 사무엘의 말은 땅에 떨어지지 않았다는 말씀처럼 목회자의 말한마디, 목회자의 행동 하나하나에는 하나님의 신비감이 있어야 합니다. 섬김과 사랑의 모습과 더불어 하나님의 신비감이 있어야 합니다. 한국 초대교회의 길선주 목사님, 손양원 목사님, 주기철 목사님 같은 분들은 남다른 기도의 시간과 자신의 영성을 위한 하나님과의 시간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한국교회의 위상과 목회자의 바른 모습을 세워주었습니다. 그분들이 어떻게 자신의 영성을 관리했는가를 보면서 우리는 지금 어떻게 영성관리를 하고 있는가를 반성하고 회개하는 실천적인 모색을 해야 하겠습니다.

셋째는 평신도들의 영성개발을 위한 실천적인 방향을 모색해야 하겠습니다. 오순절운동은 교회 안에서의 영성과 은사운동에 집중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그 영성이 대사회적인 면과 삶의 실천적인 부분에서는 약했습니다. 모이는 교회로서의 영성이 오순절운동이었다면 흩어지는 교회로서의 영성은 부족했습니다. 평신도를 향한 제자화의 사역이 이런 부분에서 새로운 도전을 주었지만 여전히 영적인 부분에 있어서 가슴을 냉랭하게 한 것은 사실입니다. 흩어지는 평신도들에게 어떻게 하면 일상의 삶 속에서, 자신의 직업 속에서, 가정 속에서 성령과 동행하며 그 임재를 느끼게 하는가? 십자가를 간직한 영성이 되게 하고, 섬김을 통한 영성을 갖게 하느냐 하는 실천적인 방향을 모색해야 하겠습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교회갱신협의회 영성수련회가 열렸습니다. 영성수련회를 통해 목회자들의 영성이 다시 회복되어지기를 위해 기도합니다. 그래서 강단에서, 삶의 자리에서 하나님의 음성을 토하는 목회자들이 되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지금은 목회자의 올바른 영성신학이 필요한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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