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학자들이 초고속의 변화를 예견하는 21세기에 더욱 가까이 다가선 1997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사실 변화는 어느 시대 어느 곳에서나 항상 있었습니다. 그러나 우리 시대의 변화가 이전과 다른 점은 그것이 보다 빠른 속도로 복합적인 형태로 다가온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사회구조와 그 사회 구성원들 사이의 관계가 근본적으로 재평가되고, 재정의되고, 새롭게 재구성되는 역사의 한 시점에 살고 있습니다. 전세계의 수많은 단체와 조직들이 거대한 재편성의 물결에 참여하고 있는 것입니다.

어떤 조직에서 지도적인 위치에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와 같은 새로운 물결이 가져다 줄 변화와 도전을 민감하게 깨달아야만 합니다. 이러한 변화의 과정에서 나타나는 복합성을 깨닫지 못하거나 거기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 지도자는 실패하거나 단명하게 될 것입니다. 이제 전혀 새로운 국면이 전대되고 있습니다. 더 이상 우리는 안정적이고 예측가능한 환경에 머물러 있을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새해에는 이러한 요구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하여 지도자인 우리 목회자의 근본적인 목적과 정체성을 재점검하고 자신의 행동과 우선순위를 재고하는 방향으로 교회갱신을 위한 목회자협의회 움직임의 방향성을 정하고자 합니다. 이것은 비전을 세우고, 체계와 구조를 만들고, 변화의 방향을 지시하는 것을 의미하며 각 구성원이 지닌 개성의 가치를 고려하는 인격적인 리더쉽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이와같이 중대한 영향을 가져오는 변화에 대비하여 미래를 향한 조직의 방향성을 모색하는 일은 내면적인 정신의 재점검만으로는 완전히 수행할 수 없습니다. 그 과정은 반드시 변화를 위한 구체적인 선택과 결정을 우리에게 요청합니다. 다른 기구나 조직들이 혁명적인 변화를 겪고 있는 동안, 한국 교회는 어떻게 이 많은 변화들을 극복할 것인가? 이것은 아주 중요한 문제입니다. 그러므로 이러한 변화의 시기에 우리가 한국 교회를 이끌어가야 할 사역자라면 우리의 문화 속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에 주목하기 시작해야만 합니다. 그러나 남에게 무엇인가 할 것을 요구하기 전에 먼저 우리 자신이 그 작업을 해야 합니다. 이제는 한국 교회 안에서 일어나고 있는 근본적인 변화를 이해하는데 시간과 노력을 투자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므로 먼저 정확한 진단이 필요합니다. 이것은 상황적인 요청을 이해하는 것뿐 아니라 그에 대응할 우리의 능력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현실에 대한 분석을 포함합니다. 진단이야말로 변화된 조직의 비전을 개발하기 위한 기초가 됩니다. 당장의 임시처방이 아니라 근본적으로 무엇이 달라져야 하는가 부터 체계적으로 결정하기 위한 안내자로서 사용될 것입니다.

그동안 교회갱신을 위한 목회자협의회는 창립 이후 여러가지 의문시하는 시각이 있음을 감지하면서 한국 교회와 주님이 사랑하는 교단과 교회에 구체적인 자료와 대안을 제공하는 정책적 대안 단체로 서 있기 위해 짧은 기간 이지만 몸부림쳐 왔습니다. 그래서 이를 위한 실천 사역으로서 한국 교회의 현실을 바로 알려줄 다양한 자료의 수집과 지난 해까지 설문 작업을 수행해 왔습니다. 따라서 새 해에는 이러한 데이터 구축작업을 계속 진행해 가면서 가급적 정확한 연구자료를 토대로 한국 교회가 변화의 시대에 적합한 적응성을 가진 주님의 교회가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사역해 가고자 합니다. 구체적으로는 본 협의회 산하 신학연구위원회와 교단정책연구위원회에서는 한국 장로교의 정치제도를 본질적으로 재점검하고 미래적 대안을 모색하는 심포지움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영성연구위원회에서는 지도자인 우리 목회자들의 영적 각성을 위한 2차 영성수련회를 준비하고 있으며, 청년위원회와 사회문화연구위원회는 각각 청년 지도자를 일깨우고 양육하며 21세기를 위한 사회문화의 변화와 대응을 연구하는 작업을 수행해 가고자 합니다.

97년 새해 우리의 사역과 과제는 탄식과 한숨의 바벨론 강가를 떠나서, 말씀의 두루마리를 재발견하고, 예루살렘 성벽을 굳건히 수축하며 성전을 온전히 세우는 재건의 작업이 될 것입니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교갱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