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거센 폭풍이 지나갔다. 그리고 이젠 다시 고요하다. 엄청난 격전도 끝났다. 이젠 승리다. 아니 하나님이 승리케 하신 역사이다. 사실 이번 총회처럼 우리 교단의 진로가 암담하게 보였던 때가 없었다. 한국에 있는 교단들이 역학과 지역 문제, 신학 노선으로 분열을 거듭했지만 적어도 이단을 용인한 경우는 없었기 때문이다. 만일 총회에서 이단교회 가입건이 철회되지 않으면 개인적으로 최소한 교단에 대한 행정보류 또는 탈퇴까지도 심각하게 고려했었다. 이것은 사심 없는 살아계신 하나님과 진리에 대한 경외심 때문이다. 성경 해석과 교리에 비춰볼 때 이단임이 분명한 교회를 가입시키면 그 교단도 결국 이단이 될 수밖에 없다. 그 교단에 몸담고 있는 목회자와 교회도 또한 이단의 범주에 속하게 된다.

그러나 하나님은 우리 기도를 들으시고 교단을 긍휼히 여기셔서 진리와 공의가 승리하도록 역사하셨다. 이것은 분명 하나님이 아직도 우리 교단을 사랑하시며 우리를 통해 하나님의 새 일을 행하시려는 뜻으로 확신한다. 교갱협은 분명 하나님의 이런 뜻과 목적을 이뤄드리는 사명을 감당해야 한다. 이것이 교갱협의 존재 의미이며 가치이다. 소위 현안으로 일컬어지는 문제 중에서 핵심 사항은 거의 처리되었다. 교단 파동이 마무리된 시점에서 우리 교갱협의 새로운 진로와 좌표 설정이 절실히 필요함을 느낀다.

 

1. 교단 정치의 참여

힘은 참으로 중요하다. 힘이 없이 어떻게 악한 세상과 맞서 싸우며 불의한 세상에 정의를 가져오겠는가? 바른 생각과 선한 의도만으로 세상을 아름답게 바꿀 수 있다고 믿는 것은 어리석은 환상일 뿐이다. 그래서 우리에겐 힘이 필요하다. 다만 우리가 경계할 것은 힘을 권력으로 사용하려는 악한 동기이다. 만일 그렇게 된다면 그 날이 바로 우리 교갱협의 해산일이 되어야 한다. 따라서 항상 우리 자신을 하나님 앞에서 진리로 정직하게 성찰해야 한다. 그럼에도 고고하며 현학적인 이론으로만 교단의 갱신이 불가능함을 우리는 이미 숱한 경험으로 잘 알고 있다. 따라서 많은 교갱협 회원들이 적극적으로 노회 및 총회에 섬기는 자세로 건강하게 참여해야 한다.

2. 정책과 구조 변화의 시도

이제 교단의 흐름과 사회 현상이 우리에게 현안이나 이벤트 성격의 문제에만 매달리는 것을 더 이상 허락하지 않고 있다. 크고 중요한 현안들이 거의 해결된 현 시점은 더욱 그렇다. 이미 연초 임원수련회에서 공감했고 동의했듯이 정책과 구조 변화를 위한 구체적인 시도를 더욱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 이를 위해 교회갱신연구소의 설립과 가동은 필수적이다. 전향적인 안목과 과감한 투자로 빨리 추진해야 한다.

연구소의 정책 계발을 중심으로 정기적인 인쇄매체를 통해 산적한 교단의 정책과 구조 변화 및 개혁을 위한 제안으로 선한 영향을 끼쳐야 한다. 지금 우리 교단의 체질이나 구조, 정책을 보면 한 숨밖에 나오는 게 없다. 현대사회에서 과연 교단과 개교회가 살아남을 수 있을지 의문이 들 정도이다. 주제와 영역별로 또한 장단기 과제로 나눠 우선순위를 정하며 차근차근 하나씩 연구하고 정책과 구조 변화를 위한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더 이상 소모적인 논쟁이나 정치적인 투쟁과 고루한 보수의 오만으로 자멸의 길을 걸어서는 안 된다. 정책과 구조 변화의 대안을 제시하는 교갱협으로 교단에서 인식되어야만 한다.

3. 내외부 영향력의 확산

이번 총회를 통해 교단 내부에서의 교갱협의 발언권과 영향력은 더욱 강화되었다. 분명 이에 상응하는 책임이 우리에게 뒤따를 것이다. 이를 위해 교단 내부에서 뜻있는 숱한 목회자와 새롭게 영입된 개혁교단 목회자를 포함하여 회원 확대를 추진해야 한다. 교갱협의 체제 개편이나 명칭 개편도 전향적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교갱협 외부와의 관계 확대도 마찬가지이다. 이제 더 이상 우리 교단의 문제에만 집중해서는 안 된다. 교갱협은 한목협을 기반으로 한국 기독교의 갱신과 변화를 위해 더 열심히 뛰어들어야 한다. 어떤 방식으로 어떤 범위까지 우리가 참여하고 헌신해야 할지는 내부 논의를 통해 조정되고 결정되어야 할 것이다. 그렇지만 모든 회원 특히 임원들은 개교회 목회와 교갱협 사역에 대한 지혜롭고 균형 있는 감각으로 하나님 나라의 광대함에 뛰어 들어야만 한다. 내 목회만이 하나님나라에서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다시 한 번 교단총회에 베푸신 하나님의 은혜를 감사하며 영광을 돌린다. 차분하게 우리의 진로를 고민하며 새롭게 전진해야 할 중요한 시점이다. 하나님이 이 일을 위해 그리고 이때를 위해 바로 우리를 세우심이 아니겠는가? 교갱협 모든 회원과 회원교회가 더욱 이 비전과 사명에 헌신하여 우리시대에 하나님의 나라가 영광스럽게 확장되는 귀한 은혜가 충만하길 간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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