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체성의 회복과 경험

교회의 본질인 공동체성의 중요성은 이미 필자가 이곳에서 수차례 강조했던 내용이기도 하다. 이것은 다시 한 번 강조하건대 결코 외면하거나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될 교회의 결정적이며 근본적인 본질이다. 교회의 교회다움을 결정하는 기초가 됨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특히 교회의 공동체성은 현대인들의 의식과 문화, 가치, 생활 구조의 특징 때문에 점점 상실되어 가고 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어떻게 교회의 공동체성을 회복할 수 있을까? 말할 것도 없이 이것은 교회 밖의 영성과 공동생활을 하는 공동체에 초점을 맞춘 것은 아니다. 보편적인 지역교회에서 하나님의 존재양식이며 성품이고, 교회의 본질인 공동체성의 회복과 실천에 대한 것이다. 우선 성경적인 교회론을 통해 교회의 본질인 공동체성의 중요성에 대해 서로 일치가 있어야 한다. 왜 교회는 공동체로 존재해야 하는지, 사도행전 예루살렘 공동체 교회의 삶과 관계성, 하나님 나라와 공동체의 관계 등에 대해 확실한 신념을 가져야 한다. 이를 기초로 참된 신약교회 공동체의 건강한 성숙이 가능할 것이다.

 
필자의 교회에선 교회론의 교육과 더불어 실제 공동체 교회 사역을 하고 있는 외부 강사를 초청해서 집회를 가졌고 이것이 교회의 공동체성 회복에 결정적인 도전과 동기를 부여한 경험이 있다. 그 다음부터 자연스럽게 교회에서 모두 공동체에 대한 갈망과 실천을 위한 노력을 하게 되었다. 우선 우리는 이를 위해 공식 직분에 관계된 호칭(목사, 장로, 집사, 권사 등)을 사용하긴 하지만 형제, 자매됨의 중요성과 의미를 모일 때마다 강조했다. 곧 이것은 우리가 예수님의 한 몸된 공동체이며, 그 몸에 서로 연합된 지체임을 확인하는 작업이다.

사실 우리가 구원 받을 때부터 목사, 장로로 태어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자녀와 가족으로 태어난 것이 아닌가! 그 다음에 비로소 사역을 위해 직분을 받은 것이다. 우리는 이를 위해 관계된 책을 통해 용납과 사랑 및 이해와 사랑, 용서 등의 인격적인 성숙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으며 최선을 다해 실천해 나갔다. 그 동안 한국교회가 일 중심과 직분 중심으로 지냈기에 이것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았다. 인격 관계가 건강하고 서로 한 몸이며 지체라는 공동체 의식이 없으면 그 어떤 사역이나 집회도 공허할 따름이다.

우리는 이런 이유로 가족 정신의 체질화에 힘썼다. 전통적인 구역을 가정교회의 개념으로 이해하고 도입했으며, 코이노니아의 중요성과 그 실천에 최선을 다했다. 성례전도 통상 1년에 2회, 그것도 연례행사처럼 치르는 것이 아니라, 상당히 강화된 횟수로 성례를 통한 공동체의 회복을 누리며 행했다. 정기적으로 영유아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한 시간에 같은 장소에서 가족 공동체 예배를 드렸다. 이런 주일은 교육기관의 예배를 따로 갖지 않고 온 가족이 함께 손잡고 같은 시간에 교회당에 모이도록 했다. 모일 때마다 공동체의 최고 덕목인 나눔과 섬김은 자연스럽게 실천하도록 노력했다. 청소와 식사, 사회 봉사는 결코 행사나 우리의 의가 아니라 주님의 성육신을 실천하는 정신으로 행하도록 강조했다. 주말에 때론 한 집에서 두 가정이 토요일 오후부터 주일 오후까지 함께 보내며, 교제와 나눔과 공동식사의 시간을 갖기도 했다. 가정 공동체를 세우기 위한 부부 교육과 훈련 모임, 가정 개방 훈련도 중요하게 다루어졌다. 우리는 교회 공동체성을 회복하고 실천하기 위한 결정적인 과제로 우리는 전원에 공동체 센터를 마련하여 이런 모든 것을 경험하며 누리고 훈련할 목적을 갖고 준비 중이다.

아무튼 현대교회가 종교적인 군중들의 집합체가 되면서 의미 없는 단체로 전락하고 있는데 이것은 교회 본질에 심각한 위협이다. 교회는 특정 슈퍼스타의 능력이나 사역으로 모여지는 곳이 아니며, 또한 개인의 영성과 이익을 채우기 위한 종교적 모임도 아니다. 모든 사람이 오직 예수 그리스도라는 공통점을 기초로 이 땅에 임한 하나님 나라를 성령 안에서 경험하는 곳이다. 이것은 주님이 말씀하신 신약의 희년이 복음을 통해 교회 공동체 속에서 세상 사람들에게 보여주어야 함을 뜻한다. 이제 조직과 규모와 일을 통해 자기 존재를 과시하려는 자본주의적이며 비기독교적 세계관을 벗어버리고, 성경이 말하는 하나님 나라의 본질을 구현하는 공동체로서의 삶과 사역을 세상에 나타내야 한다. 더욱 현대인들은 깊은 고독과 소외로 시달리고, 인간의 기초 공동체인 가정의 해체 현상은 공동체에 대한 갈망을 부추길 것이다. 복음과 하나님 나라의 본질을 체험하고 실현하기 위해 교회의 공동체성 회복은 강조되고 강화되어야 한다.

교회가 복음 안에서 성경적으로 성장함에는 누구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 그러나 그 이후에 계속 대형교회로 존속하거나 초대형교회로 성장하는 것의 성경적인 타당성에 대해 엄밀하게 점검할 필요가 있다. 수만명이 모여도 공동체성이 유지되며, 예수님과 제자들처럼 목자와 양의 관계 속에서 공동체를 경험할 수 있다면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공동체성은 조직의 규모가 커질수록 더 희박해지고 상실될 위험성이 증가된다. 이것은 대형교회로의 성장과 공동체성의 회복에 대한 상호관계에 대해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성장 이후에 교회 재생산을 통해 공동체성을 유지하고 한 목회자가 가질 수 있는 야망과 명예로부터 자유로우며, 재생산된 교회들의 진정한 연합과 일치를 통해 교회 사이의 또 다른 공동체성의 확보는 불가능할까? 이것이 교회가 보여줄 수 있는 가장 강력하고 아름다운 하나님 나라의 모습이 아닐까? 대답은 각자가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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