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08/28) 교갱협 제2차 영성수련회 주제특강

교회갱신이란 무엇인가? 바로 사람의 갱신이다. 갱신을 위해 제도를 고치고 조직을 개편하고 법을 개정한다고 해도 그 제도와 조직과 법을 운영하는 사람 자체가 변화되지 않고서는 전혀 갱신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 한국정치의 현세사를 보아도 이것은 입증되고 있다. 정권이 바뀌고 수없이 법을 개정 해 보지만 갱신은커녕 여전히 부정부패와 비리가 팽배해지고 당리당략에만 눈이 어두워 서로 물고 뜯는 오늘의 정치 현실은, 제도가 문제이기 보다는 먼저 정치하는 사람들이 문제라는 것을 보여준다. 교회갱신을 왜 하는가? 교회가 성장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교회성장은 무엇인가? 오늘의 한국교회는 성장이 정체되었다고 한다. 그것은 아마도 신자의 수가 증가하지 않고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는 것에 기준을 두는 것 같다.

여기서 우리는 진정한 의미에서의 교회의 성장이 무엇인가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아마도 대부분 교회성장이라고 하면 대교회를 생각할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대교회와 중소교회의 표준을 어디에 두는 것인가? 대교회의 표준을 큰 예배당 건물과 수많은 신자들의 모임 그리고 고액의 헌금에 두기 쉽다. 그러나 성경적인 의미에서의 대교회도 같은 것일까?

본인이 목회를 하면서 깨달은 것은 큰 교회란 교인수가 많고 적음보다는 그 교회 안에 얼마나 큰 인물이 있느냐에 있다. 교회가 세상을 향해 얼마나 큰 영향력을 줄 수 있는가에 따라 교회의 크기가 결정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성경에서 보면 하나님께서 이 세상에 큰 일을 하시려고 할 때 먼저 대 군중을 불러 모아놓고 일 하시지 않으시고, 한 사람의 인물을 부르시고 훈련시켜서 큰 인물을 만들어 놓으신 후에 그 인물을 통해서 큰 일들을 하신 것을 볼 수 있다. 이들은 바로 아브라함, 모세, 요셉, 다윗 등등의 인물과 선지자들이었고 신약에 와서는 12명의 제자와 바울 등이다. 하나님은 이들을 불러서 먼저 훈련시킨 다음에 복음으로 세계를 정복하셨다. 이렇게 볼 때 오늘의 교회가 해야될 핵심사역은 그 어떠한 일보다 '그리스도인'을 생산해 내는 일이라고 본다.

어느 외국의 목회자가 한국교회들을 보고 "한국의 교회에는 신자들이 구름떼처럼 많은데 사회 속에서는 단 한사람의 그리스도인도 찾아보기가 어렵다."는 뼈아픈 글을 쓴 것을 본 적이 있다. 교회갱신이 사회갱신이고 나라갱신이라는 것을 기독교 역사 속에서 얼마든지 볼 수 있는데, 오늘 한국사회가 이토록 부패된 것은 바로 우리 믿는 자들의 탓인 것이다. 이는 우리모두 함께 책임져야 할 문제이다.

1866년 세계에서 제일 큰 교회가 런던에 있는 메트로폴리탄 교회였다. 그때의 교인수가 4,366명 이였고 그 교회를 사역한 목사님이 그 유명한 스펄전 목사님이었다. 어느 주일 낮 설교에서 스펄전 목사님은 이런 말씀을 했다. "성도 여러분 우리 메트로폴리탄 교회가 세계에서 제일 큰 교회라고 자부만 하지 맙시다. 만일 우리교회에 예수님의 심장을 품은 12명의 제자만 있다면 이 런던을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아마도 스펄전 목사님은 메트로폴리탄 교회가 교인수만 많은 덩치 큰 교회로서 런던이란 도시 사회에 아무런 영향력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에 심히 개탄스러워 그렇게 설교를 했을 것이다. 지금 여러분이 사역하는 교회가 세상을 향해서 생명있는 복음의 영향력을 흡족하게 나타내고 있다고 보는가? 그리고 우리 한국교회가 우리사회에 그리스도의 복음의 생명력을 강하게 나타내고 있다고 보는가? 여러분들 역시 스펄전 목사님과 같은 심정일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본인은 구체적이고 실재적인 교회갱신을 위해 제자훈련 목회를 확신있게 권한다. 그리고 이 지면을 통해 제자훈련의 기본자세에 대해 소개하려고 한다.

 

첫째, 제자훈련은 목회자의 영성훈련이 우선이다.

제자훈련이란 지식적인 성경공부가 아니다. 제자훈련이란 사람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목양의 중심 사역이다. 고전 4:20절 "하나님의 나라는 말에 있지 아니하고 오직 능력에 있음이라"(고전4:20)라는 말씀을 마음에 담아야 한다.

갈릴리의 무지한 어부 베드로가 예수님께 3년간 훈련받고 난 후에 성령충만을 받고 나서 설교를 할 때 3천명, 5천명이 회개하고 예수 그리스도에게 돌아왔다. 능력이 있을 때 하나님의 나라는 형성된다. 또 능력 받은 자만이 하나님 나라의 확장 사역에 쓰임 받을 수 있다. 제자훈련은 하나님 나라의 확장 운동으로서, 이를 진행하는 자는 성령의 능력을 덧입어야만 감당해낼 수 있다. 열심이나 방법론 즉 기술로도 안되며 단순한 교회성장이라는 야망으로도 안된다. 제자훈련이 한 개인의 신앙성장과 교회 봉사자로서의 만족도에만 기여해서도 안된다. 제자훈련은 교회 전체가 자라가고 살아나는 생명운동이다.

제자훈련의 가장 좋은 교재는 목회자(지도자)이다. 영적인 환경이 인간의 영성에 미치는 영향의 지대함을 고려해 볼 때 한 인격에 영적 영향력을 주는 가장 효과적인 능력은 지도자의 영성이다. 예수님께서도 제자들에게 어떤 이론을 가르치기보다는 예수 그리스도의 생명력 있는 권능을 보여주시고, 복음전하는 자의 삶을 보여주시고, 사랑과 섬김의 삶을 보여주셨으며, 급기야는 십자가의 대속의 최후와, 죽음과 부활의 새생명의 역사을 보여 주시므로 자신을 닮은 제자들을 만들어 내셨다. 예수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에 이르도록 자라게 하는 영성훈련이 곧 제자훈련의 목적이며 이는 '본을 보임'으로 가능하다.

마태복음 28:19~20절에 "그러므로 너희는 가서 모든 족속으로 제자를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내가 너희에게 분부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라 볼지어다 내가 세상 끝날까지 너희와 항상 함께 있으리라 하시니라"는 말씀 안에는 주님께서 제자들에게 어떻게 복음전도사역을 해야할 것을 구체적으로 명령하시고 있다.

"내가 너희에게 분부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라" 이 말씀에서 오늘 우리의 목회사역의 핵심을 찾아야 할 것이다. 요즘은 성공하는 목회사역을 위해 여러 가지 복잡한 방법론들을 소개하는 교회성장 세미나들이 어딜가나 넘치고 있다. 그런데 오늘의 목회 현장을 보면 그 방법들이 그다지 생명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음에 우리모두는 공감할 것이다. 그 이유는 목회자인 우리 스스로의 영성 안에 예수 그리스도의 생명력이 없기 때문이다. 예수그리스도의 생명력은 이론이나 기술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영이 훈련됨으로 얻어지는 것이다.

허드슨 테일러 선교사님이 이런 교훈을 남겼다. "아무리 헌신되어 있다고 해도 훈련받지 않으면 하나님께 쓰임받지 못한다." 왜 오늘의 한국교회에 걸출한 인물이 나타나지 않느냐? 하는 문제를 목회자인 우리 스스로에서부터 풀어가야 한다. 영성으로 잘 훈련되어서 예수의 생명으로 무장된 지도자가 없는 한국교회 안에서 걸출한 신앙적 인물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제자는 탄생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 진다'는 말이 있다. 교회 안에서 제자다운 제자를 만들려고 하기 전에 우리 동역자들이 먼저 철저한 제자훈련으로 말씀과 성령으로 무장되어야 한다(엡6:10~20). 목사가 제자를 만들어내지 못한다. 제자가 제자를 만들어 낸다. 이 진리를 스스로 터득하고 체험하지 않고 목사의 권위나 직분만으로는 제자를 양성하려다가는 실패하고 만다. 예수 생명으로 무장된 제자가 제자를 잉태하고 해산하고 양육할 수 있다. 사랑하는 동역자님께 먼저 겸손히 제자훈련을 받으시기를 강력히, 진심으로 권면한다.  그러면 한국교회는 반드시 갱신될 것을 확신한다.

 

둘째, 제자훈련은 평신도를 영적으로 무장시키는 것이다.

목회란 성령의 열매를 경작하는 성령농장이라고 해도 좋다. "오직 성령의 열매는 사랑과 희락과 화평과 오래 참음과 자비와 양선과 충성과 온유와 절제니 이같은 것을 금지할 법이 없느니라"(갈라디아 5:22~23). 성령의 열매는 신앙 인격의 열매라고 볼 수 있다. "하나님의 전신갑주를 입으라"(에베소서 6:10~20) 라는 말씀에서 하나님의 전신갑주는 1) 의의 흉배 2) 복음의 신 3) 믿음의 방패 4) 구원의 투구 5) 성령의 검인데, 이 전신갑주를 입는 것은 세상과 싸우기 위해 전투적으로 무장하는 것 즉 신앙인격적인 무장이라고 할 수 있다. 교회는 세월이 갈수록 사탄이 죄악으로 더럽혀 놓고 어두워져가는 이 세상을 복음의 빛으로 밝게 비취고 예수 생명으로 살려내기 위해 세상과 대적할 복음의 용사를 훈련시켜야 할 절대적인 책임이 있다.

화란의 선교사 헨드릭 크래머는 "평신도는 하나님의 동결된 자산이다." 라고 말했다. 과연 한국 교회가 평신도들의 잠재능력을 충분히 개발해서 활용하고 있는지 자문해본다. 이 문제를 우리는 아주 심각하게 고민해야 된다. 본인은 교회의 평신도를 하나님께서 주신 엄청난 은사의 지하자원이라고 본다. 그러므로 광맥을 캐는 광부처럼 원석을 캐내서 교회라는 용광로에 집어 넣고 훈련이라는 성령의 뜨거운 열기로 옥석을 분별하고 금은 보석같은 평신도들이 가지고 있는 은사들을 개발해 내서 오늘의 세상에서 하나님께 크게 쓰임받는 제자들을 양성해 내는 것이 목회사역의 중심이라고 확신한다. 예수님께서도 12명의 제자를 3년간 훈련시키셨으며, 그 다음에야 오순절 성령이 임하여 복음의 포문이 열리고 초대교회가 탄생하였다.

오늘의 교회가 복음적으로 갱신하려면 평신도를 십자군이요 제사장으로 훈련시켜야 한다. 종교개혁 당시 마틴 루터의 만인제사장설(베드로전서 2:9)을 오늘의 교회에서 다시 살려내야 한다. 제자훈련을 마치면 '당신은 이제 제사장이라는 것을 잊지마라!"는 수료증을 수여한다. 그리고 평생 교육, 평생 헌신으로 새 출발을 하게 한다.

평신도를 구경꾼들 가운데서 끌어내어 소그룹을 구성하고, 둘러앉아 목회자와 눈을 마주보며 이마를 맏대고 가슴의 숨소리를 진동하면서 사랑의 불을 피우고, 성령의 뜨거운 가슴저리는 아픔과 눈물로 흥건히 젖은 손수건을 여러번 쥐여 짜면서, 마음속 깊은 곳에서 흘러나오는 탄식소리가 허물과 죄로 물든 한 영혼을 깨우고 변화시켜서 주님을 위한 순교의 생애를 살아가게 할 때 진정한 제자가 양성되며 교회가 갱신이 될 것이다.

교회의 중요한 직분자로서 장로, 안수집사를 세우는 데에 주력하기보다 먼저 제자훈련으로 제자의 도를 일깨워야 한다. 제자의 도가 없는 평신도를 장로, 안수집사로 세우는 것은 전혀 훈련되지 않은 병사를 전쟁에 내 보내는 것과 같다.

 

셋째, 제자훈련은 교회체질 개선을 우선해야 된다.

제자훈련은 교회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는다. 교회는 그 표준을 초대교회로 삼는데, 평신도의 잠재력을 풀어주고 교회를 생명력있게 갱신하기 위해서는 초대교회의 모델로 돌아가야 한다. 콜롬비아 국제대학 교수인 데이빗 핀넬(David Finnel) 박사는 최근의 저서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의 생명"(Life in His Body)이란 책에서 초대교회의 모습(체질)과 현대교회의 모습(체질)를 다음과 같이 비교하고 있다.(목회와 신학 1997년 3월호)

1) 현대교회는 프로그램 중심인데 반해, 초대교회는 사람중심이다.
2) 현대교회는 건물 중심인데 반해, 초대교회는 공동체 중심이다.
3) 현대교회는 "오라"는 구조인데 반해, 초대교회는 "가라"는 구조다.
4) 현대교회는 행정과 회의 중심인데 반해, 초대교회는 사역과 섬김의 중심이다.
5) 현대교회는 소수의 리더 중심민데 반해, 초대교회는 모든 성도가 참여하는 교회이다.

본인은 제자훈련 목회를 하면서 데이빗 핀넬 박사님의 현대교회와 초대교회의 5가지 형태(체질)를 비교해서 현대교회의 인본주의적인 교회체질를 성경적인 초대교회의 체질로 탈바꿈하는데 가장 강력하고도 효과적인 목회가 바로 제자훈련 목회라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

제자훈련이야말로 초대교회의 목회정신과 목회전략을 그대로 실행할 수 있고 또 실행해야 되는 실천목회다. 제자훈련은 한 사람, 한 영혼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강력한 성령의 권능을 수반해야 되는 목양이다. 오직 한 사람, 한 영혼에만 관심을 집중하고, 한 사람을 온전히 말씀과 성령으로 훈련해서 오늘 이 시대에 하나님께 위대하게 쓰임받는 성도를 만들어내는데 목회의 생명을 걸어야 한다.(딤후 3:16~17)

교회는 그리스도인들을 제자로 훈련해서 세상을 향해 끊임없이 내 보내는 사역을 활발히 전개해야 한다. 교회가 무작정 사람만 많이 모아놓고 축복만을 강조하면서 자기도취에 빠져있고 세상을 향한 전진과 전투가 없으면 세상은 마귀의 권세 아래 있는 것이다. 제자로 헌신이 된 일꾼을 만들어 내어 세상에서 그리스도의 생명력을 나타내도록 하는 것이 큰 교회라고 확신한다. 이것은 복음서에 나타난 예수님의 목회전략이기도 하다.

 

결론

현대사회는 인간의 영을 죽이는 숨막히는 부정적인 현상들 앞에서 개혁과 갱신을 소리치고 있다. 그러나 그러면서도 개혁이나 갱신이 더디고 구체적으로 되지 않는 이유는 개탄의 소리만 있고 갱신하려는 의지도 없고, 또 어떻게 하는 것이 갱신하는 것인지를 모르는 것에 있는 것 같다.

근본적인 갱신은 제도나 조직이나 방법론에 있지 않다. 사람 자체를 체질적으로 갱신시켜야 한다. 교회가 해야되는 중심사역이 무엇이겠는가? 허물과 죄로 물든 인간을 복음과 성령으로 변화시키고 훈련시켜서 십자가의 정병으로 하나님께서 쓰시기에 합당한 위대한 사도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제자훈련 목회사역은 오늘 이 시대에 하나님의 생명력을 온전히 드러내기에 합당한 인물을 만들어 내는 가장 확실한 목회 전략이다. 더 나아가 제자훈련은 목회의 심장이고 목회의 종합 예술이며, 해도 되고 안해도 되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해야되는 주님의 지상 최대의 명령이다. 그리고 교회를 새롭게 갱신하는 가장 힘있는 목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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