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아프간 사태는 샘물교회만의 일이 아니었다. 벌떼 같이 들고 일어서던 공격의 독설들 앞에서 한국교회는 이미 돌이키기 힘든 상처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듯 우리의 마음을 어둡게 했다. 그나마 21명의 생존자가 돌아오고, 모든 공직에서 물러난 박 목사님의 퇴진으로 여론의 물은 가라앉는 듯 했다. 하지만 여진의 폭풍은 결코 찻잔 속의 흔들림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다. 비록 세상의 공격은 멈춘 듯 하나, 여전히 그들은 숨을 고르고 있을 뿐임을 우리는 직감으로 느낄 수 있다.

선교는 계속되어야 한다

이번 일들로 한국교회의 선교사역은 큰 상처를 입었다. 쏟아지는 빗발 속에서 목회자들마저 앞다투어 선교를 주의하거나 고려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비록 이런 입장들이 성난 것처럼 보이던 대적자들의 심기를 가라앉히는 데 도움이 되었을지 모르나, 전투의 와중에 선 필드의 목회자 한 사람으로 필자는 가슴이 저려오는 아픔을 절감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사실은 선교사역이 그 누구에 의해 중단될 수 없는 주님의 지상명령이기 때문이다. 어떤 교회, 어떤 목회자, 어떤 성도라 하여 주님의 지상명령을 거부할 수 있을까? 이 거룩한 질문 앞에 우리 모두는 그럴 수 없다고 단호하게 말할 것이다. 하지만 아프간 사태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은 선교가 비신자들의 강한 반대나 여론에 의해서도 굴복당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지혜로운 방법이나 효과적인 선교전략을 위한 일보 후퇴였다고 말할지 모르나, 앞으로 이슬람 선교는 어찌 감당할 것인가?

한국에 들어와 있는 무슬림들이 14만이나 된다는 모 일간지 기사를 보았다. 그들은 철저한 이슬람 신앙으로 뭉쳐 여러 신분으로 한국에서 활동을 한다. 그들의 숫자는 한국이 전 세계에 파송한 선교사 숫자를 훨씬 능가한다고 말한다. 이제 한국 기독교는 두 손을 결박당한 채 링에 올라 복싱을 해야 하는 어처구니없는 사태로 치닫고 있다.

너무 예민한 반응일는지 모르나, 우리는 선교 자체가 주님의 거역할 수 없는 지상명령임을 기억해야 하겠다. 선교사역을 핸들링하시는 분은 오직 주님 한 분이시다. 우리는 그분의 명령에 죽고 살 뿐이다. 선교를 멈추고 가게 하는 분은 오직 주님이시다. 어떤 목회자도, 성도도, 그리고 세상의 모든 사람이 다 반대해도 주님이 가고자 하시면 선교사역은 앞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미얀마를 위한 선교사역

한국교회와 선교의 분위기가 이러한데, 이런 때에 우리 또한 많은 숫자의 단기선교를 보내며 따가운 눈초리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 지금 이런 상황에 또 단기선교를 가느냐고 따진다면 말로 대꾸하지 않겠지만, 그래도 우리는 가야만 한다. 조용히 가서 조용히 주님의 사역을 끝내고 올 것이다.

우리의 사역은 남들이 하지 않은 독특한 영역의 시도였다. 그것은 4년 전부터 이루어졌다. 미얀마를 다니기 시작한 지 벌써 10년이 된다. 숨 막히는 정치 구조, 답답한 사회적 상황, 미래와 소망을 꿈꿀 수 없는 적막한 환경 속에서 우리가 꿈을 꾸는 복음의 사역은 아주 작은 한 방편으로 시작되었다. 미얀마를 위한 선교사역의 한 장르를 열어갈 수 없을까 꿈을 꾸던 우리에게 하나님은 축구를 좋아하는 그들의 모습을 보게 하셨다. 그들은 밤이나 낮이나 시간 나고 사람 있으면 모여서 축구를 한다.

 

그래서 우리는 4년 전부터 현지인 선교사를 그곳에 파송하고 매년 20여 명 가량의 축구팀을 그곳에 보낸다. 그리고 그곳에서 '주왕 컵'을 일주일 동안 개최하여 사람들과 복음의 접촉점을 갖는다. 대략 매년 축구대회에 참가하는 사람은 적게는 300명, 많게는 500명(응원 포함)까지 참여한다. 예배를 드리며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주왕 컵' 대회의 시작과 끝은 매우 기독교적이다. 그곳에 참여한 미얀마 사람들은 개막식, 폐막식에서 공식적인 예배에 참여하게 된다. 공개적으로 복음을 전할 수 없는 그 땅에서 이 일만 해도 큰 소득이 아닐 수 없다.

 

주님께서 핸들링하시는 '주왕 컵'

올해도 우리는 9월 24일부터 일주일 간 양곤에 머물며 '주왕 컵'을 개최한다. 이번에도 총 12팀이 이미 예선을 거쳐 본선에 대기 중이다. 우리 또한 23명이 양곤으로 들어간다. 그들과 함께 축구를 하며 하나님과 예수님 이름으로 그들을 축복한다. 그들 또한 외국인인 우리와 축구하는 즐거움에 탄성을 지른다. 자기들 스스로는 결코 이런 대회를 치를 수도 없고, 국가 기관이 대회를 허락조차 하지 않는다. 다만 외국인들이 와서 축구대회를 민간잔치로 치르기 때문에 허락을 받는다.

지금도 양곤의 많은 사람들이 이맘 때가 되면 우리를 기다린다. 그들은 손꼽아 기다리며 축구대회를 준비한다. 그들에게는 보기 드문 큰 축제임에 틀림이 없다. 축구를 통해 선교의 접촉점을 찾아가는 이 작은 '주왕 컵' 대회야말로 선교 핸들을 붙드신 주님의 손길을 느낀다.

우리는 이 사역을 계속할 것이다. 앞으로 다른 나라, 다른 곳에서도 축구를 통한 선교의 지평을 열어가려 한다. 이 일에 헌신된 주왕교회의 '축구 선교단' 회원들이 자랑스럽다. 그들 또한 주님께서 핸들링하시는 선교의 도구들임을 영으로 느낀다. 벌써 제4회 대회, '주왕 컵' 양곤에서 열리는 이 선교 축제가 벌써부터 마음을 설레게 하며 기대감으로 잠을 설치게 한다. 주님이 이끄시는 선교의 지평은 어디, 어느 곳, 그 누구에게로 가지 못할 곳이 있을까? 다시 한 번 선교 핸들링의 주인은 주님이심을 고백하며 찬양과 영광을 돌린다.

"제 4회, 주왕 컵 대회, 미얀마 양곤에서 열리다"
"불교의 나라 미얀마에서 대회에 참가한 사람들이 모두가 하나님을 찬양하며 영광을 돌리다"

이런 제하의 뉴스거리가 자유스럽게 미얀마에서 공개되는 날이 오기를 소망하며, 그 땅에도 주님의 다스리심이 함께 하기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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