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광염교회(조현삼 목사·황해노회)는 늘 신이 나 있다. 교역자들 뿐 아니라 일반 성도들도 항상 그렇게 보인다. 교회 홈페이지만 열어봐도 쉽게 알 수 있다. 왜들 그렇게 웃고 있을까. 서울광염교회 취재는 그 단순한 의문에서부터 시작됐다.

"행복을 전합니다." 서울광염교회의 외침전도단. 서울광염교회는 행복을 맛보게 하자는 모토 속에 기도하고 예배하며 전도하고 구제한다.

전도에 힘쓰는 교회

한기가 느껴지던 12월 어느 오후, 서울광염교회(이하 광염교회)를 찾았다. 마침 목요 전도 모임이 있던 날. 성도들이 소예배실에서 힘찬 찬양으로 전도를 준비하고 있었다. 역시 이날도 광염교회 성도들은 신이 나 있었다. 전도 때문이다. 간절한 기도 후, 전도지와 전도휴지를 한 보따리씩 챙기는 성도들의 모습이 마치 소풍 떠나는 아동들의 모습과 흡사하다. 목요일이면 어김없이 노상 전도에 나선다는 김미자 권사는 전도가 정말 즐겁단다. 김 권사의 미소는 구제 현장에서 봤던 광염인들의 밝음과 유사했다. 힘들지 않느냐는 물음에 돌아오는 답변은 간단했다. "힘들긴요? 행복을 전할 수 있어서 오히려 기쁜대요." 오고 가는 길에 여러 성도들과 나눈 대화 속에서도 행복이란 단어는 유독 많이 들렸다. 그 행복이란 광염교회 안의 '자유함'으로 인해 더욱 빛이 나는 듯 했다.

자유함 있는 행복

서울광염교회가 알려지기 시작한 건 199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 해는 6월, 500여 명의 인명을 앗아간 삼풍백화점 붕괴라는 인재(人災)가 났던 해였다. 개척 3년차였던 광염교회는 사고 소식을 접한 후 변변한 장비 하나 없이 현장으로 달려갔다. 무턱대고 찾아간 길이었지만 몇 일 밤을 새우며 봉사활동을 펴 귀한 인명들을 구하고 피해 유족들을 위로하는 일들을 감당했다. 이 사실이 매스컴을 통해 소개되면서 광염교회는 아주 강한 인상을 남겼다.

그로부터 광염교회는 재난이 발생하면 어김없이 나타나는 기동성으로 교계와 사회는 물론, 국제적으로도 알려지기 시작한다. 거기에 재정의 30%를 구제와 전도에 집행하고 통장에 잔고 100만원만 남아있도록 외부 집행을 시도하며 감자탕 건물에 세 들어 있는 사실은 더 큰 눈길을 끌었다. 교세가 크게 늘어 예배당의 변화가 불가피했을 때도 광염교회는 건축보단 좀 더 비싼 월세를 내는 방법을 선택했다. 절기헌금을 전액 구제에 집행하고 캄보디아에 대학교를 덜컥 세워버리는 교회. 그로 인해 광염교회는 모 일간지가 주관한 '프로들이 선정한 우리분야 최고'에서 교회 부문에 뽑히고(2003) 기독교 베스트 5의 사회복지 분야 교회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 이유가 뭘까? 광염교회 성도들에게 물었다. 큰 고민 없이 이어지는 말이 '행복, 특별히 자유함이 담겨 있는 행복'이었다. 행복의 시작인 예수 그리스도로 인해 시작된 행복이 광염교회 속에서 지속적이 된다고. 그것은 담임목회자를 위시한 교회의 애정과 관심이 성도 한 사람, 한 사람의 행복에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리고 자유함이란 교회가 교역자와 성도들을 사역(용)의 도구가 아닌, 사랑의 대상으로 보기에 누릴 수 있고 느낄 수 있는 편안함이라 했다. 직분, 봉사, 헌금 등 교인이라면 으레 주어지는 최소한의 의무마저도 광염교회에서는 강요되지 않는다. 그보다 관심을 갖는 건 성도들이 교회에 오면 제대로 쉬고 힘을 얻을 수 있는지, 행복을 맛보아 그것을 가정과 세상에 나가 퍼줄 수 있는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 같은 원리는 교회 전반에 배어 있다. 헌금도 형식에 얽매임 없이 기쁜 만큼 드릴 수 있어 자유롭단다. 우스운 예로 예배시간에 조는 사람들이 있으면 조 목사는 이렇게 말한다고 한다.

"방송실, 볼륨을 조금 낮춰 주세요. 피곤한 분들 주무시게…."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사랑

△ 교회 속 : 이처럼 광염교인들의 여상한 미소는 사람에 대한 각별한 교회의 관심에서 움텄다. 개척 초기부터 제자훈련에 힘쓴 조 목사는 사람의 중요성에 주목해 교회 역량을 집중해 왔다. 광염교회 10대 비전을 보면 이 같은 교회의 사람 사랑을 잘 이해할 수 있다. '100명 이상의 목회자와 100명 이상의 사회 각 분야 최고 지도자를 세우는 교회'가 꿈이자 목표다. 일명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 해도 사람 키우기는 쉴 수 없다는 것이 조 목사의 지론. 이는 콩나물이 자라는 것과 흡사하다. 위에서 물을 계속 부을 때 그저 흘려보내는 것만 같아도 콩나물은 자라게 되는 이치와 같은 것이다. 부교역자들도 투자의 대상인지라, 이미 6개의 개척교회도 세워 그 가치를 함께 추구하고 있다. 성도들은 그 투자의 방법 속에 가족애가 묻어 있다고 설명했다. 대화를 나눈 여성도 대다수가 스스럼없이 담임목사가 친정 아빠, 친정 엄마와 같다고 고백한다. "속에 아줌마 서넛이 들어 앉아 있는 것 같다"고 표현할 정도로 조 목사와 성도 간에는 거리감이 없다. "다 내 새끼 같은데 어떡해요." 광염 성도들은 교회가 자신을 보듬고 있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기에 행복을 맛본다고 했다.

△ 교회 밖 : 광염교회의 사람 사랑은 교회 밖에서도 마찬가지. 오직 구제에만 집중하고 있는 교회라는 인식이 고정화 됐을 정도로 광염교회는 많은 구제와 대대적인 구호 활동을 의욕적으로 전개해 왔다. 구호 본연의 목적과 함께 '한국기독교연합봉사단'이라는 조끼를 입고 한국 교회의 섬기는 모습을 세상에 알리는 목적도 추구해 왔다. 추석이나 설이 되면 농수산물 시장에서 차떼기로 과일을 실어 소외 이웃에게 전달한다. 목회자를 잃은 유족들(목유사)을 위해 지원 및 자립 운동을 전개한다. 자연재해 발생 시 국내외를 막론하고 달려가 긴급구호활동을 펼친다. 최근엔 생명의 쌀 나눔 운동, 나눔 마트(상자 기사) 등을 신설해 지속적이면서 체계적인 구제(호)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 모든 것이 사람을 향한 마음에서 비롯됐다.

파이프 이론

광염교회의 이 같은 행복론은 조현삼 목사라는 메인 '파이프'로부터 시작됐다. 광염교회는 마치 파이프를 통해 물질이 전달되듯 조 목사의 사람 중심 목회관이 교회 전반에 흘러 교인들에게 전달된다. 그리고 미세 파이프들을 통해 성도들 서로에게 연락된다. '교회 오면 행복해야 한다'는 원칙으로 교인들은 다른 이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일종의 파이프 훈련을 받기도 한다. 광염교회에 온 지 1년이 된 k 집사는 광염교회가 예상했던 것보다 말씀 교육이 강하다고 말한다. 나아가 신자로서의 대화의 변화, 말의 변화를 통해 삶 속에서의 구체적인 적용을 강조하고 있어 생활의 변화를 실감한다고 했다. 교회 일 보다 가정과 직장에서의 헌신과 수고를 강조하는 교회 방침도 참신한 도전이 되고 있다.

광염교회 중앙 로비엔 빨간 우체통이 하나 서 있다. 격려와 칭찬, 위로의 편지를 넣으면 대상자에게 마음이 전달되는 일종의 '파이프'다. 광염교회는 파이프를 꿈꾼다. 하나님께서 교회와 성도로 부르신 것은 하나님께서 주시는 행복을 파이프관을 통해 흘려 보내라는 뜻이라고 확신한다. 미루지 말고 바로 실천하기! 기도하고 공부하고 전도하고 구제하며 원근을 무론하고 재난 현장을 찾아간다. 파이프로 살아가는 것이 광염교회의 라이프스타일이기 때문이란다. 그래서 서울광염교회 성도들은 늘 웃고 있다. 그래서 주저 없이 행복하다고 고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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