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에 위치한 충정교회(옥성석 목사·서울북노회)는 요즘, 축제와 같은 날들을 보내고 있다. 설립 60주년을 맞아 찬양대 교환 예배 및 축하공연 등 다양한 기념행사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충정교회의 이같은 기념식은 60년이라는 역사적 의미 외에도, 그 시간들을 통해 겪어야 했던 수많은 순간들로 소회가 각별하다.

신도시에 위치한 충정교회는 그 규모와 목회 면에서 볼 때 부러움을 사기에 충분하다. 후발 주자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지역에선 대표적인 교회로 자리를 굳힌 상태이며 통합 측 교회가 강세를 보이는 지역적 특성에도 불구하고 제자훈련과 복음적 목회, 그리고 교단적 간극을 허무는 다양한 연합 활동으로 칭송이 자자하다. 그러나 오늘의 모습에 비해 충정교회의 지난 시간은 대조적이다. 교회는 70년대 초반부터 10여년이 넘는 내분으로 아픔을 겪은 바 있다. 그로 인한 침체와 패배의식, 도심 공동화 현상까지 겹쳐 젊은이들을 포함한 많은 교인들이 교회를 떠났다.

이러한 상황에서 옥성석 목사가 제7대 담임목사로 부임했고 악재를 극복하기 위한 몸부림이 시작됐다. 옥 목사는 우선 남아있는 교인들을 상대로 제자훈련에 몰입했다. 최선을 다했다. 그 결과 뜻밖의 성과를 얻어냈다. 목회자와 신자들 간에 신뢰의 끈이 연결돼 변화의 토대가 마련된 것이다. 희망은 여기서부터 시작됐다. 1999년 어느 주일, 옥 목사는 교인들에게 '충정 2020'이라는 비전을 제시했다. 매주일 성도 5000여 명의 역동적인 예배와 300명의 순장 양성, 지역사회와 호흡하는 교회 등이 주된 내용으로 21세기에 하나님께서 충정교회를 귀히 세우실 것을 확신하며 만든 일종의 선언문이었다. 그러나 당시 교인들에게는 황당한 꿈에 불과했다.

 

불과 5년 후. 이 비전은 놀랍게도 '현실'이 된다. 생각지 못한 교회 이전에 발동이 걸리면서 새로운 시작은 제자훈련으로 쌓은 신뢰감 속에 순조롭게 진행됐다. 전망이 그리 밝지만은 않았다. 개발은 물론 아파트 분양이 이미 끝나버린 신도시이기도 했거니와 200여 명에 불과한 교인으로 건축비 등 이전비용 감당은 난감함 자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충정교회는 이전 후 1년 내에 그 모든 비용을 변제했고 매우 빠른 속도로 연착륙에 성공한다. 이 부분이 옥 목사도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충정교회가 돌짝밭과도 같은 길을 견뎌 냈기에 지금의 옥토밭이 됐습니다. 특별한 비결은 없었습니다. 긴 고난을 기도로 극복한 신자들의 저력이 있었기에 오늘의 튼튼한 성장을 이룬 것입니다."

옥 목사는 교회에 닥친 시련은 하나님께서 주시는 '축복 예고 통지서'라고 누차 강조했다. 중요한 건 거기서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극복하기 위해 인내하는 것. 이처럼 충정교회는 내홍을 겪고 있는 교회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되고 있다. 끝까지 그루터기처럼 남아 기도로 고난을 극복한다면, 어떠한 어려움 속에서도 아름다운 성장을 맛보게 될 것이라는 원칙을 보여준 셈이다.

고난과 인내, 그리고 변화를 위한 몸부림을 겪으면서 충정교회는 이처럼 일산 성시화를 꿈꾸며 60주년의 감격을 누리고 있다. 충정교회는 '고목나무에도 꽃이 필 수 있다'는 예화를 즐겨 인용한다. 고난 뒤에 맛보고 있는 놀라운 현실을 이보다 더 간명하게 설명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충정교회는 이미 시작된 2020 비전들을 기대하면서 담임목사가 중심이 된 평신도 교육에 목회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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