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만드는 리더들의 핵심 자질

▲ 앤디 스탠리 저, 윤관희 역, 국제제자훈련원(DMI), 2004-12-30, 219쪽, 8500원
1. 리더십에 대한 뜨거운 관심

일반 사회나 기독교계 전반에 걸쳐서 리더십에 대한 관심과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개인적인 관심으로 인해 리더십에 대한 여러 책들을 접하던 중에, 앤디 스탠리의 『넥스트』라는 책을 접하게 되었다. 쏟아져 나오는 리더십 책들을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리더십이 왜 중요할까?'에 대한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물론 그 이유를 여러 가지로 설명할 수 있겠지만, 조직에 있어서 '리더 한 사람'이 의미하는 것은 단순한 '한 사람'이 아니라 결국 '그 조직 자체'를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는 리더가 단순히 조직의 상징적인 대표라는 의미만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그 조직의 생존에 결정적인 영향력을 미치는 요소라는 말이다.

이러한 관점은 성경에서도 분명히 언급된다. 레위기 4장에서 이스라엘의 영적 지도자인 제사장 한 사람이 죄를 지었을 때와 이스라엘 온 회중이 죄를 지었을 때, 그 속죄 제물로 동일하게 '수송아지'를 드리라고 규정한 율법을 통해서 알 수 있고, 예레미야 5장에서 의인 한 사람이 없어 멸망당하는 이스라엘의 모습을 통해서도 볼 수 있다. 그만큼 리더십이 한 조직이나 단체 전체의 존립과 성패의 중요한 요소가 되기 때문에, 사회나 교계 모두에서 이 리더십의 문제가 뜨거운 관심사가 되고 있지 않나 생각해 보게 된다.

2. 책 전반에 대한 생각

앤디 스탠리의 이 책을 처음 접하면서, 너무나 장황하고 폭넓은 리더십의 이야기를 간결하면서도 핵심적으로 정리한 책이라는 점에서 탁월하다는 느낌을 갖게 되었다. 리더십의 책들을 몇 가지로 분류해 보면, 리더십의 개론서들, 리더십에 있어서 중요한 주제들을 부각해서 쓴 책들, 그리고 리더십 이야기들(예화들)을 중심으로 쓴 책들 정도로 나누어 볼 수 있을 것 같다. 대부분의 리더십 개론서들은 내용이 길고 장황하다. 왜냐하면, 리더십의 정의와 요청에서부터 시작해서, 리더십의 각론에 대한 내용들을 세세하게 다루기 때문이다. 그리고 리더십의 중요한 주제를 부각해서 쓴 책들은 어쩔 수없이 리더십의 전체를 아우르기 보다는 부분적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 앤디 스탠리의 이 책은 개론서에서 언급되는 장황한 서론이 전혀 없다. 그리고 리더십의 핵심적인 5요소에 대한 각론만으로 전개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이 책이 리더십에 대한 부분적인 것만을 다루고 있는 것이 아니라, 리더십 전반에 대해서 해야할 이야기들을 간결하고도 포괄적으로 언급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이 책은 리더십 전반에 대한 서론을 따로 설명하기 보다는, 저자가 전개하고 있는 각론의 내용들 속에 개론적인 내용들이 충분히 녹아 들어가 있다는 점에서 훌륭한 책이다. 저자는 일관적으로 이 책을 통해서 '리더십이 영향력'이라는 많은 리더십 전문가들이 선택한 정의와 '리더가 가지는 긍정적인 시각'이라는 리더의 태도, 그리고 '리더십의 꽃(성공)은 차기 리더십'이라는 리더십 전반에 대한 내용들을 5개의 주제를 설명하면서 잘 담아내고 있다. 겨우 200여 페이지 정도 되는 짧은 내용 속에 리더십의 전반적인 개념과 구체적인 각론을 이렇게 간결하게 정리할 수 있는 저자의 통찰력이 놀라울 따름이다.

좀 더 구체적인 예를 위에서 언급한 세 가지 중의 하나인 '리더의 긍정적인 태도'를 중심으로 찾아볼 수 있다. 저자는 첫 번째 요소인 '능력'을 이야기할 때, "약점을 인정하는 것이 곧 강함"이라는 다소 아이러니컬한 주장을 전개한다. 대부분의 리더로서는 약점을 부정적으로 보겠지만, 올바른 리더라면 자신의 약점을 부정적인 시각이 아닌, 단지 위임의 대상으로 볼 뿐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리더는 자신이 잘하는 일에 집중해서 능률적으로 일할 때, 더욱 좋은 성과를 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두 번째 요소인 '용기' 부분에서 저자는 "커다란 두려움이 있는 곳에 그만큼 커다란 기회가 있다"고 역설한다. 마찬가지이다. 두려움에 대한 근본시각을 바꾸라는 것이다. 두려움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태도나 시각은 리더의 바람직한 모습이 아니라는 것이다.

비슷한 이야기가 세 번째 요소인 '명확성'에서도 언급된다. 그는 "불확실성은 리더십이 서툴다는 표시가 아니라,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것을 암시"한다고 말한다. 이처럼 철저하게 리더에게 요구되는 긍정적인 태도와 시각이라는 내용을 그는 각론에서 반복적으로 다룸을 통해서 따로 서론적인 내용을 장황하게 늘어놓기 보다는 본론의 내용에서 훌륭하게 잘 소화해 내고 있다.

3. 리더십의 각론들에 대한 저자의 통찰력

저자가 제시하는 리더십의 5가지 중요한 요소들은 리더십의 가장 중요한 핵심 요소들을 탁월하게 잘 뽑아낸 것으로 생각된다. 그리고 저자가 그러한 의도로 배치한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뒤로 갈수록 리더십에서 더욱 중요하고 비중이 있다고 생각되는 요소들을 차례로 잘 배치해 놓았다고 생각된다.

저자는 첫 번째 요소인 '능력'에 대해서 말하면서, '초점이 분명한 리더'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흔히 미성숙한 지도자들이 자신이 바쁘고 많은 일을 하는 것에 대해서 자랑하지만, 그것은 결코 올바른 리더의 모습이 아니라는 것이다. 바람직한 리더는 내가 할 수 없는 일이나 내가 할 필요가 없는 일을 빨리 찾아내고, 내가 잘 할 수 있는 일을 유능하게, 아니 탁월하게 감당해 낼 때 인정받는 리더가 될 수 있다는 아주 설득력있는 주장을 제시한다.

그는 두 번째 요소인 '용기'에 대해서 말하면서, '기회를 포착하는 리더'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대부분의 리더들이 '두려움'이라는 장애물을 넘어, 기회를 붙잡을 수 있는 과감한 개척자 정신을 가지게 될 때, 성공하는 리더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세 번째 요소인 '명확성'에 대래서 말하면서, 그는 '결단하고 비전을 제시하는 리더'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리더십을 발휘해야 할 시기는 결코 주변의 상황이 평탄하고 분명한 시기가 아니다. 극도의 혼란과 불분명한 시대상 속에서 사람들은 필연적으로 참다운 리더십에 의존하게 된다. 그렇기에 리더는 불투명한 미래를 향한 분명한 비전을 제시하고, 그 길을 걸어갈 것을 결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네 번째 요소인 '훈련'에 대해서 말하면서, '배우고 이끄는(coaching) 리더'에 대해서 설명한다. 리더는 계속해서 만들어져 가는 과정이다. 그렇기에 리더는 겸손하게 배울 줄 알아야 하고, 배운다는 것은 곧 순종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훌륭한 지도자는 자신을 이끌어 줄 훌륭한 코치를 만나야 할 뿐만 아니라, 차세대 리더들을 위해 자신 또한 훌륭한 코치가 될 것을 제안하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리더십이란 단순한 강의를 통해서 이루어지기 보다는 코칭이나 멘토링과 같은 관계중심적인 과정을 통해서 개발되는 것임을 간파하고 있다.

마지막 다섯 번째 요소인 '인격'에 대해서 말하면서, '따를만한 리더'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존 맥스웰을 비롯한 다른 리더십 전문가들은 이 부분을 '통전성'(Integrity)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그래서 사람들로 하여금 신뢰와 존경을 얻게 되는 리더의 상을 제시하고 있다. 이를 통해 리더는 강요나 보상을 통해 팔로워(follower)들의 행동을 야기시키는 것이 아니라 도덕적인 권위에 의해서 자발적인 참여와 동기를 불러일으킬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4. 전체적인 평가와 보완점

앞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이 책을 읽으면서 일관되게 들었던 생각은 다른 책들에 비해 훨씬 얇은 분량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책들이 담지 못한 리더십의 핵심요소들이나 주옥과 같은 표현들을 방대하게 담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일명 '리더십 서적 중의 작은 거인'이라고 별명을 붙여보고 싶을 정도이다. 그만큼 저자는 리더십의 핵심에 대해서 잘 이해하고 있고, 이를 요약해서 잘 제시해 놓았음을 높이 평가하고 싶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을 지적하자면, 목회자의 입장에서 이 책을 썼음에도 불구하고 '기독교적 관점'에서의 리더십에 대한 접근이 다소 약하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겸손과 섬김, 그리고 희생이라는 크리스천 리더의 면모에 대해서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점을 들 수 있다. 필자는 바로 이 점이 '일반 리더십'과 '기독교 리더십'을 구분할 수 있는 중요한 차이점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일반 리더십에서도 겸손과 섬김과 같은 주제들이 언급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이 부분을 기독교만큼 강조하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 예수님께서 보여주신 리더십의 가장 강력한 힘은 바로 자기 비움, 겸손과 섬김, 그리고 자기 희생의 십자가 속에서 발견할 수 있다. 그렇기에 가장 '기독교적인 리더십'의 요소에 대해서 언급할 때, 우리는 반드시 이러한 요소들, 즉 겸손과 섬김, 자기 희생의 리더십을 강조해야만 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앤디 스탠리의 『넥스트』는 다음 세대 지도자들을 위한 가장 훌륭한 교과서요 입문서 중의 하나로 꼽기에 충분하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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