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기도문은 기도하는 개인을 바꾸는 영적 능력이 되고, 나아가 시대를 변혁하는 사상이 된다." 지은이 정현구 목사(서울영동교회)는 주기도문으로 '세기'의 영성을 논한다. 그는 주기도문이야말로 개인의 영성을 넘어 공동체의 영성까지 새롭게 할 수 있다는 뜻을 편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지은이는 특별히 '우리'에 주목한다. 이렇게 기도를 시작할 때, 곧 그분을 부르는 우리는 믿음의 형제자매로 모인 영적 가족으로서 거룩한 코이노이아의 사명을 깨닫게 되고, 또한 앞으로 하나님을 아버지로 부르게 될 이 땅의 모든 사람들을 이 코이노이아로 받아들여야 할 선교적 사명을 확인하게 된다.
일용할 양식을 주소서. 지은이는 이 간구도 '우리'와 연결지을 때 더욱 의미가 깊어진다고 말한다. 이 간구에는 "모든 사람들의 밥그릇에 밥이 가득 차는 미래를 가져오는 사람으로 살기 위해서 내가 오늘 밥을 먹게 하소서"라는 뜻이 담겨있다는 것이다.
죄를 사하여 주소서. 여기서 '죄'는 이미 우리가 사함 받은 근본적인 그 죄가 아니라 우리가 날마다 짓는 범죄들이다. 형제에게, 그리고 하나님께 용서를 구하는 이 기도는 결국 "하나님과 이웃과의 모든 관계가 회복된 희년 공동체를 이루게 해달라는 기도가 된다."
악에서 구하소서. 이 간구에 이르렀을 때 우리는 인간의 삶은 물질과 인간관계만으로 다 말할 수 없는 보이지 않는 영역이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지은이는 온전한 구원은 이 세상 속에서 거룩한 삶을 살아감으로 악을 이기는 것이라며 이 기도문은 이런 거룩한 삶을 살게 해 달라는 기도라고 말한다.
나라와 권세와 영광. 주기도문은 초대교회에서 예전상 삽입한 것으로 추정되는 이 송영으로 끝을 맺는다. 이 마지막 기도문은 이미 앞의 간구들 속에서 우리가 느낀 수많은 어려운 상황 속에서 수만 가지 기도 제목을 가지고 애통하여 기도하는 우리의 시선을 이끌어 하나님의 나라와 권세와 영광을 보게 한다. 참 장엄한 이 끝맺음을 통해 공동체는 21세기에 새롭게 하나님을 찾고 발견하게 될 것을 지은이는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