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현구 저, 한들출판사, 2003-03-31, 226쪽, 9000원
고난과 부활의 시간에 그분이 친히 가르치신 기도를 다시 새겨본다.

"주기도문은 기도하는 개인을 바꾸는 영적 능력이 되고, 나아가 시대를 변혁하는 사상이 된다." 지은이 정현구 목사(서울영동교회)는 주기도문으로 '세기'의 영성을 논한다. 그는 주기도문이야말로 개인의 영성을 넘어 공동체의 영성까지 새롭게 할 수 있다는 뜻을 편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지은이는 특별히 '우리'에 주목한다. 이렇게 기도를 시작할 때, 곧 그분을 부르는 우리는 믿음의 형제자매로 모인 영적 가족으로서 거룩한 코이노이아의 사명을 깨닫게 되고, 또한 앞으로 하나님을 아버지로 부르게 될 이 땅의 모든 사람들을 이 코이노이아로 받아들여야 할 선교적 사명을 확인하게 된다.

일용할 양식을 주소서. 지은이는 이 간구도 '우리'와 연결지을 때 더욱 의미가 깊어진다고 말한다. 이 간구에는 "모든 사람들의 밥그릇에 밥이 가득 차는 미래를 가져오는 사람으로 살기 위해서 내가 오늘 밥을 먹게 하소서"라는 뜻이 담겨있다는 것이다.

죄를 사하여 주소서. 여기서 '죄'는 이미 우리가 사함 받은 근본적인 그 죄가 아니라 우리가 날마다 짓는 범죄들이다. 형제에게, 그리고 하나님께 용서를 구하는 이 기도는 결국 "하나님과 이웃과의 모든 관계가 회복된 희년 공동체를 이루게 해달라는 기도가 된다."

악에서 구하소서. 이 간구에 이르렀을 때 우리는 인간의 삶은 물질과 인간관계만으로 다 말할 수 없는 보이지 않는 영역이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지은이는 온전한 구원은 이 세상 속에서 거룩한 삶을 살아감으로 악을 이기는 것이라며 이 기도문은 이런 거룩한 삶을 살게 해 달라는 기도라고 말한다.

나라와 권세와 영광. 주기도문은 초대교회에서 예전상 삽입한 것으로 추정되는 이 송영으로 끝을 맺는다. 이 마지막 기도문은 이미 앞의 간구들 속에서 우리가 느낀 수많은 어려운 상황 속에서 수만 가지 기도 제목을 가지고 애통하여 기도하는 우리의 시선을 이끌어 하나님의 나라와 권세와 영광을 보게 한다. 참 장엄한 이 끝맺음을 통해 공동체는 21세기에 새롭게 하나님을 찾고 발견하게 될 것을 지은이는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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