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의료봉사 현장에서

"저는 보았습니다. 의료팀의 섬김 속에 계신 주님을. 그들의 수고와 땀 흘림과 사랑 가운데 계신 주님을. 그리고 진심으로 고마워하며 감사해하는 교인들의 눈망울 속에 계신 주님을. 꿈같은 한주간이 지나갔습니다..." 2004년에 필리핀 의료선교를 다녀온 후에 윤순례 선교사로부터(필리핀 마갈랑교회) 받았던 편지 한 부분입니다. 제가 인솔했던 의료봉사팀의 사랑의 섬김을 아름답게 보았던 것 같습니다.

금년 1월에도 우리 의료봉사팀이 작년에 갔던 그 지역에서 한 주간 일정으로 봉사활동을 폈습니다. 분주한 일정과 필리핀의 무더위에 지쳐있는 저희에게 현지에서 날아온 편지는 큰 위로가 되었습니다. "저희 선교지 식구들이 감명 받았던 것은 의료선교팀 모두가 너무나 헌신적으로 섬겨주신 것입니다. 비록 말은 통하지 않지만 진실은 통하기에 교인들만 아니라 주민들 모두가 이구동성으로 친절하고 사랑이 많은 분들이라며 감격했습니다.

작년에는 의사 선생님 두 분이(이승연 신경철) 많은 환자들을 진료하느라 엄청 힘들었는데 금년에는 참으로 넉넉했습니다. 환상의 의료팀이 펼친 의료봉사활동은 저희 동네 산파블로를 예수 사랑으로 뜨겁게 달구었고, 부족한 종의 미션 입지를 다시 한번 든든하게 세워주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작년에 선교팀이 지나간 후로 저는 동네 유지 대우를 받고 있습니다. 교회 근처에 있는 국립 하이스쿨(5년제)에 행사가 있을 때면 교장선생님의 초대를 받습니다. 이번에도 봉사활동을 했던 여러 학교의 교장과 교사들로부터 감사인사를 받고 있습니다."

▲ 초등학생을 진료하는 의료선교팀. ⓒ 황영준 목사
우리의 활동이 선교사와 현지인들 사이에 좋은 관계를 맺는 계기가 되었다고 합니다. 봉사기간을 1월로 잡았던 것은 2월 구정기간에 표를 구하기 어렵고, 동역할 대학생들도 실습에 들어가기 때문이었습니다. 의사로는 내과 임영국 서승현, 외과 김주현, 소아과 오기창, 그리고 약사 3명, 간호사 3명, 약대생 1명, 치대생 1명, 간호대생 1명이었고, 다른 봉사자들 까지 모두 27명 대가족으로 움직였습니다. 현지 교역자들도 나섰고, 그곳 교인들도 통역과 봉사로 함께 섬겼습니다. 학교를 방문해서 학생들을 진료할 때는 교사들도 협력을 잘해주었습니다. 3일 간 진료를 통해 아라얏산 산족마을에 있는 까나나완교회, 마갈랑 지역 초등학교 두 곳, 하이스쿨 한 곳 그리고 말갈랑나사렛교회 교인들과 주민까지 1천 명이 넘는 많은 사람을 만났습니다. 2004년에는 1004명을 진료했었습니다. 예수의 천사들이 천사를 진료했다면 기뻐했었습니다.

이번 의료봉사에도 동산교회 선교팀과 EMF(의료인선교회-회장 최창옥) 회원들이 함께 나섰습니다. 우리교회 봉사팀은 여러 해 동안 국내 농촌교회를 섬겨왔고, 해외봉사도 다녔습니다. 이러한 해외 봉사활동은 우리 교회가 협력하는 파라과이 임한곤 선교사와 페루 김복향 선교사를 1992년에 찾아갔던 의료봉사로부터 시작된 것입니다. 그 후로 아프리카 케냐와 태국에도 다녀왔습니다. 근래에는 EMF에 속한 의대 약대 간호대 재학생들도 함께 다닙니다. 이들을 미래의 의료선교인으로 준비시키는 목적으로 그렇게 합니다. 여행경비는 자비로 합니다. 젊은이들은 환상을 보고, 늙은이들은 꿈을 꾸리라는 말씀대로 '하나님의 나라' 환상과 꿈을 꾸는 드림팀입니다.

우리나라의 초기 선교도 의료봉사로 문이 열렸습니다. 최초로 설립된 황해도 솔내교회가 서상륜의 전도로 세워졌습니다. 평안도 의주 사람인 서씨가 만주로 드나들며 인삼을 팔고 신약(新藥)을 들여왔습니다. 그가 만주에서 장티푸스에 걸렸을 때 영국인 선교사 맥킨타이어가 그를 찾아왔습니다. 조선선교에 관심이 있는 그는 서상륜을 만난 것을 선교의 기회로 알았습니다. 그를 데려다가 치료해 주었습니다. 병을 나은 서상륜은 훗날 얼굴도 모르고 이름도 모르는 사람이 나 같은 죄인을 고쳐 준 것이 예수님의 사랑 이었다고 고백합니다. 죽을 병을 고쳐준 그 은혜를 무엇으로 보답할까 하며 고마워하는 그에게 선교사는 복음을 전했습니다.

그는 1882년에 세례를 받았고, 로스 선교사를 도와 누가복음과 요한복음을 한글로 번역하는 일에 함께 했습니다. 최초의 우리말 성경이 나온 것입니다. 그가 성경을 들여오다가 발각되어서 황해도 솔내로 피신하였고, 그곳에서 전도했습니다. 쪽복음을 나눠주며 복음을 전하고 씨감자도 나눠주었습니다. 특별히 병든 자에게는 신약(新藥)인 금계랍(염산키니네)도 나눠주었습니다. 복음과 빵 그리고 병든 자에게는 치료할 약도 나눠주었습니다. 좋은 선교의 모델입니다. 복음과 빵, 그리고 사랑의 손길로 예수의 복음을 전해야 합니다. 보냄 받은 선교사의 사역을 위해 의료봉사로 돕는 것은 무척 좋은 지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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