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천년을 목전에 두고 교단의 미래를 염려하는 마음으로 84차 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모이신 총대 여러분의 건승하심을 기원합니다. 우리 교회갱신을 위한 목회자협의회는 본 교단이 은혜 가운데 성숙해 가는 것에 대해 감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금번 총회에도 임원선거 및 일부 상비부 조직과 관련하여 세상 정치에서도 비난을 받는 금권선거와 매표행위가 전국적으로 공공연하게 발생한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이에 우리는 총회 개회를 앞두고 이 사실을 총대 여러분에게 알리고, 교단의 앞날을 위해 수고를 아끼지 않으시는 총대 여러분들의 협력으로 다시는 이와 같은 폐단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해야만 본 교단이 더욱 발전할 수 있겠다는 안타까운 심정을 가지고 긴급하게 호소문을 드립니다.
본 협의회가 확인한 사실 중에 하나만 실례로 밝히면 금번 총회 서기 후보로 입후보한 분들이 매표를 목적으로 서울의 P호텔, L호텔 등에 총대들을 초청하여 식사를 대접하고 봉투를 돌린 사례가 있었습니다. 실제로 그 자리에 참석한 한 총대는 다음과 같이 양심선언을 하였습니다.

"(전략) 고양이의 목에 방울을 다는 심정으로, 이래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에서 글을 쓴다. 깨끗한 선거를 꿈꾸며 가장 깨끗한 사람을 투표하리라고 마음을 먹고 있었다. 그러나 모 후보의 진영에서 만나자는 연락을 받고 거절할 수 없었다. (중략) 내가 받은 십오만원과 식사비용은 어떤 방법으로든지 돌려 줄 것이다. (중략) 이런 문제로 고민하는 양심이 있다면 그래도 희망적이지 않을까? 이 작은 것 하나라도 극복할 수 있다면 하는 심정이다."

잘 아시다시피 최근에 우리사회에서 일어난 대형비리의 한복판에는 항상 그리스도인들이 있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교회는 이 나라와 사회 앞에 고개를 들 수 없을 정도로 형편없는 처지에 몰려있습니다. 이런 와중에 더욱 하나님의 공의를 행하고 정의의 모범이 되므로 추락한 신인도를 회복해야 할 주님의 교회가 세상 정치구조에서도 용납하지 않는 금권 타락선거를 버젓이 행한다는 사실을 도대체 어떻게 설명할 수 있겠습니까? 아무리 세상이 타락해도 살아계신 주님이 다스리시는 교회의 대표자들로서 이 시대 마지막 양심의 보루가 되어야 할 목사·장로들이 모이는 총회 선거에서 금권선거가 자행된다는 것은 아무도 이해할 수 없을 것입니다. 우리의 이런 참담한 형편을 보고 답답한 마음으로 예수님도 울고 계실 것입니다.
지금 우리는 엄위하신 하나님의 눈앞에 있습니다. 동시에 우리를 교회의 지도자로 믿고 따르는 성도들의 눈앞에 있습니다. 84차 총회에 모이신 총대 여러분들의 역사적인 결단을 바라는 마음으로 다음과 같이 호소합니다.
먼저 현 총회 임원회는 임원 선거에 앞서서 진정한 회개의 시간을 모든 총대들이 가질 수 있도록 시간을 할애해 주시기를 호소드리며, 총회 선거관리위원회에서는 지금까지 행해진 불법 사례들에 대해 총회임원선거규정에 나와있는 선거운동에 대한 규제에 의거하여 단호한 입장을 취해 주셔서 다시는 돈 쓰는 정치풍토가 본 교단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확고한 의지와 행동을 금번 총회에 보여주시기를 호소합니다. 그리고 총대 여러분 가운데 임원이나 상비부 후보에게 선거와 관련하여 돈을 받은 분들은 양심적으로 금품수수를 선언하고 돈을 준 후보에게 되돌려주시고, 후보로 입후보하신 분들 중에 선거와 관련하여 총대들께 금품을 주신 후보께서는 선거 전에 신앙양심을 따라 사퇴하시기를 호소합니다.
우리는 교회의 정치구조가 사회보다도 더 썩었다고 손가락질 당하는 부끄러운 현실 앞에 직면해 있습니다. 지금 우리가 관심을 집중해야 할 부분은 부정을 해서라도 교권을 획득하는 일이 결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천 년을 앞두고 우리 교단이 더욱 성숙하고 발전될 수 있도록 생산적이고 창의적인 일에 우리의 뜻을 하나로 모으는 것이라고 믿습니다. 그러므로 교회갱신을 위한 목회자협의회는 더욱 건강한 교단의 구현을 위해 우리 모두가 가슴을 찢고 절통하는 심정으로 먼저 고치지 않으면 안될 총회 선거 풍토에 대해 필요한 모든 조치와 상황 속에서 앞장설 것임을 다짐하는 바입니다.

"지금 예수님이 울고 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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