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대원을 다닐 때 최홍석 교수님께 늘 듣던 말이 있다. "개혁된 교회는 계속 개혁되어야 한다."

최교수님이 전해주는 이 말이 나를 감동시켰고, 이 감동이 나를 교갱협 회원이 되게 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목회현실에서는 개혁이나 갱신이란 말을 거의 사용하지 않고 의도적으로 피하는 자세를 가지고 있다. 그 이유는 개혁이나 갱신이란 말이 본질적인 의미는 그렇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왜곡되는 경우를 많이 보았기 때문이다.

개혁이나 갱신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말이 '비판'이다. 예수님은 비판하지 말라고 말씀하셨지만 일반적으로는 개혁이나 갱신을 한다면 비판을 수반한다고 생각하고 나아가 그것을 사명으로 여기기도 한다. 그러나 비판이 과연 갱신과 개혁을 가능하게 하는 것인가에 대해서는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
사랑으로는 갱신이 안되고 개혁이 불가능한 것일까? 그러나 정작 사랑으로 하는 갱신, 사랑으로 하는 개혁에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본다. 맥없어 보이고 힘없어 보이지만 사랑은 사람을 갱신시키고 교회를 개혁시킨다. 비판으로 안되던 일들이 사랑으로 가능하게 되는 것을 경험한 것은 이미 수차례의 일이다.

필자는 한국교회가 구제에 인색하다고 비판하던 사람이다. 그러나 교회를 개척하면서 그 비판을 멈추고 교회에서 드리는 절기헌금 전액을 구제비로 집행하고 예산의 상당부분을 그 쪽으로 사용했다. 물난리가 나면 현장에 달려가 천막을 쳤다. 사실 구제가 인색하다는 필자의 비판을 듣고 구제비를 늘린 교회는 한 교회도 없었다. 그러나 우리 교회가 하는 것을 보고 절기헌금 전액을 구제비로 사용하는 교회가 점점 늘어나고 있는 것을 보게 된다.

발이 더러웠던 제자들을 향해 발이 더럽다고 비난하지 않으시고, 더러운 발을 못본 체 하지 않으시고 더러운 발을 씻어주는 쪽을 택했던 예수님의 모습 속에서 다시 한 번 갱신의 원리를 발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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