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분히 규제 일변도로 느껴지는 총회정책은 과연 어떤 근거를 가지고 있는지 묻고 싶다. 84차 총회를 다녀온 후 새로운 시대에 맞는 교단의 정책과 미래 대안은 무엇인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실례로 2년여 동안 연구한 결과로 총회 석상에서 배부되었던 '21세기부흥발전기획단'의 정책제안서는 아무런 검토도 없이 폐기처분되고 말았다. 배부된 내용을 참석한 총대들이 과연 몇분이나 읽어보았을지 의문이 들었다. 보고서 제출을 위해 들인 시간과 재정을 감안한다면 한 번이라도 내용을 읽어보고 시정할 부분이 있다면 시정을 명령하고, 보완할 부분이 있다면 개선할 것을 명하여 보다 발전적인 대안이 모색되어야 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라고 본다.

교단의 정책은 한 사람에 의해서 좌우될 성질의 것이 아니라 보다 많은 사람의 중지가 모여서 많은 개성이 뒤따른 후에 실행되어야 한다. 외부의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하고 몸만 사리다가 낙오하고 마는 페르소나호(겉모습만 화려한 보트)가 되어서는 안되는 것이다.

한국교회의 미래가 유럽 교회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변화에 대한 민감성을 가져야 함은 주지의 사실이다. 젊은 피 수혈론만 부르짖을 것이 아니라, 당면한 과제들과 미래에 대한 예측과 부단한 연구를 통한 즉시적 대응이 그 무엇보다 필요한 현실인 것이다.

그러므로 한국 교회를 이끌고 나간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우리 교단은 미래지향적 대안 제시를 위해 열려있는 자세로 더욱 깊은 고민을 해야할 것이라고 본다. 사도행전에 나오는 예루살렘 총회는 결코 수용하지 않아야 할 우상의 더러운 것과 음행, 목매어 죽인 것과 피를 멀리하는 것 외에 다양성을 인정하는 자세를 가지고 있었다.

우리 총회의 모습 역시 변질시키지 말아야 할 본질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더욱 단호한 태도를 취하되 인정해야 할 다양성에 대해서는 더욱 포용하는 자세를 견지해야 미래의 선진교단으로 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과연 우리 교단의 미래 정책은 무엇인가? 열린 사고로 새 천년에 걸맞는 신선한 정책을 서로 고민하고 찾아본다면 우리에게도 늦지 않은 시작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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