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주일마다 ‘거룩한 공회’를 믿는다는 신앙고백을 한다. 공회란 공교회를 뜻한다. 이는 개교회에 대칭되는 개념이다. 하나하나의 개교회가 모여 공회를 이룬다. 이 공회에 노회도 총회도 포함된다. 공회도 교회이기 때문에 교회의 본질인 거룩함이 있어야 한다. 총회도 교회이다. 확대된 교회이다. 그 생명은 거룩에 있다. 그렇다면 우리 총회는 거룩한 공회인가?

거룩을 하나님께 적용하면, 죄가 없으시며, 장엄하시며, 순결하시며, 완전하심을 뜻한다. 사람에게 적용하면, 구별되고, 도덕적으로 순결하고, 하나님께 바쳐진 상태를 의미한다. 총회가 거룩한 공회가 되기 위해서는 세상과 구별된 모습, 도덕적 순결한 상태, 하나님께 바쳐진 상태가 되어야 한다. 과연 오늘 우리 총회의 모습은 그러한가?

새로운 총회 회기와 함께 상비부, 특별위원회, 상설위원회 활동도 시작되었다. 총회, 상비부, 특별위원회와 상설위원회 임원들이 거룩한 공회를 세우길 바란다. 그 어떤 프로젝트보다 중요한 것은 교회의 생명인 거룩을 회복하는 것이다. 10월 마지막주간 월요일은 종교개혁 505주년 기념일이다. 개혁자들이 목숨 걸고 지켰던 교회의 거룩을 우리도 지켜야 한다.

우리는 어떻게 거룩을 지켜야 하는가? 카일 아이들만은 <거짓 신들의 전쟁>에서 현대인의 우상을 아홉 가지로 설명했다. ①음식의 신: 음식에 대한 지나친 관심. ②섹스의 신: 배우자가 아닌 사람과 성관계를 갖는 것. ③오락의 신: 스포츠, 영화, 음악, TV, 비디오 게임에 지나치게 빠진 것. ④성공의 신: 명성을 얻고, 영향력 행사하는 것이 하나님보다 중요한 것. ⑤돈의 신: 돈을 얻기 위해 신앙도 양심도 팔아버린 것. ⑥성취의 신: 트로피, 훈장, 메달, 성적표, 학위가 신앙과 양심보다 중요한 것. ⑦로맨스의 신: 배우자가 아닌 사람에게서 연애감정을 채우려는 것. ⑧가족의 신: 가족이 하나님보다 우선된 것. ⑨‘나’라는 신: 하나님보다 나를 높이고 내 뜻을 고집하는 것. 이런 우상을 십자가에 못 박는 것이 거룩한 공회를 세우는 길이다.

총회, 상비부, 특별위원회, 상설위원회 임원들은 귀한 분들이다. 우리 총회의 인물들이요, 자산들이다. 거룩을 추구하는 분들이 많다. 하지만 우리는 연약한 인생들이다. 언제나 넘어질 수 있다. 박희천 목사님 밑에서 대학부 전도사로 섬길 때 교역자 회의 때 자주 하신 말씀이 있다. “우리는 모두 타락한 아담의 후예입니다. 성령님께서 붙들어주지 않으시면 우리는 언제나 흉악한 죄인이 될 수 있습니다. 이것을 잊지 마세요.” 박희천 목사님께서 95세가 넘어도 하나님께 쓰임 받고, 후배 목사들의 존경을 받는 것은 바로 그것 때문이 아닐까? 언제나 타락할 수 있는 인간인 목회자가 성령의 포로, 은총의 포로가 되는 삶을 살았기 때문이 아닐까? 거룩을 잃어버리면 인물이 괴물이 된다. 한때 촉망받던 인물들이 거룩을 잃으므로 괴물이 되어 역사의 무대에서 퇴장한 적이 있지 않던가?

고 정필도 목사님을 개인적으로 만났을 때 우리를 넘어뜨리는 마귀의 유혹을 조심하라고 하시면서 “한 발자국만 잘못 내딛어도 천 길 낭떠러지로 떨어진다. 유혹에 조심하라”고 말씀하시던 모습이 선명한 한 컷 사진으로 가슴에 남아 있다.

재판국과 선거관리위원들의 헌신에 감사한다. 총회의 정치는 성경과 헌법과 규칙, 결의에 근거해서 시행되어야 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돈 봉투가 재판도 선거도 지배하던 때가 있었다. 돈의 신을 우상으로 섬기던 때가 있었다. 부끄러운 일이다. 목사와 장로는 돈을 사랑하지 말아야 한다.(딤전 3:3) 돈은 일만 악의 뿌리이다.(딤전 6:10) 총회는 거룩한 공교회가 되어야 한다. 아무리 시대가 어려워도 거룩한 교회, 거룩한 공회는 하나님이 지켜주셨다. 부흥을 주셨다. 그러나 아무리 태평성대라도 거룩을 잃은 교회는 세상에 짓밟혔다. 입으로는 개혁신학을 부르짖지만, 행동으로는 자유주의자처럼 살지는 않는가? 가슴엔 십자가의 감격이 사라져 차디찬 쇳덩어리가 되었고, 손은 돈 봉투를 건네고 있지 않은가? 돈을 주면서 마음을 얻으려는 사람이나, 돈을 받으면서 마음을 주는 사람이나 다 문제다.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한국교회는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는 낙동강 방어선에 서 있다. 6·25전쟁에서 낙동강 방어선의 최후 보루 다부동 전투에서 1사단 예하 대대가 탈진하여 고지를 포기하고 내려올 때 사단장 백선엽 장군은 “우리는 더 이상 후퇴할 곳이 없다. 우리가 후퇴하면 미군도 후퇴하고 우리나라는 부산 앞바다에 빠져 죽게 된다. 내가 선봉에 설 것이다. 내가 물러서면 나를 쏴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런 각오로 거룩을 지켜야 한국교회를 살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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