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데를 수축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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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진 데를 수축하며
  • 이윤동 목사
  • 승인 2021.11.12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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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땅을 위하여 성을 쌓으며 성 무너진 데를 막아서서 나로 하여금 멸하지 못하게 할 사람을 내가 그 가운데에서 찾다가 찾지 못하였으므로”(겔 22:30)

우리나라가 고령화 사회로 접어든 탓에, 농촌에서는 70살을 먹어서도 제일 젊은이로 취급받으며 교회를 섬깁니다. 그러니까 자기 몸 가누기도 힘겨워하는 노인들이 오늘날 겨우겨우 예배당을 지키고 있는 것이 농어촌 교회의 현실입니다.

미래자립교회 지원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며 그 사정을 가까이에서 헤아리게 되었습니다. 어떤 목사님은 부임하고 2년여 동안 보일러도 가동되지 않는 냉골 방과 거실에서 겨울을 지냈습니다. 누구에게도 알리지 못한 상태로 말입니다. 사실 목사님은 앞서 선교사로 사역하면서 허리를 크게 상한 상태였습니다. 물 한 통 드는 것조차 힘든 육신으로 추운 겨울을 견디며, 교회를 지키고 계셨던 것입니다.

급한 마음에 손재주가 있는 젊은 동역자들이 팔을 걷어붙였습니다. 건식보일러를 구해서 목사님 댁에 놓아드렸습니다. 이마에 땀방울이 맺히도록 하루를 꼬박 들인 수고 끝에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따뜻해진 방바닥을 손으로 쓸어내리면서 해맑게 웃는 목사님과 사모님 모습이 깊은 울림으로 남았습니다.

그 공사를 마칠 즈음에 또 다른 교회 목사님의 사정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교회도 보일러가 고장이 나는 바람에, 목사님은 다가오는 겨울에 대해 커다란 두려움을 느끼고 계셨습니다.

이런 교회들에 대한 과제를 안고, 오늘도 우리는 머리를 맞대고 해결책을 강구하며 기도합니다. 그 결과 중 하나로 무안노회에는 수리·수선 특공대가 생겼습니다. 기회만 오면 언제든지 달려가 봉사할 태세로 열정을 불태우는 중입니다.

서해의 거센 바람이 몰아치는 길목인 무안반도에서도 거친 환경을 견뎌내며 생명을 구하는 사역들은 계속 일어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러 불안요소들이 목사님들을 사역에 집중하지 못하도록 방해합니다.

까치들이 예배당 여기저기에 집을 짓는 바람에 교회당이 위태로워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거친 폭풍으로 종탑이 무너지는 사고를 이미 한차례 당해 불안감이 컸던 상태에서, 까치들의 배설물들이 전선을 부식시켜 합선이 일어나고 결국 화재로까지 이어지는 바람에 목사님은 놀란 가슴을 또 한 번 쓸어내렸습니다. LED가 부착된 작은 십자가를 고정시키는 못까지 부식 때문에 조금만 바람이 불어도 심하게 흔들리고 있습니다. 전문가가 진단을 해보더니 하루 빨리 보수공사를 진행해야 한답니다.

가까이 다가갈수록 우리가 섬겨야 할 교회들, 우리의 손길이 필요한 자리가 너무 많습니다. 성의 무너진 곳들을 다시 수축해야 할 사명의 무게가 점점 커져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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