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이 저물어가고 있다. 뒤돌아보면 사회도 교회도 그리 아름답지 못했던 것 같다. 올 한 해 대두했던 사건들을 단어로 표현하면 남북문제, 핵 폐기, 미투, 경제난, 청년실업, 자영업포기 등 부정적 언어가 많다. 교계도 세습, 그루밍, NAP, 동성애문제, 이단 발호, 양심적 병역거부, 가짜뉴스, 연합기관 분열 등등 우리를 우울하게 했다.

지난 2017년을 시작하며 필자를 비롯한 많은 목회자들은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이하여 침체한 한국교회가 다시 한 번 종교개혁의 정신으로 새롭게 되기를 소망했다. 이제 바닥을 치고 2018년에 새로운 비상을 시작할 것이라는 기대도 했다. 그러나 2018년을 마무리하면서 한국교회는 여전히 침체의 늪으로 빠져가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올 한 해도 교회를 보는 사회의 부정적 시선을 보면서 같은 느낌을 갖고 있다. 물론 안티 기독교의 무차별 공격과 일부 언론의 부정적 보도가 문제다. 그러나 비판과 공격의 빌미를 교회가 제공했다는 것에 변명의 여지가 없다.

얼마 전 교단장, 연합기관장, 대학 총장을 역임하신 분들이 한국교회를 논하는 자리에 참석했다. 한 원로께서 “한국교회가 이 사회에 봉사와 공헌이 이렇게 많은데 왜 계속 사회의 지탄을 받고 그 영향력이 감소하는지 모르겠다. 한국교회가 다시 이 사회에서 인정받는 기관이 될 수 있을까?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할 수 있나?”고 토로했다.

사실 그 해법은 간단할 수도 있다. 필자가 대표회장으로 섬겼던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가 2018년도 전반기에 발표한 〈한국기독교분석리포트〉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다. 이 리포트에서 비기독교인들의 눈에 비친 한국교회는 지극히 부정적이다. 비기독교인들은 ‘남을 잘 돕는다’(14.3%), ‘약자 편에 선다’(9.5%), ‘도덕적이다’(8.3%) 등 교회에 대한 긍정적인 대답에 인색했다. 반면에 ‘이기적이다’(68.8%), ‘물질 중심적이다’(68.5%), ‘권위주의적이다’(58.9%) 등 부정적인 평가는 압도적으로 높았다. 한국교회가 사회에서 긍정적 역할을 수행했는지 묻는 질문에도 ‘긍정적 역할을 수행했다’(20.7%)는 답변보다 ‘그렇지 못했다’(79.3%)는 답변이 훨씬 높았다.

〈한국기독교분석리포트〉에 따르면 성도들은 한국교회가 집중해야 할 분야로 ‘사회적 책임·구제와 봉사’(39.4%)를 꼽았다. 그 다음으로 ‘예배·양육·교육·교인 돌봄’(26.1%) 등이 뒤따랐다. 교회가 세상의 빛과 소금이 돼야 함을 교인들도 자각하고 있는 것이다. 비기독교인 역시 다르지 않았다. 비기독교인들은 교회가 추구해야 할 바람직한 미래상으로 사회에 ‘올바른 방향성을 제시하는 교회’(30.8%), 그리고 ‘사회적 약자를 돕는 교회’(26.2%)를 선택했다. 기독교인들과 비기독교인들 모두 한 목소리로 교회가 사회적 책임을 다할 것을 주문했다.

교회가 사회에서 인정받는 방법은 진정한 빛과 소금으로서의 사명을 감당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먼저 목회자와 성도들이 도덕성을 제고해야 한다. 내적으로 교회 분쟁과 교단의 금권선거를 없애야 한다. 그리고 연합기관의 하나 됨이 필요하다. 그리고 사회 속에서 섬김 사역을 강화해야 한다.

이제 2018년을 보내고 2019년 새해를 맞이한다. 사회에서 지탄받고 부끄러운 교회 모습을 벗어버리자. 한국교회, 그래도 희망이 있다고 믿는다. 고(故) 옥한흠 목사님의 사도행전 강해서 제목이 〈교회는 이긴다〉였다. 그렇다. 한 때 부끄럽고 침체할 수도 있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하나님의 교회는 하나님이 붙드시고 새롭게 하실 것이다. 지금도 말씀대로 살려고 애쓰면서 엎드려 기도하는 진실한 성도가 있다. 이름 없이 빛도 없이 섬기는 수많은 목회자들이 있다.

한 해를 보내고 한 해를 맞이하며 기도를 드린다. “하나님이여, 2019년 한국교회를 새롭게 하소서. 성령이여 역사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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