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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에 부응하는 지도자를 세우자

지난 4월 27일 남북 정상회담이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열려 우리 대통령과 북한 주석의 만남이 전 세계에 생중계가 되면서 한국은 큰 이슈가 되었다. 또한 6월 12일 북미회담이 열리므로 또 한 번 세계 언론의 집중 플래시를 받았다. 해방 73년 만에 통일이 손에 잡힐 것 같이 성큼 다가온 듯 하다. 물론 우리나라 주변의 4대 강국의 이해득실과 핵 문제가 여전히 숙제로 남아있기는 하지만 분명히 어느 때보다 통일은 다가왔고, 그렇게 생각하지 않은 국민들은 없는 듯 보여진다.

지난 2000년 남북정상회담을 하려고 서울공항을 출발하기 전, 고 김대중 대통령은 말하기를 “뜨거운 가슴과 차가운 머리를 가지고 평양으로 들어간다”고 했다. 이 짧은 한 마디 속에 많은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먼저 반세기 넘도록 이념과 체제를 달리하고 극한 대치의 남북 진영이 한 번의 만남과 회의로 지난 적대 감정과 상처를 단번에 씻어낼 수가 없음을 전제로 한 말일 것이다. 그만큼 화해와 평화의 새 관계로 바꾸는 것이 결코 용이하지 않다는 것이다. 또한 이 말 속에는 기대치가 있다. 양 진영이 앙금과 응어리져 있는 문제들을 한 민족이라는 용광로 속에서 용해시켜야 한다는 강력한 의지도 엿보인다. 나아가 정치, 경제, 사회, 군사, 문화 등 모든 분야에 엉킨 실타래 같은 문제들을 풀어가는데 감정에만 치우치지 말고, 차가운 머리 냉철한 판단력과 객관적인 사고에 따라서 모든 일을 처리해야 한다는 의지의 표현이 담긴 말이라 생각된다. 사람이 감정적인 면과 이성적인 면에 균형을 가지기란 쉽지도 않다. 균형을 잃을 때 그 판단을 그르치게 되고 행동은 오류를 범할 수 밖에 없다.

신앙 안의 세계도 뜨거운 가슴으로 해야 할 일과 차가운 머리로 해야 할 일들이 있다고 본다. 복음과 구원의 모든 일들은 신비적인 일이므로 하나님 은혜에 뜨겁게 ‘아멘’으로 수용해야 할 신비로운 성질의 것이다. 인간의 합리적인 사고나 과학적인 지식으로 이해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구원받은 우리에게는 주어진 모든 환경과 선교를 위해서 뜨겁게 기도만 하고 구체적인 방법을 강구하지 않는다면 게으른 종이 분명하다.

차가운 머리로 미래지향적이고 비전 있는 계획과 수립은 교단에 주어진 책임이고 시대를 주도하는 사명일 것이다. 지도자 한사람이 무엇이나 다 할 수 있다는 권위주의 리더십이나 무조건 ‘아멘’의 기적을 이루어 내겠다는 전근대적인 리더십은 분명 한계가 있다. 디지털시대를 넘어 4차산업의 시대이다. 작고 큰일을 불문하고 객관성 있고 정확한 데이터로 현황 파악과 분석으로 현실성 있고 미래지향적인 기획과 정책개발이 요청되고 있다. 그것이 합리성과 타당성의 바탕으로 확실히 비전이 제시될 때 비로써 다른 사람들의 공감과 참여를 얻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전환기적 시기에 교단의 지도자는 무엇을 선행해야 할까? 우선 당면한 총신대학 문제, 그리고 산적한 교단의 부패와 개선되어야 한다는 것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다고 본다. 그러나 내부 문제에만 매몰되고 당면한 사회와 국가 그리고 세계를 보지 못한다면 쓰나미처럼 밀려오는 안티 기독교의 사상과, 국가인권이라는 정책 하에 동성애의 창궐함과, 목회자 세금문제, 인구 감소와 절벽의 문제, 그리고 이슬람의 팽창 및 우리 가운데 깊숙이 들어와 있는 다문화의 현실에서 어떻게 대처하고 시대적 교회로 살아남을 수가 있을까? 그러한 면에서 지도자는 양면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내면적 부패에 대해서도 잘 대처해야 하고, 반면 시대적 현실인 남북통일과 통일 후 일어날 일들과 각양 문제에 대해서도 지도자는 눈을 감아서는 결코 안 될 것이다.

이 시점에 통일을 위한 준비는 과연 무엇일까? 그 중 하나를 말하면 탈북한 새터민에 대한 교단의 정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통일 방식이 북한체제의 이반과 무너짐인지 아니면 중국식 개혁개방인지 하나님이 어떤 방식으로 허락할지는 모르지만, 통일을 결정할 때 북한 주민들이 가장 주목할 정보가 무엇일까? 그것은 정착한 남한에 새터민의 삶일 것이다. 통일 후 자신들이 받을 대우, 삶의 질을 어느 곳에서 정보를 받을까? 분명 미리보기가 남한에 살고 있는 고향사람들의 새터민의 삶을 보면서 가늠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새터민 전도사 송혜연의 글을 보면, 탈북민이 국정원 조사 시절에는 90%가 교회에 나가고, 하나원에서 3개월 적응교육 후에는 60%, 그리고 사회에 나와서는 10~15%만 교회에 출석한다고 했다. 그는 북한선교는 돈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북한에서 겪은 굶주림과 고초, 생사의 탈북과정, 중국에서 팔리고 숨어 지낸 고난생활로 마음에 독기가 있는데 남측교회는 그 독기를 받아내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사랑으로 그들의 마음을 녹이는 것이라고 했다. 차제에 지도자로 출마하는 사람은 뜨거운 영성과 함께 현실을 직시하는 차가운 머리와 통찰력을 가진 사람이어야만 한다.

아까운 시간만 허비하지 말고 대담한 발상과 전환에 대한 과감한 자기개혁과 시대 상황을 읽고 복음의 바닥을 걱정하고 과거의 틀에서 벗어나려고 몸부림이 있는 지도자를 세워야만 한다.

박춘근 목사  남부전원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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