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교회의 고난과 나라 사랑의 기도를 담은 찬송을 모아 ‘나라 사랑 찬양예배’를 드렸습니다. 특별히 내국인들이 작사 작곡한 찬송가는 일제 시대의 독립운동 그리고 6‧25 전란 때의 슬픔과 고통과 교회의 기도를 되돌아볼 수 있습니다. 아울러 오늘 우리는 지나치게 개인과 개 교회 중심, 물량이나 세속적 성공주의임을 깨닫게 됩니다.

‘오직 예수, 일사각오’의 신앙으로 살았던 
주기철 목사의 ‘서쪽 하늘 붉은 노을 영문 밖에 비치누나’, 
안이숙의 ‘내일 일은 난 몰라요 하루하루 살아요’, 
손양원 목사의 ‘낮에나 밤에나 눈물 머금고 내 주님 오시기만 고대합니다’

하는 찬송을 부르면 순교신앙과 헌신, 십자가의 길을 생각나는 것처럼, 믿음의 선진들이 불렀던 찬송가 몇 장을 부르면  ‘오직 예수, 나라 사랑, 회개와 결단, 겸손과 섬김’을 소망하고 다짐하게 됩니다.

1894년에 출간한 ‘찬양가’ 제4장 ‘찬미주제讚美主帝’는 그 시대 신자들의 신앙생활이 철저하게 '하나님 중심, 성경 중심'이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밖에는 다른 복음이 없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가사를 읽기 쉽게 고쳐 씁니다.

1 이세상을 내신이는 여호와 하나뿐일세 천지만물 내신후에 일남일녀 시조냈네
2 오직사람 귀하더니 마귀가 미혹하였네 지옥고가 생겼으니 세세자손 죄악일세
3 착하신 여호와께서 자비지심 대발하야 성자예수 탄강하니 십자가상 죽으셨네
4 이은공이 크시고나 갚을바를 모르겠네 일년일차 성찬으로 그큰공로 잊지마세
5 먹고입고 쓰는것은 은혜마다 감사하세 주색간음 방탕말고 일정지심 찬미하세

1905년에 발간한 ‘찬미가’ 제14장은 ‘애국찬송가’입니다.

기독교인들은 나라를 사랑하는 일에 앞장섰기에 교회에서 기도하는 마음으로 찬송을 부른 것입니다.  3·1 독립선언서의 서명자 33인 가운데 기독교인이 16명이었습니다. 애국가 가사에서 하나님을 의지하는 믿음을 읽을 수 있습니다. 작사자가 안창호 또는 윤치호로 분분하지만 누가 되었던지 ‘하나님의 보호’를 소망하고 있습니다.

1948년 제헌국회 임시의장이었던 이승만의 제안으로 이윤영 목사가 기도한 것도 특별한 기독교적 사건입니다. 그때 속기록은 한국의 초대교회 역사 자료가 되었습니다.

1 동해물과 백두산이 말으로 달토록 하나님이 보호하사 우리대한만세
(후렴)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 대한사람 대한으로 길이 보전하세
2 남산우헤 저소나무 철갑을두른듯 바람이슬 불변함은 우리기상일세
3 가을하날 공활한대 구름업시놉고 밝은달은 우리가슴 일편단심일세
4 이긔상과 이마음으로 님군을 섬기며 괴로우나 질거우나 나라사랑하세

1931년 발간한 ‘신정찬송가’에 남궁억 작사 ‘일하러 가세’(219장)는 기독교인들의 나라 사랑과 성실 근면을 고양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독립운동가이며 교육가였던 그는 언론과 교육을 통해 민족 정신을 고취하고 무궁화 심기 운동 등을 전개했습니다. 찬송을 통해서도 신자들의 애국 애족의 사명감을 고취한 것입니다.

1 삼천리반도 금수강산 하나님주신동산 이동산에 할일많아 사방에 일군을부르네
  곧금일에 일가려고 누구가 대답을할가
(후렴) 일하러가세 일하러가 삼천리강산위해 하나님명령 받았으니 반도강산에 일하러가세
2 삼천리반도 금수강산 하나님주신동산 봄돌아와 밭갈때니 사방에 일군을부르네
  곧금일에 일가려고 누구가 대령을할가
3 삼천리반도 금수강산 하나님주신동산 곡식익어 거둘때니 사방에 일군을부르네
  곧금일에 일가려고 누구가 대령을할가

김활란 작사 ‘풍랑에서 구원함’(126장)은 일제시대에 전능하신 하나님을 향해 구원의 손길을 사모하는 마음이 절절합니다. 이화전도단을 구성하여 전국을 순회하며 복음과 민족정신을 고취하는 일에 나섰지만 일제의 탄압으로 중단되었습니다. 조국의 현실을 만경창파의 작은 배 한척으로 비유하며 주님의 자비로운 손길에 의지한 절절한 찬송입니다.

21세기 찬송가 515장 ‘눈을 들어 하늘 보라’도 6‧25 전쟁 때 부산으로 내려온 피란민의 어려운 생활을 보면서 그리스도인의 사랑의 도움의 손길을 기대하는 내용으로 석진영이 1952년에 지었습니다.

1 캄캄한밤 쌀쌀한 바람불때 만경창파 그넓은바다에 고독한배 한척이 떠나가니 아위태하고나
2 미친바람 늘쉬지않고불며 그놀란큰물 파도일울 때 연악한져배사람 엇지할까 참가련하고나
3 물결칠 때 배의지하는사공 외로운중 큰위험느끼며 푸른하늘 우러러 쳐다보고 천부께 비는말
4 주하나님 이죄인굽어보사 이물결다 잔잔케하시고 참불쌍한 이인생 살리소서 사랑의하나님
5 권능의손 그노를 저으시니 모진바람 또험한큰물결 제아무리 힘있게 몰려와도 잔잔케하시네

임배세 작사 작곡의 ‘금주가禁酒歌’(230장)는 기독교 절제 운동의 구체적인 내용입니다. 한국의 초기 기독교는 술, 담배, 도박, 축첩을 금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세례를 받을 수 없었습니다. 가사에 담긴 내용은 거룩한 생활과 자녀교육을 권합니다. 지금도 세례문답을 할 때 신앙고백과 아울러 구별된 생활이 증거되어야 할 것입니다. 임배세는 이화순회전도단의 중창공연을 했고 이승만 박사의 초청으로 하와이로 건너가 호놀룰루에 세워진 기독학원에서도 봉사했습니다.

1 금수강산 내동포여 술을입에 대지마라 건강지력 손상하니 천치될가 늘두렵다
  (후렴) 아마시지마라 그술 아보지도마라 그술 조선사회 복받기는 금주함에 있나니라
2 폐가망신될 독주는 빚도내서 마시면서 자녀교육 위하여는 일전한푼 안쓰려네
3 전국술값 다합하야 곳곳마다 학교세워 자녀수양 늘시키면 동서문명 잘빛내리
4 천부주신 내재능과 부모님께 받은귀체 술의독기 받지말고 국가위해 일할지라

내가 초등학교를 다니던 1950년대에는농촌에 살면서 수요일과 주일 밤이면 어른예배에 참석했습니다. 그 때 불렀던 ‘애국 찬송가’와 ‘금주가’ 기억을 되살려 우리 교인들에게 소개했습니다.  가사 내용 한 절 한 절, 한 문장씩 살펴보니 교회의 깨어있는 모습과 나라와 민족을 위해 사명감을 갖고 기도하며 앞장섰던 한국 교회의 모습을 눈으로 보는 것 같습니다.

유행하는 가요에도 흘러간 역사의 애환이 담겨 있어서 노래를 부르며 울기도하고 기뻐하기도 합니다. 찬송가 한 장 한 장, 작사자와 작곡자, 그리고 그 시대와 형편을 이해하면 더 큰 감동이 됩니다. 교회사 적으로 내용이 있는 찬송을 엮어 기독교 역사를 소개하고, 그 시대 상황을 볼 수 있는 영상 자료를 보며 찬양하면 구구절절이 은혜요 감사요, 감격이요 결단으로 다가옵니다.

노년층은 흘러간 역사를 회고하며 감사하고, 젊은이들은 교회 역사를 배우면서 그리스도인으로서 세상에 보냄받은 자로서의 구체적 비전을 발견할 것입니다.

(참고 문옥배. 한국찬송가 100년사. 예솔. 2002).

소록도남성교회 고 김세일 장로의 성경. 밑줄과 노트 흔적이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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