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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진한 나를 성도들이 일으켰죠”‘42년 목회’ 서현교회 은퇴한 김경원 목사

“서현교회는… 내 삶의 전체입니다. 청춘의 열정부터 장년의 기쁨 슬픔 감동 고민이 모두 서현교회에 있습니다. 노년을 맞아 서현교회에서 은퇴했습니다. 내 삶이 서현교회라고 말할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김경원 목사가 38년 담임하던 서현교회를 떠났다. 서현교회에서 전도사와 부목사로 시무하고 32살에 담임목사로 부임해서 지금까지, 42년을 목회했다. 서현교회가 삶의 전부라는 말 그대로다.

서현교회는 12월 3일 김경원 원로목사 추대 및 이상화 담임목사 위임 감사예배를 드렸다. 원로목사로 1주일을 보낸 김경원 목사를 12월 12일 만났다.

“원로목사로 지내시니 어떠세요?”

김경원 목사는 홀가분하고 가볍다고 했다. 40년 동안 가슴에 끌어안고 있던 ‘목회의 무게’를 내려놓은 것이 실감난다고 했다. 일반적으로 성도가 300명이 넘으면, ‘한 영혼에 집중하는 목회’가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김경원 목사는 출석 성도 700명으로 부흥할 때까지, 서울 전역 37개 구역을 모두 다니며 심방을 했다. 성도 가정의 생활상은 물론 고민거리와 자녀 생일까지 알고 있었다.

“목회자는 성도를 가슴에 품습니다. 가슴으로 품어야 성경이 말씀하는 목양을 할 수 있습니다. 가장 힘든 점이 무엇이냐고요? 고통 속에 있는 성도와 함께 아파하는 것입니다. 위로하고 기도하는 것뿐만 아니라, 감정적으로도 고통을 나누기 때문입니다. 목회자가 탈진하는 가장 큰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김경원 목사도 탈진한 경험이 있다. 한창 부흥하던 중 예배당이 화재로 전소했을 때, 성도가 1000명이 넘어 더 이상 ‘한 영혼에 집중하는 목회’가 힘들다고 느꼈을 때, 탈진을 경험했다. 어떻게 극복했을까.

김경원 목사는 스스로 극복한 것이 아니라고 했다. 너무 좋은 성도들이 자신을 일으켰다고 했다. “예배당이 전소했을 때, 제대로 목회하지 못한 책임이라는 생각으로 괴로워했습니다. 그때 장로님 권사님 집사님들까지 모든 성도들이 자신의 부족함과 잘못 때문이라며 기도를 하셨습니다. 그 힘으로 다시 예배당을 건축했습니다. 저를 신뢰한 성도들, 그 성도들 덕분에 목회할 수 있었습니다.”

김경원 목사를 언급할 때 빠지지 않는 분이 있다. 고 옥한흠 목사다. 김경원 목사는 옥 목사와 함께 교회갱신협의회와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 설립에 참여하고, 뒤를 이어 대표회장을 맡았다. 김 목사는 교갱협과 한목협을 만든 배경이 ‘내 교회만 부흥하고 잘되는 것은 소용없다. 한국교회 전체가 함께 일어나야 한다’는 공교회성에서 비롯됐다고 설명했다. 최근 활발하게 논의하는 ‘교회 생태계’에 대한 문제의식을 이미 갖고 있던 것이다.

일부 비판적인 이들은 교갱협 한목협이 있어도 한국교회는 달라지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교갱협과 한목협은 이미 혼탁해진 웅덩이에 발을 담그고 깨끗한 물 한 바가지를 붓는 그런 사역이었다. “완전한 교회의 갱신과 온전한 교회의 연합은 불가능하지요. 낙심하지 않고 포기하지 말고 계속 갱신과 연합으로 나아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렇게 해야 한국교회가 희망을 가질 수 있습니다.”

20여 년 전부터 교회의 생태계를 고민한 김경원 목사는 은퇴 후에도 ‘한국교회의 미래 생태계 회복’에 매진할 계획이다. 3주년을 맞은 미래군선교네트워크 사역과 지난 11월 24일 설립한 한국교회교육·복지실천학회가 그것이다.

미래군선교네트워크는 군목이 없는 대대급 부대 교회에 민간 군선교사를 파송해 청년 복음화를 일구고 있다. 한국교회교육·복지실천학회는 교회에서 운영하는 보육시설에서 성경적 교육을 진행할 수 있도록 교육시스템을 개발 보급할 예정이다. 결국 김 목사는  미래 한국교회 생태계가 어린이와 청년, 곧 다음세대의 회복에 달려있다고 여긴 것이다.

원로 김경원 목사는 담임 이상화 목사를 바라보며 말했다. “힘든 시기에 목회를 하는 이 목사가 안타까워.”

그리고 한 영혼을 품고 목회에 매진하는 후배 목회자들에게 말했다.
“사회 환경과 목회 환경이 너무 어려운 시대입니다. 비정상을 정상이라 말하는 혼돈의 시대입니다. 어렵고 혼란스러울 때 붙잡아야 할 것은 기본과 원칙입니다. 목회의 본질을 붙잡고 사역하십시오. 하나님의 은혜가 임하기를 기도하겠습니다.”

박민균 기자  기독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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