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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부루(Samburu, 나비) 이야기
마랄랄 숙소에서 본 일출 광경.

금요일(9.22) 아침 9시 30분에 삼부루 리서치를 위해 나이로비를 떠났습니다. 완전 초행길이고 아프리카의 비포장도로와 산악지대 및 반사막 지대를 통과하는 여정입니다. 아프리카에서 구글 지도는 엄청 유용하게 쓰입니다. 도로 이정표나 신호, 도로 체계가 엉망이고 네비게이션 서비스가 없기 때문에 그야말로 효자 노릇합니다. 네비게이션 대용으로 탁월하고요.

그런데 이 구글맵의 안내를 믿고 오다가 사건(?)이 터졌습니다. 위성이나 해당국가가 제공한 지도를 기반으로 경로를 제공하는데 이미 폐도가 되어 도저히 갈 수 없는 산악 도로(?)로 인도했기 때문입니다. 덕분에 돌아오고 또 돌면서 다람쥐 쳇바퀴 돌 듯 돌았습니다. 동행한 현지 전도사도 늘 다니는 버스 길 말고는 길을 전혀 알지 못했습니다. 마을이나 인적이 전혀 없는 깊은 산속에서 날은 점점 어둑해지고 아무 방법 없이 헤맬 때 마침 근처를 지나던 오토바이 운전자의 인도로 구사일생으로 빠져 나왔습니다. 그야말로 하나님이 도우셨습니다.

목적지로 가는 도중 현지 식당의 점심, 선택의 폭이 없다. 한 끼에 한 가지 음식.

그렇게 해서 예상 소요시간 7시간을 훌쩍 넘겨 340킬로를 12시간만인 밤 9시 30분쯤 숙소가 있는 삼부루 주도인 마랄랄(Mararal)에 도착했습니다. 예상하지 않았던 5시간을 방향과 길을 가늠할 수 없는 상태에서 헤맨 것이죠. 약 3/1에 해당되는 비포장 및 광야도로의 상태는 살인적이라 혼자 운전하는 저는 거의 죽으면 죽으리라는 심정으로 운전대를 잡았습니다. 단 한점 불빛도 없는 광야의 도로 아닌 도로를 운전하면서 여러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는 게 선교고 사역지 다니는 것도 선교닷!

목적지로 가는 도중 현지 식당의 점심, 선택의 폭이 없다. 한 끼에 한 가지 음식.

시골 여관에서 3일을 머물기로 하고 첫날밤을 보낸 후 토요일에 사역지로 드디어 들어갔는데 시속 10~30킬로로만 힘들게 갈 수 있는 비포장도로를 2시간 운전하며 사역지에 도착했습니다. 동역할 현지 여전도사가 개척한 첫 교회가 있는 최후의 작은 시골 마을에 잠시 둘러 평신도 사역자들과 교제한 다음 준비한 점심을 함께 나누고 다시 개척 약 3년째에 접어든 두 번째 나무 밑 교회의 예배에 참석하러 현지 사역자들과 동행했습니다. 가는 길은 말로 표현이 안될 정도로 열악했고 정확하게 표현하면 길이 전혀 없는데 반사막 지대의 가시덤불을 피하며 구덩이의 연속과 바위 덩어리를 넘어 가는 상황이었습니다. 차가 헤아릴 수 없이 많이 여기저기 부딪히고 긁히며 상했지만 별 다른 방법 없이 곡예운전을 하여 목적지로 향했습니다.

두 번째 교회에서 인삿말, 두 사람의 통역.

그렇지만 이런 오지 광야에도 복음이 전파되며 교회가 세워진 기적과 은혜는 참으로 놀라웠습니다. 이곳에서는 제가 영어로 말하면 두 명의 현지인이 한 사람은 공용어인 스와힐리어(swahili)로 또 다른 사람은 그것을 받아 삼부루 부족 언어로 통역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성인은 약 10여명, 어린아이는 약 20명 정도 모이는 교회입니다. 방문을 마치고 다시 숙소가 있는 마랄랄로 되돌아 온 다음 내일(주일) 예배를 위해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첫 번째 교회의 함석 예배당.

다음 날에도 똑같은 비포장 도로를 2시간 운전해서 첫 교회의 주일 예배에 참석했습니다. 이곳은 성인이 약 50명, 어린아이 약 30명 모이는 곳이며 최소한의 재정 자립이 이뤄진 곳입니다. 물론 그래도 여전도사에게 사례할 형편은 못됩니다. 아프리카 특유의 열정적인 예배 가운데 뜨겁게 드리는 긴 찬양과 메시지를 마치고 나니 10시 30분에 시작한 예배가 1시 30분쯤 끝났습니다. 3시간 예배가 표준이라고 합니다.

동역할 30대 중반 여전도사 넬리 Nelly.

첫 교회가 개척된 이곳은 광야 한 복판에 형성된 아주 작고 작은 시골 마을입니다. 야생 코끼리의 습격도 있고 가끔 사자나 하이에나도 출물하는 전형적인 반사막 광야 지대입니다. 교회를 위해 여전도사와 평신도 지도자들이 어렵게 몇 가지 부탁을 했습니다. 우선 교회당 부지의 지하수 개발. 농사지어 안정적인 수입으로 최소한의 경제 활동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두 번째는 부지를 둘러싸는 간단한 울타리 가설. 야생동물이나 가축으로부터의 침입을 막고 안전을 위함이며, 마지막으로는 유치원 개설. 출산율이 높은데 영유아를 위한 교육이나 프로그램이 전혀 없기 때문 교회의 유치원 사역을 위해 고교 과정을 마친 여청년 한 사람을 마랄랄에 보내어 유치원 교사과정(3년)을 공부시키길 원합니다. 1년 학비가 약 45만원이며 매월 방세와 생활비가 12만원 정도로 학비와 제 비용을 합산하면 월 15만원 정도(3년 총 540만원)가 소요됩니다. 이 모든 희망을 기도제목으로만 품어두고 하나님의 인도하심과 공급만을 기다립니다.

두 번째 나무밑 교회당.

보다 중요한 것은 두 번째 교회가 자리를 잘 잡으며 비를 가릴 수 있는 작은 임시 예배당을 건축하는 것과 근처 삼부루 지역내의 미전도 마을마다 복음을 전하여 복음화를 이루는 것입니다. 이 두 교회는 그 사역을 위해 모교회가 될 수 있는 잠재력과 가능성이 있습니다. 저는 계속 더욱 내지(內地)를 정탐하며 복음이 단 한 번도 전해지지 않은 삼부루 내지에 복음을 전해 교회가 세워지길 희망하는 마음을 품고 있습니다. 주일 예배와 간단한 식사 및 대화를 마친 후에 다시 숙소로 돌아왔고 월요일 일찍 길을 떠나 나이로비로 향했습니다.

첫 번째 교회 주일학교의 예배 시간, 교사가 고교 졸업하고 유치원 교사 훈련 받기를 희망하는 자매 ‘실비아’. 조혼과 여성할례를 피해 여전도사와 함께 나이로비로 도망쳐서 고교과정 공부. 생계를 위해 나무로 만든 숯을 팔며 연명

토요일의 두 번째 교회 방문과 이번 방문 기간 동안의 상상을 초월한 도로 상태 때문인지 몰라도 차량 밑 부분을 보호하는 가장 바깥 플라스틱 덮개의 나사가 다 빠져 사라지고, 덮개도 찢겨 너덜너덜 거리는 것을 모르고 열심히 가고 있는데 검문소의 경찰관이 세워서 친절하게 일러주어 나이로비에서 수리하려고 도구까지 빌어서 덮개를 제거하고 오기도 했습니다.

길거리에 세워놓고 더덜거리는 덥개 제거, 밑의 자매는 동행한 싱글 자매 한국 선교사, 얼마나 씩씩하고 용감한지 차밑에 들어가서 내 대신 처리, 선교사 필수는 자동차 정비

예상보다 조금 줄었지만 890킬로의 장거리 여행과 아프리카 도로의 운전은 엄청난 부담이며 육체적 피곤을 넘어 감당키 어려울 정도였지만 그저 범사에 감사하고 또 감사할 따름입니다. 오직 은혜로만 살 수 있는 나 자신임을 알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이제 현지 여전도사와 함께 삼부루 지역의 복음화에 대한 전반적인 계획을 세우며, 세워진 교회들의 목회와 사역을 돕고 가르치며 세우려 합니다. 첫 발걸음이 시작되었습니다. 이 깊고 깊은 아프리카의 오지 광야로 보내신 하나님의 뜻을 따라 사명을 잘 감당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오직 은혜로만 사는 인생임을 잊지 않게 해주시고 겸손히 섬기며, 삶으로 전하는 선교사가 되기만 소원합니다.

마을에서 만났던 아이들의 눈망울.

<기도제목>

1. 삼부루 사역을 위해 동역하는 여전도사와 그리스도 안에서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2. 삼부루 내지의 복음 전파와 교회 개척 가운데 하나님의 선하신 인도하심을 위해.
3. 세워진 교회들이 복음 위에서 든든히 성장하며 주님의 제자로 무장되도록.
4. 세워진 교회의 필요
1) 첫번째 교회(지하수 개발, 부지 울타리 가설, 유치원 교사후보자 교육비용)
2) 두번째 교회(임시예배당 건축)
5. 장거리운전의 안전과 건강을 허락하소서.
6. 사역지 접근성이 좋은 나누키(Nanuki) 또는 나쿠루(Nakuru)로의 순탄한 이사를 위해.

박정식 목사  케냐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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