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8/23) 제22차 영성수련회 토크콘서트

Ⅰ. 들어가는 말

올해(2017년)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이하면서 새해 벽두부터 각 교회와 노회 및 각 교단들마다 종교개혁 정신을 고취하자는 열망과 계획들이 어느 해보다도 그 열기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이상규 교수는 중세교회의 근원적 문제를 다음과 같이 3가지로 명확하게 정리했다.1)

"첫째, 교리와 신학의 변질이다. 오도된 교리와 인간중심의 신학, 공로사상, 거짓된 경건과 신비주의는 이 시대의 변질된 신학의 일면이다. 둘째는 부에 대한 지나친 탐욕이었다. 성경에서 명백하게 보여주는 바처럼 부(富)는 하나님의 축복이지만 동시에 이 부요에는 영적 위험성이 내포되어있다. 교회 지도자가 부에 탐닉하였다는 말은 교호가 세속적 가치관을 다스릴 통제력을 상실했음을 의미한다. 셋째는 교회가 세속권력을 탐닉했다는 점이다. 영적 공동체인 교회가 권력지향적인 계급체계로 변모되었고 교회 지도자는 세속 권력을 추구했다. 교황의 교회의 수장으로만이 아니라 세속까지도 다스리는 교황이었다. 교황은 최고의 권력이었고, 이 세속적 권력과 부는 교회의 세속화와 교리적 탈선을 불가피하게 했던 것이다."

이상규 교수의 지적대로 16세기 종교개혁은 중세의 인본주의적이며, 세속화된 중세교회를, 본질적으로 비성경적이 되어버린 신학과 신앙을 종교개혁자들이 ‘다섯 솔라’(Five Solas: Sola Scriptura, Solus Christus, Sola Gratia Sola Fide, Soli Deo Gloria)를 부르짖음으로 잘못된 신학과 신앙을 개혁하게 되었다. 아울러 오늘까지 다섯 솔라에 근거하여 발표된 많은 연구물과 논의들은 개혁주의 신학이 얼마나 성경적이며, 훌륭한 것인지, 그리고 얼마나  풍성한 것인지를 깨닫게 하고 개혁신학을 파수하는데 귀한 역할을 담당하고 온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오늘 교갱협 수련회의 ‘토크 콘서트’를 통해서 종교개혁이 무엇인가? 혹은 종교개혁의 신학적인 열매가 학문적으로 무엇이었는가?를 살펴보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된다. 그러나 오늘은 16세기 종교개혁을 학문적, 이론적인 시각에서 고찰하는 것보다는 종교개혁이라는 시각으로 현재의 한국교회를 실제적으로 진단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을 실천적 입장에서 모색하는 것은  더 중요한 작업이라 보여진다.

물론 16세기 유럽의 종교개혁의 상황을 오늘 한국교회 상황을 그대로 적용한다는 것은 무리가 있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종교개혁이 일어난 원인과 그로 인해 종교개혁의 정신을 가지고 한국교회가 나아갈 길을 모색하는 것은 참으로 의미가 있는 작업이 될 것이다.

이런 까닭에 필자는 올해(2017년)  한국교회 신학계나 교회 안팎에서 다루었던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으로 발표되고 논의되었던 자료들(논문, 강의자료 등) 중 선별하여 그곳에서 평가하였던 한국교회의 현재의 상황을 소개하고 함께 진단해 보고자한다. 그리고 이러한 논의들을 통해서 우리가 섬기고 있는 한국교회가 나아 갈 길을 함께 나누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


Ⅱ. 본론

1. 개혁신학회 학술대회: “종교개혁 신학과 신앙”(2017/4/8)

개혁신학회에서 발표된 논문들 중 황대우 교수는 “칼빈의 개혁원리와 한국교회 개혁: 성경의 원천으로 돌아가라!(ad scripture fontes)”라는 제목으로 발표를 했다. 황대우 교수는 논문 내용 중에서 한국교회의 개혁, 무엇이 문제인가? 물음을 던지면서 다음과 같이 정리하였다.2)

"한국교회의 안과 밖에서 교회가 개혁되어야 한다는 외침이 끊이지 않은 결정적인 이유는 교회가 하나님의 거룩한 구원을 위한 신적 기관이 아닌 자신을 위한 인간적인 집단으로 전락했기 때문이다. 성경이 교회에서 최고의 권위를 가진 것으로 고백하지만 실제 최고 권위는 교회 내에서 실권을 쥐고 있는 개인이나 몇 몇 사람에게 있다.

설교의 주체와 내용도 사실상 사람을 경우가 허다하다. 특히 대형교회 설교일수록 심하다... 오늘날 한국기독교가 추구하는 성공의 신학은 중세교회가 추구한 영광의 신학과 크게 다르지 않다... 거의 모든 설교는 ‘성공’지향적으로 해석되고 적용된다... 한국교회는 설교를 하는 목사도 듣는 교인도 설교를 하나님의 말씀이 아닌, 사람의 말로 간주한다. 여기서부터 설교의 권위가 무너졌고 설교의 권위가 무너지면서 말씀의 권위도 함께 무너졌다.

또 다른 한국교회의 심각한 문제는 그리스도인의 이율배반적인 성경 해석에 근거한 이중적인 삶에 있다... 중세교회와 한국교회 타락의 공통점을 한 마디로 요약하면, ‘하나님을  대신하는 인간’ 이다.

칼빈은 인간중심, 즉 교황과 성직자 중심의 중세교회를 거짓교회로 규정하고 참교회를 성경과 성경에 근거한 참교회에서 찾았던 것처럼 오늘날 한국교회도 성공한 사람의 중심의 집단으로 변질되었다는 점에서 개혁은 불가피하다."

2. 한국복음주의신학회 학술대회: “종교개혁과 한국교회: 정의와 화해”(2017/4/22)

한국복음주의신학회는 지난 4월22일 지구촌교회(수지채플)에서  종교개혁과 한국교회를 ‘정의와 화해’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학술대회를 개최하였다. 심상법 교수는 한국교회가 진실과 정의에 기초하여 자비와 용서와 화해의 정신으로 하나가 된 그런 교회를 함께 꿈꾸고 기도하고 만들어 갔으면 한다고 언급했다. 손봉호 교수는“정의와 화해”라는 제목으로 주제강연을 통해 한국교회를 진단하였는데 이를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3)

고통의 정의: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경험은 쾌락과 고통이다(B. Pacsal, J.Bentham)... 쾌락이 고통보다 휠씬 심각하다(K. Popper). 과거에는 인간에게 고통을 가져다주는 것은 주로 자연이었다. 그러나 지금의 인간이 당하는 고통의 4/5는 인간이 가한다(C.S. Lewis). 인간이 가하는 고통의 대부분은 불의 때문이다.
불의와 불행: 국제투명성 기구에 의하면 2016년 한국의 투명성 지수는 세계 52위로 일본 20위 보츠와나 35위에 크게 떨어진다. 탈세율은 26.8%(스위스 8.5%, 미국 8.6%. 그리스 27.5%) 보험사기는 일본의 14배, 교통사고 입원자는 일본의 8배. 부패가 심하여 정의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불의와 약자: 모든 비윤리적 행위는 약자를 피해자로 만든다. 그러므로 모든 윤리는 정의로 환원된다.
화해의 조건: 가해자와 피해자가 불분명한 갈등의 경우는 먼저 양보함으로 화해하는 것이 승하는 방법이다. 그것이 십자가의 도에 충실한 것이며 결과적으로 피해를 최소화 하는 지혜이다.
절제: 모든 불의와 갈등은 탐심으로부터 나오고(약4:1). 바울은 탐심을 “우상숭배”라 함으로(골3:5. 엡5:5)매우 심각한 죄로 간주한다.  불의를 저지르지 않기 위해서도 탐심을 억제해야 하지만 갈등과 불의를 극복하여 화해를 이루기 위해서도 탐심의 절제가 기본이다. 절제는 성령의 열매이다(갈5:23). 성경이 가르치는 절제는 이익을 위한 것임을 지적했다.
칼뱅은 하나님이 부자를 만드신 것은 가난한 사람에게 나눠주기 위함이고 루터는 이웃을 돕기 위해 부지런히 일하라 했다.
종교개혁의 유산 가운데 한국교회가 상실한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이웃의 이익을 위해서 탐심을 “절제”하는 것이다. 돈, 권력, 인기, 출세 같은 세속적 가치를 하나님의 “축복”으로 착각하고 이를 미끼로 교회 성장을 추진한 것이 한국교회 타락의 가장 큰 원인이다. 한국교회를 실제적으로 주도하고 있는 신학은 바로“번영신학”(Prosperity theology) 혹은 “성공철학”(Success philosophy)으로 외국에 알려졌다. 한국교회의 주된 관심은 하나님의 물질적 축복이 아니라 약한 이웃을 돕는 것이다. 희생하지 않고는 이웃을 도울 수 없다. 한국교회가 불의를 방지하고 갈등을 화해시키려면 우선적으로 번영신학을 폐기하고 탐심을 절제하는 문화를 키워야 할 것이다.

3. 제13회 죽산 기념 강좌: “종교개혁500주년과 개혁신학”(2017/5/17)

총신대학교개혁신학연구센터 주관으로 이루어진 죽산기념강좌에서 안인섭 교수는 “종교개혁500주년과 개혁신학”이라는 제목으로 주제강연을 하였다. 안인섭 교수는 결론부에서 종교개혁의 신학과 역사로부터 한국교회를 진단하였다.4)

1) 성경중심적인 교회로 갱신되어야한다: 한국교회의 주관주의 이기주의 비판.
2) 하나님의 은총 중심으로 교회가 되어야한다: 한국교회의 주관주의와 경험주의 비판.
3) 물질숭배적인 교회가 아니라 그리스도 중심적인 교회로 개혁되어야한다: 십자가의 공로가 아닌 물질의 공로가 지배하는 한국교회 비판.
4) 교회가 존재하는 세상 안에서 역사적 책임을 다하는 교회가 되어야 한다: 자기중심주의, 개교회주의적 이기주의 경향 비판.
5) 개혁주의적인 국제적 네트워크의 형성을 통한 새로운 운동: 칼빈과 네델란드 칼빈주의자들과 소논문과 서간문으로 서로 교통했듯이 국제적 네트워트를 통해 개혁주의신학을 정립하자.

4. 종교개혁 500주년기념 장로교 심포지움(제1차):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이한 한국교회의 현실과 나아갈 길”(2017/6/15)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이하여 합동과 통합 두 교단이 연합하여 장로교 심포지움이 1차로 연동교회에서 열렸다. 장신대학교 총장인 임성빈 목사는 “종교개혁 500주년과 21세기 한국교회 과제”라는 제목으로 다음과 같이 발제하였다.5)

첫째, 한국교회에서 종교개혁의 정신은 성스러운 것과 속된 것을 분리하는 성속 이원론에 대한 배격이다.
둘째, 개혁신학을 통한 창조적 소통과 하나님 나라로의 참여이다(인문학적 소양의 구비, 과학과의 대화).
셋째, 21세기 종교개혁의 과제는 신앙인의 신앙인 됨, 교회의 교회됨으로부터 시작된다(평신도의 의미 복원, 평신도 교역직에 대한 바른 이해가 필요).

5. 한목협 제19회 전국수련회: “종교개혁500주년 한국교회 갈 길을 모색한다”(2017/6/20)

이말테 박사는 “루터의 종교개혁정신에서 바라본 한국교회” 제목으로 기조발제를 하면서 한국개신교회와 500년 전의 천주교회 사이의 공통점들을 다음과 같이 10가지로 정리했다.6)

1) 율법주의적 예배 이해
2) 하나님의 은혜나 복을 얻기 위해 재물로 하나님께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착각하는 오류
3) 선행을 통하여 천국에 갈 수 있을 것으로 착각하는 오류
4) 교회의 지옥과 죽음에 대한 두려움 악용
5) 교회의 교권주의
6) 성직 매매
7) 목사들의 지나친 돈에 대한 관심과 잘못된 돈 사용
8) 목사들이 교회를 개인적 소유로 착각하는 것
9) 목사들의 도덕적, 성적 타락
10) 많은 목사들의 낮은 신학적 수준
기타) 화려한 교회건물을 건축하는 것/ 영적 그리고 정치적 권력을 둘 다 원하는 것/ 교인들이 조건 없이 성직자들의 말을 순종하기를 원하는 태도/ 그리스도인의 자유를 허락하지 않기를 원하는 입장/ 한국 개신교회의 목사 후보생들을 위한 교육을 개혁/ 교회의 사회적 역할의 회복을 위한 기독교윤리가 필요함.

6. 1517-2017 Reformation 500주년 기념 개혁주의 신학대회(중부지역, 2016/6/29)

본 교단 총회신학부 주최로 중부지역에서 열린 개혁주의 신학대회에서 심창섭 교수는 “종교개혁과 개혁주의 윤리관”이란 제목으로 칼빈이 제네바에서 행했던 종교개혁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이 소개하였다.7)

칼빈의 종교개혁은 실제로 모든 인간의 삶 전 영역을 성경의 가르침대로 회복시키려는 통전적인 개혁이었다. 즉 신앙과 삶을 분리한 개혁은 칼빈의 종교개혁이 아니었다. 칼빈 자신도 종교개혁을 신앙(교리)와 분리시켜서 해석하지 않았다.

“만약에 여러분들이 저를 여러분들의 목사로 원하신다면 여러분들의 생활의 무질서를 고치십시오... 여러분 가운데 만연하고 있는 범죄와 방탕함을 제거하십시오... 제 생각에 복음의 제일 큰 적은 로마의 교황이나 이단이나, 미혹케 하는 자들이나 독재자들이 아니고 나쁜 기독교인들입니다.”8)
칼빈의 윤리적 근거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칭의와 성화를 윤리적 관점에서 분리시키지 않는다.
2) 윤리적 삶은 자기부인에서 출발한다.
3) 윤리적 삶은 성화의 연속과정이다.
4) 윤리적 삶은 성령의 능력으로 인해 가능하다.
5) 윤리적 삶은 그리스도가 우리를 구속하신 은혜에 대한 보답이다.
6) 제3의 율법의 사용은 윤리적 삶의 관계에서 해석되고 있다.
7) 윤리적 삶은 하나님에 대한 사랑에서 출발한다.
8) 윤리적 삶의 절대 규범은 성경말씀이다.
9) 율법에 의해 정의가 실현되는 것이다.
칼빈의 윤리는 곧 그리스도인의 삶이다. 그리고 성화의 과정이다. 그래서 그리스도인들은 경건한 삶을 살아야 한다. 칼빈은 제네바에서 자행되는 비윤리적인 시민들의 부패한 삶을 근절시키고 성경의 가르침대로 바른 신앙의 삶을 살도록 개혁하려 했다. 성, 결혼, 가정, 그리고 사회적인 악습인 도박, 간음, 술 취함, 사치, 춤, 노래 등 개인의 생활 전반에 걸쳐 경건한 삶을 살도록 개혁을 시도했다.

7. 종교개혁500주년기념 장로교심포지움(제2차):“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이한 한국교회의 현실과 나아갈 길”(2017/7/20)

합동과 통합 두 교단이 연합하여 장로교 심포지움이 2차로 승동교회에서 열렸다. 박용규교수는 올해가 종교개혁500주년, 평양대부흥 110주년을 맞이하여 “한국교회를 향한 한국장로교(예장 통합과 예장 합동)의 책무”라는 제목으로 주제 발표를 했다. 박용규 교수는 합동과 통합이 과거에 함께 걸어온 아름다운 협력을 소개하면서 종교개혁으로부터의 한국교회에 주는 역사적 교훈을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9)

첫째, 한국교회는 다시 종교개혁의 근본정신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둘째, 한국교회는 복음의 능력을 회복해야 합니다.
셋째, 한국교회는 개인구원과 사회구원이 같이 가야 합니다.
넷째, 한국교회는 종교개혁을 통해 연합정신을 배워야 합니다.

“이 시대의 가장 큰 문제 중의 하나는 교회들이 서로 분리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교회들 간에는 현세적이거나 인간적인 교제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그리스도의 몸은 갈기갈기 찢어져 있습니다. 신자들이 분리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교회가 찢겨 있다면 그 몸은 피를 흘리고 있는 것입니다. 이 일이 저에게 큰 관심거리이므로 제가 도움을 줄 수 있다면 그리고 필요한 일로 여겨진다면 저는 이 일로 인해 열 개의 바다라도 건너기에 인색치 않을 것입니다. 지금 우리들의 목적이 모든 선한 지도자들의 마음을 하나로 합하는 것이므로 성경의 법칙에 따라 분리된 교회들을 하나로 만들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나 수고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10)

8. 한국교회목회자윤리위원회: “종교개혁500주년과 목회자 윤리”(2017/7/20)

이은선 교수는 “종교개혁과 목회자 윤리”라는 제목으로 강연하면서 한국교회의 목회자들의 윤리 갱신을 위하여 몇 가지를 다음과 같이 제안했다.11)

1. 종교개혁 신학의 구현을 위한 신학교육의 갱신
2. 목회자 윤리 확립을 위한 신학교육의 갱신
3. 교권 화 된 교회정치 구조의 개혁
4. 교회의 목사직 세습의 근절과 목회자들의 은퇴제도 마련
중세 말에 이르러 교회부패의 가장 근본적인 원인이 바로 성직자들의 성직의 세습이었다. 로마가톨릭교회에서 성직 독신제가 시행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성직세습이 교회타락의 주범이었다. 오늘날 한국교회 안에서도 목사직의 세습이 커다란 논란이 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교회 안에서 목사직의 세습을 근절하는 법안들이 여러 교단들에서 제정되고 있는 것은 고무적인 현상이라고 판단된다. 그렇지만 특히 대형교회들을 중심으로 온갖 탈법과 편법을 통한 계승 작업은 계속되고 있고, 그러한 속에서 한국교회는 신뢰를 상실하고 목회자 윤리는 타락되어 가고 있다. 교회에서도 힘이 모든 것을 지배하는 현실이다. 이와 함께 안타까운 것은 많은 교회들에서 목회자들의 은퇴와 관련하여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불거지고 있다. 특히 과거보다 평균수명이 늘어나면서 은퇴이후의 생활문제와 관련하여 교회들마다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고 있으므로, 이 문제 해결을 위한 제도적인 방안이 모색되어야 할 것이다. 사회의 공적 연금인 국민연금을 통한 해결을 시도해 볼 수 있을 것이다.
5. 교회의 공적 역할에 대한 올바른 이해
6. 치리제도를 교회 양육을 통한 성도의 성숙과 목회상담의 활성화 방안 마련

이원규 교수는 “한국교회의 위기와 목회자의 윤리적 책임”이라는 제목으로 다음과 같이 한국교회의 문제점을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12)

한국교회의 문제를 외국 학자인 존스톤(Patrick Johnstone)과 맨드릭(Jason Mandryk)은 정확하게 지적하고 있다. 그들은 한국교회의 네 가지 문제점을 제시한다. 첫째는 영적 자만심이다. 한국교회는 성공과 번영이 하나님의 축복을 나타내는 척도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통계적으로 드러난 성장, 인상적인 조직과 건물에 대한 자만심이 있다는 것이다. 교회 지도자들이 십자가를 지기보다는 성공, 부, 학위를 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둘째는 분열이다. 한국교회는 교리적으로나 지역적으로나 조직적으로 너무 분열되어 있다는 것이다. 셋째는 교회의 지도력에 대한 것이다. 지도력이 너무 권위적이라는 것이다. 목회자의 높은 지위가 성서적인 섬기는 지도력을 방해하고 분열, 형식주의, 율법주의를 촉진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넷째는 윤리적 가르침이 소홀히 되고 있다는 점이다. 성서적 진리가 사회 주제에 적용되지 못하고 낮은 윤리적 기준에 머물러 있다는 것이다. 매우 뼈아픈, 그러나 정확한 진단과 평가가 아닌가 한다. 그런데 존스톤과 맨드릭이 지적하고 있는 한국교회의 문제들은 대부분 목회자들과 관계된 것이다. 목회자의 영적, 도덕적 자질도 문제이며, 그들이 교회를 이끌고 교인들을 가르치는 방식도 문제라는 것이다.
한국교회는, 그리고 목회자는 무엇보다 영성과 도덕성을 회복해야 한다. 이것들은 교회의 본질이며 신앙의 본질이기도 하다.
한국교회의 도덕성에 대한 일반적인 평가는 부정적이다. 도덕성의 수준을 나타내는 척도는 말과 행동이 얼마나 일치하는가 하는 것이다.
기윤실의 조사 결과 한국교회 목회자가 신뢰도 제고를 위해 개선해야 할 점에 대해서는 ‘윤리/도덕성’이라는 응답 비율이 압도적으로 가장 높았다(49%). 다음으로는 ‘물질 추구 성향’(13%), ‘사회현실 이해’(11%), ‘교회 성장주의’(9%) 순이었다.
 교인들의 신뢰도 제고를 위한 개선점으로 지적된 것은 ‘정직하지 못함’(28%), ‘남에 대한 배려 부족’(27%), ‘배타성’(23%), ‘사회에 대한 무관심’(9%), ‘기복주의’(8%) 순이었다. 결국 한국교회에 대한 사회적 불신의 결정적인 근거는 목회자나 교인들의 부도덕성 혹은 윤리성 부재와 관련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종교개혁은 교회가 교회답지 못했고, 성직자가 성직자답지 못했고, 교인이 교인답지 못했던 중세 가톨릭교회를 바로 세우려는 갱신운동이요 신앙운동이었다. 오늘날 수많은 교회, 수많은 목회자와 교인들이 있으면서도 세상을 하나님의 뜻에 맞게 변화시키지 못하는, 하나님의 사랑과 정의를 실천하지 못하는 한국교회의 모습은 중세기 가톨릭교회의 모습을 많이 닮아 있다. 특히 안타까운 것은 한국교회를 이끌고 모든 교인들을 양육해야 하는 목회자들이 존경과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현실이다. 따라서 한국교회의 개혁과 갱신이 이루어지려면 목회자들부터 변해야 한다. 종교개혁의 정신을 되찾아야 한다.

김주한 교수는 “종교개혁 시대 목회 윤리와 신학” 이라는 제목으로 성직매매의 적페들을 설명하면서 성직매매, 비밀결혼 교회재산 남용과 돈 문제, 성직자들의 낮은 교육 수준을 들었다. 그리고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리고 있다.13)

교회 직분의 본질은 ‘통치’와 ‘다스림’이 아니라 ‘섬김’과 ‘봉사’이다. 요즘 일명 ‘가나안교인’이 증가추세라고 한다. 그리스도인이지만 현재 교회 출석을 하지 않고 있는 신자 105명을 대상으로 출석하지 않는 이유를 물은 결과, ‘목회자들에 대해 좋지 않는 이미지’ 때문이라는 응답 비율이 19.6%로 가장 높았다. 이것은 2004년도 조사 당시 교회 출석하지 않는 이유로 ‘시간이 없어서’가 제 일 순위였던 것에 비하면 목회자의 부정적인 이미지 요인은 크게 높아졌다.
무엇이 목회자의 자질과 능력을 구성하는 요소인지를 종교개혁자들의 목회 윤리를 통해 제시해보려 한다.
첫째 학문적인 소양이다. 목회자는 기본적으로 성경과 신학의 풍부한 이론적 지식을 갖추어야 한다. 다시 말해 신학교육의 전문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세상이 요구하는 상식적인 수준의 신학교육도 제대로 받지 못한 채 고도로 지성화 되고 전문화되어 가고 있는 현실세계에서 복음을 올바로 선포할 수 있으려면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신학교육을 통해 자질과 능력을 배양해야 한다.
둘째 투철한 공인의식이다. ... 종교개혁운동이 남긴 최대의 유산은 교회의 사회적 책임, 즉 ‘공공성’으로 요약해 볼 수 있다.... 그들에게 교회 개혁은 정치, 경제, 교육, 사회문화 영역의 변혁과 분리되어 있지 않았다. 그들은 각 영역의 자율성을 존중하면서도 각자 하나님 앞에서 책임성을 강조하였다.
셋째 민주적인 소양과 자질이다. 즉 목회 영역의 분권화가 필요하다. 목회자 한 사람에게 과도한 권한이 집중되어 있다면 교회 질서는 권위적일 수밖에 없다....  프로테스탄트 교회는 생리상 민주적인 구조로 운영되도록 되어 있다. 그러나 한국 개신교회가 이걸 다시 중세 교황체제나 왕정체제 때나 있을 법한 독단적이고 폐쇄적인 구조로 되돌리려 한다면 분명 크나큰 잘못이다.
마지막으로 소명의식이다. 종교개혁자들이 곳곳에서 강조했듯이 목회자에게는 목회자 직분의 신비성과 거룩성, 그리고 영예로움에 대한 철저한 자기인식이 확고하게 자리 잡고 있어야 한다. 이 밖에도 많은 요소들을 말할 수 있겠으나 위의 네 가지는 한국개신교회의 불안정성을 제거하고 새롭고도 건강한 교회를 세우기 위해서 목회자에게 요구되는 최소한의 덕목이 아닌가 싶다.


Ⅲ. 나가는 말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 학술발표회와 논문 자료집을 통해서 한국교회를 진단해보면 다음과 같은 문제들을 제시하고 개혁해야 할 것임을 우리에게 보여준다.
첫째, 개혁신학의 부재이다. 지금의 한국교회는 번영신학, 성공신학이 성경에 근거한 것으로 착각하고 가르치고 있다. 이것은 목회자나 평신도에서 모두에게서 나타난다. 감성적으로 설교하는 목사, 감성적인 설교를 듣기를 선호하는 교인들 이런 현상들은 신학의 부재에서 초래된 것들이다.
둘째, 실질적으로 물질만능주의, 더 쉽게 말하면 돈에 대한 사랑이 한국교회를 지배한다. 돈을 사랑함이 일만 악의 뿌리임을 간과해버리고 있다. 
셋째, 목회자의 윤리문제이다. 이것은 목회자들의 무질서, 방탕함(성적인 문제, 노름(도박), 주초 문제 등), 세습문제 등을 들 수 있다.
넷째, 신학교육의 문제점이다. 학교가 몸살을 앓고 있다. 소명 있는 사역자 양성이 시급하다.
다섯째, 교권주의 문제이다. 문제점은 알지만 개혁하려 하지 않는다. 교권주의는 개혁보다는 적당한 타협점으로 마무리하는 듯이 보인다.

어떻게 할 것인가?
개혁된 교회는 항상 개혁되어야 한다.(Reformata Ecclesia Semper Reformanda)
16세기 종교개혁자들의 외침처럼 전심으로 성경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하나님의 말씀과 기도로 거룩하여 짐이니라”(디모데전서 4장 5절)


[주]
1) 이상규, “뒤돌아보는 16세기 종교개혁” http://개혁주의.kr/index.php?document_srl=275104.
2) 황대우, “칼빈의 개혁원리와 한국교회의 개혁: 성경의 원천으로 돌아가라!”『종교개혁신학과 신앙』 개혁신학회 학술자료집(2017), 183-187.
3) 손봉호, “정의와 화해”, 『종교개혁과 한국교회:정의와 화해』 한국복음주의신학회 학술자료집 (2017), 3-6.
4) 안인섭, “종교개혁500주년과 개혁신학”, 『종교개혁500주년과 개혁신학』 제13회 죽산 기념강좌 자료집( 2017), 6.
5) 임성빈, “종교개혁 500주년과 21세기 한국교회 과제”, 『종교개혁500주년을 맞이한 한국교회의 현실과 나아갈길』 (2017), 17-25.
6) 이말태, “루터의 종교개혁 정신에서 바라본 한국교회”, 『종교개혁500주년, 한국교회 갈 길을 모색한다』 한목협 제19회 전국수련회 자료집(2017), 25-39.
7) 심창섭, “종교개혁과 개혁주의 윤리관”,  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신학부편,  『1517〜2017 Reformation 500주년기념, 개혁신학대회』 자료집(2017), 8-65.
8) 김병환, 『사회복지사업에서 본 칼빈연구』()서울: 목양, 2010), 356. 심창섭, “종교개혁과 개혁주의 윤리관”, 10에서 재인용.
9) 박용규, “한국교회를 향한 한국장로교의 책무”,『종교개혁500주년을 맞이한 한국교회의 현실과 나아갈길』 장로교심포지움자료집(2017), 28-33.
10) Calvini Opera, XIV, 314. 박용규, “한국교회를 향한 한국장로교의 책무”, 33에서 재인용.
11) 『교갱뉴스』 http://www.churchr.or.kr/news/articleView.html?idxno=5536.
12) 『교갱뉴스』 http://www.churchr.or.kr/news/articleView.html?idxno=5535.
13) 『교갱뉴스』 http://www.churchr.or.kr/news/articleView.html?idxno=5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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