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서문교회 장애인사역 큰 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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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서문교회 장애인사역 큰 걸음
  • 김병국 기자
  • 승인 2017.07.11 14: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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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성 잃지 않으며 20년간 꾸준히 사역 확대

“돈은 많이 들어가지만 열매는 더딜 것입니다. 그런데도 ‘장애인 사역을 굳이 해야 하느냐’라고 반문할 수 있습니다. 자! 보십시다. 나 같은 것 살리시려고 독생자를 보내신 하나님의 사랑을 말입니다. 우리가 이런 하나님의 마음을 품고 장애인을 섬겼으면 좋겠습니다.”

이상민 목사가 장애인주일학교에 출석하는 학생에게 세례를 베풀고 있다.

20년 전의 설교였다. 이상민 목사는 대구서문교회에 부임한 직후 교회설립 90주년을 준비하면서 교인들 앞에서 장애인 사역을 시작하자고 제안했다. 미국에서 이민목회를 할 당시 밀알선교단 미주지부 이사로 활동한 이상민 목사의 눈에는 교회에 장애인이 없는 것이 오히려 의아스러웠다.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개선됐다는 지금도 교회의 장애인 사역은 여전히 활발하지 못한 실정. 더욱이 장애인 사역을 하자고 제안한 20년 전을 생각하면 이상민 목사의 설교는 돌출발언으로 여겼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대구서문교회는 달랐다. 이 목사의 제안을 기꺼이 수용한 것이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것이 장애인주일학교였다. 대구서문교회는 1997년 지적장애, 자폐증 등으로 분류되는 발달장애우를 대상으로 ‘사랑부’라는 장애인주일학교를 먼저 운영했다. 이듬해에는 지체장애 아이들을 위한 ‘밀알부’를 조직했다. 현재 사랑부의 경우 2개 부서로 나눠 운영되고 있다. 주일학생들은 사랑1부에서, 20살이 넘은 발달장애인은 사랑2부에 소속시켜 지속적으로 신앙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사랑1, 2부에는 80명이, 밀알부에는 30명의 장애인들이 꾸준히 출석하고 있다.

대구서문복지재단 행복의 일터에서 케이크를 만드는 장애인주간보호센터 입소자들.

나아가 대구서문교회는 2004년 사회복지법인 대구서문복지재단을 설립하면서 장애인 사역을 확대시켰다. 대구서문복지재단은 현재 ‘서문장애인주간보호센터’와 ‘사랑장애인주간보호센터’ 등 2개의 장애인주간보호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입소 희망자가 많아 올해 안에 장애인주간보호센터 추가 운영을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장애인직업재활시설인 ‘행복의 일터’도 운영하고 있는데, 주간보호센터를 이용하는 장애인 가운데 근로능력이 있는 이들을 대상으로 제과제빵 기술을 전수해 자활을 돕고 있다. 행복의 일터를 계기로 대구서문복지재단은 대구시 중구 제1호 마을기업인 ‘행복의 베이커리’라는 제과점을 지난 2011년에 문을 열었다.

장애인거주시설인 ‘그레이스홈’과 ‘블레싱홈’ 등 그룹홈 2곳도 운영 중이다. 그룹홈의 일반적인 목적 외에 대구서문복지재단은 보다 현실적으로 부모가 돌아가신 이후 장애인들이 자활을 염두에 두고 있다. 이를 위해 장애인 스스로 기본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머리감기, 손발톱 깎기, 방청소 등은 물론 서로를 배려하며 생활하는 방법을 가르치고 있다.

대구서문교회는 ‘하나님께 영광을, 이웃에게 행복을’이라는 비전으로 지난 20년간 장애인 사역에 큰 족적을 남겼다.

무모할 것 같았던 장애인 사역에 뛰어들어 의미 있는 열매를 맺고 있는 원동력은 담임목사의 선명한 가치와 교회 구성원들의 열린 마음이다. 이상민 목사는 ‘하나님께 영광을, 이웃에게 행복을’이라는 비전을 기반으로, “똑똑하고 가진 사람들이 낮고 어려운 이웃에게 빚진 마음을 갖고 살자”는 철학을 꾸준히 공유해왔다. 여기 좋은 사례가 있다. 대구서문교회에는 무언의 원칙이 있다. 교회의 시설과 차량 이용의 최우선 순위는 장애인이며, 그 다음은 어르신들이다. 다른 부서가 이를 선점했다고 하더라도 장애인이나 어르신들에게 필요가 생기면 양보하는 것을 당연한 일로 여긴다.

대구서문교회 장애인 사역이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대구서문복지재단 서문사랑관 관장인 남재수 장로와 사무국장 신동혁 집사의 역할이 컸다. 이상민 목사는 “목사는 비전을 제시하고, 구체적으로 같은 마음으로 섬기고 방향을 잡는 일꾼이 있어야 가능합니다. 바로 남 장로님과 신 집사님의 헌신이 큰 힘이 되었습니다”라고 감사를 표했다.

교회마다 장애인 사역이 확산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이상민 목사는 “사역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여전히 있기 때문”이라 분석했다. 남재수 장로 역시 “소수의 장애인을 위해 아낌없이 재정 지출하기 위해서는 담임목회자의 의지와 가치관이 중요하며, 동시에 교회 구성원들의 수용과 섬김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라며, “쉽지는 않지만 소외된 영혼을 돌봐야 한다는 사명감을 갖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라고 강조했다.

대구서문교회를 통해 다시금 확인할 수 있는 것 하나. 천하보다 귀한 한 영혼은 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장애인과 비장애인, 우리 모두라는 사실. 그리고 차별 없이 더불어 사는 삶으로 영혼사랑을 표현해야 한다는 것 말이다. 그런 점에서 대구서문교회가 장애인과 함께 한 지난 20년의 발걸음은 귀하고 값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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