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영 목사의 사진에세이 ‘다시, 개혁으로’ (9)다를 때, 끌어당길 수 있습니다

사진❶ 다름이 하나 되기를 소망합니다.

제가 한국 교계와 성도들에게 줄곧 외치는 것이 있습니다. “하나 되어야 합니다. 늦더라도 함께 가야 합니다. 일보단 관계입니다.” 어떻게 보면 이 외침이 저의 목회를 이끌었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셔서 우리와 기꺼이 하나 되심으로 우리가 구원을 얻은 것처럼, 우리가 하나 될 때 이 땅에 구원과 회복의 역사가 일어날 줄 믿습니다.
그러나 이 ‘하나 됨’이 ‘똑같아짐’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세상의 진리와 기독교의 진리가 같고, 세상이 추구하는 것과 교회가 추구하는 것이 같다는 것이 절대 아닙니다. 오히려 다름을 인정하기에 하나 되자고 말씀드리는 것이고, 그 다름이 하나 될 때 하나님의 능력이 드러난다고 믿기 때문에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교회는 분명 달라야 합니다. “내가 거룩한 것 같이, 너희도 거룩하라”고 우리 주님께서 말씀하셨기 때문입니다. 그 다름 가운데 하나 됨을 이루는 것이 하나님의 능력이요, 하나님을 믿는 교회와 성도의 능력인 줄 믿습니다.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교회의 표지’가 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고 그 말씀대로 살아가도록 하며, 그 말씀을 기준으로 교회와 성도들을 세워나가는 것입니다. 이것은 세상이 할 수 없는 영역이며, 이 역할을 하지 못하는 교회는 방향을 잃은 난파선과 같을 것입니다.
그런데 애석하게도, 세상이라는 넓은 바다 위에 난파선만 떠다니는 것 같은 안타까움이 있습니다. 물론 그 어떤 폭풍우 가운데에서도 꿋꿋이 제 방향을 잃지 않고 항해하는 든든한 배도 있음을 믿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완전히 바다 속으로 침몰한 배도 있고, 반쯤 잠겨 휘청거리는 배도 있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사진❷ 멋이 있으나 실상은 죽은 나무처럼.

교회의 존재 이유는 무엇일까요? 세상과 똑같아져서 세상이 거부감을 느끼지 못하게 하는 것일까요? 하나님께서 그 모습을 보시고 “너희들이 참 그들을 사랑하는구나”라고 하실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것은 그들을 사랑함과 동시에, 그 사랑이 어떻게 세상과 다른지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세상의 힘을 빌려 성도들을 모으는 것이 아니라, 세상의 힘을 초월하는 하나님의 능력으로 성도들을 오게 하는 것이 하나님의 뜻인 줄 믿습니다.
한 천사가 하나님께 질문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제일 좋아하시는 색은 무엇입니까?” 하나님께서 대답하셨습니다. “나는 ‘하얀색’을 가장 좋아한단다. 왜냐하면 나는 너희의 죄가 주홍 같을지라도 눈과 같이 희어지게 할 것이고, 진홍 같이 붉을지라도 양털 같이 희게 할 것이기 때문이다.” 천사는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럼 사탄이 제일 좋아하는 색은 ‘검정색’이겠구나.’ 천사는 사탄에게 다가가 물었습니다. “사탄아, 네가 제일 좋아하는 색은 무엇이지?” 그러자 사탄은 대답했습니다. “나는 ‘회색’을 가장 좋아해.” 사탄은 말을 계속 이어갔습니다. “왜냐하면, 회색은 흰색 같기도 하고 검정색 같기도 하거든….”
회색은 보는 사람에 따라 달라지는 색입니다. 흰색을 바라보는 사람에게는 검정처럼, 검은색을 바라보는 사람에게는 흰색처럼 보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사탄은 지금도 교회를 ‘회색’으로 칠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어떻게든 교회의 표지를 희석시키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사진❸ 어떤 상황에서도 변질되지 않는 생선 같은 예배, 설교, 사랑.

‘구도자 중심의 예배’, ‘청중을 이해하는 설교’, ‘모든 자들을 향한 사랑’ 저는 100% 공감하고 동의합니다. 분명 그래야 합니다. 그러나 그 가운데 절대 빠져서는 안 되는 교회의 표지가 있어야 합니다. 그것은 바로 ‘하나님 중심의 예배’, ‘성경을 떠나지 않는 설교’, ‘진리를 지키는 사랑’입니다. 어쩌면 ‘너무 당연하다’는 명목 하에, 어느새 저 멀리 내팽개쳐진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자석은 같은 극끼리 붙지 않습니다. 오히려 다른 극끼리 철썩 달라붙습니다. 착각하지 말아야 합니다. 교회가 세상과 같으면, 그들을 하나님께로 끌어올 수 없습니다. 오히려 교회가 세상과 달라야, 그들을 하나님께로 철썩 붙게 할 수 있습니다. 세상과 비교할 수 없는 놀라운 하나님나라가 교회 가운데 실현될 때, 주의 성도들이 구름떼와 같이 몰려들 줄 믿습니다.
하나님께서 세우신 교회의 표지를 잃지 맙시다. 하나님께서 세우신 교회의 질서를 간과하지 맙시다. 때로는 그것이 세상과 대립각을 세운다 할지라도, 사랑으로 이겨냅시다. 하나님의 교회는 하나님의 질서 위에 세워지기 때문입니다. 한 없이 세상을 사랑하되, 세상과 같아지지 않고, 하나님의 질서 위에 세상을 하나님나라로 세워가는 한국 교회와 성도들이 되기를 진심으로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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