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8/23) 교갱협 제10차 영성수련회 10주년 기념포럼

1885년 한국 땅에 기독교가 전파된 이래 한국교회는 세계에서 그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급성장을 해왔다. 그러나 선교 1세기를 지난 교갱협 창립 당시의 한국교회를 바라보면, 목회자들은 성장제일주의와 교권지향적 의식에 사로잡혀 목회적 자질을 의심케 하는 도덕적 부패의 양상마저 보이고, 교회공동체 역시 건물유지와 외형적인 하드웨어 갖추기에만 골몰하다가 정작 시대와 사회 속에서 성숙한 신앙인을 만드는 작업에는 등한시 하여 성장정체에 직면하게 되었고, 그 심각한 후유증을 앓고 있었다.

 

1. 출범기의 상황인식 - 교회갱신의 시대적 사명

무엇을 위해 주님의 교회가 존재하며, 무엇을 위해 교회의 지도자로 목회자들을 세웠는지에 대한 정확한 인식의 결여는, 결국 교회가 새로운 세기를 앞두고 급변하는 이 사회에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하리라는 인식을 심어주기보다는, 종교개혁 직전의 타락한 중세교회처럼 희화화되고 조소거리가 되는 지경에까지 이르게 한 것이다.

이러한 현실 앞에서, 퇴락한 이 시대의 한국 교회를 새롭게 해야만 한다는 소명의식을 지닌 소수의 목회자들이, 무너진 예루살렘 성벽을 다시 수축한 느헤미야와 같은 심정으로 1996년 3월 7일(화) 교회갱신을 위한 목회자협의회를 출범시키게 된 것이다. 출범 당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교갱협의 방향성을 인도하고 있는 회장 옥한흠 목사님의 교갱협 출범의 당위성에 대한 직접적 언급을 들어보면 본 협의회의 존재이유를 충분히 실감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이런 모임에 관심을 가지게 되는 것은 하나의 위기의식 때문입니다. 세상은 엄청나게 변하는데 주님의 피로 값주고 사신 교회를 책임지는 분들이 너무 준비를 안하고 있다는 면에서 우리는 위기를 느낍니다. 농경사회에서 목회하던 그 의식이나 패턴을 아직도 바꾸지 못한 이 한국교회의 상황을 가지고 정보사회에 과연 대처할 수 있는가? 이러다가는 우리의 존재 자체가 위협당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갖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단의 풍토를 보든지, 한국 교회의 풍토를 보면 마음은 있는데 너무나 움직여지지 않고 한숨만 쉬고 있는 분위기이고 숨이 막히는 분위기입니다. 이런 것들이 주는 위기의식이 있어서 우리 자신이 먼저 갱신을 하고 썩는 밀알이 되자는 것입니다.” (교회갱신소식 창간호 권두언 中에서)

결국, 급변하는 시대적 상황에서 한국 교회를 새롭게 하는 일에 책임을 져야하고, 또 가장 먼저 새로움의 단초가 되어야 할 존재는, 바로 하나님이 그 사역을 위임하신 목회자들이고, 이 목회자들의 갱신만이 한국교회를 새롭게 할 수 있다는 의식에서 교회갱신협의회가 닻을 올리게 된 것이다.

 

2. 사역현황에 대한 평가와 그 중요성

2-1. 교회갱신은 목회자의 의식전환과 그 저변확대에서 출발한다.

교회갱신을 위한 목회자협의회는 출범의 변(辯)에서 밝혔듯이, 한국교회가 안고 있는 모든 문제의 근저에는 목회자의 의식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러므로 출범 이후부터 줄곧 추진해온 사역으로 초점을 맞추어 온 것은 ‘목회자의 의식전환’이었다.

교단기관지인 『기독신문』에 1996년 5월 4일부터 2002년 말까지 매주 연재한 칼럼 “21세기 비전”의 총주제도, 목회자가 목회하는 과정에서 직면하는 모든 상황에 대해 목회자들이 가져야 할 의식의 전환이었다. 그리고 매년 8월에 시행하는 영성수련회와 2001년까지 격월간으로 발행되어 전국 교회에 송부된 『교회갱신소식』 역시 목회자의 의식전환을 목적으로 출간된 것이다.

소식지 발간과 아울러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한 갱신운동 및 목회자 초청간담회, 지역순회집회 등의 모임을 지속적으로 행하는 등 가능한 모든 매체를 통해 교회갱신의 불씨가 몇 사람의 목회자만이 아닌 이 시대의 모든 목회자들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노력해 왔다. 이러한 교회갱신 정신의 저변확대는, 앞으로도 꾸준히 지속되어야 할 것으로 본다.

 

2-2. 교회갱신은 목회자의 영성, 도덕성, 실력을 함양할 수 있을 때 현실화된다.

한국교회의 역사 속에서도 교회갱신을 외치는 사람들과 그룹들이 종종 있어왔던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나, 교회갱신을 소리높이 외쳤지만 그것이 영향력을 끼치지 못하고 사그라들고 만 것은 교회갱신을 주도하는 사람들의 영성, 도덕성 및 내적인 실력이 외치는 소리만큼 지속적으로 훈련되거나 향상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교갱협은 교회갱신의 주도적 소임을 다하고자 하는 목회자들의 영성훈련과 내적실력의 질적향상을 꾀하기 위해 산하에 8개 연구위원회(교단, 목회, 문화, 사회, 신학, 여성, 영성, 청년의 8개 연구위원회)를 두어 각 연구위원회의 연구작업과 세미나 등을 통해 한국 교회를 향해 정책대안을 제시하였으며, 특별히 한국 교회를 위해서 이미 전문적 자료확보와 활발한 사역을 감당하고 있는 건실한 연구소(원)와의 공조사역을 통해, 더욱 다양하고 확실한 정보에 입각한 정보뱅크(Information-Bank)로서의 역할까지 감당하고 있다.

 

2-3. 교회갱신은 시대적 상황에 대해 선지자적 통찰과 성경적 대안을 제시할 때 가능하다.

교갱협은 출범 이후 당면한 이 시대와 교단 및 개교회가 저지르는 불의한 일과 비성경적인 모든 일들에 대해서 단호한 입장을 보여왔다. 그래서, 출범 이후 지금까지 거듭난 사람들로서는 차마 행할 수 없는 구태와 관행들을 보여주는 교단과 한국교회를 향해서 수차례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성경적 자세를 견지해 줄 것을, 호소문과 성명서, 공청회 등을 통해 그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실례로 총회 임원선거에서 더 이상 금권선거가 더 이상 횡행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제비뽑기 선거제도의 도입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이런 일들을 두고 교갱협이 본의와는 거리가 있는 정치적 생리를 가졌다고 비판하는 경우도 있으나, 분명한 것은 교회갱신은 결코 시대와 동떨어진 편향적 입장에서만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즉, 이 시대가 아파하고 그리스도의 교회가 앓고 있는 현실적인 중병에 대해서, 예언자적 통찰력을 가지고 가야할 길을 분명하게 제시하며 성경적 대안을 밝히는 것이 그 소임이라고 보는 것이다.

 

2-4. 교회갱신은 같은 뜻을 품은 다른 그룹과 연대할 때 더욱 큰 힘을 가질 수 있다.

이 시대 한국교회의 가장 큰 아픔 중의 하나는 교회의 분열상태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신학적 견해가 다르기 때문에 나누어져 있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본다. 그러나, 비록 나누어진 상황이라 하더라도 모든 교회가 바른 교회가 되고 바른 목회자가 되자는데는 이견이 있을 수 없다. 즉, 끊임없이 갱신되는 교회가 되자는데는 다른 의견이 제시될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런 기조 위에서 교갱협은 이미 같은 뜻을 품고 각 교단에서 갱신의 사역을 감당해 온 교단들과 함께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를 만들어 반목과 질시로 냉담했던 각 교단이 교회를 갱신하자는 실제적인 목적을 가지고 움직이며 한국교회의 또 다른 연합의 가능성을 보여준 역사적 사건이라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3. 새로운 전망과 방향성

이제 향후 교갱협의 사역에 대한 전망을 간략하게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연구위원회를 중심으로 한 각 분야별 구체적인 정보구축과, 교계 여타 전문연구기관들과의 네트워킹을 통한 개(個)교회 목회자들의 교회갱신을 위한 정보풀(Information-Pool)로서의 사역을 감당해야 할 것이다. 이 일을 위해서는 보다 정선된 정보를 선별할 수 있는 훈련된 인력이 많이 요구될 것으로 보인다.

둘째, 지금까지 해왔던 대로 시대적 상황과 교단과 한국교회가 당면한 상황에 대해 예언자적 통찰력을 가지고, 본질적인 부분과 비본질적인 요소를 예리하게 구분하며, 성경적이며 구체적이고 미래적인 대안제시를 하는 사역을 감당해야 할 것이다.

셋째, 목회자들의 영성과 목회적 자질향상을 위한 구체적인 프로그램을 실시하여 교회갱신의 의식을 저변으로 점차 확대하고, 이 땅의 목회자들이 교회를 성숙구조로 이끌고 나가는데 힘을 얻는 사역을 계속 진행해 나가야 할 것이다.

넷째,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 활동을 비롯하여 교회갱신이라는 같은 뜻을 품은 단체들과의 연대를 통해 한국 교회 전체의 갱신을 향해 활동해 나가고자 한다.

다섯째, 현재까지 발간한 홍보자료를 계속 발간하며, 교갱협 정신의 발표 및 인터넷 홈페이지의 운용을 통해 교회갱신 사역의 본의와 그 활동의 중요성을 알리는 사역을 확대해 나가야 할 것이다.

여섯째, 예비목회자들에게 교회갱신 의식을 가지게 하며, 건실하게 새 시대를 준비하는 젊은 목회자들의 사역의 장을 마련하고 지원하는 사역을 감당해야 할 것이다.

결국, 이러한 전망과 함께 현실적 어려움을 첨언한다면, 아직도 교갱협이 정치집단화 되지 않을 것인가 하는 의혹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교갱협과 함께 한 시간을 살펴볼 때 확실히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교갱협은 앞으로도 목회자의 갱신과 교회와 교단의 새로움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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