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8/21) 교갱협 제12차 영성수련회 주제특강

고린도전서 9장 25절
"이기기를 다투는 자마다 모든 일에 절제하나니 저희는 썩을 면류관을 얻고자 하되 우리는 썩지 아니할 것을 얻고자 하노라"

 

I. 한국 초대교회의 주초 대책

1. 영국 전국 금연법 통과 시행

2007년 7월 1일부터 영국은 모든 공공장소에서 흡연을 금지하는 금연법을 통과시켰다. 영국에서 시행하게 된 금연법은 민주주의가 발달하여 자유를 가장 존중하는 나라에서 나온 만큼 앞으로 파급효과가 매우 클 것이다(참조. http:// www.bbc.co.uk/). 공공장소 금연법은 이미 스코틀랜드, 웨일즈에는 시행에 들어갔고, 하바드 캠퍼스가 있는 캠브리지 시의회는 모든 공공장소 흡연을 1986년에 법적으로 금지시켰다. 영국 지도부는 청소년들의 음주를 규제하기 위하여 청소년 술집 출입도 금하는 법안을 마련 중에 있다고 한다. 현대 예방의학은 술과 담배의 중독성이 모든 마약을 합한 것보다 더 크다고 끊임없이 경고하고 있다.

 

2. 세브란스병원 설립자 올리버 에비슨 박사의 금주운동

한국에서는 1885년 개신교 선교사가 들어와서 초대교회로부터 주초를 금지해왔으니 시대를 매우 앞섰던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D.L.무디(Dwight Lyman Moody, 1837~1899)가 이끌었던 미국의 제2각성운동의 영향을 받아 성결의 영으로 무장된 젊은 세대들이 한국에 선교사로 많이 나왔기 때문이다. 세브란스병원을 세운 올리버 알 에비슨 박사(Oliver R. Avison, 1860~1956)는 영국에서 태어나 캐나다에서 독실한 신앙가운데 토론토대학 의과대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었다. 그 때 한국의 첫 개신교 선교사 H.G. 언더우드 선교사(Horace Grant Underwood, 1859~1916)의 한국선교 보고를 듣고 성령의 감동을 받아 세 자녀와 임신 중의 아내와 함께 한국에 도착하여 평생 한국 의료선교에 헌신하였다. 에비슨은 1893년부터 광혜원을 맡아 운영하면서 치료시설이 턱없이 부족함을 보았다. 전염병이 돌면 짧은 시간에 수많은 사람들이 진단조차 받아보지 못하고 죽어감을 보고, 에비슨은 한국인 의사양성과 의료시설의 필요성을 뉴욕의 카네기홀에서 열렸던 장로회 해외선교대회에서 보고했다. 루이스 H. 세브란스 장로(Louis Henry Severance, 1838~1913)는 그 자리에서 15만 불 지원을 약속했고, 그 후 에비슨을 계속 도와 연세대학교 의과대학과 세브란스병원의 기초를 놓았다.

토론토대학 의과대학 2학년 재학 당시 에비슨은 동료 의대생들이 만취하여 많은 문제를 일으키는 것을 보고 몇몇 친구들과 함께 금주회를 조직하였다. 다른 의과대학의 학생들까지 대부분 동조하여 술대접하는 것과 술 마시는 것을 학생들이 솔선하여 금지하게 되었다(이광린 저, 올리버 알 에비슨의 생애. 연세대학교 출판부: 서울, 1990.38쪽).

일찍부터 경건과 절제로 무장했던 언더우드와 에비슨은 한국에 교회를 개척하고 병원을 세우고 교육사업을 시작하면서 한국 사람들이 술과 담배에 찌들려 사는 당시 비참한 생활상을 직시하고 동료 선교사들과 함께 처음부터 주초 금지를 적극 계몽하였다. 한국 초대교회는 주일학교에 절제공과를 넣어서 매년 6월 첫째주일을 절제주일로 지켜 술과 담배 해독을 가르치면서 전 교인들이 주초를 금지하도록 열심히 도왔다. 초대 그리스도인들의 변화된 삶은 큰 영향력을 발휘하였다. 예를 들면, 손양원 목사님의 아버지 손종일 장로님이 예수님을 믿고 제사상을 뒤엎고 선황당을 불태웠을 때 손씨 문중은 그를 심하게 핍박하였다. 그러나 얼마 후 손씨 문중의 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을 믿게 되었다. 변화된 삶이 가정과 이웃, 또 사회 속에 웅변보다 더 큰 힘을 발했기 때문이었다(손동희, 나의 아버지 순교자 손양원목사. 아가페, 서울).

복음신앙에 뿌리깊게 기초한 한국교회는 선교 50주년을 맞이한 1935년 직후 일제의 신사참배 회유와 강압이라는 큰 시련을 맞게 되었다. 1938년 9월, 마지막 보루였던 장로교회가 일본 우상 앞에 무릎을 꿇음으로 한국교회는 부끄럽고 치욕스러운 우상숭배 죄에 굴복하게 되었다. 주기철 목사님과 이기풍 목사님 같은 하나님의 신실한 종들은 신사참배를 거부하며 순교로 믿음을 지켜 한국교회의 맥을 이어갔다. 2,000년 교회사에 한국교회가 뛰어난 성장과 세계선교에 획기적 기여를 하고 있음은 우상숭배 죄가 이 땅을 삼켰을 때 한 알의 밀알로 썩어져 갔던 순교자들의 순교신앙 위에 허락하신 하나님의 긍휼하신 은혜임을 시인하지 않을 수 없다(주광조, 죽음을 이겨낸 영원한 삶: More Than Conquerors, 나의 아비지 순교자 주기철목사. JCR: 서울, 2006).

 

II. 절제운동 역사

1. 세계기독교여자절제회 역사

풍요한 세계 경제 발전 속에서 21세기 한국교회와 세계교회는 색다른 도전을 직면하고 있다. 인간을 숭상하는 시대 조류 속에서 청년들은 쉽게 정보, 물질, 향락을 우상처럼 받들며 술 취함과 담배, 마약, 인터넷 음란사이트들에 중독되어 가고 있다. 골리앗처럼 위풍당당하게 덤벼드는 죄의 권세 앞에서 오늘의 교회는 어떻게 청년 그리스도인들을 복음의 갑주로 무장시키고 모든 선한 싸움에 넉넉히 이길 수 있도록 준비시킬 수 있을 것인가?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 19세기 말에 시작되어 세계에 큰 영향력을 발휘했고 현재까지 교회 성결운동의 중요한 한 축을 이루어 온 절제운동이 어떻게 시작되었고 현재 어떻게 일하고 있는지 살펴보려고 한다. 19세기 유럽과 미국사회는 산업혁명의 결과 개인과 가정, 그리고 국가가 풍요롭게 되었다. 영국을 중심으로 유럽사회와 미국 사회 속에 풍요와 함께 방탕과 타락이 들어왔고, 청교도정신으로 세워진 미국문화는 급격하게 타락하기 시작했다. 가장 뚜렷하게 나타난 현상이 술 취함이었다. 알코올중독으로 수많은 개인과 가정들이 파괴됨을 보면서. 미국, 카나다, 영국의 뜻있는 그리스도인들은 금주운동을 일으켰다. 산발적으로 일어나던 금주운동을 절제운동이라는 이름으로 조직화하고 국제화하는데 성공했던 대표적 인물이 프란시스 윌라드(1839~1898)였다. 미국 노스웨스턴대학의 첫 여자학장이었던 윌라드는 1883년 세계기독교여자절제회를 창립하고 영국을 필두로 유럽과 오세아니아의 오스트렐리아와 뉴질랜드, 아시아의 일본과 중국에 큰 호응을 불러 일으켰다. 윌라드는 절제운동의 한 과제로 술의 유통과 판매를 종식시키는 것을 목표로 삼고 세계 각국 기독여성들의 힘을 결집하였다. 절제운동에 앞장섰던 여성들과 함께 윌라드는 금주법 제정을 위해서 노력하면서 자신들에게 투표권이 없다는 당시 사회의 여성차별의 장벽을 뼈저리게 경험하게 되었다. 그 때 윌라드를 중심으로 절제운동을 하던 각 나라 여성 대표들은 여성참정권운동을 위해서 함께 노력할 것을 다짐하게 되었다.

여성 투표권을 위한 국제적 참정권운동이 일어났을 때, 뉴질랜드 절제회 참정권 부장 케이트 쉐퍼드 부인은 여성들의 서명을 모아서 3년 동안 세 차례 국회에 제출하였다. 마침내 1893년 세계 최초로 뉴질랜드 국회는 여성 참정권법을 통과시킴으로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에게 투표권이 주어졌다(http://en.wikipedia.org/wiki/Women's_suffrage). 현재, 뉴질랜드 수상, 국회의장, 대법원장 등이 여성인 것은 이같이 100년 넘도록 여성들이 깨어 참정권을 행사한 열매이다. 뉴질랜드에서 여성참정권을 국회에서 입법한 후에도, 각국 여성들은 투표권을 얻기 위하여 피나는 노력을 계속 해야만 했다. 예를 들어서 영국 여성들은 국회의사당 유리를 깨뜨리는 등 격렬한 시위를 통해서 참정권을 요구했고 세계대전으로 남자들 인구가 감소하여 여성인력의 필요성이 매우 커져서야 비로소 참정권을 획득하였다. 한국 여성들은 해방과 함께 보다 쉽게 투표권을 얻게 되었다. 만약 한국의 여성들이 자신의 투표권의 소중함을 절실하게 알게 되면 사회를 개혁하는데 더 적극적으로 쓰게 될 것이다. 윌라드가 투표권 쟁취운동을 국제적으로 벌이면서 사용했던 구호는 "가정보호"였다. 사형수도 남자면 투표권이 있는데 남편과 자녀의 인격을 책임지고 있는 여성들에게 참정권을 주어 가정을 잘 보호하도록 도와야 하지 않겠는가 주창한 것이다.

윌라드가 이끈 미국기독교여자절제회는 주류유통과 판매를 금하기 위한 금주법(1920~1933)을 국회가 통과하게 만들어 미국사회에 큰 영향을 미쳤다. 한편, 범죄집단들의 각종 위법, 탈법 등 극심한 주류유통을 둘러싼 폐단을 대처하기 위해 프랭클린 루즈젤트 대통령(Franklin Roosebelt. the thirty-second President of the United States, 1933~1945)은 1933년 수정법을 사인하였고, 이 후 미국은 각 주마다 탄력적으로 이 문제를 대응하게 하였다. 미국 남부에는 술 판매를 전적으로 금하는 도시가 아직도 있다. 또한 주류유통판매를 까다롭게 규제하여 청소년의 주류구입과 음주를 법적으로 금하며, 위반시 엄격히 처벌하여 청소년들을 보호하고 있다. 부시대통령 딸이 맥주깡통을 들고 있다가 경찰에 구속되고 힐톤가 상속녀가 음주운전으로 감옥에 가는 것은 술에 대한 경각심이 얼마나 큰 지 잘 보여주는 예이다. 1888년 윌라드는 세계여성단체연합(International Council of Women, ICW)을 창립하였고, 그가 소천했을 때 미국은 국장으로 존경을 표했다. 국회의사당 위대한 인물 전시실에 그의 대리석상은 일리노이주 대표로 서 있다.

세계기독교여자절제회는 35개국 회원국을 두고 지난 124년간 3년마다 세계대회를 각 대륙에 돌아가며 개최하고 있으며 UN의 가장 오래된 NGO로서 UN에 대표를 파송하고 있다. 1998년 한국에서 개최되었던 세계절제대회는 성령의 기름부으심으로 세계기독여성들의 신앙부흥에 크게 기여했다. 현재 124년간 이어오는 절제운동을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예방운동이다. "절제운동의 사상에서 핵심을 찌르는 것은 바로 예방의 효율성에 대한 신념이었다. 윌라드는 절제운동과 자신을 연합하여 그의 사회 철학의 주된 강령으로 예방적인 차원에서 개혁을 옹호하였다. 절제운동은 모든 부면에서 술의 폐해를 여러 방면으로 막음으로, 범죄와 가난, 어린이와 부인 학대, 그리고 가정파괴를 예방하려고 구성된 운동이었다."(Ruth Bordin, Francis Willard: A Biography. The University of North Carolina Press: Chapel Hill,1986, 프란시스 윌라드의 생애, 한동수역, JCR, 근간예정)

 

2. 대한기독교여자절제회의 역사

1923년 조선기독교여자절제회는 중국에서 파송된 팅링양의 활동으로 한국의 선교사 부인들을 주축으로 시작되었다. 절제운동은 복음전도가 늘 그 중심에 있어서, 절제강연을 하는 곳마다 교회에 새 교인들이 더해졌다. 연세대학교 교장이었던 원한경 박사(Horace HortonUnderwood, 1890~1951)의 부인 에델 언더우드(Ethel Underwood, 1888~1949)는 절제회 이사로 감옥에서 출소한 여성들 재활을 위해 절제회 애우관을 후원했다(참조: H.G. Underwood, 한국전쟁, 혁명, 그리고 평화. 연세대학교 출판부: 서울, 2002.). 전국적으로 많은 교회에 절제부가 조직되었고 기독학생들은 매년 각 도지 한복판에 군악대를 앞세워 가두행진을 하면서 술과 담배, 마약(아편)의 해독을 계몽하는데 힘썼다. 해방 전 절제운동은 손메레, 이효덕, 김폴린 등 많은 기독여성운동가를 배출하였고, 조만식선생님과 함께 물산장려운동에 적극 참여하여 전국적으로 국산품 장려운동을 벌였다. 특히 여성교육을 장려하여 많은 여학교가 생겨나는데 일조하였다. 절제운동은 해방 전에는 공창제도 폐지를 위해서 활동하며 독립정신 고취에 앞장섰다(윤정란, 한국 기독여성운동의 역사. 국학자료원, 2003).

해방 후에는 대한기독교여자절제회라는 이름으로 축첩제도 폐지를 입법화하고, 6.25 후에는 한국의 경제 재건에 앞장서서, 국산품애용과 내핍, 절제생활의 지침을 교회 여성들이 솔선하도록 도왔다. 1960년대에는 무작정 상경하던 여성들이 사창가로 팔려가지 않도록 사창미연방지사업에 힘썼다. 국가산업이 발전하던 1970년대에는 청소년들이 술과 담배에 빠져드는 새로운 상황이 시작되어 청소년절제 웅변대회, 포스터대회를 전국적으로 개최하여, 청소년 금주금연켐페인에 더욱 힘썼다. 1980대 수출산업 발달로 늘어난 맞벌이 부부들을 위해서 어린이집 경영을 시작했다. 1990년대 인터넷 보급과 함께 여러 가지 중독현상은 본격적 사회문제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1995년 세계대회부터 절제운동은 특별히 여성음주로 인하여 일어나는 태아알콜증후군(FAS, Fetal Alcohol Syndrome)에 집중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세계적 홍보에 들어갔다. 각 나라 절제회를 통해서 여성들에게 FAS의 위험을 홍보하고, 알코올과 니코틴중독으로 인하여 일어나는 여러 가지 사회악, 특별히 장애아 출산을 예방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김정주 편저, 절제운동 70년사, 그린 파스츄어: 서울, 1993; http://www.wctu.org/fas.html).

 

3. 나의 어머니 여귀옥 권사와 절제운동

저자의 어머니 여귀옥 권사(1923~2006)가 어떻게 절제운동에 참여하게 되었는지 잠시 나누는 것이 도움이 될 것 같다. 저자의 외할머니 최성년 권사(1884~1951)는 평양 대부흥 당시 대구에서 전도 받고 예수님을 처음 믿게 되었다. 양반집 딸들은 문 밖을 못나가던 때라 40세 때 성경학교에 입학하여 비로소 글을 깨쳤다. 외할머니는 말씀을 사랑하여서 신구약을 다 외워 성경선생님으로 선교사님들과 집회할 때 새벽기도를 이끌었고, 자녀들을 다 결혼시킨 후, 오랜 소원대로, 영육이 가난한 시골 전도사로 여생을 헌신하였다.

1923년 조선기독교여자절제회가 창립되었던 바로 그 해 저자의 어머니는 모태신앙으로 태어났다. 아들 다섯에 딸 하나로 많은 사랑을 받으면서 자라나던 중, 어머니는 13세 때 그리스도의 이름을 위하여 순교하게 해달라고 주님께 헌신하였고 대구 신명여학교를 졸업하자 곧 평양여자신학교에 입학했다. 평양여자신학교가 한 학기 후 신사참배 반대로 폐교 당하자 어머니는 귀향하여 모교인 대구 남산교회에서 봉사에 전념했다. 외할머니는 자신이 가르치던 교회 성경반 학생의 아들을 인격만 보고 사위로 삼게 되었다. 그는 대구 상업학교 중퇴생으로 고학하던 저자의 아버지, 청년 김수근이었다. 외할머니께 순종하여 어머니는 16세 때 약혼했다. "사위 공부 보내라"는 하나님 음성을 외할머니가 철야기도 중에 듣고 전하자, 아버지는 약혼 기간 중 일본유학을 떠났고 3년 안에 야간 중학과정과 주간 대학과정을 동시에 공부하여 대학을 수석으로 졸업하였다. 졸업 직전 아버지는 어머니와 결혼했고 아버지가 졸업직후 금융조합이사 시험에 수석으로 합격하여 3년 가까이 영천 등에 근무하다 해방을 맞았다. 해방 후 1947년 대성연탄을 창업하였는데, 이는 한국 에너지 사업 발달을 선도하면서 올해 창립 60주년을 맞은 대성그룹의 모태가 되었다.

연탄사업 성공으로 광산사업에 진출하여 아버지의 출장이 잦았던 6.25 직후 어느 날 도둑이 들어와 우리 집 옷가지를 다 가져갔다. 어머니는 그 아침 자녀들을 다 모아놓고 진심으로 감사예배를 드렸다. 다 가져가게 허락하심은 불쌍한 이웃을 도우라는 주님의 부르심이라고 말씀했다. 대구에 있던 절제 지회에 가입하여 대구에서 절제회관을 마련하여 고아원 출소 어린이들을 모아 야간학교를 운영했다. 그 후, 50년을 하루같이 전도와 금주금연계몽을 중심으로 절제운동에 헌신하였다. 아버지의 사업 확장으로 1963년 서울에 이사 온 후 서울역 앞에 절제회관을 구입, 신축, 봉헌한 후 무작정 상경하는 시골 처녀들이 사창가에 끌려가지 않도록 사창미연예방사업을 하였다. 그들을 합숙시켜 신앙훈련을 하면서 미용, 편물, 양재 등 기술지도를 하여 자립시키는 일이었다(1965).

대한기독교여자절제회연합회 회장으로 어머니는 모든 일에 절제하여 편지지는 재활용지를, 화장품 분으로 녹말가루를, 샤워물을 늘 아끼며, 나뭇가지 하나도 버리지 않고 땔감으로 썼다. 마태 6:33에 "그런즉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시리라"는 말씀대로 주님 뜻을 순종해서 어머니는 매일 십자가를 지는 산 순교의 어렵고 좁은 길을 걸었다. 자녀들의 학교공부에는 별로 신경을 쓸 여유가 없었다. 그런데 제일 공부에 뒤졌던 저자가 이화여중, 여고, 이화여대에서 전교수석을 하고, 하바드 신약학박사가 된 것은 전적으로 신실하신 하나님 은혜였다. 형제자매 중 넷은 서울대를 졸업했고, 자녀 셋은 하바드대학에서 수학했다. 과외도, 학원도, "공부하라"는 말 대신, "제 몸의 피가 다 빠져도 우리 민족이 모두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다 잘 살아서 감옥이 비게 된다면 기쁘게 죽겠습니다"하고 눈물 흘리며 늘 기도하던 어머니에게 주신 선물이었다.

11년간 저자는 미국과 영국에서 유학생활을 하면서, 캠퍼스에서 국제학생들과 한국 유학생들이 주말만 되면 술에 취해 사는 것을 자주 보았다. 이와 비교하여 가정예배와 교회생활, 절제교육은 그러한 유혹에 빠지지 않고 죄와 싸우며 유학생활을 잘 마칠 수 있게 저자를 도와주었다. 현재 대성그룹 회장 김영훈 장로는 서울법대를 졸업하고, 미시간 주립대에서 법학, 경영학석사를 마치고 시티뱅크에서 실무경험을 쌓은 후 하바드에서 국제경제학 공부를 하고, 신학석사를 받았다. 그는 국내외 에너지리더로 활약하면서 태평양경제기구(APEC, Asian Pacific Economic Council), 세계경제포럼(WEF, World Economic Forum), 세계에너지기구(WEC, World Energy Council) 등 국제대회에서 에너지와 환경문제의 미래를 이끌고 있다. 어머니로부터 받은 절제교육으로 술 한 방울 마시지 않고 온 세계에 그리스도의 나라를 확장하며 세워 나가고 있다. 절제교육의 열매를 실제로 경험하고 목도하면서 한국교회와 기독 가정들이 절제교육에 힘써 신실한 주의 종들을 많이 배출하게 되기를 저자는 진심으로 기도하며 소망한다(참조. 김수근 은혜위에 은혜. Grace upon Grace. 여귀옥, 아름다운 추억. Beautiful emories. 대성그룹 60주년 기념 회고록. 영한대역. JCR: 서울 , 2007).

 

III. 십자가 복음 신앙과 절제운동의 필요성

1. 바울의 복음과 절제운동

어릴 적부터 절제운동에 동참했던 저자는 신약학을 전공하면서 절제교육의 성경적 근거가 무엇인지 자주 질문하면서 바울의 복음에서 그 답을 찾아보았다. 로마서 1:1~4에서 바울은 스스로를 예수 그리스도의 종으로 부르심을 받은 사도로, 하나님의 복음을 위하여 구별된 자임을 밝히고 있다. 이로서 로마교회 교인들에게 위로부터 자신이 부르심을 받은 것과 자신의 사도적 권위가 로마교회에도 유효함을 나타낸다. 바울은 이어서 그가 전하라고 부르심 받은 복음은 하나님의 아들에 관한 것이며 이 복음은 성경, 곧 구약성경에 의해서도 증거를 받은 것임을 증거한다.

바울 복음의 내용인 하나님의 아들은 육신으로는 다윗의 혈통에서 나셨고 거룩하신 영으로, 부활하심으로, 능력으로 하나님의 아들로 선포되신 분이다. 이 선포를 통해서 바울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인성과 신성을 동시에 가지고 계심을 증거하고 있다.

복음의 내용을 그의 아들에 관한 것이라고 하여, 바울은 복음에는 그리스도에 관한 모든 것이 담겨있고, 그리스도를 아는 지식이 복음으로부터 우리가 배울 수 있는 모든 것임을 보인다(John Calvin, Romans. Eerdmans: Grand Rapids, 1980. p.15).

편지의 서두에 복음을 정리해서 선포한 후 바울은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우리의 주로 믿고 사도로 부르심을 받는 은혜를 입어, 열방을 믿음의 순종으로 이끌도록 자신이 부르심을 받은 것을 말하여 이방인을 위한 사도로 부르심 받은 것을 은혜라고 증거한다. "믿음의 순종"을 칼빈은 이렇게 풀어 설명한다. "우리로 복음에 순종하게 하는 것이 바른 믿음이다.(Faith is properly by which we obey the Gospel.)"

로마서 1:17은 로마서 주제가 되는 말씀이다. 이 말씀에서 바울은 복음에는 하나님의 의가 계시되어 있음을 말하고, 우리가 하나님 앞에 의롭다 하심을 받는 길은 오직 믿음임을 선포한다.

"복음에는 하나님의 의가 나타나서 믿음으로 믿음에 이르게 하나니 기록된바 오직 의인은 믿음으로 말미암아 살리라 함과 같으니라"

"믿음으로 믿음에"를 칼빈은 다음과 같이 매우 쉽게 설명한다. 처음 믿을 때 그리스도에 대해 가지는 적은 지식으로 우리는 그리스도를 멀게 느끼나, 그리스도를 더욱 알아갈수록 믿음이 자라 그리스도께서 더욱 가깝게 느껴짐을 말한다(Calvin, Romans, p.28). 이렇게 바울은 로마서 1:1~5, 16~17에서 복음을 믿음으로 의롭다 하심을 받을 수 있음을 선포한다.

그리고 나서, 바울은 인류의 죄와 그에 대한 하나님의 진노를 선포하는데 하나님의 심판의 구체적 표현은 인간을 그 상실한 마음대로 "내버려두시는 것"이다(롬1:24,26,28). 인류 역사 속에 편만한 죄의 제목들을 나열하면서 바울은 전적으로 타락한 인간의 죄성을 고발하면서, 이방인들뿐만 아니라 유대인들까지 모두 이러한 죄 가운데 있음을 선포한다. 한마디로, 바울은 "의인은 없나니 하나도 없으며"라고 담대히 말하여(롬 3:10) 우리가 모두 전적으로 타락한 죄인이라는 진리를 선포하고 있다.

인간의 죄성을 밝히 드러낸 후에야 비로소 죄인을 용서하시기 위하여 하나님께서 화목제물로 보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구속사역을 로마서 3:23~26에서 선포한다.

"모든 사람이 죄를 범하였으매 하나님의 영광에 이르지 못하더니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속량으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은혜로 값없이 의롭다하심을  얻은 자 되었느니라. 이 예수를 하나님이 그의 피로써 믿음으로 말미암는 화목제물로 세우셨으니 이는 하나님께서 길이 참으시는 중에 전에 지은 죄를 간과하심으로 자기의 의로우심을 나타내려 하심이니 곧 이 때에 자기의 의로움울 나타내사 자기도 의로우시며 또한 예수 믿는 자를 의롭다 하려 하심이라."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의롭다하심을 받는다는 것은 바울 복음의 핵심이요, 성경이 선포하는 구원의 복음의 중심이다.

율법주의를 숭상하던 바리새파 유대기독교인들(Judaizers) 중에는 바울 복음이 변질된 것으로 비난하는 자들이 있었다.  왜냐하면 그들은 할례나 음식규례등 유대인들의 풍습이 구원의 부대조건이라고 생각하고 가르쳤기 때문이다. 율법주의자들의 비방에 맞서서 바울은 율법의 행위 없이 오직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으로만 구원받는다는 복음의 진리를 옹호하면서, 그 예로 아브라함을 들고 있다(롬4:3,25; 창15:6). 절제교육은 율법주의의 덫에 걸리지 않도록 늘 깨어 있어야 한다. 중독된 자들은 그리스도의 구원의 대상이지 결코 정죄의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성경이 무엇을 말하느냐 아브라함이 하나님을 믿으매 그것이 그에게 의로 여겨진바 되었느니라"
"예수는 우리가 범죄한 것 때문에 내줌이 되고, 또한 우리를 의롭다 하시기 위하여 살아나셨느니라"

한편 일부 이방인들과 유대인들은 바울의 복음을 조롱하면서, 믿기만 하면 구원을 받는다고 하니, 그렇다면 이제 제멋대로 살아도 되는 것이 아니냐고 도전하였고 실제로 방종하는 무법주의자들이(Antinomians) 나타났다(롬 6:15). 이러한 무법주의에 편향된 또 다른 오해와 비판에 맞서서, 바울은 로마서 6장에서 그리스도를 믿고 하나님 앞에 의롭다 하심을 받은 성도들의 삶은 그들의 신앙을 인치는 세례가 보여주듯, 죄에 대하여는 죽은 자로,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님께 대하여는 산 자로 스스로 여기며 거룩하게 살아야 함을 보인다(롬6:11). 곧 성령을 따라 몸의 행실을 죽이며 살아가는 것이 성도의 본분임을 강조한다(롬8:13). 절제교육과 절제운동이 강조하는 금주금연은 구원의 조건이 아니라, 구원받은 성도들이 영적 싸움에 승리하기 위하여 추구하는 거룩한 삶의 한 중요한 기본자세가 되어야 함을 바울 복음은 보여주고 있다.

"술 취하지 말라 이는 방탕한  것이니 오직 성령의 충만함을 받으라" (엡5:18)

절제운동은 술, 담배, 마약, 음란 중독의 위험성을 가르침으로 성도들이 죄와 싸우며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그리스도께 순종하여 살도록 돕는 성결운동이다.

 

2. 대학에서 바라본 절제교육의 필요성

10여 년째 연세대학교에서 가르치면서, 현재 대학문화가 심각하게 타락되어 있음을 목도하고 있다. 대학생들의 대다수가(남 95%, 여 90%)가 음주를 하고 있다. 음주와 함께 대학생들은 성적 타락의 위험에 빠지고 있다. 동거, 혼전 성생활로 성병이 만연하고 있다. 한국도 결코 에이즈의 안전지대가 아니기에 현재 상황은 더욱 위기의식을 불러일으킨다. 그러나 대학문화는 전혀 바뀔 기미를 보이지 않고 점점 더 타락 일변도로 가고 있다. 목사님, 장로님, 권사님 자녀들이 친구들과 어울리고 싶은 군중심리에 떠밀려 대학에 오면 많은 갈등을 느끼며 일부는 술을 시작하는 것을 당연히 여기는 추세이다.

알코올 중독은 폭력, 범죄, 음주 운전 등으로 개인, 가정, 국가, 인류 사회를 파괴한다. 2007년 보건복지부 발표에 의하면. 알코올로 인한 범죄와 질병, 기타사고는 국가 지출에 매년 20조의 부담을 주며 국가 경비의 절대치를 차지하고 있다. 다시 말해서 술 문화로 나라 경제는 뿌리부터 썩어가고 있다(참조: 절제회 홈페이지. kwctu.org).

교회가 절제교육에 무관심하며 소홀히 내버려두면 한국의 미래는 매우 암담하게 될 것이다. 현재 90% 이상의 여자대학생들이 술을 마시는데 이들이 신혼에 포도주를 마시면서 임신을 하고, 또 임신 중 포도주나 알코올 성분이 있는 술을 습관적으로 가끔 마시면, 알코올을 마시는 엄마에게서 태어나는 태아알콜증후군(FAS, Fetal Alcohol Syndrome http://www.cdc.gov/ncbddd/fas/fasask.htm)을 가진 아기를 낳을 확률이 매우 높다. 엄마가 마시는 술의 알코올 성분은 자궁에 장착된 아기에게 그대로 흡수되는데 태아에게는 아직 간이 형성되지 않아 알코올의 독성을 제거할 능력이 없어서 바로 뇌, 신경계, 호흡계 등 신체 부위 전반에 치명적 손상을 입게 된다. 이렇게 태어나는 아기는 뇌성마비, 신경계통 불구, 안면이상, 성장 장애, 지진아, 폭력성, 감정조절 불구로 자라게 된다. 태어나서 얼마 되지 않아 죽는 경우가 많고 살아 있더라도 평생 불치로 살아가게 되니 부모와 가족들의 고통은 말로 다 할 수 없다. 중요한 사실은 이 무서운 불치병 FAS에 대한 적극적 홍보를 통해서 여성들이 금주만 하면 100% 예방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동시에 한국교회가 절제교육을 소홀히 해서 홍보를 하지 않으면 미래 한국의 신생아들은 90%까지 지진아로 나올 무서운 가능성이 있다. 미래의 성도들이 건강하게 태어나도록 교회와 그리스도의 가정은 반드시 도와야 할 것이다. 이것이 절제운동과 절제교육을 21세기의 한국교회가 최우선 과제 중 하나로 삼아야 되는 이유이다.

 

3. 절제교육 사례와 한국교회의 미래

절제교육의 구체적 실례를 들면서 절제운동을 당부하면서 이 글을 마치려고 한다. 연세대학교 수업에서 "술을 마시지 말라!"고 가르치며 술과 담배의 해독을 설명하는 절제팜플렛을 늘 나누어 주고 있다. 하루는 아버지가 외국에 대사로 근무하며 장로님이고 어머니는 권사님인 똑똑한 여학생이 교수실에 와서 성경에 술을 마시지 말라는 말씀이 어디 있느냐고 따지듯 물었다. 외교관들은 직업상 끊임없이 집에서 늘 포도주로 접대하니 더욱 그랬다. 그래서 저자는 잠언 23:29~35을 읽히고 31~32을 강조했다.

"포도주는 붉고 잔에서 번쩍이며 순하게 내려가나니 너는 그것을 보지도 말지어다. 그것이 마침내 뱀같이 물 것이요 독사같이 쏠 것이며"

"마시지 말라는 것과 보지도 말라는 것, 어느 것이 더 강한 명령이예요? 독사같이 쏜다는 것은 죽인다는 뜻이 아닌가요?" 하고 저자기 물었다. 그 여학생은 "이런 구절을 성경에서 처음 봐요." 하고 답했다. 그 학생은 대학에 들어와서 친구들을 사귀려고 자주 술을 마신 것을 회개하고 다시는 안마시겠다고 눈물로 기도하였다. 남은 대학 생활 동안 캠퍼스에서 경건하게 살면서 전도와 제자훈련에 열매를 많이 맺었다. 졸업 후 직장에서 술을 마시지 않는다고 집단왕따를 당해도 잘 이기고, 믿음의 신랑과 결혼해서 건강한 아들을 낳아 기뻐하였다. 만약 그 때 술의 해독을 듣지 못했으면 태아알코올증후군을 가진 아기를 낳아 평생 고통했을 것을 생각하니 얼마나 감사하던지. 그래서 더욱 힘을 내어 매 학기 저자는 대학 캠퍼스에서 복음을 전하면서 술과 담배의 해독을 가르치고 절제캠페인을 축제 때 전개하고 있다. 이렇게 대학에서 전도하며 절제운동을 펼치면서 저자는 참 큰 보람을 느낀다. 왜냐하면 대학생들은 아직도 마음이 순수하니 십자가의 복음을 듣고, 그리스도의 증인된 삶을 위하여 술, 담배, 음란을 떠나, 거룩하게 살아야 할 것을 반복해서 들으면, 구체적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하고 금주 금연하는 역사가 학생들 속에 많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이는 상당수의 대학생들이 방탕과 술 취함으로 치닫는 대학문화에 크게 회의하고 있다는 증거이다.

목사님들, 장로님들, 권사님들의 자녀들 중 다수가 대학에 와서 음주와 흡연, 성적 타락의 죄 앞에 정체성의 위기를 느끼며 자신이 무방비 상태로 놓여 있음을 호소하고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이들이 심히 방황하고 있는 현실을 매 학기 목도하면서, 한국교회가 하루 빨리 "하나님과 가정과 나라를 위하여" 절제교육의 선한 전통을 회복해야 할 것을 뼈저리게 느끼지 않을 수 없다.

만약 한국교회 교단에서 초대교회와 같이 절제주일과 절제공과를 회복시키고 청소년들과 대학생들, 그리고 전 교인에게 정기적으로 술, 담배, 인터넷 음란사이트 등의 해독을 가르친다면 중고등, 대학과 사회에서 청년들과 교인들은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에 뿌리를 내리고, 술 취하지 않고 성령으로 충만하여 죄악과 쉽게 타협하지 않고 오히려 전도하는 능력 있는 성도들로 살아가게 될 것이다. 그러할 때, 다음 한국 세대 그리스도인들은 모든 족속을 그리스도의 제자 삼으라고 명하시는 주님의 지상명령을 바르게 이어가며 완수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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