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성도, 한국 정치·사회 바라보는 시각차 왜?

국민일보와 지앤컴리서치가 공동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의 가장 큰 특징은 정치·사회를 바라보는 시각에서 일반 성도와 목회자들이 큰 차이를 보인다는 점이다. 비(非)교인들과 마찬가지로 매일같이 일상을 살아가야 하는 성도들은 빈익빈 부익부 같은 한국사회의 구체적인 갈등구조를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로 인식하고 있는 반면 목회자들은 다소 관념적인 해결책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것이다.

성도·목회자 간 인식차, 왜

‘경제적으로 여유롭지 않은 현실에 속상하다.’ 한국사회에 대한 이미지를 평가하는 이 항목에서 ‘그렇다’고 답한 성도는 61.7%였다. 반면 목회자는 24.0%에 그쳤다. ‘누구나 잘살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질 수 있는 나라다’에 대해 성도는 23.7%에 불과한데 목회자는 무려 66.0%가 ‘그렇다’고 답했다. 우리 사회의 가장 심각한 갈등 분야를 묻는 질문에서도 성도들은 빈부갈등(34.8%)을 가장 많이 꼽은 반면 목회자들의 선택은 ‘이념갈등’(59.0%)이었다.

이에 대해 지앤컴리서치 지용근 대표는 “끊임없이 현실적인 문제를 안고 살아야 하는 성도들과 교회 울타리 안에만 머무는 목회자들의 간극이 너무 크다는 점을 절감할 수 있었다”며 “목회자들은 성도들의 실제적인 삶 속으로 더 깊이 파고들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목회자들이 현세보다는 미래와 내세를 강조하며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야 하는 사역 특성도 응답 성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원칙을 어겨도 아는 사람이면 봐준다’는 항목에 ‘그렇다’고 답한 성도와 목회자는 각각 79.5%, 87.0%로 나타났다. ‘실력만으로 인정받기 힘든 시대에 살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에 대해서도 성도와 목회자는 각각 76.4%, 66.0%가 ‘그렇다’고 답하면서 우리 사회에 만연한 온정·인정주의가 여전히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교인 10명 중 6∼7명, 정치개혁 우선

한국교회 성도들은 ‘한국사회의 최우선 개혁 분야’에 대해 정치권(68.1%)을 가장 많이 꼽았다. 여성과 저학력, 고령층에서 상대적으로 높았다. 이어 고위 공직자(14.1%), 교육계(3.0%) 등이 뒤를 이었다.

목회자들도 정치권(65.0%)을 가장 많이 선택했지만 종교계(12.0%)가 뒤를 이어 눈길을 끌었다. 이 같은 응답은 일반 성도들에 비해 목회자들이 교계 부조리에 대한 체감도가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우리나라의 양극화 정도에 대해선 성도와 목회자 모두 95% 안팎으로 답했다. 성도 10명 중 7명 정도(73.1%)가 ‘매우 심각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시국 현안 발생의 근본 원인과 관련해선 성도들 응답이 가장 많았던 ‘상류층 및 고위 공직자들의 부패’(54.7%)는 19∼29세(70.2%), 학생(68.8%)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으로 드러난 고위층 부정부패가 젊은 개신교인들로부터도 불신을 사고 있는 셈이다. 이어 정경유착(17.6%)과 연고·이기주의(12.9%), 대통령제 결함(8.9%), 시민 감시·참여 부족(2.6%) 순으로 시국 문제의 주요 발생 원인으로 꼽았다.

한편 목회자들 가운데 4명 중 3명 정도(76.0%)는 최근 3개월간 국민일보를 종이신문이나 온라인(인터넷, 포털, SNS)으로 읽은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도들은 53.5%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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