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슴이 시냇물을 찾기에 갈급함 같이 내 영혼이 주를 찾기에 갈급하니이다.”

소록도교회 성도들과도 자주 묵상하는 성경 말씀이다. 小鹿島 한문 글자가 작은 사슴인 것은 섬 모양이 이가 사슴이란다. 그분들만 아니다. 누구나 어려운 세상을 살면서 영혼의 목마름을 겪지 않겠는가. 그렇게 피곤한 영혼들이 하나님의 은총, 강물 같은 성령 강림을 사모하는 것이다.

여러 해 전, 이집트의 카이로와 시내광야 그리고 이스라엘과 로마를 돌아보는 성지순례를 다녀왔다.
무더운 곳이라서 개인용 물병을 가지고 다니면서 자주자주 마셨다. 그러면서 성경에 나오는 대로 이스라엘 백성이 가나안으로 가는 광야 길에서 물 때문에 자주 불평했던 일이나, 예수님이 성령님을 샘물에 빗대어 말씀하신 의미를 구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
일정을 마치고 로마에서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를 탈 때였다. “강 집사님, 한국 가는 비행기에 오르면 시원한 물을 얼마든지 마실 수 있습니다. 물병을 버려도 됩니다.” 하고 웃었다. 아침마다 챙겼던 물병을 갖고 계셨던 것이다.

성지순례 중에 애굽을 나온 이스라엘 백성이 가나안으로 가던 광야 40년을 생각했다. 시내광야를 통과하면서 마실 물 때문에 하나님과 모세를 자주 원망했었다. 우리라면 달랐을까. 아니다. 더 못 견뎌 하면서 더 불평하고 원망했을 것이다.  그런 광야 체험을 단단히 한 것이다. 카이로에서 이스라엘로 가는 버스에 오르니 금방 수에즈운하를 해저터널로 통과하고 황량한 광야가 열렸다. 나무도 풀도 그리고 시냇물도 없는 메마른 땅, 숨 막히는 땅이었다.

무더운 오후에 버스에서 내려 30분 정도 뙤약볕을 걷기로 했다. 광야체험이다. 대화를 중단하고 침묵하며 걸었다. 40도 가까운 낮 기온, 불볕 열기가 올라왔다. 막막한 사막을 걸어 앞에 보이는 목표지점에 이르려 함께 기도할 때는 모두 눈물이었다. 하나님께서 낮에는 구름기둥, 밤에는 불기둥으로 그리고 눈동자 같이 지키시지 않았더라면 어찌 살아남기나 하였겠는가. 그래도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 길이었겠는가. 다 은혜였던 것이다. 우리가 인생을 그렇게 사는 것 아닌가.

오후 늦게 광야에 있는 호텔에 도착했다. 시내산 아래, 이스라엘 백성이 머물렀을 곳이라 한다. 다음 날 새벽 2시, 버스로 이동하여 2285미터 시내산 등산을 시작했다. 여러 나라 사람들이 줄을 이어 손전등을 비추며 산행을 한다. 우리 일행은 힘겹게 산정에 이르러 감사로 새벽기도를 드렸다.  해가 찬란하게 비치는 순간, 높고 낮은 모든 산이 붉은 바위였다. 나무 한 그루, 풀 한 포기가 안 보인다. 출애굽기와 민수기를 묵상하며 하나님의 사랑과 능력을 묵상했다.

국경을 지나 이스라엘에 들어섰다.
입국사무소 주변에 종려나무가 무성하고 정원은 고운 꽃들이 피었다. 죽음의 땅을 지나 낙원에 들어온 것이다. 이런 환경 차이는 물 때문이었다. 이스라엘 전 지역이 갈릴리 호수 물을 끌어다 이렇게 만든 것이다. 종려나무나 정원수 하나하나에 파이프를 연결해서 물을 공급하고 있었다. 광야에서도 이렇게 과일과 곡식을 거두는 것이다. 젖과 꿀이 흐르는 ‘생명의 땅’이 된 것이다.

예루살렘에서는 실로암 못이 내려갔다.
기드론 골짜기에서 도수로를 따라 들어온 물이 실로암을 거쳐 밭으로 흘러가는 것이다. 예수님께 순종하여 눈을 씻고 보게 되었던 소경을 생각하며 얼굴과 눈을 씻으며 영안을 밝혀주시라고 기도했다.

‘삼천리 반도 금수강산 하나님 주신 동산’ 어디를 파도 물이 솟고, 계곡이 모여 강이 흐르고, 꽃이 피고, 농사가 잘되는 나라. 우리가 복된 땅에서 살고 있다는 사실을 감사했다.

“목마른 사슴 시냇물을 찾아 헤매이듯이 내 영혼 주를 찾기에 갈급 하나이다…….”
내 영혼이 피곤하고 지칠 때마다 찬송하며 은혜를 사모하면 내 영혼을 적시는 성령의 임재, 강물 같이 흐르는 하나님의 사랑을 체험하리라.

갈릴리 바다를 배경으로 - 동산교회 성지순례팀.
갈릴리 바다에서 주일예배를 드리는 동산교회 성지순례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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