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은광교회 이국병 목사

총신원보에서는 10년 넘게 찬송가학을 가르치고 계시는 이국병 목사님(수원은광교회)을 인터뷰하였습니다. 시종일관 웃음을 잃지 않으시고 개혁주의 예배와 찬송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셔서 감사한 마음으로 인터뷰를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목사님께서는 총신대 신대원에서 찬송가학을 가르치고 계십니다. 찬송가학에 대한 소개를 간단히 부탁드립니다.

개혁주의 예배에서 찬송가가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히 큽니다. 하지만 현재 목회자 후보생 때부터 찬송가에 대해서 제대로 배울 기회가 없습니다, 그 결과 일생동안 예배를 인도해야 하는 목회자들이 찬송가의 템포나 음정이 맞지 않거나 선곡을 잘못하여 목회 현장에서 어려움을 겪는 일들이 많이 발생합니다.

찬송가학은 찬송가의 역사와 배경 등을 다루고 실제 개혁주의 예배에서 사용할 수 있는 찬송가를 선정하여 실습하는 과목입니다. 또한 시간이 허락되는대로 개혁주의 신학을 기초로한 CCM과 복음성가의 올바른 곡 선정과 활용을 다룹니다, 찬송가는 총신대 신대원에서 선택과목으로 2년에 한번 한 학기가 개설되는데 강좌 당 약 50-60명의 수강생들이 배출되고 있습니다. 실제 찬송가학을 수강한 전도사님들이 총신대 신대원 곳곳에서, 그리고 자신이 사역하는 교회에서 찬송을 배운 바대로 정확하게 인도하여 예배가 살아나고 이로 인해 모든 성도님들이 하나님께 영광 돌린다는 소식을 전해듣고 있습니다.

개인적인 바람이 있다면 찬송가학이 선택이 아닌 필수과목이 되어 모든 목회자 후보생들이 찬송가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실습을 하고 목회 현장으로 나갈 수 있었으면 합니다.

목사님께서 생각하시는 찬송의 정의는 무엇인가요?

어거스틴을 비롯한 수많은 믿음의 선배들이 찬송을 '피조물이 창조주께 음악으로 경배드린다.' '하나님을 노래한다.'고 정의했지만 저는 그 정의에 한 걸음 더 나아가 개혁주의 찬송가란 그리스도에 대한 신앙고백이 포함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나를 위해 십자가에 달려 죽으시고 부활하신 주님을 고백하는 신앙의 노래가 찬송이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많은 원우들이 궁금해하는 질문인데) 예배 중에 찬송가만 사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고, 반대로 복음성가나 CCM을 자유롭개 불러도 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오랜 기간 교회에서 찬양을 담당해 오신 목사님의 생각은 어떤지 궁금합니다.

얼마 전 노회의 날에 총신대 신대원 채플에 참석해서 모든 원우들이 오르간과 함께 큰 목소리로 찬송가를 정확히 부르는 모습에 참 감동을 받았습니다. 저는 채플이나 주일 오전 예배 등 일정한 형식이 갖춰진 예배에서는 찬송가의 앞부분 약 100장 정도인 '경배와 찬양' 부분을 부르는 것이 합당하다고 생각합니다. 찬송가를 통해 창조주 하나님을 높여드리고 예수 그리스도의 구속의 은혜를 찬양할 때 하나님께서 기뻐하시고 성도들도 은혜롭게 찬송할 수 있음을 믿습니다. 단, 오후 찬양 예배나 감사와 기념의 예배, 혹은 복음을 전하기 위해 믿지 않는 영혼들을 초청한 예배 등 틀별한 목적을 자지고 드리는 예배에서는 복음성가나 CCM 등을 충분히 부를 수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요즘 복음성가나 CCM 중에 다양한 악기로 휘황찬란하게 연주하는 곡들도 있는데 사역자들이 예배를 인도함에 있어서 영적으로 올바른 찬양을 분별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어거스틴은 고백록 <제33장 육신의 정욕(4): 귀로 말미암은 쾌락>의 제하에서 언급하기를 아름다운 곡조에 담긴 주의 말씀이 내 마음 속의 중요한 자리에 앉아 하나님께 영광을 돌릴 때도 있지만, 육신의 감각인 귀에 아름답게 느껴지는 곡조가 이성을 지배하여 나로 하여금 귀로 말미암은 쾌락으로 빠지게 된다면 나는 범죄하게 되는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그러므로 CCM이나 복음성가를 연주하더라도 드럼이나 신디로 너무 화려하고 요란하게 예배를 방해하지 않도록 연주법에 많은 신경을 써야 한다고 봅니다.

최근 <예배 찬송, 그 이론과 실제>(아이네오)라는 책을 집필하셨는데 책의 내용을 간략히 설명해 주실 수 있으신지요?

이 책은 제가 10년 이상 총신대 신대원에서 찬송가학을 가르친 내용들을 모은 것들입니다. 또한 제가 그동안 총신대학교 음악대학원 M.Mus 논문,  D.Min 논문, Ph.D 논문을 작성하였는데 각 논문의 중심주제인 찬양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면서 얻었던 이론과 통찰력 등이 이 책에 모두 담겨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 책은 총신대 신대원에서 찬송가학을 공부하는 원우들뿐만 아니라 찬송가에 관해 관심이 많은 사역자와 성도님들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 책에는 찬송가의 어원, 역사, 철학, CCM, 시편 찬송에 이르기까지 찬송과 관련된 다양한 내용들이 담겨 있습니다. 또 이제는 우리의 찬송가도 외국곡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실정에 맞는 찬송가가 만들어지는 것이 좋겠다는 제안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내년이면 종교개혁 500주년이 되는데 이에 맞춰 시편 찬송가에 대해서 관심을 가진 성도님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목사님께서는 시편 찬송가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가요?

우리 찬송가도 좋은 찬송가들이 많지만 칼빈의 시편 찬송가가 가사에 집중할 수 있고 성도들이 경건하게 부를 수 있다는 점에서 좋다고 봅니다. 칼빈의 시편 찬송가는 개혁주의의 위대한 유산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시편 찬송가가 송도님들에게 잘 불려지지 않는 것 같습니다. 가능하다면 교단적 차원에서 지금 우리 찬송가에 시편 찬송가를 일정 부분 포함시켰으면 좋겠고, 나아가 우리 정서에 맞는 찬송가도 많이 개발, 보급되어 성도님들이 온전히 가사에 집중해서 귀에 즐거운 곡조인 음악적 감정보다는 말씀과 전심이 담긴 이성으로 하나님을 예배하고 찬양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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