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BC 교계전망대

오프닝 : 봄꽃이 앞 다투어 자신을 봐달라고 피어나는 봄의 한복판을 지나가고 있습니다. 이제 한 주간 정도만 지나면 가정의 달 5월이 시작됩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역사가 오래되고 안정적인 공동체는 바로 가정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 사회 속에 많은 가정들의 모습은 이런 안정적이고 사람들을 포용하는 모습보다는 여러 면에서 염려를 낳게 하는 부분이 많이 있습니다. 그래서 가정의 달 5월을 앞두고 "한국교회 가정사역을 돌아보고 내다본다." 이런 주제로 두 주간에 걸쳐서 어떻게 해야 우리 시대의 가정들이 하나님 보시기에 인정할만한 복된 가정이 될 수 있을지 그리고 아름답고 복된 가정을 세우기 위해서 교회의 역할은 무엇인지 함께 대안을 모색해 보려고 합니다. 오늘 이 자리에 한국교회 가정사역에 있어서 오랜 시간 헌신해 오신 귀한 분들을 모셨습니다. 먼저 가정문화원 이사장이시면서 CBMC 중앙회장이신 두상달 장로님, 그리고 지구촌가정훈련원장이신 이희범 목사님 나오셨습니다. 두 분 안녕하십니까?

사회자 : 오늘 또 귀한 가정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야 되는데 이희범 목사님까지 나와 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먼저 청취자 여러분께 인사말씀을 부탁드리면서 사역하시는 기관소개를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두 장로님 먼저 해주시죠.

두상달 : 안녕하십니까. 가정문화원 이사장 두상달입니다. 저는 건강한 가정을 세우자는 목적을 가지고 우리 부부가 같이 세미나와 행복학교와 상담 같은 것을 하면서, 저는 아내에게 붙어 다니면서 그냥 많이 망가지는 그런 사역을 합니다. 저는 망가지는 대신에 가정들이 회복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사회자 : 회복시키기 위해서 망가진다. 아예 모토를 그렇게 잡고 계시는군요. 사모님은 김영숙 권사님이신데 가정문화원 원장이시기도 합니다. 이희범 목사님 인사해 주시고 소개해 주십시오.

이희범 : 여러분 반갑습니다. 지구촌가정훈련원의 이희범 목사입니다. 저희 지구촌가정훈련원은 "아름다운 사람, 행복한 가정, 힘 있는 교회"라는 모토로 부부학교 사역을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네 부부가 한 팀이 되어서 먼저 앞에서 배운 리더 부부 가정에서 6개월 동안 훈련받는 프로그램을 20년 동안 잘 해오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사회자 : 20년, 30년. 짧은 시간이 아닌데 그 긴 시간을 사역해 오셨다는 것이 대단하게 느껴집니다. 특별히 그런 점에서 두상달 장로님, 가정사역을 해야 되겠다는 동기가 있으실 것 같아요.

두상달 : 물론 있지요. 저는 우리 가정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 걸로 알았고 아내에게 항상 자부심과 긍지를 가지고 있었어요. 아내가 무슨 불만을 제기하면 ‘뭐가 불만이야? 나 같은 사람 있으면 나와 보라고 그래!’ 또 어떻게 보면 사실이고요. 그런데 제 아내가 모르니까 문제죠. 갈등이 많이 있었어요. 저는 문제가 없었죠. 근데 제 아내는 문제가 심각했던 것 같아요. 그러다가 우연한 기회에 미국에 가정사역을 하는 데니스 레이니라는 분이 하시는 '패밀리 미니스트리'라는 강의를 듣게 되었어요. 그 강의를 듣고 그때 처음으로 제가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거에요. 그때까지는 제 아내만 지구상에서 바뀌어지면 나는 더 이상 행복할 것이, 바랄 것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그 강의를 듣고 보니까 사실은 제가 죽일 놈이에요. 그래서 제가 바뀌어지기 시작했고, 우리가 CCC라는 단체를 통해서 패밀리 미니스트리 과정을 배워서 강의해 보니까 엄청난 반응이 나오는 거에요. 거기다가 그 강의를 하려니까 우리 가정이 바뀌지 않고는 안 되는 거에요. 문제가 있다가도 우리가 문제를 풀고 가서 강의하고, 어느 때는 강의하러 가다가 대판 싸우고 간 적도 있어요. 근데 강의 직전에 안 풀면 안 되잖아요. 그래서 거기 가서 강의를 시작하면서 "우리 오면서 싸우고 왔습니다." 사실대로 이야기하면서 이것을 통해서 우리 가정이 바뀌게 된 거에요.

사회자 : 어떤 면에서 장로님의 그런 솔직한 어필이 받아들이는 분들에게는 감동으로도 다가오고 바꿔야 되겠다는 어떤 현실적인 결단으로 나오기도 하고요.

두상달 : 그렇죠. 만약에 젊어서부터 문제가 없어서 "여러분, 행복하세요. 참으세요. 사랑하세요." 그러면 누가 하겠어요. 그걸 모르는 사람이 어디 있다고, "너나 잘하라" 그러지요. 그런데 우리가 살았던 그 모습을 그대로 얘기해 줍니다. 아파트 204호나 205호나 하는 게 다 똑같아요. 그러면 우리 강의를 들으면서 ‘아, 저 사람도 사는데 우리가 못 살 것이 무엇일까?’ 어떤 사람은 그러면서 바뀐다는 거예요.

이희범 : 제가 볼 때도 우리 장로님은 사업가이신데 가정 사역을 만나고 나신 뒤부터 사업은 뒷전이고 가정 살리는 가정 사역에 더 많은 헌신과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하시는 것을 보면 제가 후배로서 늘 존경하고, 늘 뵙기만 해도 어떤 면에서는 부럽기도 하고 그런 마음이 있습니다.

사회자 : 어떤 면에서 한국교회가 이제 두 장로님을 통해서 가정사역에 이론적인 이야기를 하신 분들이 많이 있으셨지만 실제적인 눈을 뜬 거죠.

두상달 : 또 이희범 목사님께서 아주 잘 하세요. 근데 이제 목사님은 목사님이시고 저는 장로니까 스타일이 또 다른 거예요.

이희범 : 평신도가 훨씬 낫습니다.

두상달 : 목사님은 프로시고 저는 아마추어죠.

사회자 : 지구촌가정훈련원 이야기를 잠깐 이희범 목사님께서 해주시면 좋겠는데 벌써 사역이 20년 되셨군요?

이희범 : 어떻게 해서 가정사역을 하게 되었냐고 물으면 거의 같아요.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도 저희 부부 문제를 해결하려다 보니까 여기까지 온 것 같아요. 저도 제 아내 고3 때 교회 안에서 만나서, 저희 아내가 목사님의 셋째 딸이며 막내였는데 7년 연애해서 ‘아, 이 정도 여자라면 참 목회하는데 괜찮겠다.’ 그리고 목사님 딸이고 교회에서 자랐기 때문에 그게 좋았어요. 저도 여섯 살 때부터 교회에서 성장했고, 그래서 결심하고 제가 프로포즈해서 결혼했는데 죽는 줄 알았어요. 한 10년 동안 너무 힘들었습니다. 결국은 교인들 앞에서 "나 더 이상 목회 못한다." 폭탄선언하고 "내일 아내하고 이혼합니다" 하고 집으로 갔던, 이게 사실 저에게는 전화위복이 되었고 그것 때문에 가정사역을 하게 되었던 것이죠. 저는 설교자이고 목회자였지 가정사역을 할 것이라고 상상도 못했는데 하나님께서 가정사역을 만나게 하시고 부부공부를 통해서 ‘아! 성경공부와 설교를 그렇게 들어도 사람들이 잘 안 변하는데 6개월만에 사람이 이렇게 변한다.’ 이건 제겐 굉장한 매력이었고 도전이었고 감동이었습니다. ‘내 남은 생애는 부부사역을 해야겠다’ 하고 이 사역에 뛰어들어와서 사역한 게 지금 돌아보니까 이틀 같은데 벌써 20년이 되었네요.

두상달 : 그러니까 청취자 분들께서 들어야 할 것은 갈등했던 이희범 목사님도, 또 갈등하고 살았던 두상달 장로도 지금 살고 있는데 여러분 문제가 있습니까? 문제가 변해서 축복으로 바뀔 수 있기를 바랍니다.

사회자 : 귀한 말씀 주셨습니다. 이희범 목사님. 특별히 지구촌가정훈련원은 프로그램이 좀 독특한 것 같아요.

이희범 : 예. 소그룹, 부부 셀그룹입니다. 재생산운동이죠. 6개월 동안 훈련받고 나면 다시 그 부부들이 지도자 가정으로 6개월을 훈련받습니다. 1년 동안 받고 나면 이제 그 부부가 자기 집을 열어서 자기 집에서 네 부부를 할당받아요. 그럼 자기 집에서 리더 부부가 식사 대접을 열두 번 모일 때마다 하면서 훈련하지요. 그래서 매주 못 모입니다. 왜냐하면 모이면 자정을 넘기 때문에 격주로 한 달에 두 번, 그래서 열두 번 6개월을 모이는 소그룹 재생산 운동입니다.

사회자 : 아주 독특하네요. 친밀감이 되게 강하겠네요.

이희범 : 예. 끝나고 나면 아주 친해요. 그러니까 이런 고백들을 해요. "초대교회의 유무상통했던 것을 이해할 수 있겠다."

두상달 : 사실 갈등하는 것이 부부가 서로 나쁘고 악해서 갈등하는 게 아니거든요. 부부들은 아무리 남편이 못된 사람이라 하더라도 자기 아내한테는 잘합니다. 그러니까 아내한테 "남편 어때요?" 물어보면 하나같이 착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왜 갈등하느냐면 서로 서툴고 미숙하고 모르기 때문입니다. 상대방을 모르기 때문에 그래서 갈등하는 거거든요. 그래서 저는 교회에서도 많이 하지만 믿지 않는 세계에서도 많이 합니다. 기업체라든지 관공서라든지 공무원이라든지 거기 가서 얘기하면 제가 장로인 것이 언어 속에 다 나타나죠. 그러나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 이런 얘기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참 보람을 느끼는 것 같아요. 그게 또 전도의 기회도 되고요. 그래서 제가 오히려 일부러 강의를 그쪽에 더 많이 배치해요.

사회자 : 그런 점에서 장로님, 현재 우리 사회의 가정들을 어떻게 보십니까? 어떻게 평가하면 좋으실까요?

두상달 : 가정이라는 개념이 옛날과는 좀 다른 것 같아요. 옛날에는 몇 대가 같이 살면서 끈끈한 정으로 뭉쳐있었는데 지금의 가정은 심지어 1인 독거가정부터 시작해서 다양한 형태의 가정들이 있고 또 문화가 완전히 바뀌어서 가정이 해체의 단계로 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이런 격변기에 특별히 교회가 할 일이 많이 있다고 생각해요.

사회자 : 이 목사님께서도 여러 커플들을 만나실 것 아닙니까? 보면 어떻습니까? 딱 보면 ‘저긴 문제가 있어’ 하고 느끼실 것 같은데요.

이희범 : 실제로 저는 문제없는 부부는 없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원래 하나님이 창조하신 남성성과 여성성은 근본적으로 다르잖아요. 또 성장과정에서 어떤 가정문화, 또 서로 다른 배경에서 자라났기 때문에 가정사역자가 이렇게 얘기합니다. 세계대전은 끝나도 부부대전은 안 끝난다. 주님 오시는 날까지 전쟁치르는 곳이 아마 부부관계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사회자 : 영원히 종식되지 않는다?

이희범 : 예. 그런데 이것이 믿지 않는 가정들의 이야기만이 아니라는데 문제가 있습니다. 사실 하나님을 아버지로 섬기는 남편과 아내 사이, 다시 말해 크리스천 가정에도 믿지 않는 가정 못지않게 내부적으로 갈등을 가지고 있는데, 문제는 그 갈등을 교회 안에서 풀어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라고 봅니다. 다시 말하면 저는 감히 이런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교회 안에서 진정한 형제와 자매로 존재하는가 하는 것입니다. 집사님, 권사님, 장로님 다 굉장히 친한 것 같지만 대부분 이렇게 보면 교회 안에서 형제와 자매로 존재하지 않고 신사숙녀 여러분들로 존재하고 있다. 적당한 거리를 두고 어느 정도까지는 오픈을 하지만 그 이상 오픈하지 않는, 그래서 적당한 거리를 두고 관계를 맺는 것, 이건 교회의 모습이 아니라고 봅니다. 교회란 하나의 가족공동체인데, 그렇다면 진짜 형제자매 공동체가 되어야 하는데, 이런 매너를 가지고 예를 갖추고 적당한 거리를 두고 그 선을 넘어가지 않고 넘어가면 기분 나쁘고 불쾌해 하고, 이런 교회공동체의 모습은 앞으로 우리가 개혁해가야 될 부분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것은 교회가 이제는 가정사역에 관심을 가지고 목사님들이 가정사역을 통해서 성도들의 가정을 행복하게 해줘야 합니다. 지금은 고인이 되셨지만 존경하는 목사님 가운데 별세신학의 이중표 목사님의 말씀이 기억납니다. "목회가 뭐냐고 나에게 묻는다면 나는 이렇게 대답한다. 목회란 성도들의 가정을 행복하게 해주는 것이다." 이 말씀이 제게 도전이 되었고 지금까지 잘 박힌 못처럼 되어 있는데 성도들의 가정을 행복하게 해주는 것, 실제로 성도들의 가정이 행복해야 천국이라고 하는 본점, 그러니까 지점이잖아요. 가정들이. 그래서 성도들의 가정을 통해서 천국이 있다고 하는 것을 세상 사람들에게 보여줘야 하는 것, 이것이 아마 앞으로 한국교회가 해야 할 사역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두상달 : 근데 안타까운 것은 교회를 나가는 사람이나 안 나가는 사람이나 상담해 보면 별 차이가 없다는 거에요. 그게 참 안타깝습니다. 그러니까 교회에서 성경을 가르치고 기도하는 것을 가르치듯이 삶을 변화시키는 이런 것들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구체적으로. 우리가 거룩한 것을 많이 이야기하는데 우리의 삶을 통해서 성경이 풀어져 나와야지 성경을 아는 것은 아는 것이고 삶은 따로 가고 있어요. 이희범 목사님께서 말씀하셨지만 갈등 없는 사람은 없거든요, 장로라고 갈등 없어요? 집사라고 갈등 없어요? 목사님도 마찬가지잖아요. 갈등은 정도의 차이지 누구나 갈등이 있거든요. 갈등은 다 있는 것인데 이 갈등에 우리가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서 행복할 수 있고 불행할 수 있거든요. 근데 꼭 행복한 가정이 싸움을 안 한다고 행복하냐? 그건 아니거든요. 저희는 강의도 부부가 같이 하지만 주례도 부부가 같이 합니다. 저희는 신혼부부에게 싸우라고 합니다. 주례하면서 싸우라고 하는 부부는 우리밖에 없을 거에요. 싸우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잘 못 싸우는 것이 문제거든요. 그러니까 잘 싸워라. 그래서 우리가 쓴 책에 한 스무 가지 싸우는 방법을 써 놨어요. 이대로 보고 싸워라. 이대로 보고 싸워도 문제가 있으면 너희들끼리 결말을 내지 말고 우리한테 찾아오면 A/S까지 다 해줄꺼다. 그러니까 찾아와라. 그렇게 해놓고 싸우라고 그래요. 그러니까 꼭 우리가 안 싸워서 행복한 것이 아니고 지금 같이 산다는 것은, 동고동락. 고통도 있고 즐거움도 있는 것이지, 이 고통을 겪어가지고 농익은 정! 그게 진짜 사랑이거든요. 그래서 갈등은 다 있는 거니까 여러분 갈등을 극복하는 방법을 배우십시오. 그러면 그 갈등이 축복의 샘물이 됩니다.

이상화 : 여하튼 말씀을 들어보니까 언제나 문제와 갈등은 있다. 그것을 어떻게 해결하느냐, 그 대처방법에 대해서 조금 더 깊이 배우는 것이 필요하다.

이희범 : 이 말씀을 좀 덧붙이고 싶어요. 일반 사회적인 통념에 잘못된 것이 하나 있는데 그것이 뭔가 하면 갈등없는 부부는 행복한 부부고 갈등있는 부부는 문제있는 부부다. 이 개념부터 바꿔야 된다고 봅니다. 갈등 없는 부부가 행복한 부부가 아니라 성숙한 부부나 성숙하지 않은 미숙한 부부나 갈등은 다 똑같이 있습니다. 그러나 성숙과 미숙은 어떻게 나누어지냐 하면 갈등이 왔을 때 그 갈등을 회복, 치유, 성숙의 기회로 삼는 부부는 성숙한 부부고 갈등을 파괴로 끌고 가는 부부들이 있어요. 일반적으로 다 파괴로 끌고 갑니다만 이건 미숙한 부부죠. 그래서 성숙한 부부나 미숙한 부부나 똑같이 갈등이 다 있다. 이 갈등을 어떻게 처리하느냐 따라 행복과 불행이 결정된다. 이렇게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두상달 : 좋은 얘기인데 상담을 하다 보면, 그러니까 성숙한 부부는 문제가 없어요. 맞선을 볼 때는 겉은 성숙한 사람끼리 만납니다. 속에는 미숙한 아이는 뒤에 숨어있는 거예요. 근데 1년 2년 3년 살다보면 유치원 아이가 나오는 거에요. 이 유치원 아이와 유치원 아이가 만날 때 겉잡을 수 없이 갈등이 깊어지고 커집니다. 근데 한쪽은 성숙한 아이고 한쪽은 유치원 아이 같으면 문제는 좀 괜찮을 수 있어요. 한쪽은 수용하니까요. 그런데 둘 다 부딪히니까 이게 해결이 안되는 거에요. 이럴 때는 내면의 치유라던지, 상처를 치유하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에 그런 치유가 과정에 앞서야 하는 것이죠.

사회자 : 귀한 말씀해주셨는데요. 그런 점에서 이제 우리가 대안적인 가정의 모습을 조금 찾아봤으면 좋겠습니다. 성경이 가지고 있는 삶의 표준이라는 것은 어느 것과도 비교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성경적인 가정의 모습이 대안적인 가정의 모습일 텐데, 성경적인 가정의 모습, 어떻게 제시해 주시겠습니까?

두상달 : 성경에 분명히 나왔죠. 결국은 남자는 아내를 사랑하는 거에요. 아내는 남편에게 순종하는 거예요. 그런데 순종이 그냥 앞서 나오느냐? 사랑해주는 것에 대한 영적인 반응으로 순종이 따라 나와야지 강요된 순종은 순종이 아니거든요. 그런데 실은 사랑이 어려워요? 순종이 어려워요? 사랑이 훨씬 더 어렵거든요. 남자가 여기서 실패하는 거예요. 그리고 성경에 너무나도 원리들이 잘나와 있는데 남자가 부모를 떠나 아내와 합하여 한 몸을 이룰지니 그 비밀이 크다. 그 남자가 부모를 떠나니까 부자는 유별이에요. 그런데 우리나라 삼강오륜은 뭐죠? 부자는 유친이죠? 그런데 성경은 남자가 부모를 떠나요. 누구와 합하여? 아내와 합하여 한 몸, 그러니까 부부는 유친이 있잖아요. 이게 성경의 원리에요. 근데 우리는 부부는 뭐였어요? 삼강오륜에 유별이었단 말이에요. 그래서 우리는 이것을 역삼강오륜으로 얘기해요. 그래서 공자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기보다 공자가 죽어야 가정이 산다. 교회도 살고요. 그래서 사실 중요한 원리인데 이 성경의 원리가 다 있는데 우리가 모르니까 실천을 못하는 거죠.

사회자 : 부자유별 부부유친 이렇게 되어야 한다.

패널일동 : 맞습니다. 바뀌어야 합니다.

이희범 : 성경은 하나님께서 천지를 창조하실 때 마지막 창조가 사람의 창조잖아요. 그러니까 사람을 창조하실 때 자녀를 둔 부모를 먼저 창조하시지 않으셨습니다. 또 어린 아이를 먼저 창조하시지 않으셨습니다. 할아버지 할머니를 먼저 창조하지 않고, 하나님께서 인간관계 속에서 부부를 먼저 창조하신 것을 한 번쯤 생각해야 합니다. 결혼은 뭐냐하면 우선순위가 바뀌는 순간입니다. 그러니까 결혼 전날까지 내 인생에 가장 중요한 분은 누구? 부모. 결혼하고 나면? 이제 바뀌어야 하는 겁니다. 이게 결혼입니다. 이제는 내게 가장 중요한 분이 부모가 아니라 배우자죠. 근데 문제는 여성들은 이게 자동으로 됩니다. 여성은 결혼과 동시에 다음날 남편이 자기 인생의 우선순위의 첫 번째로 딱 와요. 그 증거가 있어요. 아내들은 남편 생일을 죽을 때까지 잊어버리지 않는답니다. 근데 남편들은 결혼해서도 누가 먼저인가 하면 자기 부모입니다. 자기 형제들. 그래서 아내들이 한이 많아요. 그래서 우리나라를 대한민국이라고 한다는 조크도 있습니다만 이 부분이 우리 크리스천들은 성경적인 가정을 가지려면 빨리 부모로부터 완벽하게 독립해서 아내를 우선시해야 합니다. 제가 아버지학교에서 물어본 적이 있어요. 아버지학교는 아버지, 남성들만 모여 있잖아요. 어머니하고 아내가 물에 빠졌다. 누구 먼저 건질 것이냐? 1초도 안 갈려요. 합창하시더라고요. 어머니요. 이게 사실은 교육이 제대로 안되어 있는 거죠. 결혼에 대한 정의, 결혼은 우선순위가 바뀌는 사건이다. 그래서 이 우선순위가 바뀔 수 없는 남자라면 결혼해선 안 되죠. 그냥 어머니랑 살아야 합니다.

두상달 : 그러니까 영어로는 이렇게 이야기해요. 결혼시키잖아요. 그런데 이렇게 상담할 때 부모가 그 사이에 끼면 문제가 되요. 그래서 영어로는 "Not Between, But Beside." 사이에 끼지 말고 옆으로 비켜줘라. 실은 자기끼리 아웅다웅하고 잘 살 수 있는데 부모가 사이에 끼기 때문에 문제가 되요. 그래서 결혼시킨 다음에는 부모가 리모트컨트롤하지 말고 그냥 버려둬야 합니다. 떠나보내야 자기들이 싸움과 갈등을 하면서 조화를 이루어가지 부모가 끼면 이게 확대재생산이 되어 양가싸움으로 번지는 거에요. 그러니까 떠난 자녀들을 떠나보내는 것이 필요해요. 괜히 리모트컨트롤 하지 마시고요. 그리고 결혼시키면 저도 사위도 보고 며느리도 봤는데 아들과 며느리 쪽에는 제가 며느리 편을 들어주고 사위와 딸 쪽에는 제가 사위 편을 들어주고 그게 필요한 것 같아요.

사회자 : 같은 맥락에서 이 얘기를 해야할 것 같습니다. 부모님과 자녀, 또 자녀들은 부모님에 대해서 이 관계들을 한번 짚어주시죠. 짚어주시고 또 부부관계에 대해 한 번 더 얘기를 조금 더 마무리해야 할 것 같습니다.

두상달 : 사실은 성경에 부모를 공경하라. 근데 요새 자녀들이 부모를 공경할 줄 몰라요. 그런 문화가 바뀌다 보니까, ‘그러면 네가 땅에서 잘되고’ 그러는데 실은 이런 문화가 오히려 부모가 자녀한테 효도해야 하는 그런 세대를 지금 살고 있어요. 부모 입장에서도 그런 것 같아요. 자녀를 내 소유개념으로 해가지고 내가 원하는 자녀를 만들려고 하니까 문제에요. 자녀가 행복하게 자라게 해주는 게 필요해요. 지금은 공부 잘하는 사람이 1등하는 시대가 아니에요. 그렇죠? 뭔가 그 사람이 가진 탤런트, 재능만 발휘할 수 있으면 되죠. 그러니까 자녀를 꼭, 공부만 잘 시키고 모범생이면 좋겠지만 꼭 범생이가 성공하던 시대는 지났어요. 집안에서 기르면 콩나물이 되지만 밖에다 두면 콩나무가 된다. 그러니까 울타리에 가둬놓고 원하는 자녀를 만들려고 할 때 문제가 되는 것이거든요. 그래서 자녀가 행복할 수 있는 그 재능이 무엇인가를 따라가지고 자녀가 원하는 것을 서포팅해주는 것이 부모의 일이라고 생각해요.

사회자 : 이희범 목사님, 여기에 좀 더 말씀하실 것이 있으실까요?

이희범 : 제가 아버지이기 때문에 그런지는 몰라도 아버지께 한 말씀 드리고 싶은데 찰스 헤드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아버지들이여, 자녀를 사랑하는가? 그렇다면 자녀들이 이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그 아이의 어머니를 사랑하라." 이 말이 과거에 제가 아내하고 아플 때에 제게 굉장히 큰 충격과 도전을 주었던 말이라 제가 기억을 하는데요. 자녀들에게 참 여러 가지로 좋은 것들을 주면서 자기가 좋은 아버지인 것을 자꾸 아이들에게 애를 쓰시는데, 다른 건 다 주면서 아이들 보는데서 아내에게 큰 소리 지르고 아내 눈에서 눈물나게 하는 것을 자녀들이 보면 절대로 아버지를 존경하지 않습니다. 정말 아이들이 원하는 것은 그 어떤 다른 선물보다도 내가 이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우리 엄마를 웃게 만들어주는 우리 아버지입니다. 그때 자녀들은 그 아버지를 존경하고 사랑할 수 있지요. 이것은 늘 마음에 두시고 자녀들 앞에서 아내를 사랑하는 아버지의 모습을 갖추어 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부탁의 말씀을 드립니다.

두상달 : 아주 좋은 이야기에요. 그래서 저도 그렇게 얘기해요. 자녀를 위한 최대의 선물이 무엇이냐. 과외고 좋은 것 사주고 이런 게 아니고 그 자녀 앞에서 그 엄마를 사랑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웃는 모습을 보여줘라. 그러니까 싸울 일이 있을 때 절대 자녀 앞에서 싸우는 모습 보여주지 말고, 정말 싸워야 할 일 있으면 자녀들이 없는 데서 싸우고, 어떠한 경우에서든지 사랑하는 모습을 보이고 웃는 모습을 자녀 앞에서 보여라. 그것이 최고의 선물이다. 그렇게 이야기하거든요. 그것이 참 중요한 것 같아요. 저도 자녀 하나를 제가 원하는 아이로 만들어 보려고 했던 것이 상처를 엄청나게 줬어요. 참 미숙했던 거죠. 근데 가정사역을 하고 보니까, 너무 잘못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아들한테 제가 수없이 사과를 했어요. "아빠가 네가 중학교 때 여차했을 때 이렇게 한 것 정말 미안해." 진짜 잘못한 거에요. 제가요. 그러니까 아버지들이 때로는 자녀 앞에서 완벽한 모습만을 보일 것이 아니라 나도 너같이 실수했고 잘못했을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할 수 있는 그런 개방적인 부모가 되는 것이 중요하고, 때로는 아버지도 자녀한테 잘못한 것을 사과해라. 자녀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정말 의도적으로 사과를 많이 하세요. 그것이 참 좋은 방법인 것 같아요.

사회자 : 오늘 방송 들으면서 실제적인 얘기들을 많이 해주셔서 감동도 있고 또 새롭게 결단하게 되는, 새로운 어떤 방향이 열리는 것 같은 그런 말씀 계속해서 듣고 있습니다. 오늘 가정의 달 5월을 맞이하면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다음 주에 이 귀한 두 분들 모시고 계속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가정문화원 이사장이시면서 CBMC 중앙회장이신 두상달 장로님, 그리고 지구촌가정훈련원 원장이신 이희범 목사님 함께 해 주셨습니다. 두 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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