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식 목사의 목회는 식지 않은 기도 열정으로 말씀이 삶으로 이어지는데 집중되어 있다. 또한 이 시대의 교회의 진정한 위기는 바른 신앙이 다음세대에 제대로 전수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문제의식을 갖고, 세대통합과 가정예배 나아가 하나님의 사람을 키워내는 사역에 매진하고 있다. 한국교회의 위기는 숫자 감소가 아니라 성령의 능력을 얻지 못하는 기도의 무너짐이라는 박 목사의 일침은 새겨들을 만하다.

성령의 감동으로 삶의 힘을 얻는 기도 체험 중요
다음세대 믿음 전수와 세대통합 열쇠는 가정예배
영적 근육 키워 성도를 삶의 현장으로 보내야

박은식 목사(광주서현교회)는 다음세대에 유독 많은 관심을 가진 목회자다. 오랜 역사와 적지 않은 규모를 가진 교회의 담임목회자라면 보통 장년중심의 목회에 집중할 터인데, 그는 장년 못잖은 목회열정을 다음세대에 쏟고 있다. 그저 표면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다음세대 감소현상 때문이 아니었다. 신앙전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교회는 변질되거나 소멸될 수밖에 없다는 본질적 측면의 절박함이 교육목회의 길로 이끌었다. 그리고 현재 펼치고 있는 사역의 면면을 보면 박 목사의 진정성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나타나고 있는 현상만 봐도 한국교회 전반은 위기상황이라는 점에 박은식 목사 역시 동의하면서, 이를 타계할 방안에 대해 그는 기도의 회복에 방점을 찍었다. 지금의 한국교회 어려움은 그리스도인들이 말씀을 성육신화 하지 않은데서 원인을 찾는 박 목사. 그런 측면에서 들은 말씀이 삶에 녹아내려면 오직 성령의 역사하심이 필요한데, 이는 기도 밖에 방법이 없다는 확신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교육목회와 더불어 기도목회를 펼치고 있다.

본질을 추구하는 목회자로서 다소 직선적인 답을 기대했으나, 인터뷰 내내 박 목사는 차분하고 절제된 대화로 이어갔다. 비판이 아니라 애정으로 한국교회가 다시금 회복되기를 기대하는 마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동안 목회여정을 간략하게 소개한다면.

=광주 성지교회에서 10년간 담임목회를 하다가 2005년도에 광주서현교회에 부임했다. 당시 광주서현교회는 총회장을 지내시고 원로목사님이신 변남주 목사님께서 은퇴하게 되면서 후임자를 청빙하는 과정에서 오게 됐다. 훌륭한 목사님이 많으신데 부족한 제가 부름을 받아 섬기고 있다.

▲광주서현교회는 어떤 특징을 가진 교회인가.

=108년 역사를 가진 교회다. 오랜 역사를 가졌음에도 역동성이 있는 교회다. 우리 교회는 기도하는 교회다. 부임하기 이전부터 서현교회는 기도하는 교회였다. 지금도 여전히 기도하는 교회라는 인식이 있다. 구체적으로 1년에 두 차례 특별새벽기도회를 실시한다. 올해 특새가 75차였다. 특새를 36년째 이어올 정도로 기도의 분량과 내용이 뜨겁다. 특새를 하면 주일학생부터 모든 성도들이 동참하는데, 여기에 구성원의 4분의 3이 참여할 정도다. 중재기도사역도 활발하다. 이를 위해 정기적으로 세미나도 열고, 매일 릴레이로 기도를 하고 있다.

교회의 설립이 독특하다. 서현교회는 유진벨 선교사를 통해 세워진 교회다. 특이하게도 주일학교부터 시작된 교회다. 그 과정에서 배영학교를 설립했다. 사실 서현교회 전신은 배영학교다. 일종의 사립초등학교다. 정식학교로 진행되다가 일제에 의해 팔렸는데, 그 이후로 다시 문을 열지 못했다.

무엇보다 믿음의 역사가 있으니 어른 세대들의 믿음이 아래 세대인 중장년층에게 잘 전수되고 있다. 믿음의 전수와 신앙의 가치가 다음세대로 잘 이어가고 있다고 본다.

▲오랜 역사와 총회장을 배출한 교회를 안정적으로 이끌고 있다. 부임 이후 부담이 컸을 것 같다.

=원로목사님께서 28년간 사역하시고 은퇴하셨다. 기도의 전통과 신앙유산 전수를 잘 다져 놓으셨다. 실제 서현교회 역사상 가장 큰 부흥을 경험했던 기간이었다. 원로목사님이 해오시던 목회와 기존 서현교회 신앙생활에 자연스레 잘 녹아들어 가려 노력해 왔다. 큰 힘을 들이지 않고도 안정적으로 목회할 수 있는 좋은 토양의 교회였기에 가능하다. 크게 갈등이나 어려움 없이 지내와 감사하다. 오히려 내가 까먹고 있는 것이 아닌가 고민이다.

▲초창기의 배영학교 정신을 다시 구현하는 중이라고 하는데 어떤 내용이며, 어떻게 구체화시켜 가고 있나.

=서현교회에 부임하지 이전부터 다음세대에 대한 관심을 평소에 갖고 있었고, 교회교육 목회를 해왔다. 드러내놓을 만한 열매는 없지만 나름의 보람이 있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 선교적 개념의 학교가 아니라 훌륭한 하나님의 사람을 키워내는 학교가 있기를 기대해 왔다. 청빙과정에서 서현교회 역사를 들여다보는 기회가 있었다. 그러면서 배영학교 역사를 이해하게 되었고, 배영학교와 같은 학교를 실제 세우고 싶다.

그렇다고 마냥 기다릴 수 없어 가능한 부분부터 실현하고 있다. 주5일제 도입되기 이전부터 대안마련에 대해 많은 고민했다. 이전 교회 목회에서 나름 열매도 있었다. 서현교회 부임 후 ‘배영미래학교’라는 이름으로 그 꿈을 실현해 가고 있다. 배영미래학교를 통해 매주 토요일 오후에 실시하는 ‘서현월드리더스쿨’을 비롯해 ‘방과후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방과후교실은 학원 대신에 교회에서 아이들의 필요를 채워주는 역할을 한다. 구체적으로 묵상과 자기주도학습과 공동체훈련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이외에도 교회와 가정을 연계한 ‘디모데홈스쿨선교원’도 운영하고 있다.
밖으로 드러나는 것은 없어도 교회가 할 수 있는 부분부터 하고 있다. 하나님께서 허락하시면 교회가 처음 시작된 것처럼 훌륭한 배영학교가 다시 세워지기를 바라고 있다.

▲세대통합에 대한 관심이 남다른 것 같다. 구체적으로 어떤 사역을 개발해 진행하고 있나.

=새롭게 개발한다기보다는 가정예배를 강조하고 있다. 주보에서 가장 강조하는 것이 바로 가정예배다. 가정예배를 통해 성장하는 교회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한국교회는 가정예배를 잃어버리고 있다. 가정은 최초의 학교이자, 최후의 학교이기 때문에 정말 중요하다. 그래서 적어도 주 1회 가정예배를 드리도록 독려하고 있다. 이를 통해 부모와 자녀가 믿음 안에서 소통을 하고, 신앙의 전수가 일어나도록 하기 위해서다. 가정예배를 강조하는 이유가 있다. 왜냐하면 주일에 교회에서 실시하는 다음세대 교육은 시간상 절대적인 한계를 갖고 있다. 실제로 성경 이야기를 제대로 들려줄 시간이 턱없이 부족한 현실이다. 개인적으로 기독교교육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도 교회는 모든 세대가 함께 있으며, 사회적으로, 지적으로, 신앙적으로 배경이 다른 공동체를 어떻게 훈련시켜낼 수 있을까 고민했기 때문이다.

세대통합을 강조하는 이유도 시대가 갈수록 부모와 자녀간의 만남이 줄어드는 현실을 극복해 보자는 취지다. 그래서 월 2회 주일 저녁예배는 부서들이 주관하는 가족공동체예배로 드린다. 해당 부서에서 예배를 인도하고, 담당교역자가 설교를 한다. 가족공동체예배는 특별한 것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부서에서 기존에 하고 있는 것들을 보여준다. 이때 특이한 것은 자신의 아이가 발표하는 것을 보러 교회를 다니지 않는 가족들이 교회에 나오는 경우도 있다.

개인적으로 주일이면 교회 입구에서 아이들을 맞이한다. 아이들이 교회로 들어오는 모습을 보면 대견스럽다. 교회가 제대로 된 교육환경을 구축해서 좋은 교육을 해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에 울컥할 때가 많다.

▲교회마다 세대통합에 대한 관심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을까.

=나와 같은 마음이라 생각한다. 선배들의 신앙이 다음세대에 전수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기 때문이라 본다. 이를 극복할 하나의 방편으로 어떻게든 만나게 하는 것이 필요해서 일 것이다. 하나님께서 한국교회에 주셨던 신앙의 가치를 잘 전수해야 할 상황이 왔다. 실제 아이들이 신앙과 멀어지도록 만드는 요소들이 얼마나 많은가. 그런 의미에서 교회가 본질로서 변함없이 견지해야 할 부분이 세대통합, 신앙전수라 본다. 세대통합은 특별한 것이 아니라 지극히 당연하고 자연스런 현상이다.

▲다음세대가 위기라고 한다. 이때 위기라 함은 어떤 의미일까.

=흔히 말하는 다음세대의 수적인 감소는 문제의 본질이 아니다. 정말 중요한 본질은 신앙전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세대간의 통합이 실현되지 못하는 부분이다. 세대통합과 신앙전수가 이뤄지지 않으면 한국교회는 갈수록 어려워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부모에게는 자신의 자녀가 하나님의 기업으로 자라도록 해야 하는 책임이 있다. 그런데 그것이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시대적으로 인구감소에 따른 주일학교의 자연감소 등 여러 요인이 있다. 그러나 가장 핵심적이고, 본질적 측면에서 볼 때 신앙이 자녀에게 바르게 전수되지 못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주일성수가 실제 너무 약화되어 있는 현실이 이를 잘 반영하는 모습이다.

그리고 영적 발달에 따른 신앙교육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한자리에 있다고 해서 세대통합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 부분에 대해 연구와 노력이 필요하다.

▲총체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한국교회가 시급하게 회복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

=이 질문은 우리 교회가 가장 강조하는 부분이다. 한국교회의 회복은 수단이나 방법이 아니다. 본질적 요소와 기본기를 탄탄하게 훈련시켜 나가야 한다.

성경 말씀을 제대로 가르치고, 들은 말씀이 체험된 신앙으로 되기 위해서는 주일학생을 포함해 예외 없이 기도를 강조해야 한다. 그래야 성령께서 역사하셔서 각자의 삶에서 믿음을 실천하는 힘을 얻게 된다. 들은 말씀을 가지고 하나님을 만나고, 삶에서 실천하려면 반드시 기도해야 한다. 기도를 통해 성령의 감동의 옷을 입어 힘을 얻는 체험하게 해야 한다. 어른세대도 다를 바 없다. 각자에 주어진 삶의 현장이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말씀을 많이 들어도 기도하지 않으면 관념화되고, 일반 윤리나 도덕적 수준을 뛰어넘지 못한다.

교회가 세상과 다르다는 것은 단순한 행동의 다름이 아니라 그것을 가능케 하는 힘이 무엇인가이다. 목사가 가르쳐서 고치는 것이 중요한데, 그것은 바로 성도들이 삶의 현장으로 가게 만들어야 한다. 이것은 기도 밖에 없다.

▲기도는 영적인 호흡이라고 하지만 사실 기도를 생활화하는 것이 쉽지 않다.

=기도가 실제로 호흡이다. 무등산에 기도원이 많지만 지금은 운영이 잘 안 된다고 한다. 기도원에 가야만 기도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그만큼 기도가 약화됐다는 말이다. 기도를 통해 영적 근육을 키워가야 할 시점이다. 그러나 기도하기에 힘든 환경이다. 그럼에도 강조할 수밖에 없다. 성경을 배울 수 있는 통로는 많다. 반면 믿음의 고백이 삶으로까지 이어지기 위해서는 하나님을 만나는 기도생활이 없으면 안 되는 것이다.

목회자 개인의 위기도 마찬가지다. 기도가 약하게 되면 목회가 힘들고 어려워지는 것이다. 방법론은 천지다. 당장 써먹을 것을 찾는 모습이 많은데 안타깝다. 본질과 원리를 찾으면 얼마든지 방법을 찾을 수 있는데 말이다.

기독교교육이 일반 교육학과 다른 독특성과 유일성은 바로 성령이다. 일반 교육학에서는 일정한 발달단계에 들어서면 인간의 변화에 한계를 느낀다고 가르친다. 하지만 기독교교육에서는 60대라도 변할 수 있는 것은 성령의 권위 때문이라 본다. 성령의 역사는 바로 기도를 통해 실현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교회본질 회복을 위해 애쓰고 있는 부분은.

=서현교회의 좋은 전통인 기도목회를 이어오고 있다. 그리고 다음세대에게 믿음을 반듯하게 전수하는 부분이다. 가장 중요한 핵심은 가정예배다. 이는 아이뿐 아니라 부모에게 중요한 요소다. 가정예배를 통해 부모들이 먼저 거룩한 부담감을 갖게 되기 때문이다. 신앙교육이 가정과 교회 연계를 통해 잘 이뤄지고, 삶의 자리에서 그리스도인다운 삶을 살게 하는데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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