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빈아, 오늘 짜장 먹자. 교문 앞에서 기다려.  12시 20분. 목사님이 사줄게."
빛고을노인건강타운 오전 시간, 문학반 수업을 받으면서 카톡을 날렸다.
잠시 후에 확인해보니 읽아주질 않는다. 또...

 

지난주 금요일 수업 때
"교수님, 다음 주에는 야외수업하시지요."
한빈이가 제안했다. "그러자, 어디로 갈까?, 너희들이 작정해놔라."
이렇게 약속을 했었다.
다시 확인해도 메시지를 읽질 않는다. 전화를 누르니 연결이 된다.
약속을 확인하고 교문에서 만나기로 했다.

짜장면 집은 빈자리가 없다. 손님이 많다.
대학생들만 아니라 동네 아저씨들 그리고 경찰 복장을 한 순경도 와있다.
짜장 잘하는 집이란다.
"야, 탕수육도 시켜라." 그런데 점심시간에는 탕수육을 안 한단다.
짜장면, 해물 짬뽕, 콩물 국수 이런 면류만 한단다. 바쁜 시간이라서.
"목사님, 무엇 잡수실래요" 아는 것이 없다. 그냥 "짜장!" 했다.
"우리는 쟁반짜장, 목사님은 맨 짜장" 쟁반짜장은 무엇이고 맨 짜장은 어떻게 다른지.

짜장을 비벼서 반절은 애들 그릇에 넘겨주었다. 쟁반짜장이 맛있게 생겼다.
오징어와 새우를 나에게 넘겨준다.
예쁜 청년들이 어울려서 함께 먹는 분위기가 보기고 느낌도 좋다. 
5만 원권 한 장을 들려주었다. 4명이 먹었는데도 남겨주는 돈을 받으니
배춧잎도 섞여있다. 값이 싼 것 같다.

오후 수업은 짜장면 먹는 것과 야외 촬영, 과제물 설명으로 마쳤다.
담양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과 죽녹원을 둘러보고
대한민국 무형문화재 제53호 서신정 채상장(彩箱匠) 전수관에 들렸다.
"이 어머니는 새벽이면 예배당에 나와 기도하면서 작품을 구상하셨단다.
너희들로 기도하면서 작품을 구상하면 영성을 담은 좋은 내용을 담을 수 있을 것이다."
수업의 '결론'이었다. 푸른 5월의 초록 기운으로 꿈을 다독였다.

6월이면 1학기 마감이다. 벌써 많이 달려왔다.
광주서 옥과까지 다니면서(전남과학대학).
금년에도 열심히, 재밌게, 기분 좋게 수업을 했다. 
얘들아, 오늘, 짜장 맛있었어. 고마워.
학과장 교수님 고맙습니다. 강단에 세워주셔서 감사합니다.  
기름값도 안 되는 강의비. 그것 보고 합니까? 아니지요. 아이들 아주 이쁩니다. 
"할아버지 같은 목사님, 교수님..," 그 말이 너무 기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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